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79)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마스터의 앞에 불꽃이 튀었다.
깡!
레이븐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엄청난 속도로 검을 휘두른 거였다.
‘오러 실드인가.’
공격이 막힌 레이븐의 표정이 신중해졌다.
“오호, 엄청 빠르군.”
마스터의 표정이 좀 더 진지해졌다.
그리고 둘이 다시 격돌했다.
마스터의 공격은 단순했다.
쿠구구구구궁-
레이븐의 전신을 죄어드는 엄청난 압력.
바로 염동력이었다.
그 무형의 힘을 레이븐은 전신에 오러실드를 둘러 견뎌냈다.
그 힘을 가늠하며 레이븐은 눈을 빛냈다.
‘속전속결. 단숨에 승부를 본다.’
동시에 전신의 힘을 끌어올려 비기를 실현하였다.
[멸풍]
레이븐의 몸이 사라졌다.
그와 함께 그의 자리에서 바람이 휘몰아쳤다.
입자 하나하나에 오러의 기운이 담긴, 모든 것을 멸하는 바람이었다.
“크흡.”
마스터의 입에서 헛바람이 빠지며 전력을 다해 염동력으로 멸풍의 기운을 막아섰다.
그리고 그렇게 마스터를 공격하는 멸풍의 기운은 마스터뿐만 아니라 밀실의 모든 영역에 퍼지기 시작했다.
원래는 마스터한테만 몰아쳐야 하지만, 멸풍은 레이븐 그조차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헛!’
에르제베트와 격돌 중이던 상우에게도 말이다.
피아를 구분하지 않는 그 바람은, 금강불괴 상태인 분신들의 몸을 갈아버릴 정도로 강력했다.
[풍벽]
재빨리 바람의 벽을 펼쳐 어느 정도 멸풍의 기운을 상쇄해낸 상우.
‘아니 사부님, 이건 너무하잖아요.’
상우는 투덜거리면서 멸풍에 갈려나가는 몸에 리커버리 스킬을 사용하여 가까스로 멸풍을 견뎌내었다.
그러나 다른 한쪽, 멸풍의 범위에 휘말린 에르제베트는 몸이 갈려나가고 있었다.
“꺄아아아아악-!”
피해를 당하다가 뒤늦게 피안개로 변하는 에르제베트.
상우가 눈을 빛냈다.
‘지금이야!’
그는 글러트니를 통해 아공간 스킬을 사용하였다. [아공간]
분신 글러트니의 앞에 아공간이 열리며, 한 장의 스크롤이 떨어져 내렸다.
아리아가 그 사이에 만들어준 염동력 스킬 스크롤을 헤리티지 본사에 있던 분신을 통해 바로 옮긴 것이다.
글러트니는 곧장 스킬 스크롤을 움켜쥐며 찢어버렸다.
그러자 스킬 스크롤이 찢어진 자리로부터 동그란 구형의 마나가 떠오르더니, 어마어마한 흡입력이 발생했다.
쑤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밀실 안의 모든 존재가 그 흡입력에 딸려갈 정도로 강력한 힘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멸풍의 시전을 끝낸 레이븐과 멸풍의 기운을 막아낸 마스터는 흡입의 기운은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격돌 중이었다.
그저 분신들과 상우, 그리고 피안개로 변한 에르제베트만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버텨!’
상우의 지시에 따라 분신들은 제각각 검을 바닥에 박아넣으며 자리를 고정했다.
콰각!
상우 역시 바닥에 검을 박아 넣으며 가까스로 몸을 멈춰 세웠다.
하지만, 피안개로 변한 에르제베트는 달랐다.
흡입력에 휘날린 피안개는 순식간에 글러트니의 바로 앞에 몰려들어 동그랗게 뭉쳤다.
순식간에 동그랗게 만들어진 핏덩어리.
‘먹어!’
그리고 흡입력을 발휘하는 구체 바로 앞에서 버티고 있던 글러트니는 바로 앞에 뭉친 그 핏덩어리에 입을 가져다대었다.
물컹!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로 뭉쳐 있는 핏덩어리를 마치 선지 먹듯 꿀꺽꿀꺽 들이마시며 삼키는 글러트니.
[근원의 뱀파이어의 피를 섭취하였습니다.]
[근원의 뱀파이어의 피를 소화 중입니다.]
역시 탐식의 힘을 가진 글러트니답게, 먹는 속도는 엄청났다.
순식간에 절반 가까운 핏덩어리를 들이마신 글러트니.
하지만, 때마침 스킬 스크롤로부터 발현된 흡입의 기운이 끝나버렸다.
파아앗-
흡입의 기운에 의해 허공에 뭉쳐져 있던 핏덩어리는 터지듯이 흩어져 다시 피안개로 변하였다.
그러더니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다시 합체되었다.
“크아아아아악-!”
에르제베트가 괴성을 질렀다.
그녀의 몸은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몸을 감싸던 붉은 드레스는 유지할 힘을 잃었는지 사라진 지 오래였고, 나신이 된 몸 곳곳에는 회복되지 못한 듯 구멍이 뚫려있었다.
그리고 구멍이 난 몸통 안쪽.
그 곳엔 칠흑 같이 검은 구슬이 얼핏 보였다.
‘칠죄종···?’
그것은 마치 칠죄종의 상징처럼 보였다.
상우는 눈을 빛냈다.
‘저 여자, 칠죄종의 상징을 갖고 있었나?’
왠지 엄청나게 강하고 이상한 능력들을 쓰더니, 그 강함이 절로 이해되었다.
‘저건 분신으로 빼내야겠어.’
피안개로 변했을 때, 글러트니로 먹어버리면 자연스럽게 흡수될 거 같았다.
아니면, 불태워서 죽이던가.
‘빨리 화염 마법 스킬 스크롤 가져와야 되는데.’ 화염 마법 스킬 스크롤을 가지러 헤리티지 본사에 있는 분신이 이동 중이었다.
본사에서 몇 층만 내려가면 되었기에 스킬 스크롤을 구하기까지는 금방이었다.
만약 스킬 스크롤만 확보되면 부상 입은 에르제베트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터.
하지만, 에르제베트는 만만치 않았다.
[아이언 메이든]
15호가 빠져나와서 열려있던 아이언메이든이 사라지더니, 순식간에 글러트니 밑에서 솟아올라 글러트니를 가둬버렸다.
‘이런!’
순식간에 강력한 패를 잃은 상우.
동시에,
[블러드 드레인(Blood Drain: 피 흡수)]
에르제베트는 분신들을 향해 피의 흡수를 시도했다.
곧장 분신들의 피부가 꿈틀거렸다.
피부 안쪽에 있는 피가 움직이며 에르제베트를 향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마법내성과 금강불괴 탓에 쉽사리 피를 빼앗기지 않는 분신들.
‘덮쳐!’
분신들이 버티는 걸 보면서, 상우는 에르제베트가 공격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분신들과 함께 달려들었다.
[돌풍참]
[돌풍참]
최전방에 선 분신들이 돌풍참을 날리자 회오리를 피해 다시 흩어지는 에르제베트.
그 피안개를 향해 분신들의 오러 블레이드가 서린 검이 휘저어졌다.
오러블레이드의 열기에 의해 증발하는 핏방울들.
‘먹힌다.’
그걸 보면서 상우는 바람보다는, 빠르게 많이 베는 게 효과적임을 깨달았다.
검날이 아닌, 검면으로 말이다.
[십연참]
[십연참]
[십연참]
[십연참]
[십연참]
···
분신들이 오러블레이드가 서린 검을 검날이 아닌 널찍한 검면으로 피안개를 사정없이 베어버리기 시작했다.
화아아아아악-
쏴아아아아악-
온사방을 휘젓는 분신들의 검들.
검면에 닿은 피안개가 사정없이 타들어갔다.
순식간에 대부분의 피안개가 오러블레이드에 휘감겨 증발되어버렸다.
그러자, 극히 일부만 남은 피안개는 피할 수 없음을 직감했는지 다시 인간형으로 변하려 했다.
‘끝이다.’
변할 틈도 주지 않고 사정없이 베어버리는 상우와 분신들.
공간이 부족하여 일부만 공격하였고, 혹시 도망갈지 몰라 사방을 다른 분신들이 점하였다.
그렇게 폭풍 같은 공격이 몰아치길 얼마 후.
촤아아아악-
마침내 마지막 한 방울의 피안개마저 모두 증발해버렸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검은색 기운이 뭉치더니 하나의 구슬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화염 스킬 스크롤로 마무리한다는 계획과 상관없이, 순수한 상우의 힘만으로 에르제베트를 처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바토리··· 이런···.” 레이븐과 격전 중이던 마스터가 그 모습을 보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안타깝다기보다는 한심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함부로 못 움직이도록 레이븐은 마스터의 전신을 검기로 가둬두고 있었다.
그 사이 상우는 에르제베트의 몸에서 떨어져내린 구슬을 살펴보았다.
‘칠죄종!’
검은색 오브.
그것은 칠죄종의 상징과 똑같이 생겼다.
직감적으로 그것이 칠죄종의 상징임을 느낀 상우는, 곧장 분신을 움직여 그 구슬을 잡게 했다.
그렇게 구슬을 잡는 분신 10호.
스스스스스스으-
그러자 검은 구슬은 연기처럼 흩어지며 분신의 몸에 흡수되기 시작하더니, 익숙한 알림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스템 미등록 물체 발견.]
[시스템 오류 발생.]
[에러 코드 EKWJ283PO···MNBK.]
[미확인 물체를 식별합니다.]
[식별 중···.]
[식별 중···.]
[식별···.]
‘됐어.’
상우는 익숙하다는 듯 재빨리 고통이 느껴지는 분신과의 접속을 종료했다.
이후 시선을 돌렸다.
마스터와 사부의 치열한 싸움이 한창이었다.
콰과과과광-!!!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격전을 벌이는 두 사람.
상우의 눈에는 거의 잘 보이지도 않았다.
‘엄청나다. 사부도, 저 인간도.’
도저히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아서 분신들로 마스터와 레이븐 주변을 포위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을 때였다.
상징의 흡수가 완료되었다.
[······.]
[식별 중···.]
[식별 중···.]
[식별 완료.]
[‘질투의 상징’을 획득하였습니다.]
[질투가 사용자를 식별합니다.]
[오류 발생. 사용자를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오류 발생. 사용자를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오류 발생. 사용자를 확인할······.]
[강제 인스톨 진행 중···.]
[설치가 완료되었습니다.]
‘질투의 상징이었구나. 어쩐지 분신의 피부를 보면서 화내길래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질투 때문이었어.’
오딘의 탑을 떠날 때 외모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분신에 얼굴을 난도질 했던 게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상징을 얻을 때처럼 10호의 몸에 문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치지지지직-
타들어가듯 새겨져가는 검은 문신.
등에는 뱀의 머리가, 목 뒤에는 뱀이 휘감은 칼 형상의 조그만 문신이 새겨졌다.
[오버마인드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분신술 스킬이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질투의 분신이 생성되었습니다.]
[분신술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상우는 곧장 스킬을 확인하였다. ───────────────
·[분신술(Lv.17)/시전형]: 기운을 소모하여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을 소환합니다. 레벨에 따라 소환 가능한 개체수가 늘어납니다.
-현재 소환 가능한 개체수: 17
-재사용 대기 시간: 18시간 15분
-본체의 장비 1개를 복사합니다.
-특수 분신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탐식의 분신, 글러트니Gluttony》
《나태의 분신, 슬로스Sloth》
《질투의 분신, 엔비En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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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새로운 분신, ‘엔비’가 생겨있었다.
상우는 스킬창을 내려 엔비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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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분신, 엔비Envy》
질투에 잠식되어버린 분신입니다.
질투의 대상을 결정하는 ‘질투의 낙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질투의 낙인이 찍힌 대상과 싸울 때 능력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질투의 낙인이 찍힌 대상과 전투시, 전투 대상으로부터 능력을 조금씩 얻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마나를 흡수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지속적으로 마나를 소모시키는 마나 파괴를 발동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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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파괴가 이 능력이었구나.’
어쩐지 피를 다루는 흡혈귀인 에르제베트와 어울리지 않는 능력이었는데, 질투의 상징의 능력일 줄이야.
‘탐식이나 나태에 비하면 좀 별론데? 근데 에르제베트는 질투의 낙인이라는 스킬이 있었는데 사용을 안한 건가.’
덕분에 쉽게 이길 수 있었지만, 질투의 낙인의 효과를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시스템에 묘사된 스킬 설명으로 그 효과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1대1에서는 엄청 좋을 거 같은데. 마스터한테 사용하면 되겠어.’
상우는 질투의 분신, 엔비로 변모한 분신 10호에 접속을 시도했다.
‘탐식이나 나태에 비하면 양호한데?’
엔비와 감각이 동화되었지만, 딱히 감정적으로 동요가 일어나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상우는 곧장 마스터를 향해 ‘질투의 낙인’을 사용해보았다.
[질투의 낙인]
그러자 별다른 스킬 이펙트가 없었음에도 엔비와 동화된 상우의 감정이 들끓어 올랐다.
‘저 남자는 누군데 저렇게 강하지? 필시 범죄를 저질러 힘을 길렀을 거야. 암중모략이나 하는 나쁜 놈 같으니. 나이는 몇 살인 거지? 중년인으로 보이는데, 언뜻 보면 30대 같기도 하고. 나이 들어서도 동안이라니, 성형을 한 건가? 범죄자 주제에···.’
상우의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마스터를 향한 시기와 질투의 감정이 가득 차버렸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이상함을 느끼곤, 겨우 접속을 끊어냈다.
‘이런 거구나. 질투란 게.’
처음 보는 남자이지만, 마스터에 대한 악감정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질투하거나 하는 마음은 없었는데, 질투의 낙인을 찍는 순간 그런 오염된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엔비를 다루는 것도 조심해야겠어. 그보단 질투의 낙인··· 제대로 찍혔군.’
질투의 감정이 느껴진 걸로 봐서는 제대로 사용한 것 같았다.
상우는 눈을 빛냈다.
‘질투의 낙인이 찍혔을 때 싸우면 능력을 가져온다라··· 한 번 마스터란 놈의 능력 좀 가져와볼까.’
레이븐과 마스터는 엄청난 격전을 펼치고 있었다.
온통 새하얗던 밀실이 부서져나가고 먼지로 흐릿해질 정도였으니까.
‘저기 어떻게 끼어들지.’ 마스터란 존재는 염동력을 이용하여 레이븐의 검기를 모두 받아냄과 동시에 염동력으로 반격을 하고 있었는데, 그 염력의 힘이 어찌나 강력한지 마스터의 몸에 이르는 모든 검기가 먼지처럼 바스러졌다.
그런 마스터가 함부로 날뛰지 못하도록 레이븐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중이었다.
도저히 상우가 끼어들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상우는 머리를 굴렸다.
‘공간이 협소해서 사부님이 제대로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고 계셔.’
레이븐의 최강의 기술 중 하나는 공간참.
하지만, 마스터가 거리를 주지 않기에 쉽사리 공간참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스톰브링어 검법의 특성상 바람의 검기를 이용하여 쉴 새 없이 몰아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장소가 협소하다보니 전력을 발휘하기 어려워보였다.
아군인 상우도 있었으니까.
‘전장을 확보해야 돼.’
그렇기 위해서는 이 밀실에서 나가야만 했다.
‘그럼 날려버리면 되지.’
상우에게는 적절한 스킬 ‘마나 폭발’이 있었다.
계획이 떠오른 상우는 곧장 레이븐에게 메신저 스킬로 말을 걸었다.
메신저 스킬은 오버마인드 스킬로 통합된 이후에 다시 배운 스킬이었다.
-사부님.
-크흠, 왜 그러냐
레이븐이 격전 중에 의념으로 대답했다.
아직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듯 했다.
-에르제베트는 처리했어요.
-봤다. 이 마스터란 녀석이 도와주려는 걸 내가 막아냈지.
하긴 일행이 당하는데 두고 볼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상우가 에르제베트를 쉽게 처리한 데는 레이븐의 조력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고마워요. 아무튼 사부님, 여긴 싸우기 너무 좁죠?
-그렇다. 안 그래도 지금 싸우면서 넓히고 있는 중이다.
왜 자꾸 주변을 파괴하나 했더니, 일부러 벽들을 부수면서 공간을 넓히고 있었던 거였다.
-한 번에 옮기죠.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상우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그 얘기를 들은 레이븐이 동의했다.
-좋다. 지금 바로 가도록 하자꾸나.
-예. 시작할게요!
상우는 아공간을 열어 한 기의 분신을 제외한 모든 분신을 아공간 안으로 들여보냈다.
남은 건 상우와 또 다른 분신 하나.
‘지상으로 올라가!’
상우의 명령에 남은 분신 하나는 무너진 밀실 벽을 지나 통로를 향해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그와 동시에 레이븐이 다시 한 번 바람이 되어 사라졌다.
[멸풍]
밀실에 휘몰아치는 소멸의 바람.
마스터가 염력으로 그 기운을 막아내고 있을 때였다.
멸풍에 의해 마스터가 제자리에 묶인 사이, 상우 본인, 아니 상우가 직접 조종 중인 분신이 마스터를 향해 뛰어들었다.
멸풍의 기운에 휘말려 분쇄되어가는 상우의 몸.
“느려.”
그런 상우를 향해 마스터가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러자,
쾅-! 상우가 재빨리 몸을 틀었지만, 검을 든 팔이 뜯겨져나갔다.
‘크허억···.’
다행히 분신의 몸이라 직접 피해가 간 것은 아니지만, 금강불괴라 고통이 경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도 상우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도착이다.’
마스터의 앞에 설 수 있게 된 것.
동시에 아공간이 열렸다.
허공에 생긴 검은 균열을 통해 3기의 분신이 튀어나왔다.
그 걸 보며 마스터의 눈이 일그러졌다.
‘자폭!’
분신들의 몸에서는 새하얀 빛줄기가 줄기줄기 뿜어져 나오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튀어나온 분신들은 마스터의 바로 앞에서 시차 없이 터져버렸다.
꽈아아아아아앙-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