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83)
“하, 시끄러워 죽겠네.”
상우는 스마트고글에 떠오르는 통화 연결을 요청하는 알림을 모두 꺼버렸다.
대신 강준모에게 연락했다.
-[상어]: 에이전트님, 뉴스 보셨죠?
-[강준모]: 예 봤습니다. 지금 연락 오고 난리나셨겠네요.
-[상어]: 예. 어디서 번호를 알아냈는지 아주 죽겠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연락을 에이전시로 돌릴 방법이 없을까요?
-[강준모]: 안 그래도 회사 사무실로도 연락이 계속 오고 있어서, 업무에 지장이 생길 지경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관계자들 전부 모아놓고 미팅을 가지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헌터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상어]: 그게 좋겠네요. 그렇게 진행해주세요.
-[강준모]: 예~
오딘의 탑 관련으로 연락이 오는 것에 대해서는 강준모에게 일임한 상우.
그렇게 일처리를 하는 동시에 그는 밥을 먹고 있었다.
지금 그의 본체는 바티칸 교황청이 무너진 이후, 서울의 집에 돌아온 상태였다.
그동안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레이븐과 체육관들을 돌면서 두문불출했는데, 드디어 본가로 돌아온 것.
“아들~ 많이 먹어~”
상우의 엄마 이애숙 여사가 오랜만에 아들이 왔다고 이것저것 챙겨줬다.
“여보, 음식 그만하고 와서 먹어. 다 식겠다.”
“맞아. 엄마 음식 그만해. 분신들한테도 많이 줬잖아.”
“괜찮아. 잡채 더 줄까? 불고기 먹을래?”
“아니, 됐어. 이거 다 먹으면 배 터지겠다.”
“밥 더 갖다줄게.”
상우는 한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꾸역꾸역 먹었다.
사실, 분신 1,2,3호를 가족들에게 경호원으로 붙여줬을 때도, 그의 엄마는 분신들에게 이것저것 차려서 음식을 많이 먹였다.
‘분신들 기억도 드문드문 떠오르다보니까, 집밥을 어제도 먹은 느낌이야.’
때문에 오랜만에 집에 가서 직접 밥을 먹고 있음에도 엄마가 차려준 집밥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오히려 익숙하달까.
‘근데 엄마는 조미료를 안 넣어서 음식이 좀 밍밍해.’
조미료가 몸에 안 좋다지만, 상우는 초인.
이제 조미료에 신경을 쓸 구간은 훌쩍 지나버렸다.
그렇기에 이왕 먹는 거 좀 더 맛있게 먹고 싶었지만, 아들 사랑이 워낙 가득한 엄마였기에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는 건 기대하기 힘들 거 같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맛있으니까. 뭐, 나중에 요리하기 귀찮으실 거 같을 때 전문 요리사나 한 명 고용해야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상우는 밥을 맛있게 먹었다.
대신 엄마가 준비한 음식이 너무 많아서, 상우는 중간에 분신 찬스를 써야만 했다.
그는 경호하느라 대기 중에 있던 1호와 2호를 냉큼 불렀다.
“얘들아, 맛있게 먹어. 남기면 안돼.”
“예. 잘 먹겠습니다.”
분신들이 대답하고는 차려진 음식들을 젓가락을 사용해 정돈된 자세로 먹기 시작했다.
우걱우걱-
쩝쩝-
그렇게 부모님과 분신들과 함께 진수성찬을 먹는 가운데, 상우는 오버마인드 스킬로 또 다른 일을 동시에 처리하고 있었다.
먼저 강남에 있는 케이너스길드 사무실.
무사히 생환한 공략1팀은 우선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오랜 시간 그들을 목 놓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대신 박원태가 상우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었는데, 그곳에 상우 대신 가 있는 게 분신이었다. “상우 씨, 당신은 케이너스길드의 은인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유, 뭘요. 계약도 했으니 당연히 했어야 하는 일입니다.”
분신에 접속해 있던 상우가 빙긋이 웃었다.
오버마인드 스킬로 직접 접속된 탓에, 박원태는 그게 분신일 거라고는 짐작도 못하고 있었다.
‘아공간으로 공간이동을 하다니, 정말 이 사람은···.’
그저 바티칸 테러 사건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한국으로 빨리 돌아왔다고 생각하면서, 상우의 스킬 활용 능력과 분신술의 대단함에 감탄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나저나 바로 언론에서 뉴스를 터트릴 지는 상상도 못했네요.”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귀환한 가족들로부터 정보가 퍼져서···. 때마침 상우 씨가 이슈가 되면서 언론 쪽에서는 연타석으로 터트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음··· 뭐 기사 덕분에 인기도 얻고 좋네요. 하하.”
이제 본인이 어느 정도 유명인이 되었음을 실감하였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상우였다.
그는 어린 시절(지금도 젊었지만)에는 자신이 SNS 스타가 되는 걸 꿈꾸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꿈이 너무 갑작스럽게 다가와 좀 얼떨떨하긴 했지만, 상우는 지금 상황에 점차 적응하고 있었다.
“근데, 아공간 스킬 스크롤 제작하던 건 어떻게 되었나요? 제가 먼저 구조해버려서 쓸모가 없어지셨을 거 같은데···.”
“아, 그래서 어제 바로 헤리티지 본사에 제작 중지 요청드렸습니다. 금액은 선급금이었던 30%만 지급하기로 했고요.”
“아하, 잘 처리되었네요. 다행입니다.”
아공간 스킬 스크롤만 해도 거의 천억 원 상당이었는데, 케이너스길드는 상우 덕분에 그 금액을 상당히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잘 됐어. 내기 금액으로 5000억 받은 게 좀 마음에 걸리긴 했는데.’
자신이 내기에 이겨서 받은 정당한 돈이지만, 내심 불편한 마음이 있었던 상우였다.
그런데 이제 오딘의 탑에 갇혀있던 공략1팀을 구조해주면서 마음의 빚을 갚게 되었다.
“예. 돈 아낀 것도 역시 상우 씨 덕분이죠. 아참, 상우 씨, A급 승급하셨더라고요. 축하드립니다.”
“아, 감사합니다.”
“이제 국내 A급 헌터가 또 한 명 늘었군요. 뭐, 조만간 S급으로 올라가실 거 같긴 한데.”
“에이, 아직 멀었습니다. 더 노력해야죠.”
“겸손까지 갖추셨으니 분명히 되실 겁니다. 아무튼 상우 씨, 이제 오딘의 탑을 오갈 방법이 세계에 알려졌으니 세계 각국에서 상우 씨를 주목할 겁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나중에라도 오딘의 탑 공략이 필요할 때 연락을 드려도 될까요?”
박원태가 상당히 공손하게 물었다.
사실 그가 상우와 대화를 질질 끈 이유, 그가 말하고 싶은 본론이 그것이었다.
‘오딘의 탑··· 반드시 공략하고 싶다.’
공략에 실패했다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박원태에게 있어 오딘의 탑은 애증의 존재였다.
그렇기에 상우라는 안전장치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 다시 도전하고 싶었다.
‘이 양반은 오딘의 탑에 그렇게 데이고도 또 들어가고 싶나?’
상우는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일단 금액대만 맞으면 오딘의 탑 공략에 뛰어들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하지만, 확답은 어려울 거 같습니다. 일단 좀 더 생각해볼게요.”
“아··· 역시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대신.”
상우가 씨익 웃었다.
“오딘의 탑 공략을 하기로 마음먹게 되면 케이너스 길드한테 꼭 먼저 연락드리겠습니다.”
“아, 고맙습니다.”
박원태가 만족해하며 악수를 청했다.
상우도 그의 손을 굳게 맞잡았다.
“물론 그때 계약은 필요한 거 아시죠?”
“하하, 페이는 두둑이 챙겨드리겠습니다. 걱정마세요. 상어 씨.”
“상어요? 상우입니다.”
“톡에는 상어라고 되어 있으시던데.”
“··· 별명입니다.”
말장난 하는 두 사람.
처음엔 계약관계였지만, 자주 부딪치다 보니 어느새 친밀해진 그들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
바티칸 교황청 일을 마무리 지은 분신들과 레이븐은 아공간을 통해 미국 헤리티지 본사로 넘어갔다.
“사부님, 전 듀베르 씨 만나러 갈 건데, 따라오실 거예요?”
분신들 중 상우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분신이 물었다.
상우는 원래 레이븐만 한국에 먼저 보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레이븐의 검이 마스터와의 격전 중에 금이 가는 문제가 있었기에, 수리를 맡기거나 새로운 검을 구하고자 헤리티지 본사에 들르기로 한 것이었다.
게다가,
‘··· 듀베르.’
듀베르의 이름을 들은 레이븐의 안색은 좀 굳어있었다.
왠지 그가 아는 이름이었기에.
-나도 따라가야겠다.
“알겠어요. 일단 듀베르 씨부터 보러 가시죠.”
상우는 오버마인드 스킬로 분신들 중 일부는 한국으로 보내는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헤리티지 본사 지하로 향했다.
아리아에게 받은 임시 출입카드로 지하작업실에 도착한 상우와 레이븐.
쿵- 쿵-
철컹-
작업 소리가 한창인 그곳에서, 두 사람은 듀베르를 발견했다.
여전히 어마어마한 팔뚝을 자랑하며 세심한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그를 보며 상우가 큰 소리로 외쳤다.
“듀베르 씨!!!”
“아이고, 깜짝이야! 어, 자네 왔는가.”
듀베르가 상우를 돌아다보며 말했다.
그러다 그는 상우 옆에 있던 레이븐을 발견하였다.
그러더니 그의 두 눈이 커졌다.
“다, 당신은···.”
“오랜만입니다.”
레이븐은 이미 듀베르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
허나, 그는 상우가 알아들을 수 없는, 스마트고글로도 번역이 안되는 처음 듣는 언어로 얘기했다.
‘뭐라는 거야?’
마주한 두 사람 사이에서 상우가 멀뚱멀뚱 있을 때, 듀베르의 입이 열렸다.
“40년만인가···. 그 동안 잘 지냈는가.”
“그렇습니다. 왕이시여.”
그 말과 함께 레이븐이 고개를 숙였다.
상우는 그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초고수인 사부가 고개를 숙이다니.
상우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듀베르가 입을 열었다.
“왕이라··· 리버하운 왕국은 무너진 지 오랠세. 그리고 국민을 버리고 도망친 내가 어찌 왕이겠는가. 그런 허명을 내려놓은 지는 오래되었네. 지금은 그저 듀베르일 뿐이지. 듀베르라고 불러주게.”
“하지만···.”
“그게 마음이 편하네. 부탁함세.”
“··· 알겠습니다.”
그렇게 알 수 없는 언어로 대화를 마친 두 사람.
상우가 끼어들었다.
“음, 두 분 뭐라고 말씀 나누신 거예요? 서로 아시는 사이세요?” “흠흠, 알다마다. 레이븐과는 같은 고향 출신일세.”
듀베르는 상우가 타이베른에 대해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얼버무렸다.
“예? 타이베른이요?”
하지만 이미 레이븐에게 그의 고향과 사연에 대해 들었던 상우였기에 바로 맞춰버렸다.
“그, 그걸 어떻게···?”
당황한 듀베르.
그는 레이븐에게 바로 물었다.
“자네, 정상우에게 어디까지 얘기한 건가? 도대체 무슨 사이길래···.”
“제자입니다.”
듀베르는 그 말에 다시 놀랐다.
“제자 안 들이기로 유명하던 제국의 수호검이 제자를 들였다고? 이거 놀랄 일이군.”
“이래봬도 꽤 쓸만합니다.”
레이븐이 상우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꽤가 아니라 엄청 대단한 제자지요.’
듀베르에게 자랑하고 싶은 걸 꾹 누르면서 말이다.
전혀 생소한 언어로 얘기하는 두 사람의 대화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상우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하하, 어쨌든 듀베르 씨도 이계에서 온 거였군요. 아무튼 사부님도 드디어 같은 고향 사람도 재회하고 잘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듀베르 씨는 어쩌다 여기에 오게 되신 거예요?”
상우의 물음에 듀베르가 한숨을 푹 쉬었다.
“얘기가 길어질 거 같군. 일단 조용한 데로 가지. 아, 아리아도 불러야겠군.”
“아리아? ‘그녀’도 있습니까?”
“그렇지. 나와 함께 일하고 있네.”
“빨리 보고 싶군요.”
레이븐이 반가운 기색으로 얘기했다.
이윽고 듀베르는 아리아를 보러 가자고 꼭대기층으로 상우를 이끌었다.
‘설마 베르샤엘 씨도 타이베른 행성에서 온 건가?’
그리고 상우는 두 사람의 말은 제대로 못 알아들었지만, 두 사람이 아리아를 보러가러한다는 점에서 아리아도 타이베른 출신임을 추측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우의 마음을 뒤로하고, 세 사람은 꼭대기층에 위치한 아리아의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고고한 자태로 일을 하고 있는 아리아가 보였다.
“무슨 일이세요?”
“날세.”
듀베르의 목소리에 일에 열중하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사무실에 들어온 세 사람을 쳐다보았다.
근육덩어리의 듀베르, 훤칠한 키의 상우, 그리고 그 옆에 선 비슷한 체격의 은발머리 남자.
은발의 레이븐에게 시선이 꽂힌 아리아의 얼굴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설마··· 레이븐?”
“정말 오랜만이군요. 아리아.”
아리아는 일어나더니 헐레벌떡 뛰어 레이븐 앞에 섰다.
그러더니 레이븐의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제국의 수호검이여··· 살아계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레이븐 공작, 혼자 정말 고생 많으셨을 거 같습니다. 지구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제가 이곳에 떨어진 지 한 30년 정도 된 거 같습니다.”
“30년이라··· 그 동안 겪으신 일들이 많으실 거 같습니다. 자,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으니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이후 자리에 앉은 그들은 상우의 앞에서 그동안 자신들이 겪은 일들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흠··· 상우, 자네는 이미 레이븐의 제자가 되었으니, 우리와 무관한 사이가 아니게 되었군. 그래서 솔직하게 얘기해주도록 하겠네. 우리가 누구인지 말이야.” 듀베르는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여기 지구에서의 내 이름은 듀베르 헤리티지이지만, 그건 진짜 내 이름이 아닐세. 정확히는 듀베르 빅핸드지. 그리고 난 드워프라네.”
“드워프라구요? 그 물건 잘 만들고 힘 쎄고 섬세한 난쟁이 종족이라는 그 드워프?”
“흠흠, 난쟁이란 말이 좀 듣기 거북하구만. 아무튼 자네의 생각이 맞네. 난 드워프였고, 그런 모든 드워프들을 이끄는 왕이었지.”
듀베르 빅핸드.
그는 타이베른 대륙의 북쪽에 있던 드워프들의 왕국, 리버하운의 지배자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