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87)
“침착해. 머리, 머리 노려!”
“어··· 어, 어! 아··· 또 죽었네.”
“아, 멍청아. 그것도 못하냐.”
혼자 살아남은 상우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우현이 못 잡은 몬스터를 쏴 죽였다.
“뭐, 멍청이? 아씨! 안해!”
김우현이 총 모양의 컨트롤러를 집어던졌다.
팍-
그리곤 스마트고글에 떠있는 홀로그램창을 꺼버렸다.
옆에서 같이 게임을 하고 있었던 상우가 그 모습을 보더니, 스마트고글을 종료하고는 낄낄거렸다.
“크크크큭, 야, 니 게임 진짜 못한다.”
“아오··· 비웃지마라. 니는 처음부터 잘했냐.”
사실 김우현은 게임을 처음 해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못할 수밖에.
집에서 무료하게 있던 상우가 그런 그녀를 졸라서 기어코 게임을 했는데, 역시나였다.
“응, 난 처음부터 게임 잘했지. 나 헌터 되기 전에 게임으로 돈 벌던 거 얘기 안 해줬냐.”
“했거든. 또 하지마라. 또 하면 진짜 백 번째다.”
“안해. 치사해서. 하··· 그나저나 노잼이네. 맨날 몬스터 잡다가, 게임하니까 너무 시시하다.”
상우도 지겹다는 듯 게임 컨트롤러를 침대에 집어던졌다.
그렇다.
강해지다 보니 반사신경도 좋아져서일까?
대부분의 게임이 반산신경을 요구하다보니, 그런 점에서 뛰어난 반사신경을 지닌 상우는 모든 게임이 쉬워졌다.
사실 오늘 해본 좀비디펜스란 게임도 처음 접하는 게임이었지만, 뛰어난 반사신경 때문에 혼자 김우현의 몫까지 커버하며 무쌍을 찍었던 것.
‘요샌 온라인 게임 하는 것보다는, 패키지 게임 깨면서 스토리 보는 맛이 있단 말이지.’
그래서 상우는 요새 게임을 약간 영화 보는 느낌으로 하고 있었다.
특히 상우는 워낙 좀비 영화를 좋아했기에 좀비 게임 위주로.
김우현은 며칠 전에 상우에게 강제로 납치(?)를 당한 이후로 상우의 집 게스트룸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때문에 상우의 좋은 게임 파트너가 되어주고 있었다.
“그래? 난 재밌던데···.”
김우현이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귀가 밝은 상우는 그 말을 놓치지 않았다.
“재밌다고? 안한다며.”
“아니, 뭐, 내, 내가 게임 못하긴 하지만 재미없는 건 아니라는 거지.”
사실은 친구랑 같이 놀아서 좋은 거긴 하지만.
쑥쓰러운 우현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걸 보면서 상우가 벌떡 일어났다.
“그럼 한 판 더 할까?”
“뭐? 아까 그거?”
“엉. 이왕 시작한 거 엔딩은 봐야하지 않겠냐.”
“야, 일단 밥 좀 먹고 하자. 배고파 죽겠다.”
“내가 그럴 줄 알고 미리 배달시켜놨지.”
상우는 게임을 하는 와중에도 오버마인드 스킬로 배달을 시켜놓았던 것.
잠시 후.
띵동- “예, 나가요.”
상우는 블링크 스킬로 게스트룸을 나섰다.
팟!
순식간에 현관쪽에 도착한 상우가, 문을 열어 배달원을 맞았다.
“20만 3천원입니다. 여기 영수증이요.”
“버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상우는 바리바리 음식을 받아서 들고 들어왔다.
거실에서 아주머니들과 대화중이던 상우의 엄마가 그 모습을 발견했다.
“너 배달시켰니?”
“응. 엄마 꺼도 시켰어. 저, 아주머니 이것 좀 드세요.”
상우는 배달음식 비닐봉지를 거실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이게 뭐야~? 자장면에 치킨에, 피자에··· 어머, 엄청 많이 시켰네.”
“네, 아주머니 많이 드세요.”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예. 엄마, 난 안에서 우현이랑 먹는다.”
“응~ 엄마도 잘 먹을게~ 맛있게 먹어~”
상우는 남은 음식들을 가지고 게스트룸에 쏙 들어가버렸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애숙 여사의 친구인 동네 아주머니들이 밝게 웃었다.
“상우 엄마. 상우 엄마는 참 좋겠어. 아들이 능력 있고.”
“아유 뭘~ 그냥 평범하지.”
그 말에 아주머니들이 꺄르륵 웃었다.
“A급 헌터가 평범해? 상우 엄마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면 재수없다고 그럴걸?”
“맞아. 아무튼 부러워 죽겠어. 우리 집 아들은 맨날 용돈만 달라고···.”
동네 아주머니들이 상우를 부러워하면서 이애숙 여사를 하늘 끝까지 비행기 태우기 시작했다.
이쪽 동네가 부자 동네이긴 하지만, 그녀들 입장에서도 A급 헌터를 아들로 둔 상우의 엄마가 부러웠으니까.
그 사이 방에 들어간 상우는 배달음식을 방바닥에 깔아놓고 먹기 시작했다.
“와, 게임하다가 먹으니까 존맛탱이네. 인정?”
“인정. 진짜 맛있다.”
와구와구-
쩝쩝-
상우는 자장면 5그릇과 탕수육 대자 하나, 순살 치킨 2마리, 피자 2판을 흡입했다.
김우현은 고작 자장면 1그릇과 탕수육 몇 개를 끄적거렸을 뿐이다.
“어우, 이제 좀 살 거 같네.”
“그걸 다 처먹냐. 너 진짜 돼지네.”
“넌 이게 돼지로 보이냐.”
상우가 몸에 힘을 주며 근육을 과시했다.
꿈틀거리는 근육들.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며 근육을 보던 김우현이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지, 지랄은. 게임이나 하자.”
“그럴까. 후딱 들어와.”
스마트 고글의 홀로그램창을 열면서 상우는 침대에 누웠다.
바로 옆에 눕는 김우현.
그들은 게임에 접속했다.
그때, 상우의 오버마인드 스킬에 헤리티지 본사에 있는 분신의 보고가 포착되었다.
‘오호, 베르샤엘 씨가 나를 찾는구나.’
상우는 게임을 하는 동시에, 오버마인드 스킬로 곧장 헤리티지 본사에 있는 분신에게 접속했다. “베르샤엘 씨, 찾으셨어요?”
“네, 상우 씨. 부른 지 5초밖에 안 지났는데 빠르시네요.”
“하하, 분신과 저는 일심동체니까요. 그나저나 무슨 일이에요?”
“듀베르 씨가 아이언 메이든 녹이는 작업이 완료되어서요. 이제 무기 형상 만드는 주물 작업해야 되는데, 디자인 시안 정하고 주인 인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불렀어요.”
“아하. 그럼 사부님도 모셔와야겠네요.”
“예. 부탁드려요.”
“잠시만요.”
상우는 한창 레이븐과 검법 훈련 중이던 분신을 통해 레이븐을 아공간으로 불러들였다.
탓!
아공간을 지나 헤리티지 본사에 내려선 레이븐.
-안녕하세요. 아리아님. 제자야, 무슨 일이냐.
“아, 별 거 아니구요. 검 디자인 결정해야 된다고 해서 사부님 확인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검의 디자인이라··· 오랫동안 함께 할 전우를 결정하는 건 매우 중요한 작업이지. 바로 가자꾸나.
상우는 레이븐, 아리아와 함께 헤리티지 본사 지하 작업실로 향했다.
거대한 지하작업실 한쪽에 듀베르만을 위한 작업실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듀베르는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게. 빠르구만.”
“아공간 스킬이 있으니 금방이죠.”
세상에 아공간 스킬을 공간이동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상우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상우는 상당히 자부심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아리아가 입을 열었다.
“텔레포트 스킬을 배우면 더 빠를걸요?”
“텔레포트요? 그것도 스킬구 있나요?”
“아니요. 그건 프로토타입이 없어요. 그때 의뢰 받아서 겨우 하나 만들어서 바로 팔았거든요.”
“아··· 하나 더 만드시죠? 저 좀 배우게.”
“나중에 시간 남으면요.”
“오, 해주시기로 하신 겁니다? 아싸, 기다려야지.”
뜻밖의 수확은 거둔 상우가 희희낙락했다.
그 모습을 피식 웃으며 지켜보던 듀베르가 상우와 레이븐을 이끌었다.
“자자, 보다시피 아이언 메이든은 다 녹였네.”
듀베르가 가리킨 곳에 큰 금속통에 수은 같이 생긴 액체가 들어있었다.
“이 원념의 강철이란 게 참 놀랍더군. 유체성질도 띠면서 물질화가 가능하니 말이야. 이건 원념의 강철 일부를 사용하여 만든 단검일세.”
그가 한쪽에 놓여있던 단검을 집어 들었다.
“어, 그거 그냥 만지면 위험한 거 아니에요? 저주 받는다거나···.”
“괜찮네. 이미 아리아가 마법을 부여하여 원념의 저주효과를 제거한 상태거든. 물론 그 과정에서 기능이 좀 약해지긴 했지만, 상당히 안정적으로 바뀌었지.”
“아하. 다행이네요.”
“그리고, 지금 보면 단검 형상이지만, 이렇게 마나를 주입하면···.”
듀베르가 단검에 마나를 주입하였다.
그러자 흐물흐물 해진 단검이 뾰족한 송곳모양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송곳 모양의 런들 대거로 바뀌지. 즉, 미리 저장해놓은 형태로 바꾼 거네.”
“오오~ 대박입니다!”
상우가 신기해하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듀베르도 신이 났는지 마구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념의 강철로 무기를 제작하여 형상을 지정하는 거지. 그 다음에 다시 녹여서 다시 형상을 지정하고···.”
“좀 오래 걸리겠군요.”
“생각보다 녹이고 굳히는 작업이 오래 걸리지 않아서 금방 할 거 같네. 거품집을 만들어 틀을 잡는 작업을 하는 거지.”
“거품집이요? 제가 알기로는 접쇠와 담금질 하는 게 좋다던데. 그 일본도 만들 때도 접쇠한다고 들었거든요.”
괜히 드워프 앞에서 아는 척을 하는 상우.
그 말에 듀베르가 고개를 저었다. “일본도를 제작할 때 하는 접쇠는 쇠를 얇게 펴서 접어가면서 두드려 불순물을 빼내는 작업이지. 하지만 금속에서 불순물을 다 제거할 수 있으면 필요가 없네.”
“아, 그렇군요.”
“이 원념의 강철은 강철로 한 번 제련된 것. 거기에 아리아의 도움을 받아 불순물을 완벽히 분리하여 순수한 강철만 남았지. 여기에 미스릴 합금 방식으로 저주를 막고 탄성을 올려줄 것이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력 마법 공학 장치를 이용한 특수 압착 방식을 사용하
여 금속의 밀도와 강도를 올리는 것이지.”
“미스릴이요? 그런 게 있나요?”
“던전에서도 나오고, 타이베른에도 있다네. 아무튼 아마 내 예상으로는 서너 개의 무기 형상을 잡는 게 가능할 거 같더군. 그래서 이제 무기 디자인을 선택해야 하네. 내가 미리 자네들의 손 크기와 팔 길이, 신체 비율 등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만들어보았지. 이걸 봐주
게나.”
듀베르는 한쪽 테이블에 놓여있던 태블릿 PC를 집어들더니 이리저리 조작했다.
그러자 이윽고 홀로그램 형상으로 여러 종류의 검 모양이 떠올랐다.
“레이븐 자네가 쓰는 지금 검은 모양보다는 기능에 최우선을 둔 일본도에 가까운 검이었네. 따라서 심플한 디자인으로 디자인해 보았지. 손잡이와 검신이 일직선이고, 검날은 좀 무르지만, 대신 내구도는 극대화하였다네.”
매우 심플한 작대기 형태의 검이었다.
하지만, 심플한 게 베스트라고 하였던가.
그 직선의 미학이 상우와 레이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음에 듭니다. 이걸로 부탁드립니다.
“이걸로 말인가? 다른 형상도 추가 가능하니까 다른 디자인도 골라보게.”
-괜찮습니다. 저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레이븐의 디자인 선택은 순식간에 끝났다.
다음은 상우였다.
“자네는 레이븐의 제자이니 직선적인 형태의 전투를 할 거 같더군. 맞는가.”
“예. 맞습니다.”
“그래서, 레이븐과 비슷하게 디자인하였지. 기본 베이스로 레이븐과 같은 디자인이 있고, 이 옆에 디자인은 약간 검신을 휘어서 베기에 좋게 만든 것이네. 손맛과 무게를 좀 더 맛보고 싶다면, 이 왼쪽에 있는 큼직한 녀석이 좋겠군.”
“오호. 다 멋지네요. 그래도 저도 사부님 디자인이 좋아보입니다.”
“알겠네. 그럼 검 디자인은 이걸로 하고, 나머지 무기 모양도 선택해보게.”
이후 상우는 무지막지한 크기의 전투해머, 권총, 샷건, 저격총, 방패의 디자인을 골랐다.
원래 활을 하려 했지만, 활을 선택하면 활 시위를 마법으로 대체해야 되는데, 그럴 거면 차라리 마법 권총 형태가 낫다는 듀베르와 아리아의 말에 총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다 되었네. 이제 이 원념의 강철에 인식만 시켜주면 되겠군.”
“어떻게 하나요?”
“피를 흘려 넣고 마나를 불어넣으면 되네. 간단하지.”
상우와 레이븐은 손을 베어 각각의 무기가 될 원념의 강철에다가 피를 흘려넣었다.
그리고는 원념의 강철이 들어있는 금속통에 손을 가져다 대어 마나를 불어넣었다.
‘액체 상태라 되게 뜨거울 줄 알았는데, 엄청 차갑네.’
이후 아리아가 원념의 강철에 무언가 마법처리를 가하였다.
그렇게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일단 사전 작업은 모두 끝났네. 이제 완전히 만들기까지 일주일 정도 걸릴 거 같군.”
“그럼 그때 오면 되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듀베르님, 아리아님.
“모두 수고했네.”
“수고하셨어요.”
작업을 마친 상우는 곧장 아공간을 열어 레이븐을 다시 서울로 보냈다.
그리고 자신도 헤리티지 본사에 있는 분신에게서 접속을 해제했다.
그러자 게임 화면이 두 눈에 들어왔다.
“야, 뭐해!”
상우 옆에서 게임하던 우현이 소리쳤다.
그제야 분산되어있던 정신이 집중되면서 자신의 게임 캐릭터가 죽어있음을 본 상우.
아무래도 동시에 하다보니 헷갈려서 살짝 실수를 저질렀던 거 같았다.
“어, 언제 죽었지.”
“방금. 아, 거의 다 깼었는데.”
“까비네. 흠, 한 판 더 할까?”
“고고!”
다시 게임을 시작하는 두 사람. 그날 엔딩을 볼 때까지 게임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순발력이 올랐습니다.]
[분신술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버마인드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파이어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
분신들은 쉬지 않고 사냥하고 훈련하고 있었고, 상우는 계속 성장 중이었다.
* * *
일주일 뒤.
상우는 헤리티지 본사에서 연락을 받고 분신에 접속한 상태였다.
드디어 무기가 완성되었던 것이다.
“여
네.”
듀베르가 두 개의 상자를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상자를 공손히 받아든 상우와 레이븐.
그들은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상자를 열었다.
스윽-
뚜껑을 열자, 은빛의 단단한 검집과 검손잡이가 보였다.
검집과 손잡이는 일체형인 것처럼 딱 맞물려있었는데, 은빛의 몸체에서 은은하게 빛이 나오고 있었다.
마치 투명한 유리가 모이고 모여 압축된 듯한 황홀한 자태였다.
“와··· 진짜 멋있네요.”
남자는 원래 멋있는 걸 보면 사족을 못쓰는 법.
멋진 장난감을 발견한 듯, 상우의 얼굴에 설렘이 가득했다.
그는 검을 들어 검집에서 검을 빼보았다.
스르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