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53)
피부 겉으로 몽글몽글 맺히는 검은 이물질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우현의 몸 내부는 더욱 깨끗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은근히 틀어져 있던 관절과 척추들이 바로잡히고, 뼈 마디마디 역시 단단해져 갔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우현의 몸을 전체를 감싸고 있던 빛의 줄기가 점차 줄어들더니 이내 완전히 사그라들어버렸다.
“Finished(끝났다).”
블레스의 말과 동시에 상우는 우현을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워터]
[아쿠아룰러]
허공에 거대한 물방울이 생기더니 그대로 아직 눈을 감고 서 있는 우현을 덮었다.
그러자 물방울로 번져가는 검은 이물질들.
물방울은 그렇게 우현의 몸에 묻은 검은 이물질들을 모두 빨아들이듯 흡수하더니 우현의 몸에서 빠져나갔다.
상우는 그 물방울을 화장실로 날려버리고는 이제 다시 뽀송뽀송 깨끗해진 상태의 우현을 보며 입을 열었다.
“끝났어. 눈 떠봐.”
그 말에 슬며시 눈을 뜨는 우현.
그녀는 잠시 눈을 꿈뻑이다가 자신의 몸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팔을 보자 유난히 자잘자잘한 흉터가 많았던 팔은 온데간데없이 뽀얗고 매끈한 피부결이 자신을 반겼다.
그 모습을 보자 우현의 얼굴엔 미소가 번져갔다.
“…이게 진짜 내 피부야?”
“응. 너야. 이야, 진짜 예뻐졌는데?”
“정말로?”
“응. 정말로. 거울 한번 봐봐.”
그 말에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가는 우현.
“와!!!”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외마디 감탄사.
그러더니 우현은 다시 도도도 달려오더니 블레스에게 꾸벅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블레스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별거 아니야.”
상우는 그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얼굴로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사합니다. 블레스 씨.”
“뭘. 어차피 거래인데. 그나저나 네가 말한 방법, 이제 그걸 시도해 보지.”
블레스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재촉했다.
그가 기대하는 건 자신이 다시 취할 수 있게 할지도 모를, ‘상우의 아이디어’에 있었으니까.
그 말에 상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당연히 해드려야죠. 지금 바로 시작할까요?”
고개를 끄덕이는 블레스.
그 모습을 보면서 상우가 곧장 아공간을 열었다.
[아공간]
그러자 그곳에서 튀어나오는 분신, 글러트니와 엔비.
상우가 그 두 분신을 부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설명은 상우가 바로 이어나갔다.
“블레스 씨, 말씀드렸다시피 이 두 분신을 이용하여 블레스 씨의 능력을 빨아들일 겁니다. 아마 일시적이긴 하겠지만, 블레스 씨가 가진 능력, 그 성력의 힘이 바닥나는 순간….”
그 말과 함께 상우는 각성자들 사이에서 통하는 병당 1억 원을 호가하는 유명 양주, 드래곤 브레스와 헌터 킬러를 꺼내 들어 양손에 쥐었다.
몸에는 좋지만 약성이 강하여 일반인에게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하는 약재들.
예를 들면 만드라고라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담근 술이라나.
그리고 그 병을 본 블레스의 목젖이 저도 모르게 꿀꺽거리며 움직였다.
입맛을 다시는 그를 보며 상우가 조용히 얘기했다.
“아마도 블레스 씨는 이전처럼 취할 수 있게 될 거예요.”
블레스가 고대하던 결말이었다.
그리고 블레스 역시 상우의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바였다.
‘그의 생각대로 내 몸을 항상 치유 중인 이 성력만 소모시킬 수 있다면….’
그렇다면 자신은 취할 수 있을 터.
그렇기에 서두르라는 듯 상우를 재촉했다.
“아는 소리는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고.”
“아, 예.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블레스 씨, 이쪽 분신한테 체내의 모든 성력을 퍼부어주세요.”
상우가 글러트니를 가리키며 블레스에게 주문했다.
그와 동시에 물결처럼 투명해져 가는 글러트니.
그 내부에 꿈틀거리는 검은 구슬 같은, 탐식의 핵이 눈에 띄었다.
그와 동시에 상우는 조용히 엔비를 조종하여 ‘질투의 낙인’을 사용했다.
[질투의 낙인]
대상은 바로 블레스.
이유는 바로 상우가 블레스의 능력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왕 일하는 거 겸사겸사 능력도 얻으면 좋잖아.’
아마도 블레스가 성력을 글러트니에게 집중하면 전투 상태 비슷하게 인식될 터.
그러면 자연스럽게 질투의 낙인이 찍힌 블레스로부터 능력을 흡수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상우는 그 얼마 모를 가능성을 위해 미리 질투의 낙인을 찍어둔 거였다.
“좋아. 지금 간다.”
그리고 상우의 말에 블레스가 가만히 글러트니에게 다가갔다.
물결치는 글러트니의 투명한 몸.
그는 그의 손을 그 물결치는 몸 안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물컹.
물과 똑같은 느낌의 그 몸 안에 자신의 손을 집어넣은 블레스.
그때 상우가 주의를 줬다.
“그 검은 구슬은 만지시면 안 돼요. 손 사라집니다.”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고. 내가 알아서 한다.”
투덜거린 블레스가 그 구슬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자신의 능력을 발동하였다.
이번에 발휘한 능력은 외부에 퍼진 성력을 끌어다 쓰는 성천포가 아니었다.
바로 자신의 체내에 잠재된 성력을 끌어다 쓰는 형태였다.
화아아아아악-
그러자 그의 몸에서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신이 재림하였을 때 등 뒤에 비치는 후광이 이러할까.
그의 몸 전체에 은은한 휘광이 떠오르더니, 그의 팔을 타고 글러트니의 몸 안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최종 정착지에 위치한 건 다름 아닌 글러트니의 핵.
성스러워 보이는 황금빛 휘광은 그렇게 글러트니의 핵을 감쌌다.
그와 동시에 상우에게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
[성력을 흡수하였습니다.]
[성력을 흡수하였습니다.]
[성력을 흡수하였습니다.]
[성력을 흡수하였습니다.]
…촤르르르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를 보면서 상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글러트니의 핵이 칠죄종이라서 성력이랑 상성이 안 맞으면 큰일이었는데 다행이네.’
상우는 자신의 예상대로 된 사실에 안도했던 것.
사실 칠죄종이라 불리는 탐식, 질투, 나태, 색욕 등등의 분신과 함께 해 본 결과 생각보다 그리 ‘악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 감정과 감정에 어울리는 능력에 충실하달까.
그래서 상우는 블레스의 성력을 글러트니의 탐식의 힘으로 빨아들인다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었다.
‘잘 돼야 할 텐데.’
상우는 아직도 평온해 보이는 블레스의 눈 감은 얼굴을 보면서 초조해했다.
왜냐하면 블레스가 자신은 단 한 번도 성력을 사용하면서 성력이 부족함을 느꼈던 적이 없었다고 했으니까.
‘저 성력이 진짜 마르지 않는 샘물이면 곤란한데.’
그리고 그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상우야, 이거 언제 끝나?”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우현.
처음에는 금방 끝날 줄 알고 텅 빈 저택의 거실에서 그냥 가만히 상우와 블레스가 무언가를 하는 걸 지켜보고 있던 그녀였다.
그러나 이게 10분, 20분… 어느덧 30분이 다 되어가자 그녀는 지루한 기색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건 상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 음… 글쎄? 블레스 씨. 얼마나 남은 거 같아요?”
상우의 물음에 블레스가 눈을 뜨면서 짜증 난다는 기색으로 대꾸했다.
“몰라. 뭔가 성력이 딸린다는 느낌도 없는데?”
“예?”
그 말에 놀라고 만 상우.
어떻게 사람이 30분 내내 기운을 퍼부었음에도 멀쩡하단 말인가.
그리고 그 표정만으로도 블레스는 상우의 의문점을 캐치해냈는지 술술 대답했다.
“내가 얘기했잖아. 내가 쓰는 성력은 그냥 저절로 생긴다고. 성천포도, 단순한 힐도 그냥 내가 의지만 떠올리면 저절로 주변에서 생겨나. 마치 우주 전체에 있는 성력을 내가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그 말에 상우는 맨처음 블레스가 성천포를 사용할 때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맞아. 그때도 그랬지. 대기 중의 성력을 그냥 끌어다 쓰는 거 같다고 말이야.’
그때 상우는 블레스가 그냥 블러핑, 허세 같은 걸 부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니 전혀 허세가 아니었다.
그는 정말로 주변의 기운을 끌어다 쓸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성력을 지녔던 것.
‘이러면 나가린데.’
상우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패했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성력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갑자기 생겨난 성력 스킬.
‘드디어!’
상우는 질투의 낙인 덕분에 성력 스킬이 생긴 줄 알고 기뻐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Fuck!”
갑자기 화를 내며 글러트니의 몸에 대고 있던 팔을 떼낸 블레스.
그가 투덜거리길래 상우는 블레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가 짜증을 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바로 끄트머리가 잘려나간 그의 손가락들 때문이었다.
“어? 블레스 씨 손이….”
그러나 상우가 당황할 겨를도 없이 황금빛 빛무리가 그의 손을 감싸더니 순식간에 손가락이 재생성되었다.
그 새로 생긴 손가락들이 너무 감쪽같아서 살짝 흘러내렸던 핏줄기만이 그의 손가락이 잘렸었다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투덜거리는 블레스.
“저 구슬 너무 위험한 거 아니야? 살짝 스쳤다고 이렇게 되네.”
그렇다.
사실 30분 내내 팔을 들어 올려 글러트니에게 가져다 대고 있던 블레스.
하나 아무리 뛰어난 헌터인 그 일지라도 집중력에 한계가 찾아왔던 것.
그래서 살짝 집중이 흐트러졌을 때 실수로 그의 손가락이 글러트니의 탐식의 핵을 스쳤고, 그 과정에서 손가락이 핵으로 빨려들어 가면서 잘려나간 거였다.
“짜증 나네. 못해 먹겠다.”
그리고 그 시점을 기준으로 집중력이 깨져버린 블레스는 작업 진행에서 손을 떼버렸다.
“그만하시게요?”
“어. 안 해. 지쳐서 취하기는커녕 손가락만 잘라 먹었네. 야, 술이나 줘 봐.”
그 말에 상우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양주를 그에게 건넸다.
그걸 잡더니 벌컥벌컥 들이키는 블레스.
‘저게 제일 독하다는 드래곤 브레스인데….’
웬만한 헌터들도 물에 희석해서 먹는 독한 술이었는데 그는 단숨에 원샷으로 드래곤 브레스를 마무리했다.
“캬아아아… 끝내주는군.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그제야 기분이 좀 풀린다는 듯 표정이 풀어진 블레스.
그는 상우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야, 됐다. 네 아이디어는 신박했는데, 지금 상황을 봐서는 실패한 거나 다름없어. 성공하더라도 술을 마시려면 몇 시간을 네 분신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데 수지 타산이 안 맞다.”
그의 말인 즉슨 상우의 아이디어가 실패했다는 얘기.
상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제가 블레스 씨의 성력이 마르지 않는다는 얘기를 간과한 게 큰 거 같습니다. 저 성력이 회복되는 것만 억제할 수 있으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그 말과 함께 사색에 잠기는 상우.
“아, 됐고. 그래도 신박한 아이디어였다. 나중에 방법 생각나는 거 있으면 또 연락 주고, 일단 미국으로 보내줘.”
“….”
하지만 상우에게서는 대답이 없었다.
예전부터 컴퓨터 코딩을 짤 때와 같이 문제를 발견하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심하던 상우의 습관.
그는 블레스의 문제를 접하자 또다시 사색에 잠겼던 거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현이 한숨을 쉬며 상우의 팔을 두드렸다.
“야야, 블레스 씨가 뭐라고 하는데.”
“어… 어? 아, 블레스 씨 뭐라고 하셨죠?”
“계약은 이대로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아, 예.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시죠.”
그렇게 상우는 아공간을 열어 블레스를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텅 빈 거실에 단둘이 남겨진 상우와 우현.
“끝났네.”
우현이 지쳤다는 듯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다리를 주물렀다.
그러자 옆에 앉아서 함께 다리를 주물러주는 상우.
“응. 좀 흐지부지되긴 했는데, 소득은 있었어.”
그는 가만히 성력 스킬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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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력/시전형(Lv.1)]: 마나를 회복에 특화된 속성으로 치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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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능력이지만, 이미 블레스를 통해 검증된 그야말로 최강의 회복 능력.
그리고 그 사실을 알리 없는 우현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소득? 아, 내 몸 치료한 거?”
“그것도 있고. 자, 봐봐.”
상우는 자신의 손을 통해 방금 얻은 성력 스킬을 발현해보았다.
[성력]
그러자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체내의 마나.
그 마나는 팔을 통해 이동하며 손에 다다르더니 이내 녹색 서광과 함께 상우의 손을 감쌌다.
처음에 출발할 때는 마나였지만, 어느 순간 성력을 치환됐달까.
‘신기하네. 근데 나는 내 체내 마나를 치환하는 거라 사용 한계가 명확한데, 블레스는 무한이란 말이지. 성천포처럼 또 다른 스킬을 더 가지고 있는 걸까.’
상우는 블레스가 더 많은 능력을 지녔음을 짐작했다.
‘다음에 능력을 더 뜯어(?)내야겠어. 그나저나 어디….’
잡념도 잠시.
그는 다시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 집중해 손에 떠오른 성력을 우현의 다리에 집중시켰다.
그러자 반응은 곧장 튀어나왔다.
“우와! 엄청 시원해!”
우현이 놀랐다는 듯 상우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쩔지? 방금 블레스 씨한테 성력 얻었거든.”
“진짜? 대박이다. 나도 좀 줘.”
“나도 주고 싶다. 하하하.”
상우는 진심으로 자신의 능력을 줄 방법이 있다면 모든지 우현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랑하니까 눈에 콩깍지라도 씌인 걸까.
그러나 우현은 고개를 저었다.
“농담이야. 굳이 너한테 뭘 바라지 않아.”
“정말로?”
상우의 물음에 그를 빤히 쳐다보는 우현.
“…아니. 사실 원하는 게 있긴 해.”
“뭔데. 말만 해.”
강아지처럼 우현에게 뭐든지 말해달라는 듯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는 상우.
그런 상우를 보며 우현이 얼굴을 붉히며 얘기했다.
“…그거 있잖아.”
“그거? 그게 뭔데?”
“…오빠… 알잖아.”
평소에 너라고 부르다가 갑자기 오빠라고 부르는 우현.
그리고 그건 둘 사이의 모종의 사인이었다.
상우는 그녀의 마음을 짐작했다.
“아~ 그건 언제든 가능하지. 지금 할까?”
“… 응.”
우현에게서 수줍은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상우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