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35)
루키 (2)
한라산과 현무암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했던 제주도.
그곳은 현재 몬스터들이 들끓는 버려진 섬이 되었다.
이제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대신 몬스터들이 즐비했기에 반대로 많은 헌터들에게 사랑받는 사냥터가 되었다.
섬 전체가 필드였고, 곳곳에 던전으로 연결되는 포탈들이 즐비했으니까.
그리고 국가에서는 제주도의 수복을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다.
주기적으로 군대를 보내 거점 지역을 확보하였고, 협회를 통해 몬스터 퇴치에 대한 각종 현상금을 걸어서 헌터들과 길드들이 몬스터 수렵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때문에 많은 헌터들이 몬스터 사냥으로 부산물도 챙기고, 현상금도 챙기기 위해 제주도로 원정을 오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도심지 주변 포탈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소성 있는 몬스터들이 있었기에 더욱 각광받았다.
허나, 선천적으로 죽음과 가까이 사는 거친 사람들이기 때문일까.
누구의 통제도, 감시카메라도 없는 무법지대인 제주도 사냥터에는 범죄가 끊이질 않았다.
특히 다른 헌터들의 전리품을 노리는 살인과 강도와 같은 강력 범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그런 범죄에 앞장서는 길드가 있었다.
바로, 실버문 길드.
서울과 부산, 전국을 주름잡던 조폭 계보에서 이어진 그 길드는, 대격변 이후 각성한 단장 양규철에 의해 ‘음지를 벗어나 양지로 나가자!’라는 슬로건 하에 조폭 활동을 접고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 길드로 발돋움하였다.
조폭 출신이자 B급 헌터로 성장한 양규철 아래로 결집한 단단한 내부결속.
대격변 이전부터 조폭들간의 오랜 세력다툼으로 다져온 뛰어난 사냥실력.
거기에 대부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길드 사옥까지 마련한 그들은 겉보기에는 큰 문제없는 아주 건실한 길드처럼 보였다.
그러나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들은 실버문 길드를 찾아오는 멋모르는 헌터들을 노예 계약으로 옭아맸다.
이후, 그들을 365일 쉬지 않고 사냥을 돌려 돈을 뽑아냈고, 좋은 사냥터를 사유지처럼 점거하여 독점했다.
자신의 길드 소속이 아닌 헌터들에게는 알게 모르게 행패를 일삼았고, 포탈 너머에서 사냥을할 때 다른 헌터들을 사냥하는 비인간적인 만행을 저지르곤 했다.
한 마디로 돈에 미친놈들이었다.
길드나 매니지먼트를 추천해달라 하면 꼭 들려오는 얘기가,
‘일단 실버문은 거르세요.’
일 정도이니 말 다했다.
그런 그들의 수장 양규철은 최근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씨벌···. 히무라, 이 쪽바리 새끼들.”
최근 일본의 극우 성향 길드인 히무라 길드에서 제주도에 불법 침입하여 몬스터 사냥을 하기 시작한 게 골머리의 원인이었다.
사실 거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히무라 길드가 실버문 길드가 점령한 포탈들을 하나둘 빼앗아가기 시작한 게 문제였다.
즉, 영역다툼이 시작된 거다.
“망할 영감쟁이들은 돈을 처먹었으면 일을 해야지. 아오!”
다행히 실버문 길드에도 머리가 없는 게 아니었기에, 국경을 침범한 외교문제로 걸고 넘어지기로 했다.
그 일처리를 위해 양규철은 직접 윗분들과 만나 돈을 찔러줬다.
헌터들의 위상이 꽤 커진 상태이고, 조폭시절 국회의원들의 내부비리도 잘 알고 있었기에 양규철은 자신의 부탁을 의원들이 절대 거절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양 단장. 일본 대사관에 문의한 상태지만 좀 힘들 거 같소. 아무리 우리라도 일본은 건드리기 어렵다는 점, 이해해주시오.”
결과는 외교협상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 아무것도 해결되는 게 없었다.
결국 제주도에서 실버문 길드 헌터들과 히무라 길드 헌터들 간의 지지부진한 소규모 다툼만 계속 벌어지며, 긴장상태만 지속되고 있었다.
그때 비서가 헐레벌떡 사무실로 들어왔다.
“단장님! 제주도 트롤숲 사냥팀에서 긴급호출이 왔습니다!”
“뭐! 무슨 일인데?”
“일본 측에서 습격 한 거 같습니다.”
“이런 개새끼들이!”
그 소식을 듣자, 화가 폭발한 양규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미 참을 대로 참은 상황이었는데 또 당했으니까.
“이 쪽바리 새끼들! 다 뒤졌어.”
그는 그대로 제주도로 향했다.
* * *
제주도의 유명 관광코스 중 하나였던 환상숲공원은 트롤의 숲으로 변한지 오래다.
일반적인 노말 트롤부터 시작하여, 포레스트 트롤, 아이언 트롤, 트롤 버서커, 트롤 워리어, 트롤 주술사 등등 다양한 변이체들이 즐비한 곳이기에 C급 이상의 헌터들로 구성된 파티도 어려워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재생력이 뛰어난 트롤의 피는 포션의 주재료로 각광받았기에 트롤 1마리만 잡아서 혈액만 채취해도 500만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한때 제주도 트롤의 숲은 헌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었다.
실버문 길드가 점령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들은 트롤의 숲을 점령하고는 주기적으로 트롤들을 사냥하며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허나, 그런 트롤의 숲의 지배자였던 실버문 길드원들이 오늘은 왜지 패색이 짙어보였다.
“역시 조센징들이군. 하나같이 약해빠졌어.”
“··· 으득. 씨벌롬들.”
실버문 길드원 1명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사냥팀 부팀장에게 물었다.
“형님. 항복할까요?”
“닥쳐. 뒤지기 싫으면.”
“야레야레, 근성을 보여라. 애송이들.”
“니 엄마다 새끼야.”
총원 7명이었던 그들은 트롤 사냥 중에 히무라 길드의 기습 공격을 받았다.
앞에는 트롤무리, 뒤에는 10명의 히무라 길드원들.
소위 말하는 ‘뒤치기’였다.
결국 양쪽에서 공격당한 실버문 길드원들.
히무라 길드 쪽에서 강해보이는 남자에 의해 팀장은 이미 목이 달아난 상태였다.
“방사능 원숭이 같은 새끼들아, 이거 지금 다 녹화되고 있거든? 좆되기 싫으면 꺼져라.”
남은 6명의 길드원들은 지금 모두 웹캠을 장비한 상태였기에 부팀장이 꾀를 써서 협박했다.
조용히 물러나라는 협박이었다.
허나 한국말이 일본인들에게 전달될 리 만무.
게다가 히무라 길드원들은 복면을 한 상태였다.
“조센징이 짖어대는군. 슬슬 끝내볼까.”
“하이!”
날카로워 보이는 일본도를 겉멋처럼 어깨에 짊어진 남자가 자세를 곧추세우고는 검을 겨눴다.
그러자, 히무라 길드원들 쪽에서 마력의 움직임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제 공격하려는 것.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남은 실버문 길드원들은 각자 움켜쥔 무기에 힘을 더했다.
꽈악.
‘씨벌, 이렇게 가는구나.’
‘엄마···.’
그들이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무렵이었다.
두두두두두···.
땅의 진동과 함께 먼 곳에서 무언가 달려오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뭐, 뭐야?”
“나니?”
실버문과 히무라 길드원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했다.
그들은 바짝 긴장하며, 대치를 유지하고는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때, 한쪽 나무 위에서 트롤무리들이 튀어나왔다.
크와아아악-
무리를 짓지 않는다는 트롤의 습성과 달리, 수십의 트롤무리들이 나무 위를 날아 공터에 자리한 양쪽 길드원들을 향해 뛰어내렸다.
포레스트 트롤, 아이언트롤, 트롤 워리어, 트롤 주술사, 아이언 트롤 워리어, 트롤 나이트까지.
그 무리에는 트롤의 숲에 있는 모든 종류의 트롤들이 섞여있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을 거 같은 전력이었다.
“막아!”
“칙쇼!”
허나, 그들 역시도 한가락 하는 헌터들.
그들은 재빨리 트롤들에 맞섰다.
“배리어!”
마나로 이루어진 마법의 방어벽이 생겨나 트롤의 손을 막아섰고,
“파이어 월!”
불꽃의 벽이 일어나 트롤의 진로를 막아섰다.
‘삼연섬!’
그리고 히무라 길드원들의 리더는 일본도를 빠르게 휘두르며 트롤들을 베어나갔다.
그러나 중과부적이었다.
저마다의 스킬로 막거나, 공격하여 맞서는 길드원들이었지만 애초에 숫자가 상대가 안되었다.
“크윽- 너무 많아!”
“대장, 피해야··· 으아아악-!”
배리어 범위에 들지 못한 실버문 길드원 중의 2명이, 순식간에 트롤의 무리에 휩쓸려 쓰러져나갔다.
그리고 파이어월 뒤에 서있지 못한 히무라 길드원 3명도 같이 휩쓸려 바닥에 짓밟혔다.
게다가, 트롤들이 미쳤는지, 배리어를 뛰어넘지 않고 그대로 부딪치거나, 파이어 월에 그대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씨발, 미쳤어. 이걸 어떻게 막으라고! 난 살겠어!”
“위치 유지해! 병진이 이 쒸발새끼야. 가만히 있으라고!”
“끄아아악-!”
그 충격에 배리어가 깨지려했고, 파이어 월 뒤에 있던 히무라 길드원들은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불타오르는 트롤들을 상대해야 했다.
“튀자! 이쪽으로 뭉쳐!”
“젠장··· 후퇴하라!”
결국 버티지 못한 두 무리 모두 철수명령을 내리고 도망가려고 할 때였다.
케에엑-
꾸웨에엑-
트롤 무리들 뒤편에서 트롤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쾅!
그리고 무언가에 맞았는지 멀리 튕겨나오는 트롤 한 마리.
그 트롤은 길드원들과 트롤 무리들 사이에 떨어졌다.
순간적으로 두 무리들은 거기에 시선이 쏠리며 멈칫하였다.
그리고.
크아아아아-
쿠어어어-
트롤들이 끔찍한 소리를 질러대며 실버문과 히무라 길드원들을 밀치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나무들을 꺾고 부시고, 나무를 넘나들며 흙먼지만 남기며 순식간에 멀어져가는 트롤 무리들.
마치 달리는 물소떼들이 멀어져가는 것처럼 장엄한 광경이었다.
“··· 뭐지?”
“대장, 뭐죠?”
“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트롤 무리들이 멀어져가고, 싸움이 끝난 전쟁터처럼 변한 공터.
상황파악을 못하고 멍하니 있는 두 무리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졌다.
고개를 돌려 숲 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빛을 가린 존재를 확인하는 두 나라의 길드원들.
“트, 트롤킹?”
바로 트롤킹이었다.
일반적인 트롤의 3배는 되어보이는 거대한 덩치와 일반 트롤보다 배는 뛰어난 재생력, 아이언트롤의 단단한 피부, 약간의 주술까지 사용하는 그야말로 트롤의 왕이었다.
거기에 무기를 다룰줄 아는 몬스터라, 오른손에 들린 거대한 창까지 있었다.
통상적인 노말 트롤이 D급이고 특수한 트롤들이 C급이지만, 녀석은 B급으로 분류될 정도로 강력했다.
‘씨, 씨발. 좆磯?’
모두 그 위압감에 질려 뒷걸음질쳤다.
허나, 찰나 후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녀석은 뭔가 이상했다.
잘려나간 왼쪽 팔.
몸 곳곳에서 흘려대는 초록색 피.
거기에 터져나간 한쪽 눈까지.
그리고.
쿵-!
녀석은 공터에 도착함과 동시에 흙먼지를 피우며 풀썩 쓰러졌다.
왼쪽 무릎 아래로 다리가 잘려나간 거였다.
그와 함께 거대한 트롤의 몸으로 올라타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는 온몸을 곳곳에 검은색 타이즈 같은 슈트로 무장한 헌터였다.
아니, 헌터들이었다.
모두 12명이었으니까.
슈트는 얼굴까지 덮는 형태였는데, 눈에는 고글 같은 걸 쓰고 있어서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보였고, 가슴과 팔, 다리 부분에 보호 파츠와 주머니가 달려 있었다.
그들은 검과 기관총, 메이스 같이 생긴 둔기 등 각자의 무기를 거대한 트롤의 머리에 겨누더니 공격하기 시작했다.
투다다다다다-
촤악- 서걱-
쾅! 쾅! 쾅! ···
트롤킹은 저항하지 못하고 꿈틀 거렸다.
케에에엑···.
이윽고, 트롤의 머리는 거의 찢겨나가다시피 하며 분해되고 말았다.
그리고.
트롤의 몸에서 무형의 기운이 새어나와 남자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재생력이 0.005 올랐습니다.]
“쉬벌, 존나 안뒤지네.”
검은색 헌터들 중 유일하게 얼굴을 가리지 않은 한 명이 트롤의 머리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머리에서 거대한 구슬 같은 보석, 쥬얼을 꺼내었다.
“으··· 겁나 드러워.”
쥬얼에 묻은 피와 뇌수를 털어내고는, 손을 트롤킹의 몸에 닦아내며 털어내며 투덜대는 헌터.
그는 정상우였다.
슈트 너머로 드러나는 터질 것 같은 근육과 젖살이 쫙 빠져 날카로워진 얼굴선.
곱게 자라 나태하고 평범한 학생이었던 상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성숙해보였다.
6개월 전과는 너무나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런 상우는 트롤의 머리에서 꺼낸 쥬얼을 옆에 있는 다른 헌터에게 건넸다.
그러자 그 헌터, 아니 1호는 그걸 손에 쥐고, 마나를 활성화해 순식간에 쥬얼을 흡수했다.
[재생력이 0.009가 올랐습니다.]
1호의 몸에 뭔가 변화가 있는지 슈트 안쪽 몸이 꿈틀거렸다.
“7호야, 너 저 트롤킹 무기 챙겨놔라. 나머지는 7호 준비되면 트롤 무리 바로 쫓고.”
“예.”
이후, 리더로 보이는 헌터는 다시 몸을 돌려 멀어져버린 트롤의 무리로 향하려다가, 공터에 자리한 실버문과 히무라 길드원들을 발견했다.
“저기요들. 이거 제가 잡은 겁니다?”
상우는 혹시나 해서 한 마디 하고 몸을 돌리려 했다.
그때였다.
“··· 누, 누구십니까?”
실버문 길드원 하나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그 말에 상우가 대꾸했다.
“그냥 지나가는 헌터입니다.”
그와 함께, 상우 외에 나머지 검은색 헌터들, 아니 분신들이 도망친 트롤의 무리들을 향해 뛰어갔다.
분신들은 도약 한 번에 수 미터를 뛰어오른 뒤, 나무 사이사이를 건너뛰며 빠르게 멀어졌다.
그리고 상우도 움직이려 할 때였다.
눈치 빠른 실버문 길드원이 소리를 질러댔다.
“헌터님! 한국분이시죠? 살려주세요!”
그 말에 멈칫하는 상우.
고개를 돌려 의아해했다.
“음? 뭐가요? 뭘 살려달라는 건지.”
“저, 저, 저 놈들! 저 놈들 일본 새끼들입니다. 살인헌터들이에요!”
살인헌터.
인간을 죽이고 다니는 범죄자 헌터들을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상우의 표정이 변했다.
확실히 복면을 한 걸 보니 떳떳한 일을 하는 헌터들로 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상우의 분신들도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말이다.
“진짜요? 그럼 그쪽은 누구인데요?”
“한국 길드, 실버문 길드입니다!”
“아··· 실버문이요?”
“예, 헌터님! 도와주세요!”
상우는 실버문 길드라는 말에 김이 팍 샜다.
‘도와줘, 말어?’
최근 일본놈들이 살인을 저지르고 다녀서 문제가 된다는 걸 상우도 알고 있었다.
허나, 실버문 길드 역시 똑같은 놈들.
그렇다고 선입견을 갖고 안도와주기도 또 애매했다.
그래도 같은 한국사람들이니까.
결정 장애가 있는 상우는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실버문에 애정(?)이 있는 김우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귀에 달린 스마트고글을 터치 한 상우.
그러자, 고글에서 뻗어나온 홀로그램이 눈앞을 덮으며 메뉴가 떠올랐다.
“김우현 통화 연결.”
상우는 간단하게 음성으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김우현과 전화가 연결되었다.
-트롤킹 잡았냐.
김우현은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트롤킹의 안부를 물었다.
“어, 잡았다. 야, 근데 우현아. 나 지금 실버문 길드 만났는데, 얘네가 좀 도와달라는데 어떻게 할까?”
-너가 알아서 해 새꺄. 트롤킹 피랑 등뼈나 가지고 빨리 와.
“오키, 알아쓰.”
통화를 종료한 상우.
“친구가 도와주지 말라네요. 바쁘니까 먼저 갑니다. 수고하세요!”
그러고는 살짝 굽힌 상우의 다리.
이윽고 허벅지가 폭발적으로 부풀어 오르더니 순식간에 튕겨나가며 상우는 무리로부터 멀어져갔다.
“야! 도와달라고 씨발호로새끼야!”
실버문의 애처로운 비명소리가 트롤 숲에 울려 퍼졌다.
그때였다.
탁- 탁- 탁- 착.
숲 저 멀리 사라졌었던 상우가 다시 툭 튀어나와 공터 한가운데에 착지했다.
“뭐라고 했냐.”
스산한 목소리.
그렇다.
상우는 귀가 ‘매우’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