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90)
다행히 접착력은 약한지, 쉽사리 떨어져나갔다.
글러트니도 같은 방식으로 근원의 슬라임 파편을 떨쳐냈다.
[리커버리]
상우, 정확히는 엔비와 글러트니의 녹아내렸던 피부조직이 순식간에 재생되었다.
완전히 회복된 상우는 근원의 슬라임을 다른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확실히 일반 슬라임과는 다르다. 소화력이 어마어마해.’
까딱 저 근원의 슬라임의 체액에 파묻혔다간 상우도 생사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물론 아무것도 안했을 때지만.
‘어디, 이것도 견디나 볼까.’
일반적인 슬라임에 비해 강화된 버전이라면 마법내성도 상당할 터.
상우는 화염 마법 스킬을 사용해보았다.
[파이어 볼]
상우의 몸통만한 크기의 파이어볼 구체가 전면에 떠올랐다.
그러더니 곧장 근원의 슬라임의 몸통에 직격하였다.
콰과과과과광-!
지하 동굴이라 그런지 엄청난 폭음이 메아리쳤다.
그리고 다시 튀어버린 근원의 슬라임의 체액 파편.
돌풍참에 직격당했을 때와 비슷해보였다.
‘잘 안 타네? 마법 내성도 상당한 건가.’
그의 예상대로 소화력과 마법내성 매우 뛰어난 슬라임이었다.
마법내성도 상당하고, 일반 슬라임과 달리 터트려도 파편 하나하나가 슬라임으로 분화하는 등 까다로운 녀석이었다.
그러나 상우는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점들이 그의 마음에 들었다.
“그만큼 얻는 것도 많겠지.”
그래봤자 기어다니는 슬라임일 뿐이기에, 글러트니의 맛있는 먹잇감이 될 테니까.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 되어 줄 테고.
“자, 그럼 먹방 좀 시작해볼까.”
상우는 곧장 근원의 슬라임에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염동력]
상우는 염동력으로 근원의 슬라임 전체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추가로, 글러트니의 염동력도 더해졌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아공간]
아공간이 열리더니, 5기의 분신들이 더 뛰쳐나왔다.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염동력]
그러더니, 염동력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총 7기의 분신이 시전 하는 강력한 염동력의 압박.
그러자 지하 공동을 가득 메우고 있던 거대한 슬라임은 더 이상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옴짝달싹 못한 상태로 꿈틀거렸다.
“먹어라.”
속박된 슬라임의 상태를 보면서, 상우는 염동력을 움직여 슬라임의 몸체를 뭉텅이로 떼내어 글러트니의 입속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꿀꺽, 꿀꺽-
꿀렁꿀렁-
쩌억 커진 글러트니의 입이 쉬지 않고 근원의 슬라임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근원의 슬라임을 떼내어 글러트니의 입으로 운반하는 작업이 원활해져만 갔다.
이전까지는 뭉텅이로 떼내었다면, 이제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줄줄이 이어져서 글러트니의 입속으로 직행했다.
슈우우우우우웁-
그렇게 7기의 분신이 힘을 합친 덕분일까.
얼마 되지 않아 그렇게 커다랬던 근원의 슬라임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글러트니의 몸에 완전히 흡수되어 버린 것이다.
[근원의 슬라임의 체액이 소화되었습니다.]
[마법 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독 내성이 0.001 올랐습니다.]
조금씩 소화되어가는 근원의 슬라임의 체액.
엄청난 양이었기에 다 소화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 같았다.
‘제발, 슬라임 같이 변하는 능력 좀 떠라.’
근원의 뱀파이어에게서 뱀파릭 오러를 얻었던 것처럼, 상우는 슬라임의 능력 중 하나를 얻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렇게 근원의 슬라임이 사라져버리고 텅 비어버린 지하공동.
지하 공동은 꽤 넓게 펼쳐져 있었다.
평평하지는 않았고, 아래로 내려갈 때도, 올라갈 때도 있었으며, 천장과 바닥의 높이가 매우 좁은 곳도, 폭이 매우 좁은 곳도 있었다.
그리고 잠시 그 공동을 둘러보던 상우는 문득 이상한 점을 느꼈다.
‘종유석이 없잖아?’
상우가 있는 주변은 종유석들이 있었는데, 근원의 슬라임이 있던 자리는 그냥 텅 비어서 바닥과 천장만 보일 뿐이었다.
‘다 녹아버렸나? 그럼 여기 무너지는 거 아냐?’
아무런 지지대 없이 지하에 거대한 공간이 뻥 뚫려있다는 부분에 생각이 미치자, 상우는 문득 붕괴의 위험을 느꼈다.
‘뭐, 보이는 부분만일 수도 있으니까. 좀 더 살펴보자.’
상우는 곧장 아공간으로 분신들을 돌려보낸 후, 글러트니와 함께 지하공동을 빠르게 주파하기 시작했다.
윈드워크를 사용하여 바닥에 충격을 거의 주지 않고 가볍고 빠르게 이동했다.
타다다닷-
그렇게 달리고.
또 달리고.
엄청난 속도로 몇 분이 지나도록 달렸음에도 공동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상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어떻게 지하에 이렇게 큰 공간이 있을 수 있지? 진짜 무너지는 거 아니야? 지지대도 없는데.’
왠지 이건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우는 엔비와의 접속을 해제하고는, 레이븐과 훈련 중이던 분신에 접속했다.
요새 훈련은 상위 기술에 대한 훈련과 더불어 레이븐과의 대련을 위주로 진행했는데, 최근 금강불괴를 얻은 이후로 레이븐은 상당히 공격적으로 분신을 다루고 있었다.
그렇기에 분신의 몸 곳곳에는 상처가 가득한 상태.
상우는 접속하자마자 상처로부터 고통이 느껴졌다.
“사부님, 잠시만 쉬었다가 하면 안될까요.”
-그러자꾸나.
레이븐은 잠시 쉬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체육관 바닥에 자리에 철푸덕 앉은 상우는 곧장 아공간을 열어 상비용 스마트고글 하나를 꺼냈다.
그리곤 신고를 위해 한국헌터협회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한국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헌터들의 보금자리, 한국헌터협회입니다. 지금은 문의 전화가 많아 연결이 지연되오며···.
연결이 지연된다는 메시지에 빡친 상우.
‘아씨, 바빠 죽겠는데.’
그러다 문득 헌터협회 간부도 오딘의 탑 미팅 현장에 나온 사실이 떠올랐다.
‘거기서 말해야겠다.’
그는 곧장 다시 레이븐과 훈련을 재개하고는 접속을 해제했다.
동시에, 미팅 현장에 있는 본체에 집중하여 경매(?)가 한창인 강준모와 관계자들을 두고, 한국헌터협회 간부를 찾아 움직였다.
상우가 움직이자 잠시 관계자들의 시선이 꽂혔지만, 이내 강준모와 알라바르의 대화에 시선을 돌렸다.
‘저 사람이다.’
상우가 찾은 그는 꽤 단단한 몸을 지닌 40대 초반의 남자였다.
강준모의 목소리에 깊이 집중하고 있었는데, 상우가 다가오자 영문도 모르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상우를 맞았다.
“안녕하세요. 헌터님, 어쩐 일로···?”
-아, 사실은 제가 좀 뭘 알아낸 게 있는데, 궁금한 게 있어서요.
상우는 메신저 스킬로 옆 사람에게 들리지 않게 조용히 말했다.
지하 공동이 국가의 비밀일 수도 있고, 치부일 수도 있어서 알리기 그랬으니까.
그리곤 자신이 슬라임 던전을 통해 발견한 수 킬로미터는 될 듯한 거대한 지하공동의 대해 얘기했다.
그 말에 그 남자 역시 상우처럼 표정이 심각해졌다.
“이거 사실이면 큰일일 거 같은데··· 일단 제가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잠시만요.”
남자는 미팅장을 빠져나가더니 누구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미팅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아랍의 왕자님께서 제안해주셨던 것처럼 천만 달러에 오딘의 탑 출입 서비스를 계약하고 싶다는 의사 잘 들었습니다. 사실, 오딘의 탑 출입 서비스는 웬만하면 시행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웬만한 페이가 아닌 이상 A급 헌터이신 정상우 헌터님께서 사냥활
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듯 뜨거운 반응과 높은 페이를 제안해주셔서, 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이 부분은 내부적으로 자세히 논의를 나눈 이후에 개별적으로 미팅을 잡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
러분, 늦게까지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미팅을 마치겠습니다.”
강준모는 능숙하게 미팅을 끝마쳤다.
잠시 웅성거리며 명함을 교환하고 협상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아랍의 왕자, 알라바르가 수행원들을 이끌고 상우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아랍에서 조그만 사업을 하고 있는 알라바르입니다.”
왕가의 재산을 제외하더라도 개인 자산만 수십조 원은 될 남자가 조그만 사업이라니.
상우는 웃으며 악수했다.
“안녕하세요. 정상우입니다. 왕자님께서 조그만 사업하신다니··· 웬만한 기업들은 구멍가게겠네요. 하하.”
“하하, 농담입니다. 저는 돈이 아주 많습니다. 그저, 돈을 쓸 곳을 찾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오딘의 탑 공략이라면··· 아주 매력적이지요.”
아랍의 왕자, 모하메드 알라바르.
그는 자신의 헌터팀이 오딘의 탑을 정복하기를 원했다.
그 이유는 최근 부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자신들만의 헌터팀을 꾸리는 것.
그들은 수십억 수백억의 연봉을 주고 뛰어난 헌터들을 영입하여 자신들만의 레이드팀, 공략대 등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공략팀이 던전을 얼마나 빨리 클리어 하는지,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 누구도 공략하지 못했던 던전이나 몬스터를 공략해내는지 등을 서로 내기하고는 했다.
그런 부자들 사이에서 알라바르의 공략팀은 꽤 소문이 난 팀이었다.
‘못한다고 말이지.’
그의 공략팀은 그가 상당히 돈을 들여 구해온 헌터들이었지만, 하나같이 다른 공략팀에 비해 밀렸다.
사실 알라바르가 공략팀을 만드는 일에 좀 늦게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공략팀의 레이드 영상에 대한 인기가 많아지면서, 레이드 영상 방송 중계권이 팔리기도 하고, 광고 협찬과 굿즈 사업 등 다양한 곳으로 돈벌이가 가능해졌다.
알라바르는 이 부분에서 수익성을 엿보았기 때문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전문적인 공략대를 꾸리는 길드도 너무 많고, 레드오션이야. 맨날 다른 녀석들한테 놀림이나 당하고. 젠장. 입지를 확 높일 방법이 없을까.’ 그는 고만고만한 헌터들로 구성된 보잘 것 없는 자신의 공략팀을 확 띄워줄 무언가를 찾다가, 상우와 오딘의 탑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곧장 출입 서비스 계약을 따내기 위해 직접 움직였다.
때문에 그는 적극적이었다.
“언제든 당신과 일할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희는 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 넵. 알겠습니다. 안 그래도 보수가 후해서 계약할 거 같긴 한데, 일단 제 에이전트님과 상의해봐야 하니까요.”
“하하,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그럼 좋은 소식 기대해보겠습니다.”
“네, 저도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렇게 상우 아랍 왕자와 안면을 익히고, 다른 관계자들도 만나고 있는 사이.
한국헌터협회 간부가 연락을 마쳤는지 안으로 다시 들어와 상우를 찾았다.
“헌터님, 지금 그 지하공동이란 곳을 확인하러 헌터협회 헌터들과 조사인력이 도봉산 슬라임 던전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아, 다행이네요. 근데 좀 걸릴 텐데.”
“예?”
“거기 엄청 깊숙이 있거든요. 그냥 제가 바로 보내드릴 테니까, 헌터협회 사람들 다 이쪽으로 오라고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미팅이 끝나고 관계자들이 떠난 후.
호텔 앞에 일련의 차량들이 줄을 섰다.
이윽고 줄줄이 나오는 헌터들과 조사인력들.
“아, 제보하신 분이 정상우 헌터님이었습니까?”
“네, 제가 했습니다. 좀 위험해보여서요. 근데 몬스터는 없어서 헌터분들은 안 와주셔도 되었을 건데··· 흠, 일단 바로 가실까요?”
상우는 곧장 아공간을 열어 사람들을 들여보냈다.
그리곤 엔비를 통해 아공간을 열어 사람들을 내보냈다.
지하공동으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
조사인력들이 쓴 헤드라이트 불빛이 어두운 지하공동에 퍼져나갔다.
“여기가 말씀하신 그 동굴이군요.”
“예, 보시다시피, 엄청 커요. 몇 킬로미터는 되겠더라고요.”
“흠··· 상당하군요. 알겠습니다. 이제 저희가 조사해보겠습니다.”
“예. 돌아가실 때는 여기 얘 보이시죠? 얘한테 말하면 되세요.”
“넵.”
그렇게 노파심에 지하공동에 대해 신고한 상우.
그는 그때까지 이 일이 별일이 아닐 줄 알았다.
하지만,
“지하 공동의 크기가 서울시뿐만 아니라, 경기도 북부지역, 그리고 강원도에도 뻗어있습니다.”
“지금은 얼기설기 뚫려있어서 지반이 무너지지 않았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릅니다. 지반 매설 작업 같은 대책이 필요합니다.”
“대피를 먼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하 공동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헌터협회와 정부는 난리가 나버렸다.
다행히 서울 시민들의 패닉으로 인한 대피소동을 막기 위해 바로 언론에 터트리지는 않았지만, 곧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리고 이 일은 청와대까지 올라갔다.
보고를 받은 김중석 대통령의 얼굴이 굳어졌다.
“서울의 지반이 무너질 지도 모른다니···.”
“지하 공동에 토양을 채워 넣는 매설 작업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흠··· 알겠네. 그리하지.”
그렇게 대통령의 결재가 떨어지고.
한국 정부는 세계 각국 정부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
각국의 굴지의 건축회사와 마나공학으로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트론사, 거기에 인라이튼 그룹까지.
역사상 유래 없는 규모의 대규모 토목공사가 한국에서 시행되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갑작스러운 소식에 사람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땅이 무너진다고? 아파트도 무너지는 거 아니야?”
“헐··· 이러다 자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깔려 죽겠네.”
공포감에 서울을 이탈하는 국민들의 숫자가 늘었다. 다행히 지반의 하중을 낮추기 위해 매설 공사 작업 기간 동안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도 지방의 전 인원을 소거하는 대작전과 맞물려서 자연스럽게 인구 이탈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각국에서 도착한 인력과 인재들은 상우의 아공간을 통해 바로바로 지하공동으로 투입되어 지하공동 매설 작업을 시작하였다.
작업은 트론사에서 개발한 액체를 발사하여 콘크리트화시키는 소일건들이 지급되었고, 뉴스를 타고 소식을 들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땅과 관련된 능력 각성자들 덕분에 급속도로 진행이 되었다.
그렇게 한 달 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