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iterate tycoon RAW novel - Chapter 176
174장. 영혼이 바뀐 이유
“아아……! 저, 저는 그러니까…….”
박원태 대통령의 추궁하는 시선을 받으며 이재영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이건휘 회장이 노기충천한 얼굴로 박원태 대통령과 선재를 바라보며 항의했다.
“대통령께서 저희 삼선을 못마땅해하신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불러 놓고 이렇게 면전에서 모욕을 주실 줄은 몰랐군요. 저희 부자는 이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가자, 재영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이건휘 회장을 향해 선재가 외쳤다.
“이재영 사장께서 삼선생명에 예치되어 있던 고객들의 보험 예치금 수백억 달러를 전용하여 저와 지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콜드만삭스의 로이드 솔로몬 회장을 지원했습니다.”
“뭐, 뭐라고……? 우리 재영이가 보험 예치금에 손을 댔다고?!”
이건휘 회장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아들을 돌아보았다.
“아니지, 재영아? 네가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을 리가 없지! 그렇지?”
“…….”
“빨리 아니라고 말해, 이놈아! 아니지? 그렇지?”
순간 이재영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고개를 푹 떨구었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동시에 이건휘 회장이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린 듯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네놈이 우리 삼선을 망하게 하려고 작정을 했구나.”
박원태 대통령이 그런 이건휘 회장을 향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 아시겠지만 고객들의 보험 예치금을 전용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입니다. 게다가 그 금액이 수십조 원에 달한다면 엄청난 중대범죄입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이재영 사장은 물론 삼선그룹 전체에 책임을 물을 생각이었습니다. 삼선그룹에 대대적인 세무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지금껏 삼선이 저질러 왔던 모든 부패와 부정행위를 낱낱이 밝혀낼 결심이었단 말입니다.”
“대, 대통령님……!”
애원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건휘 회장을 향해 박원태 대통령이 옆자리의 선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여기 강선재 대표가 새벽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저를 말렸습니다. 이재영 사장 개인에 대한 책임만 묻고 삼선그룹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말입니다. 그런데도 강선재 대표를 비난할 생각이십니까?”
“아아……!”
이건휘 회장이 감동받은 표정으로 선재를 바라보았다.
“정말 고맙네. 자네가 우리 아들 때문에 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들었는데, 우리 삼선을 위해 그런 일을 해 줄 줄은 몰랐군.”
선재가 이건휘 회장과 시선을 마주하며 진심으로 말했다.
“물론 아드님과 제가 한국과 미국에서 사사건건 대립해 왔던 건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삼선그룹이 무너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 무너지면 수십만의 임직원들이 거리로 나앉게 될 테니까요.”
“그렇군. 자네는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던 거야.”
감동받은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이는 이건휘 회장 옆에서 이재영이 여전히 적대심과 질투심이 가득한 눈으로 선재를 쏘아보고 있었다.
선재도 분을 참지 못하고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는 이재영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그는 오늘따라 이재영이 어린아이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친구의 손에 들려 있는 과자를 뺏어 먹지 못해 심술이 단단히 난 그런 유치한 사내아이 말이다.
‘천하의 이재영이 어린아이로 보이다니, 그사이 내가 조금 크긴 큰 모양이군.’
선재가 희미하게 미소 짓고 있을 때, 이건휘 회장이 조용히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재영아.”
“네, 네?”
“여기 강선재 대표에게 무릎을 꿇어라.”
“네에……?!”
찢어져라 눈을 부릅뜨는 아들의 얼굴을 돌아보며 이건휘 회장이 낮고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 강선재가 대표의 배려가 아니었으면 우리 삼선그룹은 공중분해를 당했을 것이다. 강선재 대표가 너와의 오랜 악연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자에게 평생을 다 바쳐도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베풀었단 말이다. 그러니 어서 무릎을 꿇어!”
이재영이 기어이 눈물을 터뜨리며 버럭 소리쳤다.
“저는 못 합니다! 죽어도 그것만은 못 하겠습니다, 아버지!”
“네가 못 하겠다니 할 수 없구나.”
이재영이 고집을 피우자, 이건휘 회장이 양손으로 무릎을 짚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곤 말리 새도 없이 선재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못난 아들을 대신하여 내가 강 대표에게 용서를 빌겠네!”
“으음…….”
선재가 아무 대답도 못 하고 난감한 눈빛으로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대삼선그룹의 이건휘 회장을 바라보았다.
부친이 선재에게 무릎 꿇은 모습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지켜보던 이재영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일어섰다. 그리고 부친 옆에 허물어지듯 무릎을 꿇었다.
털썩!
“으흐흐흑! 미안하다, 강선재! 그리고 우리 삼선을 살려 줘서 고맙다!”
착잡한 표정으로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이재영의 얼굴을 바라보던 선재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재영 사장님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순간 선재는 마음속에 쌓여 있던 이재영이란 인간에 대한 원한이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꼈다.
그때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박원태 대통령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삼선그룹에 대한 세무 조사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삼선생명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어야 하고, 이재영 사장은 합당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겁니다.”
“당연하신 말씀입니다!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저희 삼선그룹을 구제해 주신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을 향해 연신 머리를 조아리는 이건휘 회장과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는 이재영 사장을 보며 선재는 저 부자가 과연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선재는 이내 그것조차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선재의 마음과 정신은 이미 세계를 향하고 있었다. 삼선그룹과의 경쟁 따위는 이미 그의 마음을 빼앗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 * *
쏴아아아……!
봄비가 무슨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4월의 어느 늦은 밤, 선재는 콜드만삭스의 웅장한 본사 빌딩 맨 꼭대기 층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가끔 번갯불이 번뜩이는 기다란 복도를 가로질러 그가 향하고 있는 곳은 솔로몬 회장의 집무실이었다.
“흐흐흐흐! 유령이라도 나오면 딱 안성맞춤일 것 같은 날씨로군.”
선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커다란 문 앞에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손을 들어 두세 번 노크를 했다.
똑! 똑! 똑!
하지만 방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두 손으로 미닫이를 열어젖히고 들어갔다.
번쩍―― 콰르르르릉!
번갯불이 하얗게 작렬하는 통유리의 넓은 창 앞에 솔로몬 회장은 등을 돌리고 서서 비에 젖어가는 맨해튼의 도심과 그 너머 바다를 굽어보고 있었다. 선재는 오늘따라 솔로몬 회장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을 테지. 오늘 낮에 열렸던 주주총회장에서 나와의 지분 싸움에 패하고 최고경영자 자리를 빼앗겼으니!’
선재가 솔로몬 회장의 등 뒤로 다가가 조용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솔로몬 회장님.”
“…….”
“회장님?”
솔로몬 회장이 여전히 창밖에 시선을 고정한 채 나직이 입을 열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네놈이 마음에 안 들었어.”
“아, 그러셨어요? 저도 실은 회장님이 별로였거든요.”
그렇게 쏘아붙여 주고 싶은 걸 선재는 꾹 참았다.
솔로몬 회장이 마치 혼잣말을 하듯 계속 주절거렸다.
“네놈의 눈을 보는 순간 단번에 알아차렸거든. 네놈이 언젠가는 이 월가를 통째로 집어삼킬 정도로 대단한 야심가라는 사실을……, 그리고 나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적이 되리라는 사실도…….”
선재를 힐끗 돌아보는 솔로몬 회장의 눈가에서 섬뜩한 살기가 번뜩였다.
“차라리 기회가 있을 때 킬러라도 고용해서 네놈을 죽여 없애 버렸어야 했어.”
참고 있던 선재도 결국 울화통을 터뜨렸다.
“지금이라도 할 수 있으면 어디 한번 해 보시죠.”
“하라면 내가 못 할 줄 알았나, 엉?”
선재를 향해 돌아서는 솔로몬 회장의 손에 권총이 한 자루 들려 있었다. 그 권총을 보는 순간, 선재는 허탈한 기분이 밀려들었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싸워 왔던 상대가 고작 구석에 몰리자 권총이나 뽑아 드는 그런 저열한 인간이라는 사실에 실망을 넘어 서글픈 생각까지 들었던 것이다.
최고의 적수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러 찾아왔던 그는 실망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돌아섰다.
“솔로몬 회장님, 당신에게 진심으로 실망했습니다. 당신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인간이라면 그동안 당신을 쓰러뜨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던 나는 대체 뭐가 되는 겁니까?”
출입구를 향해 걸어가는 선재의 등 뒤에서 솔로몬 회장이 악을 질렀다.
“거기 서, 이 새끼야! 당장 무릎 꿇고 나에게 용서를 빌지 않으면 쏴 죽이겠다!”
선재가 어깨 위로 중지를 척 세우며 비웃음을 날렸다.
“쏘고 싶으면 쏴 봐, 이 겁쟁이야!”
타아앙――!
순간 고막을 찢어발길 듯한 총성이 울리며 선재는 눈앞이 암흑처럼 캄캄해졌다.
* * *
선재는 어두운 공간에 홀로 있었다. 처음 지리산의 절벽 아래로 떨어졌을 때의 그 어둠과 비슷한 어둠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젠장!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죽어 버린 것인가?”
선재가 눈살을 확 찌푸리며 끝도 없이 펼쳐진 어둠을 둘러보았다.
“어……?”
순간 그는 자신의 바로 등 뒤에 놓인 탁자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진짜 강선재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가 반색하며 강선재를 향해 다가갔다.
“야, 너 강선재 맞지? 정말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강선재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이봐, 나의 영혼이 너의 영혼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몰랐냐? 네가 전 세계를 누비며 경험한 그 모든 일들은 나도 함께 경험하며 울고 웃었단 말이다.”
“아……! 그러니까 우리가 늘 함께했었다는 거네.”
진짜 강선재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너를 통해 나의 꿈을 실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너와 영혼을 체인지한 진짜 이유니까.”
“아, 그래서 우리의 영혼이 바뀐 거였어?”
그제야 오랜 의문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선재가 진짜 강선재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강선재가 어떤 강렬한 염원으로 눈을 빛내며 말했다.
“맞아, 나의 염원이 너를 부른 거였어. 이대로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한 채 소멸하는 건 너무 억울했으니까. 그동안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내가 준비한 것들이 너무 아까웠으니까. 다행히 너는 내가 준비한 그 모든 것들을 이용해서 지금까지 너무 잘해 주었어.”
“그거 칭찬 맞지? 흐흐흐흐!”
우쭐해하는 선재를 향해 강선재가 정색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헤어질 때야.”
“이봐, 왜 그래? 지금까지 우리 둘이 잘해 왔잖아. 앞으로도 이렇게 쭉 해 나가자고.”
“이 컵을 잘 봐.”
강선재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컵을 가리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주전자에서 계속 물을 따르기라도 하듯 컵에서는 물이 철철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 컵이 바로 지금의 너와 같아. 너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너무 많은 일들은 경험하고, 너무 많은 깨달음을 얻었어. 그런데 너의 영혼을 담고 있는 나라는 컵이 너무 작은 거야. 그러니까 이제 이 컵을 깨고 더 넓은 세상으로 자유롭게 나가란 말이야.”
“으음…….”
선재는 더 이상 강선재를 말리지도 못하고 그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둘 사이의 이별이 다가왔음을 그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선재가 그런 선재를 향해 손짓을 했다.
“너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할 게 있으니까 이리 가까이 와 주겠어?”
선재가 기꺼이 강선재에게 다가가 귀를 내밀었고, 강선재는 잘 알아듣기 힘든 말을 속삭였다.
할 말을 모두 마친 강선재가 휘휘 손을 내저었다.
“자, 이제 다 끝났으니까 그만 너의 세상으로 돌아가도록 해!”
이대로 강선재와 영원히 헤어진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더럭 겁이 난 선재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이봐, 강선재! 다시 한번 생각해 봐! 우리가 이렇게 헤어지는 게 정말로 최선일까?”
“어리광 그만 부리고 빨리 돌아갓!”
철썩――!!
강선재가 뺨을 후려치는 순간, 선재는 번쩍 눈을 부릅떴다.
* * *
눈을 뜬 선재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이민선과 김인홍과 최현진, 슬픔을 참으려고 입술을 모질게 깨물고 있는 실비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딸 서영을 달래느라 여념이 없는 양동철 그리고 김한기 회장과 이찬수 사장, 제임스 사장을 비롯한 회사 임원들까지!
실비아가 선재의 손을 꼭 움켜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마워요.”
“…….”
실비아의 신비로운 파란색 눈을 들여다보던 선재가 힘겹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나도 여러분이 이렇게 기다리고 있어 줘서 정말 고마워…….”
“으흐흐흑! 당신이 잘못되는 줄 알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실비아가 선재의 가슴에 엎드려 애써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양서영이 그런 실비아를 뜯어내느라 한바탕 소동을 부리는 것으로 선재의 기사회생은 일단락되었다.
솔로몬 회장은 선재에 대한 살인미수 및 십여 가지가 넘는 경제범죄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리고 몇 주 후, 선재는 대한민국 태성그룹의 총수로서 당당하게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 콜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미국의 모든 신문들이 솔로몬 회장이 사용하던 책상에 앉아 있는 선재의 모습을 일 면에 실으며 이렇게 대서특필했다.
* * *
정신없는 몇 주간의 시간을 흘려보낸 다음, 선재는 잠시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휴식의 막바지에 그는 놀랍게도 강태성 회장의 자택을 방문했다.
태성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에 강태성 회장은 부인 홍세영 여사와도 이혼하고, 자식들과도 의절한 채 외롭게 지내고 있었다.
소파에 홀로 앉아 신문을 읽고 있던 강태성 회장이 자신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선재를 귀신처럼 바라보았다.
“네,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강태성 회장이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신문을 선재가 힐끗 쳐다보았다. 신문에는 콜드만삭스 회장직에 오른 선재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었다.
선재가 아무 대답도 없이 강태성 회장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버지의 덕분입니다.”
“……!”
강태성 회장이 마치 살면서 가장 놀라운 말을 들은 사람처럼 입을 떡 벌렸다. 온몸이 오글거리는 것을 느끼며 선재가 강 회장이 뭐라고 대꾸하기 전에 서둘러 돌아섰다.
그가 현관문을 열고 나오며 청명한 초여름의 하늘을 향해 말했다.
“어이, 강선재! 이제 됐지? 네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부탁했던 게 바로 이 말을 전해 달라는 거였지?”
새파란 하늘 어디에선가 흰 이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고 있는 강선재의 얼굴을 본 것도 같다고 생각하며 선재는 힘차게 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