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47)
소위 한국인의 종특이라 부르는 냄비근성.
이게 나쁜 의미로 통용되기는 하지만, 다르게 보자면 그만큼 열정적인 민족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해외 언론에서도 역사상 최강의 헌터가 등장했다면서 대대적으로 정상우의 이름이 대서특필되자, 사람들은 이렇게 열광하고 있었다.
[한국 최초 S급 헌터 정상우!]
상우 자신도 잘 모르는 자신의 팬클럽에서는 언제 준비했는지 거대한 플래카드도 준비해놨다.
그야말로 장사진이 펼쳐진 상태.
그때였다.
스으윽-
거실에 아공간이 열리며 그곳을 통해 경호 분신 3호와 동생 지우가 튀어나왔다.
“오빠!”
지우가 급하게 상우를 찾았다.
거실 소파에 퍼질러 누워있던 상우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지우를 바라보았다.
“왜.”
“오빠오빠, 이거 봐봐. 대박났어!”
지우는 호들갑을 떨며 스마트고글을 통해 홀로그램 창을 띄웠다.
귀 쪽에 달린 스마트고글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허공에 홀로그램 화면이 생성되었다.
“이게 뭔데?”
상우는 반문하며 홀로그램 화면에 떠오른 이미지를 확인하였다.
그곳에 떠 있는 건 익숙한 플랫폼 이미지.
“유튜브? 어?”
그것은 지우가 자신과 상우의 영상을 올리는 용도로 만들어놓은 채널이었다.
그녀가 주장하는 바로는 상우에 대한 홍보대행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이전에도 수십만의 구독자를 확보한 상태로 꽤나 인기가 있었던 상태였다.
그런데 구독자의 숫자가 이상했다.
[구독자: 231만]
“구독자가 벌써 200만이라고?”
“응. 쩔지? 헤헤헤. 이번에 태풍 뉴스 터지고 나서 갑자기 훅 늘었어. 거의 2.5배 정도?”
상우는 어리둥절했다.
“이전에도 매스컴 탔을 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뭐지.”
“세계 최강 가능성이 높다고 전 세계에 보도돼서 그런가 봐. 그리고 자, 봐봐.”
지우가 브라우저를 새로고침하자, 231만으로 표기되었던 구독자가 232만으로 바뀌어 있었다.
“지금도 실시간으로 늘고 있어. 대박이지? 댓글 반응도 엄청 좋아. 여기 베스트 댓글 보면 오빠 보고 엄청 잘생기고 멋있대.”
“흠, 뭐 신기하네.”
심드렁하게 말하는 상우.
좀 신기하긴 했지만, 사실 저 집 밖에 운집한 팬들을 보면 인기가 많은 게 그다지 좋은 것 같지는 않은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날 좋아해주는 건 좋긴 한데, 맨날 저러면 어떻게 살아.’
그래서 그다지 감흥이 없었던 것.
그리고 그런 상우의 모습을 본 지우는 이상하다는 반응이었다.
“에이 뭐야. 오빠는 안 기뻐? 이렇게 인기가 많아지는데?”
“그닥.”
“왜?”
“피곤하잖냐. 오늘 봐라. 너 오늘 하교할 때도 저기 모인 사람들 때문에 아공간으로 숨어오듯이 와야 했잖아. 평생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피곤해.”
“그래? 난 별로 상관 없던데. 이상한 오빠네.”
“이렇게 잘난 이상한 오빠 봤냐.”
“…성격이 이상하다고. 암튼 소파랑 합체 놀이 그만하셔.”
순식간에 상우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지우는 김이 샜다는 듯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와중에도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들을 확인하면서 희희낙락한 기색이었다.
“에휴… 저걸 누가 데려가나 몰라.”
한숨과 함께 잠시 고독하게 혼자 살 팔자일 동생의 미래를 애도한 상우.
그는 잠깐 깨졌던 집중력을 다시 되잡고 하던 일을 마저 하기 시작했다.
‘분신술을 사용할 때 몸 내부의 극히 미미한 양의 마나가 휘돌며 몸 전체를 스캔한다. 이 마나는 현재 내 몸의 상태의 데이터를 기억한 상태로 외부로 빠져나가지. 이후 대기에 존재하는 마나와 결합하여 기하급수적으로 확장하여 물질화, 구현화가 발생해. 이렇게 탄생하는 게 분신이란 말이지….’
그렇다.
사실 상우는 소파에 눌러 붙어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실 가장 편한 상태에서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그의 할 일이란 바로 최근 집중하고 있는 북한 지역 수복작전에 대해서 아직 남아있는 포탈들을 상대로 내부의 던전들을 확인 및 청소하는 임무였다.
거기에 더해 무엇보다 중요한 지금 당면한 최대의 과제, 분신술 스킬을 연구하고 연습 중이었던 거다.
하지만 스킬 직접 구현에 애를 먹고 있어서 집중력이 잠깐 깨졌던 상태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분신술 스킬이 너무 어려웠으니까.
‘과정만 보면 간단한데, 움직임이 너무 미세하고 복잡해서 구현 난이도가 미쳤어. 하… 이걸 시스템 도움 없이 사용해야 한다니. 진짜 내가 분신술을 얻은 건 진짜 로또 중의 로또였어.’
그제야 자신의 엄청난 행운을 깨달은 상우.
‘하긴 대마법사라는 아리아도 아직 구현 못했잖아.’
현재 헤리티지의 공동 대표이자 이계 행성에서 넘어온, 모든 스킬들의 근원과 비슷한 마법 그 자체를 사용하는 대마법사 아리아.
그녀조차도 아직까지 분신술 스킬의 재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마법에 대한 학문적 지식이 부족한 상우가 직접 구현하기에는 매우 큰 어려움이 따랐다.
‘일단 최선은 마나 움직임을 모두 카피해서 그대로 재현하는 건데… 근데 내 생체 데이터를 마나로 어떻게 기억시키는지 이걸 모르겠단 말이지.’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던가.
아무리 기초가 부족하고 시스템 의존도가 컸던 상우라도, 마나호흡과 스톰코어 마나엔진 등을 통해 단련된 마나컨트롤 때문에 분신술 스킬의 마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하는 건 몇 차례 성공한 바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원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인지, 그가 직접 구현한 분신술은 여태껏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상태였다.
‘생체 데이터를 어떻게 읽어들이는 거지. 내가 모르는 무형화 상태인 마나 내부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어떤 기능이 있는 걸까.’
완벽히 따라했다고 착각했을 뿐, 아직 자신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 상우.
그렇기에 상우는 지금도 스킬을 계속 사용하며 훈련 중이었다.
그리고 이런 상우의 모습.
예전과 많이 달라진 상태였다.
만약 바디체인지를 겪기 전에 상우였다면 분명,
‘하… 그냥 시스템에 맡기자. 별일 없겠지.’
같은 나태함에 빠져있을 터.
그의 나태한 정신력으로는 이런 복자한 고민을 버틸 수가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바디체인지를 겪으면서 그도 한 차례 성장한 탓일까.
‘시스템이 내 인생을 바꿔주긴 했지. 그만큼 시스템은 이제 내 인생에 있어서 없어서 안 될 필수가 되어버렸어. 시스템 없이 살았던 내 20년 인생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니까. 하지만… 앞으로 내 인생 전체가 이 시스템에 의해 저당 잡히는 건 난 원하지 않아. 고맙긴 하지만, 앞으로 내 인생은 내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지.’
그는 오라클이 알려주었던 시스템에 대한 경고를 허투루 받아들이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스스로 자립하기로 결심한 상태였다.
그래서 작심삼일이 아닌, 진짜 스스로 거듭나기 위해 이처럼 훈련 중이었던 것.
‘일루미나티, 루카스, 안티시스템, 블랙 메시아라… 거기에 크라니드란 외계종족이 언제 다시 쳐들어올지도 모르고, 시스템까지 믿을 수 없게 되었고. 전혀 안심할 상황이 아니야.’
그리고 하루 벌고 하루 먹고 살기 바빴던 단순한 일반인의 시점에서, 현재 시류를 깨닫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그도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도 훈련 중인 것.
물론 습성은 그다지 안 변한 탓에 가장 편한 자세인 ‘눕기’ 상태로 훈련 중이었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소파에서 뒹굴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말이다.
‘아오, 답답해. 내가 반드시 오늘 안에 성공하고야 만다!’
하지만 그날이 지나도록, 상우는 분신술 재현에 성공할 수 없었다.
[분신술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가 목표하지 않았던 애꿎은 분신술 스킬의 레벨은 오르긴 했지만 말이다.
* * *
빠르게 달아오르고 빠르게 식는 한국인의 열정.
하지만 이번에 상우에 대한 관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상우의 분신들이 계속해서 북한 지역에 남아서 던전을 정리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항상 분단 상태였던 한반도.
그곳이 최초로 통일된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의 관심은 그칠 줄 몰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는 이권 때문이었다.
“북한 완전 개 노다지 땅이지.”
“시벌, 지금 국내는 대형 길드가 다 점령했는데, 지금이라도 북한 가서 던전 한 개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수?”
“완전 그지 같은 던전이라도 한 개만 먹으면 거기서 추산되는 연간 기대 수익이 적어도 100억, 그 이상이야. 이건 무조건 남는 장사라고.”
“북한으로 가자!”
필드만 봤을 때는 거의 수복이 완료된 북한 지역.
거기에 주인 없는 수백 개의 던전들.
때문에 북한에 대한 헌터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들은 밤낮없이 동분서주하며 자신들의 레이드 팀을 정비하여 꾸렸다. 이후 최초로 참여했던 국내 길드 10여 곳을 제외한 중소형 길드 헌터들도 속속들이 국가에 수복 작전 참여를 신청하여 북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던전 러쉬’.
매일 수백, 수천 명에 달하는 헌터들이 판문점을 넘어 북한 지역에 펼쳐진 포탈을 향해 뛰어들었다.
때문에 현재 북한에서는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여기는 우리가 먼저 점령했다고!”
“무슨 소리야, 우리가 지금 막 던전 코어 구경하고 나왔구만. 썩 꺼져!”
“이런 씨벌롬들이!”
던전 소유권 분쟁은 예사였고,
“…사, 살려주세요….”
“힘도 없는 게 귀물을 탐내서야 쓰겄냐. 이건 내가 잘 써주마. 잘 가라.”
“커헉….”
던전 내에서 드물게 드롭되는 아이템을 둘러싼 PK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이는 현재 북한에는 던전을 관리 감독하는 헌터협회와 경비대의 부재로 인해 통제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
게다가,
“막아!”
“씨벌 또 쪽바리 새끼들이네.”
“다 죽여!”
몰래 해안선을 따라 불법 침입한 해외의 헌터들.
그들은 출입기록이 없었기에 더더욱 불법과 범죄를 서슴치 않고 저질렀다.
때문에 한국 헌터들은 일본인이나 러시아, 중국 헌터들을 발견하면 무조건 도망치거나 싸워야만 했다.
그렇기에 쉴 시간도 없이 북한 전역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들.
하지만 그곳에서도 유난히 평화로운 곳이 있었으니.
“팀장님, 여기 괜찮지 않나요?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판타지계열 몬스터 던전인데, 아까 보니까 황금 고블린도 나왔구요.”
“흠… 그렇긴 한데, 너무 C, D급들 자잘한 몹들 뿐이라 애매하구만.”
마치 품평하듯 던전 내부 곳곳과 주변에 널브러진 몬스터 사체들을 촬영하며 홀로그램 키보드를 열어 데이터를 열심히 기록하는 헌터들.
그들의 헌터슈트에는 떨어지는 별 모양의 마크가 선명히 박혀있었다.
바로 혜성길드 헌터들이었다.
그런데 헌터임이 분명한 그들은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걸까.
던전 내부에 있음에도 몬스터들에 대한 습격에 대한 걱정도 없는 건지, 장비도 등에 메어둔 채 기록과 토의에 여념이 없었다.
“…막 보스 몹이라 할 만한 녀석은 없는 것 같네요. 제일 강한 게 우르크고요.”
“우르크를 보스라고 기록해두면 될 거 같고. 난이도는 하상 정도로 해놓으면 되겠군.”
“예, 알겠습니다. 아, 상우 씨. 끝나셨어요?”
그때 데이터를 기록하는 혜성길드원 옆에 나타난 일련의 헌터들.
몬스터 피로 범벅이 된 그들은 바로 상우, 아니 분신들이었다.
그 무표정한 얼굴의 분신들 중 하나가 입을 열어 답했다.
“던전 클리어 완료했습니다. 이동하시죠.”
작년에 비하면 훨씬 더 사람다웠지만, 기계적으로 말하며 움직이는 분신.
그리고 그들을 따라서 혜성 길드 사람들은 익숙하다는 듯 분신의 뒤를 따랐다.
그렇다.
혜성 길드 헌터들은 지금 혜성 길드의 독점용 던전 확보를 위해 분신들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