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Leader of a Girl Group Destined To Fail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와, 진짜 오랜만이다. 얘들아.”
“잘 지내셨어요?! 저희 언니 신곡 맨날 듣잖아요.”
“빈말이라도 고맙다. 난 너네 노래 일부러 안 들어. 질투 나서.”
퉁명스러운 말투와 다르게.
오랜만에 보는 이경아는, 행복해 보였다.
전엔 항상 기운이 없어 보였는데 이젠 전혀 아니었다.
행복해 보이는 건 이경아만이 아니었다.
“야, 이주선. 데뷔하더니 아주 신수가 훤해짐.”
“난 원래 신수 훤했거든?!”
“와우. 자기 미모 자화자찬?”
이주선도 이경아와 같은 팀으로 데뷔해, 같은 자리에 있었다.
일부러 메뉴컬에 출연한 사람들을 섞어 테이블에 배정해 준 건지, 이경아와 이주선의 팀, 에잇케이스는 우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언니들도 저희랑 같이 신인상 후보던데용?!”
“음. 다만 우린 간신히 들어간 거고. 너넨 당연히 들어간 거지.”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둘 다 좋은 소속사를 만났다더니.
다행이도 데뷔까지 무사히 했다.
9월에 데뷔해서 벌써 시상식도 나오고.
대단한데.
하긴 홍 사장이 메뉴컬 탈락 연습생들을 다른 소속사에 연결해 주려 노력했다는 말은 들었다.
데뷔조를 구하는 소속사를 열심히 찾아내서, 다들 최대한 빨리 데뷔할 수 있게 해 줬다나.
이런 걸 보면 홍 사장도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그냥… 본인 음악에 너무 미쳐 있다 보니 경영을 지겨워해서 그렇지.
“너네, 오늘 기분 좋겠다?”
“왜요?”
“왜긴. 오늘 신인상 확정 아냐, 거의?”
“그런 말 하지 마셈. 부정 탐.”
김금은 이경아의 입을 황급히 막았다.
[플래티넘 뮤직 어워드>는, 연말 시상식의 첫 타자였다.일단 여기서 신인상을 받기만 한다면, 다른 시상식도 거의 받는 분위기인지라….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그중에 특히 내가 가장 예민한 상황이었고.
‘공동 수상은 안 받아 준다니. 미친 솜 뭉탱이 자식.’
[플래티넘 뮤직 어워드>는 모먼트 모체 그룹인 TMM 계열의 시상식이다.올해 모먼트에서 야심 차게 활동시킨 그룹은 딱 두 개.
인라이븐과 넥스트젠.
당연히 뭐라도 하나 주고 싶어서 손이 드릉드릉할 거다.
문제는 그게 무슨 상이냐는 건데….
인라이븐에게 단독으로 신인상을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무리 TMM이 막 나간다지만, 우릴 무시할 수는 없을 테니까.
애초에 공동 수상을 워낙 좋아하는 시상식이기도 하니.
인라이븐, 스틸블루 공동 신인상 정도야 철판 깔면 어려울 것도 없다.
‘신인상 공동으로 주기만 해 봐, 이 자식들. 커리어 차이가 얼마나 많이 나는데.’
백주하도 계속 찜찜했던 모양인지, 시상식에 오는 내내 그 소리만 해 댔다.
정작 멤버들은… 공동 수상이든, 단독 수상이든 받기만 하면 감사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청이 너는 짜증 안 나?’
‘글쎄요….’
나는 일부러 말끝을 흐렸다.
‘TMM도 그렇게 쉽게 공동 수상으로 나올 순 없을 거예요.’
‘엥? 왜?’
음.
왜냐하면.
‘인라이븐에도 흑화한 친구 하나 있거든요….’
나는 인라이븐이 있는 테이블 쪽을 힐끗 보았다.
‘!!’
다흰이 눈을 마주치자, 너무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애가 해맑은 구석이 있어서 좋다고 해야 할지….
나도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다흰은 후다닥 일어나 나한테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아직 시상식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좀 남아서, 인사를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선배님!”
“언니라 하라니까….”
“헤헤.”
다흰은 배시시, 웃어 보였다.
예전에는 기가 팍 죽어 있었는데.
그 인성 파탄 난 이사가 나가고 나서는 많이 밝아졌다.
다흰은 내 귀에 바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저희 회사에 아주 단단히 말해 뒀어요!”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니까….”
“이건 선배님뿐만 아니라 저희 그룹을 위한 결정이기도 한걸요! 그래도 이번에 저희 말씀 들어 주시는 분 오셔서…. 제 말이 아예 안 먹혔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괜찮은 분이 왔다니 다행이네.”
“다 선배님 덕분이에요. 정말 이 은혜…. 안 잊겠습니다.”
“언니라고 부르면 은혜 다 갚을 수 있다니까….”
다흰은 다시 맑게 웃어 보이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아마 죽을 때까지 선배님이라 부르려나 보다.
전생이나 이번 생이나 연차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왜 저렇게 꼬박꼬박 선배 소리를 붙이나 모르겠다.
그래도 방송 인터뷰에서는 언니라고 곧잘 부르는 거 같았는데.
꼭 나랑 단둘이 있을 때면 선배님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내가 그렇게 어렵나?
아무튼.
그랬다.
다흰은 내가 [플래티넘 뮤직 어워드>에서 단독으로 신인상을 타야 하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자기 소속사에 꾸준히 의견을 타진했다.
그럴 필요 없다고 수백 번은 말했는데도, 다흰의 입장은 매우 명확했다.
‘저희도 이제 크는 입장인걸요. 저희 데뷔 앨범, 아직도 사재기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잖아요. 이런 상황에 제일 큰 시상식에서 공동 수상을 받으면… 주목받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인라이븐의 두 번째 앨범은, 데뷔 앨범과 달리 사재기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화력이나 초동 수치가 당연히 줄어 들 수밖에 없었다.
몇몇 사람들은 혹시 데뷔 앨범이 사재기가 들어간 게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고.
인라이븐은 그런 상황 속에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었다.
아마도 다흰이 이런 상황에서 신인상 공동 수상을 무리하게 받아 내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소속사에 말한 건.
나를 위해서도 있겠지만… 본인 그룹을 지키기 위해서도 있을 것이다.
사재기 논란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전생에서 이미 충분히 겪어 보았으니까.
본인들이 선택한 일도 아닌데,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건 좀 안타까웠다.
“오늘 저희 합동 무대 하는 거 완전 기대돼요!”
“어우. 난 드디어 그 무대 연습에서 해방되는 게 제일 좋아.”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었어….”
연주홍의 말에, 에잇케이스 멤버들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주홍이는 오늘 무대 많지?”
“신인 걸그룹 막내즈 라인 무대에도 서긴 해용.”
“스블은 거의 다 스페셜 무대 서지 않아요?”
“금이는 뭘로 해?”
“이따 보시면 알 수 있슴다. 스포 금지임.”
“뭐래. 이미 기사로 다 봤거든?”
스블의 대표 인싸, 김금과 연주홍은 에잇케이스 멤버들과 열심히 떠들었다.
얘네라도 있어서 우리 사회성 논란이 안 일어나는 거지….
“언니, 저기 언니 팬분.”
그때, 류보라가 내 어깨를 톡톡 치며 말했다.
류보라가 가리키는 쪽을 돌아보니, 관중석에 정말로 내 팬이 보였다.
카메라를 들고 날 찍고 계신 것 같았다.
시상식 중이라면 조심해야겠지만, 아직 시작하기 전이니까.
반가운 마음에 나도 손을 살짝 흔들어 보였다.
‘!!!!!!’
음.
방금 카메라가 사시나무 떨리듯 움직인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사실 저 팬분….
백녹하 시절에도 잘 아는 팬이었다.
이름이… 민영 씨였지.
“저 분은 어딜 가나 꼭 와 주시는 것 같아요.”
“응. 감사한 일이지.”
“언니 레전드 직캠 절반은 저 분이 찍어 주시지 않았어요? 매니저 언니 얘기 들어 보니까 원래 컬러즈 팬덤 내에선 유명한 분이였다는데.”
“응. 프리즘이었나… 그 계정 운영하는 분일 거야.”
전생에선 프리즘을 운영하다가, [One Green Summer> 이름으로 새로운 계정을 만드셨었지.
백녹하의 ‘녹하’는, 초록빛 녹綠에 여름 하夏를 쓰니까.
그래서 [Eternal Summer>는 내 시그니처 송이기도 했다.
사실 이 세계에서 처음 봤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백녹하였을 때도.
윤청일 때도.
한결같이 나를 알아봐 주시고 좋아해 주신 거니까.
처음에는 순간, 나를 알아본 걸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 했다.
하지만… 그냥 어쩌면… 목소리나 노래 취향이 한결같으신 걸지도 모르지.
모든 시간과 세계를 뛰어넘는다는 말은.
어쩌면….
‘고마워요.’
날 좋아해 주는 당신들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겠지.
나는 팬분에게 입 모양으로 고맙다고 인사한 후.
류보라의 머리를 토닥여 주었다.
이젠 내 팬분까지 기억해 주다니.
아이돌 다 됐네.
“머리 망가져요.”
“어차피 머리 망가지나 안 망가지나 넌 똑같이 생겨서 괜찮아.”
“그게 대체 뭔 말인데요.”
“내가 머리 망가지면 큰일 나지만 넌 괜찮아…. 아무튼 괜찮아.”
“자꾸 왜 이상한 말을 하고 그러는 거예요. 추워서 그래요?”
하하.
실없이 웃는데.
문득 서백영이 너무 조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니?”
“어?”
아.
이 사람….
“왜 이렇게 긴장했어요. 어깨에 힘 좀 풉시다.”
“나, 나…. 기, 긴장 안 했는데?”
“….”
말이나 더듬지 말고 그런 소리를 하든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우리 중에 제일 대범하면서도, 제일 소심한 사람.
누구보다 연습생 기간이 긴 사람.
그렇기에 누구보다 이 순간을 기다렸을 사람이다.
기다림이 긴 사람은, 간절함도 더 클 수밖에 없으니까.
“이래서야, 오늘 스페셜 무대 괜찮겠어요?”
“그건 괜찮아. 연습 많이 했으니까…!”
“그럼 뭐가 문제인데요.”
“상… 받으면 어떻게 수상 소감 어떻게 말해…? 못 받으면… 어떻게 표정 관리하지….”
고장 났군.
나는 물병을 따서 서백영에게 건넸다.
“그렇게 긴장하면 팬분들도 같이 긴장해요.”
“!”
그 말에, 서백영은 바로 온몸에 힘을 뺐다.
아니.
그렇게까지 빼란 건 아니었는데.
“받으나 못 받으나 언니는 스틸블루인데. 뭐 어때요.”
“그렇지….”
“그리고 수상 소감은 주홍이 시켜요.”
“?!”
“요즘 주홍이 말 잘해서 괜찮을 듯. 진짜 진짜 못 하겠으면 마이크 주홍이 줍시다.”
“방금 제 이름이 들린 고 같은데요?!”
“기분 탓이야.”
은밀하게 모종의 합의를 보고 나서야.
서백영은 조금 긴장이 풀린 듯했다.
뭐, 사실 말만 저렇게 하지.
누구보다 능숙하게 할 거 내가 제일 잘 안다.
메뉴컬 때도 소감 하나만큼은 끝내주게 했던 서백영이었으니까.
이제는 내 차례였다.
오늘 스틸블루가 참여하는 무대는 총 네 개.
[Eternal Summer> 하나.연주홍의 막내 라인 무대 하나.
나랑, 김금, 류보라가 나서는 걸그룹 단체 무대 하나.
서백영의 걸그룹 메인 댄서 라인 무대 하나.
“자, 이제 다들 스페셜 무대 준비하러 갑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나도.
…설령 미션에 실패하더라도.
나만큼은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이제 남은 건 간절히 바라는 것뿐이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야.
[멤버 프로필>이름: 류보라
키: 170
발 사이즈: 235
시력: L: 0.4 R: 0.4
포지션: 서브 보컬
가족 관계: 어머니, 아버지, 남동생
학력: 하늘초등학교 졸업, 하늘예술중학교 졸업, 검정고시
생일: 12월 17일
혈액형: B형
취미: 드라마/영화 보기, 영상 찍기
좌우명: 주인공은 고난이 있기에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다
이름: 연주홍
키: 167
발 사이즈: 230
시력: L: 1.1 R: 1.1
포지션: 서브 보컬
가족 관계: 어머니, 할머니
학력: Lakevill Elementary, 효영중학교 재학 중 전학, 하늘예술중학교 졸업, 하늘예술고등학교 중퇴, 검정고시
생일: 8월 17일
혈액형: O형
취미: 사진 찍기, 옷 코디하기, 메이크업
좌우명: 언니들이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