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Hunting With My Clones RAW - Chapter (94)
타닥- 타다닥-
처음은 1미터 남짓한 조그만 회오리였지만, 이내 수 미터 크기로 커진 회오리.
번갯불이 튀어 오르는 돌풍은 그 위용이 대단했다.
그리고, 그 위력 역시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콰과과과과과과과과-!
쩌저저적!!!
지속적으로 체인 라이트닝을 시전하는 것처럼 번개의 회오리는 주변의 몬스터들에게 끊임없이 번개를 내뿜었다.
[근력이 0.001 상승하였습니다.]
[근력이 0.001 상승하였습니다.]
······
[스톰브링어 검법 5단계의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라이트닝 인챈트 스킬의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순식간에 타들어가는 수십 마리의 몬스터들.
‘좋은데. 그렇다면···.’
그는 곧장 분신들에게 ‘뇌풍참’을 시전할 것을 명령했다.
뇌풍참은 정식 스킬은 아니었고, 상우가 돌풍참에 라이트닝 인챈트 스킬을 더한 공격에 상우가 임시로 붙인 명칭이었다.
분신들이 스킬을 사용하자 번개의 회오리들이 사방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쩌저적! 쩌저저저적!
꽈과과과광!!!
상우는 그렇게 분신들과 함께 온갖 스킬들을 난사하며 반경 수백 미터를 쓸어버렸다.
스킬을 한 번 쓸 때마다 수십 마리씩 쓸려나가는 해양몬스터들.
혼자서 길드 하나 이상의 범위를 책임지는 상우였다.
“저게 A급이라고···?”
“미쳤어···.”
그의 활약은 독보적으로 눈에 띄었기에, 전투를 하면서도 한국과 일본의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건 초승달의 검기를 줄기줄기 난사하며 몬스터들을 썰어버리고 있던 박원태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엄청나구나. 저렇게 강하다니. 이미 국내 헌터 수준은 훨씬 뛰어넘지 않았는가.’
불과 반년 전만 해도 F급이었던 애송이가 자신을 넘어서 국내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박원태는 그 사실이 시샘이 나기보다는 감탄이 먼저 나왔다.
그는 은연중 상우를 쳐다보고 있는 길드원들에게 외쳤다.
“든든하네요. 자, 여러분 저희도 분발합시다! 길드가 개인에게 밀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모두 힘내서 가고시마 현을 탈환하자구요!”
“아자아아아!!!”
“으랴아아아!!!”
상우의 활약에 자극을 받았는지 한일의 헌터들은 모두 힘을 내서 몬스터들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을까.
끊임없이 이어진 전투에 헌터들 대부분이 상당히 지친 상태였다.
아무리 초인이라지만, 그들 역시 사람이었으니까.
허나, 헌터들과 군대의 사투에도 불구하고 전선을 밀어내기는커녕 고착상태에 빠져있었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 이유는 때마침 나타난 더 강력한 해양몬스터들 때문이었다.
처음 나타난 건 도마뱀 같은 머리에 기다란 목, 육중한 몸통과 바다물개 같은 지느러미를 지닌 거대한 공룡형상의 해양몬스터였다.
“모사사우르스?” 누군가 중얼거렸다.
수백만 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수중공룡종의 출현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철갑처럼 단단해 보이는 비늘로 둘러싸인 거대한 고래와, 건물만한 크기의 철갑을 두른 자이언트 크랩, 지성을 갖춘 것으로 보이는 삼지창을 든 머메이드까지 지상으로 속속들이 상륙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주변에 있는 같은 몬스터들마저 전기로 지져버리는, 거대한 어룡처럼 생긴 전기뱀장어까지.
“씨, 씨벌··· 이걸 어떻게 막으라는 거야.”
그 어마어마한 물량과 기세에 헌터들은 질려버렸다.
이미 상당히 지친 상황에서 더 강력한 적들을 상대할 자신과 용기가 없었기에.
그때, 의욕을 잃어버리고 잠시 멈춰있던 헌터들을 뒤로하고 앞장 서서 움직이는 몇몇 이들이 있었다.
바로 상우와 분신들이었다.
“에고 죽겠다. 저 사람은 지치지도 않나···.”
“그러게. 체력이 미쳤는데?”
“체력 수치가 몇인 거지 도대체.”
정확히 말하면, 상우도 상우의 본체가 아니라 분신이었다.
사실 분신들도 헌터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체력이 빠진 상태.
하지만, 상우의 명령을 받아 끊임없이 몬스터들을 싸우며 무찌르고 있던 것이다.
[순발력이 0.001 올랐습니다.]
[체력이 0.001 올랐습니다.]
[오러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블링크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끊임없이 오르는 능력치들.
이미 잡은 몬스터만 해도 수천 마리는 되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시각.
상우는 사냥이 좀 지겨워서 잠시 분신들에게 사냥을 맡긴 채 집에서 밥 좀 먹으면서 쉬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면서 좋아하는 만화를 보던 상우는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깨닫고, 다시 분신에게 접속했다.
그리곤 몬스터들이 꽤 달라졌음을 눈치챘다.
‘오, 페이즈 투인가?’
상우는 이족보행 상어나 청새치, 거대 고등어 같은 쉬운(?) 몬스터들만 나오다가 색달라진 몬스터들을 보며 눈을 빛냈다.
‘잡는 재미 좀 있겠는걸.’
상우는 곧장 특수분신들과 함께 거대한 모사사우르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수백 미터 크기의 몬스터.
허나,
[블링크]
순간이동으로 모사사우르스의 목에 나타난 상우가 풍혼에 오러블레이드를 길게 뿜어 단칼에 베어버렸다.
서걱-
쿵-!
바닷물이 침수되어 물이 첨벙거리는 도시의 바닥에 육중하게 떨어진 모사사우르스의 목.
그것이 다시 반격의 시작이었다.
상우는 전황을 보면서 분신들 하나하나 명령을 취했다.
‘글러트니, 저 전기뱀장어 먹어버려.’
애초에 전기 공격을 하는 물고기라 체인 라이트닝 같은 뇌속성 공격이 잘 안통할 것으로 보이는 어룡에게 글러트니를 붙여주었다.
글러트니는 곧장 전기뱀장어에게 달려들었다.
쩌저적!
파바바바박-!
그런 글러트니를 노린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우연인지 전기뱀장어의 몸에서 사방으로 전기가 튀었다.
순식간에 번개에 직격당해버린 글러트니.
금강불괴임에도 불구하고 전기내성이 없어서인지 온몸이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하지만,
[전기내성 능력치가 개방되었습니다.]
새로운 능력치가 개방되었고,
[리커버리]
거기에 더해 글러트니는 곧장 자기자신에게 회복을 사용하며 빠르게 회복하더니, 몸을 ‘액체화’시키며 전기뱀장어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곤 액화된 몸이 전기뱀장어의 몸에 스며들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탐식의 힘이 응집된 위장이 전기뱀장어의 몸에 닿았다.
스으으으으윽-
마지 지우개로 지워지듯이 탐식의 근원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하는 전기뱀장어의 몸통.
쿠에에에에에엑-
몸이 사라져가는 고통에 전기뱀장어가 몸부림쳤지만, 글러트니는 염동력까지 사용해가며 끊임없이 전기뱀장어의 몸을 ‘지워’갔다.
‘쟤 완전 지우개 됐네.’
그렇다.
말 그대로 지우개처럼 글러트니는 전기뱀장어의 몸을 지우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특수분신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슬로스는 이그저스트 필드로 홀로 수천 마리의 몬스터들을 잠재운 상태였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질투의 분신 엔비 역시 뛰어난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질투의 낙인]
엔비가 거대한 자이언트 크랩에 질투의 낙인을 찍자, 분신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오러블레이드와 오러 레인포스가 서린 검을 쉴 새 없이 휘둘렀다.
꽈광!
깡!
까가강!
쩌저저저저저적-
질투의 낙인이 찍힌 대상과 싸울 때 능력치가 상승한다는 효과.
그것 때문인지 분신들의 공격은 금속 재질처럼 단단해 보이는 크랩의 껍데기를 쉽게 가르며 유효타를 만들어갔다.
‘역시 엔비가 다굴할 때 써먹기 좋아.’
[철갑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금강불괴 스킬이 발견되었습니다.]
[금강불괴 스킬에 철갑 스킬이 합쳐집니다.]
거기에 질투의 낙인으로 능력을 뺏어왔는지 철갑 스킬이 생성되었다.
하지만, 물리내성의 성장이 멈춘 상태라 그런지 스킬의 딱히 변화는 없었다.
어쨌든 그렇게 특수 분신들이 활약하는 사이, 상우가 직접 조종하는 분신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풍혼, 전투망치 모드]
[오러 레인포스]
[강타]
[염동력]
[중력제어]
풍혼을 전투망치 모드로 바꾸어, 추가로 오러와 강타, 염동력, 중력 스킬을 둘러 휘두른 상우.
그가 망치에 엄청난 운동에너지를 실어서 자이언트크랩의 철갑을 강타하자, 단 한 방에 자이언트 크랩의 껍데기는 박살이 나버렸다.
이후 결과는 명약관화했다.
이미 분신 1기만으로도 충분히 자이언트 크랩을 상대할 수 있을 만한 상황에서 여러 기의 분신이 달려들었으니.
자이언트 크랩은 순식간에 강철 같던 철갑이 바스라지고 잘려나간 채, 해체되어 바닥에 쓰러졌다.
‘저거 게살 구워먹으면 맛있겠는데?’
싸움 중에 엉뚱한 생각을 하는 상우.
물론 생각은 잠깐이었고, 그는 쉬는 틈 없이 계속 싸웠다.
주변에 독액을 퍼트려 물을 오염시키는 거대 복어도 처치하고,
백 미터는 될 법한 크기의 촉수를 휘두르는 거대 문어, 옥토퍼스도 처치했으며, 해마를 타고 다니는 머메이드 나이트 역시 썽둥썽둥 썰어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상우의 지휘 하에 어느 정도 몬스터들을 썰어버리고 전선을 밀어내고 있을 때였다.
투두두두두두두두-
하늘에서 헬기의 날갯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지원인가.’
상우가 문득 하늘을 쳐다보았을 때.
하늘에 떠 있던 헬기에서 누군가 뛰어내렸다.
슈우우우욱- 쿠우웅-!
수백 미터를 활강하여 몬스터 무리 한가운데에 있는 부서진 건물 잔해 중 하나에 착지한 남자.
남자가 떨어진 곳은 몬스터들을 밀어내느라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헌터들에게서 꽤 멀리 떨어진 곳이었는데, 상우의 시력에는 그의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
‘일본인?’
그는 굉장히 평범하게 생긴 동양인 남자의 인상이었다.
상우와 비슷하게 생긴 전투슈트를 한 차림의 그는 헌터로 보였다.
그렇게 모두의 이목을 한순간에 집중시킨 그 남자.
그가 착지하기 위해 무릎을 굽히고 있었던 허리를 서서히 펴며 일어섰다.
동시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무언가가 남자의 주변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치지지지지직-
마치 보이지 않는 불꽃에 의해 타들어가는 것처럼,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의 몸이 재가 되어 흩날리기 시작했다.
‘설마, 저 녀석이···?’
상우는 순간적으로 그가 누구인지 눈치챘다.
‘··· 야마토···.’
해저드라 불리는 일본의 자랑인 S급 헌터.
방사능을 다루는 그가 도착한 것이다.
그가 나타난 뒤로 마치 슬로스의 이그저스트 필드가 펼쳐진 것처럼 주변에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몬스터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방사능의 힘이 어찌나 강력한지, 세포가 분자단위로 변이하고 붕괴되는 게 마치 타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는 그 사이에서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여기는 내가 맡는다.”
쇠가 마찰을 일으키는 듯한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나직하게 퍼졌다.
오만한 말투였다.
그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못들은 이가 없었다.
대부분 초인이었고 모두 야마토의 일거수일투족을 집중하고 있었으니까.
“해저드다!”
“드디어 그가 왔어!”
“일본의 영웅!”
일본의 군부대와 헌터들은 해저드를 보고 마치 신을 만난 신도들처럼 미친 듯이 좋아하고 기뻐하더니 그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오라오라오라! 해저드!”
“해저드!”
“해저드! 해저드!”
일본인들의 환호를 받으며 야마토는 자신의 몸 주변으로 퍼트리고 있는 방사능의 힘을 더 배가시키기 시작했다.
케에에에엑-
꾸에에에엑-
캬야아아아아악-
몬스터들이 삽시간에 죽어나갔다. 몇몇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몬스터들이 재앙의 근원이 야마토임을 알고 달려들려 했지만,
파악-
그는 방사능 능력 외에도 꽤 단련된 신체를 지닌 건지 쉽사리 피해내거나, 주먹으로 몬스터들을 날려버렸다.
‘하긴, 방사능 능력으로 몬스터들을 저렇게 학살할 수 있으면 마력이 어마어마하겠지.’
상우처럼 괴마흡정 스킬이 있지는 않더라도, 몬스터들을 죽일 때마다 그 사체 주변에서는 마나가 뿜어져 나온다.
때문에 사냥을 많이 할수록 마나와 마력을 많이 올릴 수 있어서 강해지는 것.
그래서인지, 아니면 역시 S급 헌터라서 그런 것인지 야마토는 마치 산책을 하듯 설렁설렁 걸으며 점차 자신의 방사능의 힘을 넓게 펼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친 헌터들이 적당히 몬스터들을 막아내며 보고 있을 때였다.
‘··· 이거 좀 위험한데.’
상우는 야마토가 점차 헌터들에게 다가오는 걸 보며 안색을 굳혔다.
방사능에 감염되었는지 쓰러지는 몬스터들의 범위가 점차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상우가 분신을 움직여 방사능에 들어서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가까이 다가갔다.
“저기, 야마토 씨! 방사능 안 닿게 조금 앞에 나가서 싸워주세요!”
그리곤 큰 소리로 야마토에게 외쳤다.
메신저 스킬로 예의바르게 의사를 전달하고 싶었지만, 한국어와 일본어가 달라 통역을 위해 육성으로 외쳐야 했다.
다행히 꽤 먼 거리였음에도 상우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묵묵히 몬스터들을 처리하고 있던 야마토가 고개를 상우를 쳐다보았다.
피식-
그리곤 한쪽 입가를 말아올리더니 상우를 외면하였다.
그러더니 몬스터들이 몰려오는 앞쪽 방향이 아닌 상우와 한국과 일본 헌터들이 있는 뒤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방사능이 점차 다가오고 있었지만, 일본의 자위대도, 그리고 헌터들도 S급 헌터인 해저드를 믿고 있는 건지 자신의 자리를 고수한 채 전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상우는 다급해졌다.
“모두 물러서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