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80)
180화.
1주 차 활동이 마무리되었다.
2주 차의 금요일, 오늘은 라디오 라이브 녹화가 있었다.
오랜만에 다섯 명 전원이 출연하는 날이었다.
얼마 전에 입덕한 서백영의 덕후, 백프는 처음으로 스틸블루의 라디오를 라이브로 접했다.
멤버들 모두 라디오 출연을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다들 텐션이 높아져 있었다.
라디오는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으니까.
더군다나 오늘도 역시 보이는 라디오!
멤버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기에 두 배, 아니 열 배로 행복한 날이었다.
“와, 정말 오랜만에 만나네요. 그쵸, 스틸블루 여러분.”
달리아밤의 멤버 티아와 케이팝 작곡가 문라이즈가 진행하는, 그때 그 라디오 방송.
무려 류보라에게 ‘스틸블루의 수호천사 X 수호전사 O’의 별명을 붙여 준 곳이기도 했다.
“네! 지난 활동 때도 나오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안 맞아서 못 나온 게 너무 아쉬웠어요.”
“맞아요, 맞아요.”
티아의 환대에, 멤버들의 표정도 밝아 보였다.
“와, 정말 요즘 스틸블루 모르면 간첩이죠. 모든 세대들이 사랑하는 바로 그 아이돌 그룹입니다. 최근 산뜻하면서도 어딘가 벅차오르는 썸머 송, [Eternal Summer>로 돌아왔는데요. 이번 주부터 음악 방송 1위를 휩쓸고 있는, 바로 그 노래이기도 합니다.”
맞는 멘트만 하는 티아 덕에, 백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듣자 하니, 스틸블루 여러분께서 오늘! 이번 활동의 세 번째 1위를 달성하셨다고 하는데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아유, 정말 요즘 하늘을 나는 것만 같슴다.”
“전 꿈꾸는 것만 같아요!”
“감사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말로. 하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백프도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저 1위에 백프도 조금은 기여했기 때문이었다.
쫌쫌따리 모은 돈으로 앨범을 사고, 알바하는 매장에 스틸블루 플레이리스트만 틀어서 스트리밍도 했던 것이다.
‘사장님 죄송해요!’
하지만 손님들도 저희 플레이리스트 좋아하셨어요!
“그게 끝이 아니죠. 이번에 무려 초동 81만 장으로, 역대 걸그룹 초동 5위를 달성하셨죠. 데뷔 1주년을 맞기도 전인 지금. 벌써 어마어마한 성과를 보여 주고 계신데요. 제가 여러분이어도 지금은 구름 사이를 날아다니는 기분일 것 같아요.”
“티디, 오늘 입담 좀 터지시는데요.”
“아유, 제가 다 뿌듯해서 그래요.”
“티디가 마음으로 키운 그룹이라 그렇죠?”
“당연하죠. 저 이번에 앨범도 샀어요. 이터널 썸머~ 이터널 웨잇~ 캬. 너무 청량했어요.”
“노래가 진짜 좋아요. 딱 여름밤에 틀어 놓고 드라이브하면 기분 끝장나는, 그런 노래입니다. 강추합니다.”
두 DJ들은 서로 주고받으며 스틸블루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자, 오늘은 스틸블루의 팬분들, 그리고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려고 저희가 아주 단단히 결심했는데요.”
“다들 각오하셨죠? 질문 공격 갑니다.”
“허어어어어어억.”
“준비 완료하고 왔습니다.”
우리도 준비 완료야, 얘들아…!
“우리 1X05번 님이 질문 주셨습니다. ‘울 아기 맹수들은 이번 앨범에서 각자 동아리나 학생회에 들어갔는데, 어떤 기준으로 정한 고야~?!’ 오. 이거 저도 궁금했어요. 그… 백영 씨가 검도부였죠?”
“아, 넵. 맞습니다. 제가 검도부 부장으로 나왔죠.”
“저도 그 충격적인 컨셉 포토를 보고 잠시… 예… 너무 행복했는데요. 백영 씨가 이번에 검도부 부장으로 나온 이유는 뭔가요?”
“사실은 제가 태권도를 할 줄 아는데….”
“맞죠, 맞죠.”
“그때 당시… 태권도 사범님이랑 옆에 검도 학원 사범님이랑 사이가 안 좋으셨어요. 그래서 검도 학원 사범님이 저한테 와서 비밀스럽게 캐스팅을 시도하셨거든요.”
기상천외한 이야기에, 멤버들 모두 황당한 얼굴이 되었다.
“제가 나름 그, 00동 학원가의 슈퍼스타였어요.”
“…그건 납득이 되네요….”
옆에 있던 윤청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검도 학원도 한 달 정도 다녔었는데. 그때쯤에 제가 컬러즈에 입사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검도를 더 배우지 못한 한을….”
“저희 모두 하고 싶은 동아리를 선택한 거였어요. 보라한테 신청서를 냈거든요.”
산으로 가기 전, 윤청이 정리를 했다.
“오, 청 씨는 학생회장으로 나오죠? 그러면 학생회로 지원하셨다는 말씀이신가요?”
“전 사실 선도부에 지원했어요.”
“!”
“근데 보라가 ‘언니는 선도부장보다는 학생회장이잖아요.’라고 하는 바람에…. 그런가? 왜지? 하면서도 받아들였어요.”
“오, 근데 진짜 너무나 학생회장감이에요. 스틸블루 내에서도 리더니까.”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자, 다음은 우리 81X0번 님이 질문 주셨어요. ‘금이와 보라는 데뷔 전부터 친했다는데 둘은 어쩌다 친해진 건가욥? 넘넘 궁금해요!’ 오, 두 분. 데뷔 전부터 친하셨나요?”
“아, 네. 맞아요.”
“치… 친했었죠….”
어째 둘 다 말투가 떨떠름했다.
마치 친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팀 내에서는 동갑즈, 절친즈라고 불리는 두 사람이었기에 다들 실실 웃었다.
“저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 뮤지컬 아역 배우로 활동한 적이 있었는데요.”
“?!”
멤버들 모두 몰랐던 것인지, 김금을 보며 경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프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팬들은 거의 다 알걸.
아기 호랑이 그 자체였던 아기 김금의 아역 시절을.
“딱 한 번 출연했던 거고… 그때 약간 땜빵 비슷한 걸로 들어간 거라 대단한 건 아니었어요. 아무튼 전 엑스트라. 여기 류보라는 주인공이었어요. 저는 지나가는 마을 아이 1. 류보라는 공주님. 얜 뭐 공주님 아니었던 시절이 없어요, 그냥.”
“그 정도까진…”
“조용히 해! 난 마을 아이 1이었어!”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김 뭔가 쌓인 게 많았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이제… 류보라는 이미 국민 여동생으로 유명한 애였고. 저는 이제 막 연예계에 입문한? 그런 상태라…. 류보라가 신기했거든요.”
김금의 속내를 듣는 건 류보라도 처음인 듯, 경청하고 있었다.
아닌 척하지만 되게 신경 쓰고 있는 게 팬들의 눈에는 보였다.
“근데 이 얘기를 하기 전에. 일단 그때 저희가 8살이었음을 밝힐게요.”
“8살이면 진짜 너무 어렸다.”
티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8살인 제 눈에는… 류보라가 얼마나 신기하게 생겼겠어요?”
“신기하게 생긴 건 뭐예요.”
류보라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지만, 김금은 들은 체도 안했다.
“다른 분들은 제 말뜻 이해하시라 믿어요.”
“이해하죠.”
“100% 이해합니다.”
라디오 부스 내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류보라의 얼굴도 같이 새빨개졌다.
류펖고영은 팬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예쁘다하면 그냥 덤덤하던데 멤버들이 얼굴칭찬하면 디게 부끄러워하더라
샤이고영,,, 너무 귀여워,,,,
그나저나 금김 입에서 보라 예쁘다고 하는 건 처음 듣네
└예쁘다 하진 않았어욧 신기하다 한 거라구욧
“그래서 제가 쉬는 시간에 무턱대고 류보라한테 가서….”
“가서?”
“가서?!”
김금은 충분히 뜸을 들인 후.
“쿡 찔렀어요. 볼을.”
“?!”
“?!?!!?”
뭐, 뭐라고…?
백프도 입을 벌렸다.
“저도 그때 제가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약간… 이거 살아 있는 게 맞나… 하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어릴 때는 신기한 거만 보면 냅다 찌르고 다녔다고 저희 어머니가 말씀하셨거든요. 막 처음 보는 곤충들 이런 거 보면 찌르고 다녀서 기겁하셨다고.”
“지금 제가… 제가 곤충이랑 동급이었다는… 그런…?”
“곤충 무시하시나요? 곤충도 소중한 생명인데요.”
“….”
“그리고 저 그때 한창 곤충 엄청 좋아했어요. 나비 같은 거만 졸졸 쫓아다녀서 저희 아부지가 맨날 산으로 저 데리고 다녔다니까요.”
옆에서 듣고 있던 티아가, 슥 끼어들었다.
“그럼 좋아해서 찌른 거네요?”
“예?”
“그런 것 같은데? 곤충도 좋아해서 찌르고, 보라 씨도 좋아해서 찌른-”
“아닙니다. 신기해서입니다. 둘은 다르거든요.”
김금은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
“아무튼 그랬더니. 류보라가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진짜 상상도 안 가는데. 보라 씨는 지금 이거 기억나세요?”
“…사실 첫 만남은 전혀 기억 못 하고 있었어요.”
“또 나만 진심이었지, 류보라.”
서운한 척하며 핀잔을 던지는 것도 잠시.
“류보라가 절 밀었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냥냥펀치 날린거네 냥냥펀치 날린 거야
캣초딩들의 싸움… 상상 완.
“아마 그때 제 생각엔… 한창 류보라가 아역들 사이에서 좀, 인기가 없었을 때라…. 제가 자기를 괴롭힌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아, 맞다.”
그제야 류보라도 생각이 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때 제가 좀… 예민해져 있었던 때여서….”
헉 보라ㅠㅠㅠㅠㅠㅠ
텃세 이런 거 있었나보다…ㅠㅠ
“아무튼 어린 마음에 저는 엄청난 상처를 받았고….”
“받았고?”
“류보라를 딱콩, 때렸죠.”
“어?”
점점 무서워지는 전개에 윤청이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둘이 머리채 잡아당기고 싸웠어요.”
“잠깐, 잠깐. 여러분, 이거 8살 때 얘기입니다.”
문라이즈도 황급히 보호 차원의 멘트를 쳤다.
“아무튼 그렇게 싸워서 완전히 앙숙이었는데… 어느 날 어떤 남자애가 류보라를 놀리는 걸 보니까… 제가 뭔가 막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왜… 왜 화가 난?”
“나만 쟤 놀릴 수 있는데…. 저 녀석이…! 약간 그런 마음.”
“?”
“아무튼 그래서 그 남자애랑도 뒹굴며 싸웠죠. 그때 류보라는 나약했거든요. 제가 훨씬 셌어요.”
“?!”
뭔가 전개가 이상한데…?!
“그때부터 류보라가 이상하게 자꾸 절 따라다니길래 친해졌죠.”
“뭐라는 거예요, 금 씨. 자꾸 이렇게 사실 왜곡하면 매우 곤란해요. 금 씨가 저희 집 알아낸 다음에 맨날 놀러 온 거잖아요.”
“하필 또 집도 가까워서…. 근데 류보라가 너무 바빠서 많이 놀진 못하고.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놀았죠.”
충분히 많이 논 것 같은데?
완전히 죽마고우 그 자체인데?!
백프는 매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우리 와기들….
“암튼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다. 이게 결론임다.”
“마, 맞죠~! 애기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죠. 하하.”
윤청이 옆에서 애써 웃으며 수습하는 게 보였다.
“소꿉친구들끼리 데뷔한 셈이네요, 그러면? 와, 정말 재밌겠어요.”
“….”
“….”
그 말엔 차마 동의하지 못하겠는지, 두 멤버는 고개를 돌렸다.
“자. 자. 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그렇게 얼마간 더 질문을 받다가.
“그럼 이제 노래를 안 들어 볼 수 없죠. 여러분. 그간 아마 많은 방송에서 노래를 불렀을 텐데요. 오늘은 그동안 방송에서 부르지 않았던 노래를 불러 주시죠!”
“그렇다면 오늘은… 컬러 필름 2부에도 나오는 그 노래를 불러 볼까요.”
“어! 저도 그 컬러 필름 2부 봤어요! 정말 너무 잘 찍으셨던데요. 그럼 이번 노래는 혹시…?”
“넵. [모든 세계를 뛰어넘어> 부르겠습니다.”
두근.
이번엔 백프의 최애 노래가 나오려 하고 있었다.
멤버들 모두 일어서서 스탠딩 마이크 앞에 서고.
[모든 세계를 뛰어넘어>의 MR이 흘러나오자.있잖아
너는 모르는 이야기가 있어
메인 보컬, 윤청의 도입부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