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159)
단백질 나무(?)는 징그럽고 강력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의외로 방어력은 약한 모양이었다.
“까불고 있어.”
상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마치 권총인 것처럼 검지를 입으로 훅 불었다.
여유를 부리는 모양새.
하나 이럴 때가 아님을 그는 알고 있었다.
‘혹시 루카스가 포탈 안으로 들어오면 난리 나지.’
만약 자신이 루카스의 입장이라면, 찾지 못한 침입자가 이미 포탈을 넘었을 가능성을 염두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반드시 침입자가 포탈을 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포탈을 넘어올 터.
‘이럴 시간이 없네.’
그는 곧장 고소한 고기 냄새를 피우며 노릇노릇 잘 익어(?) 있는 불타버린 나무잔해에 스킬을 시전했다.
[디그]
구덩이를 파내는 마법 스킬.
아리아에게 이 스킬 저 스킬 배워둘 때 익혔던 스킬인데 거의 활용하지 않았던 스킬이었다.
왠지 앞으로도 써먹을 일이 없었을 것만 같은 스킬이었는데 때마침 활용하게 된 것.
‘요걸 요렇게 써먹네. 역시 스킬은 다다익선이야.’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며 파인 구덩이에 타버린 나무잔해가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고는, 구덩이가 파일 때 옆으로 퍼진 흙들을 염동력으로 다시 쓱쓱 밀어 넣어 메꿔버렸다.
그러자 안쪽에 있던 촉촉한 새 흙들이 덮여져 주변 땅과 미묘하게 다르긴 했지만, 대충 봤을 때는 감쪽같이 없어져버린 흔적들.
‘좋아. 여기에 아쿠아 룰러로….’
거기에 더해 상우는 아쿠아 룰러 스킬을 사용하여 땅의 수분을 빨아내자, 이제야 완벽하게 겉으로 드러난지 오래된 땅처럼 변한 현장.
그 과정이 겨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럼 이동해볼까. 어디로 가야 되지. 일단 위로 가볼까.’
증거 인멸(?)을 마친 상우는 곧장 몸을 날렸다.
숲 위로 몸을 솟구친 상우.
팟!
총알처럼 튀어 오른 몸이 높다란 나무들을 지나 하늘 위에 도달했다.
이후 극도로 단련된 윈드워크 스킬의 바람의 기운이 그의 몸을 감싸서 그의 몸이 하강하는 걸 막아주었다.
‘어디보자….’
동체시력 스킬에 더해 환골탈태 이후 수 킬로미터도 꿰뚫어보는 엄청난 안력을 지닌 그의 시야가 쭉 뻗은 숲의 사방을 이곳저곳 살펴보았다.
‘진짜 넓구나.’
숲은 도무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숲 전체가 검붉은 형태로 무언가 오염된 것처럼 보였다.
아니면 애초에 품종 자체가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저기도 아닌 거 같고, 여기도 아닌 거 같고… 일단 저기로 가볼까.’
그냥 사방이 숲이어서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던 상우.
그는 그냥 태양이 떠오르는 방향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하였다.
어차피 현재 자리에 머무르는 건 위험했기에 오래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빨리 가자. 블링크.’
현재 상우의 블링크 스킬은 레벨이 많이 오른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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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Lv.65)/시전형]: 단거리를 순간이동 합니다. 마력과 레벨에 따라 범위가 넓어집니다.
-재사용 대기 시간: 0
-하루 8회 사용 가능
-이동 가능 거리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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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레벨에 12시간이라는 쿨타임을 가지고 있었던 블링크 스킬.
50레벨을 기점으로 재사용 대기시간이 사라졌는데, 대신 사용 가능 횟수로 인해 제약이 걸렸다.
그래도 레벨이 오를 때마다 블링크 스킬의 이동 가능 거리가 늘어나고, 횟수 역시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자주 활용하게 되었다.
[블링크]
육안에 보이거나 인지한 위치로 순간이동할 수 있는 이 스킬 덕분에, 상우는 순식간에 그의 눈에 보이는 숲 가장자리로 이동하였다.
‘이래도 아무것도 없네. 진짜 넓구나.’
하지만 숲이 어찌나 넓은지 아직도 숲 뿐이었다.
그렇게 몇 번에 걸쳐서 태양이 있는 방향으로 블링크를 다시 사용한 상우.
팟!
팟!
팟!
팟!
그렇게 이동한 끝에야 상우의 시선에 무언가가 잡혔다.
‘어? 뭐지. 바단가.’
숲이 끝나는 지점.
그곳에 마치 바다처럼 보이는 검은색 물결이 파동치고 있었다.
그러나 눈에 마나를 집중하여 안력을 돋구자 그게 바다가 아님을 상우는 깨달았다.
‘…몬스터!’
그렇다.
그 검은 물결은 셀 수조차 없이 많은 숫자의 몬스터떼였던 것.
대부분 벌레 형태의 기괴한 몬스터들이었고, 사이사이에 상우의 눈에 익숙한 몬스터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몬스터들은 서로 싸우고 잡아먹으면서도 끊임없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몬스터 군단이 대이동하는 듯한 모습.
‘여기 완전 지옥이네….’
도대체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몬스터만 득실거리는 상황.
상우는 이미 타이베른 행성 자체가 몬스터에 의해 멸망했을 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일단 가보자.’
겸사겸사 스탯 포인트 노가다(?)도 할 겸 상우는 몬스터 무리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팟!
* * *
그리고 그 시각.
탓!
타이베른 포탈을 지나 바닥에 내려선 루카스.
그는 익숙한 듯 익숙해지지 않는 징그러운 나무들이 가득한 주변을 재빠르게 살폈다.
‘이상은 없군.’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이곳저곳, 심지어 상우가 땅을 팠다가 다시 묻은 바닥까지 훑었지만 이상한 점을 깨닫지 못했다.
당연하게도 그가 프로파일러라든지 하는 추적의 전문가는 아니었으니까.
‘쓸데없는 걱정이었던가.’
루카스는 혹시 모르는 마음에 하늘 위로 순간이동하여 사방 팔방을 좀 더 살폈다.
그래도 안 보이자, 유렌시아 제국으로까지 몸을 이동했다.
팟!
결계가 쳐져 있는 초거대 국가.
그 역시도 차마 결계 안으로 바로 순간이동하여 들어가지는 못하고, 그 앞에 펼쳐진 몬스터 저지선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보이는 익숙한 폭발음.
콰과과과광-!
사방팔방으로 몬스터들을 날려버리고 있는 사나이.
레오가르도였다.
‘…저 친구는 여전하군.’
루카스는 한숨을 쉬면서 레오가르도 근처로 순간이동했다.
팟!
갑자기 느껴진 인기척에 루카스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던 레오가르도.
그는 루카스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주먹을 풀었다.
대신 주변으로 날카로운 기운을 개방했다.
파앙-
주변으로 뻗어가는 파장에 몬스터들이 튕겨져 나가며 잠깐의 여유가 생기고,
“무슨 일이지?”
레오가르도가 루카스에게 물었다.
그 말에 루카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별일 아닙니다. 혹시 전에 못 보던 수상한 사람을 보지 못했나요? 몬스터라든지 로봇이라든지 거수자를 말입니다.”
거수자라면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일컫는 말.
그 말에 레오가르도가 한심하다는 듯 되물었다.
“설마 타이베른 포탈이 뚫린 건가?”
“…뭐, 제 예감으로는요. 다만 아직은 확신하지 못합니다. 침입자가 포탈을 넘은 건지도 확인이 안 되었거든요.”
“흠… 천하의 루카스가 자신 없어 하다니 의외로군. 하나 난 보다시피 몬스터들을 상대하느라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 말과 함께 다시 한 번 기파를 방출하여 몬스터들을 날려버리는 레오가르도.
그 꽤나 매서운 기파가 루카스 역시 지나쳤지만, 루카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했다.
“하긴 그렇겠군요. 알겠습니다. 혹시 수상한 녀석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처.단.해주십시오.”
“알았다. 가봐.”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은 레오가르도.
명백한 축객령이었다.
이후 그는 이내 다시 몬스터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루카스를 상대하는 태도치고는 굉장히 건방진 그의 행태였다.
‘역시 한결같군. 레오.’
그러나 그런 모습이 익숙하다는 듯 루카스는 이내 현장을 떴다.
팟!
이후 그가 들른 곳은 국경 수비대.
결계 바로 앞에서 대기 중인 경비대를 향해 루카스가 정해진 수신호를 했다.
그리고 갑자기 허공에 나타난 루카스를 본 수비대가 분주해졌다.
이윽고 잠시 후.
스으윽-
루카스가 서 있는 결계의 한쪽 부분에 사람 하나가 지나다닐 수 있는 조그만 구멍이 뚫렸다.
팟!
그와 동시에 결계 안으로 순간이동한 루카스.
그리고.
키에에에에에엑-
키야아아아아악-!
그때를 노렸다는 듯이 하늘에서 비행몬스터들이 서로 뒤엉키며 구멍을 향해 득달같이 날아들었다.
그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거대한 검은 송곳처럼 보일 정도로 위험천만한 모습.
하나 이를 예상이라도 했듯이 결계의 구멍은 순식간에 닫혀버렸다.
콰과과과곽!
막혀버린 결계에 부딪친 와이번과 샤크이글이 속절없이 찌그러지더니 결계 밑으로 추락했다.
“후… 살벌하군요.”
“오셨습니까. 루카스 님.”
척, 경례를 마친 경비대장.
수천, 수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유렌시아 제국 국경 수비대 중에서도 최전방에 해당하는 이곳 팔란토스 지역을 경비하고 있는 팔란토스 백작의 차남, 브레만 팔란토스였다.
벌써 수십 년이 넘게 지속된 전쟁은 새파란 철부지 애송이었던 그조차도 새치가 희끗희끗 생기기 시작한 백전의 용사로 만든 상태.
“예. 오랜만입니다. 브레만 님.”
“오랜만입니다. 최근 방문이 뜸하셨던데, 바쁘신가 봅니다.”
인라이튼 그룹을 일굴 초창기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유렌시아 제국을 넘나들던 루카스.
그 과정에서 서로 안면을 많이 익혀뒀기에 브레만은 루카스를 볼 때마다 오랜 고향친구를 보는 듯 반가웠다.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요. 그나저나 지금 바로 황궁으로 이동해도 되겠습니까?”
“방문 사실은 방금 결계 오픈할 때 통신구로 연락을 넣어놨습니다. 바로 이동하셔도 됩니다.”
“예. 감사합니다.”
말을 마친 루카스는 곧장 자리에서 사라졌다.
팟!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브레만은 잠시 눈을 꿈뻑이더니, 이내 자신과 함께 루카스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던 주변에 명령을 내렸다.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경계를 계속한다!”
“예!”
“포탄 준비됐으면 쏟아붓고! 없으면 채워넣어야 할 거 아니야! 이 굼벵이들아! 빨리 빨리 움직여!”
“예!”
다시 분주히 움직이는 경비대 병력들.
루카스의 방문이라는 잠깐의 소란이 있었지만, 이내 전쟁의 급박함이 그 기억마저도 잊혀지게 만들었다.
* * *
“워우….”
상우는 현재 몬스터 떼들 위에 서 있었다.
꿈틀꿈틀 이동하는 몬스터들 무리들이 너무 징그러운 상황.
그리고 녀석들 중에는 허공에 떠 있는 상우를 발견했는지 이상한 산성분비물처럼 보이는 체액을 허공 높이 쏘아올렸다.
물론 이를 맞아줄 상우가 아니었고, 빗나간 산성분비물은 상우를 지나쳐 바닥에 떨어져 다른 몬스터들의 몸통을 녹여냈다.
끼에에에엑-
꾸엑-
게다가 지면에만 몬스터들이 있는 게 아니었다.
‘무슨 비행몬스터들이 비둘기떼처럼 있냐.’
대격변 이후 개체수가 급감한 비둘기들.
하지만 한 떼에는 그 개체수가 너무 징그러울 정도로 많았는데, 지금 허공에 떠서 상우를 노리는 비행몬스터들의 숫자가 바로 그러했다.
물론 상우에게 해를 끼치지는 못했지만.
[매직 에로우]
그의 몸 주변에 피어난 수백 개, 아니 수천 여발의 마법 화살들이 상우, 아니 글러트니의 몸을 감싼 채 천천히 자전하다가, 달려드는 비행몬스터들을 재빠르게 요격했다.
끼에에에에엑-
키야아아아아악-
퀘에에에엑-
마법화살에 추풍낙엽처럼 바닥으로 추락하는 비행몬스터들.
그 징그러운 모습과 함께,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마력이 0.001 올랐습니다.]
[근력이 0.001 올랐습니다.]
…능력치가 촤르륵 오르기 시작했다.
‘이거 완전 노다진데?’
상우는 주변에 널린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들을 보며 눈을 빛냈다.
이 모든 몬스터들을 처치한다면 그에게 어마어마한 양의 스탯포인트가 주어질 터.
‘몰이사냥도 힘든데 알아서 모여주었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 쓸어담자.’
바로 북한에서 했던 짭짤한(?) 몰이사냥의 기억 때문일까.
마치 파블로프의 개가 그러하듯, 많은 몬스터무리들을 보자 상우의 잠재해 있던 사냥욕구가 들끓었다.
루카스가 쫓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이미 저만치로 날아가버린 상황.
‘뭐, 어때. 이미 넘어와버렸는데 루카스가 어쩔 거야. 그리고 막말로 여기가 지 거야?’
그런 합리화를 한 상우.
그는 곧장 아공간을 열었다.
[아공간]
안 그래도 글러트니를 직접 조종하느라 공유되는 허기짐에 정신이 피곤해지려던 찰나.
이제 새로운 분신들이 등판할 시간이었다.
“나와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