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 the ghost munchkin! RAW novel - Chapter 345
345화
“잘 되었군. 전투 능력이 없는 덕팔 소저의 안전이 불안했었는데 든든한 호위가 생겼어.”
길동도 몽달의 의견에 동의하며 검을 고쳐 쥐었다. 이로써 복길의 운명이 결정된 모양이다. 그때, 덕팔의 버프가 길동의 영체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슬쩍 뒤를 돌아 덕팔을 바라본 길동이 다시 전방을 주시했다.
“훗.. 오늘은.. 저 소정방이라는 때놈의 목을 잘라버릴 수 있겠군.”
하지만 전투가 시작되기 전부터 길동의 예상은 크게 벗어나고 있었다. 수만에 달했던 소정방의 군대 외에 좌, 우, 전, 후에 수만의 병력을 가진 장군신들이 함께하였다.
[나는 대 당의 장군 동보량이다.] [나는 대 당의 장군 유인원이다.] [나는 대 당의 장군 유인궤다.] [나는 대 당의 장군 학처준이다.]소정방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그들 역시 장군신에 합당한 신력과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중군을 차지한 소정방의 지휘 하에 당나라 출신 네 장군신들이 이끄는 병사들이 오두막을 에워쌌다.
소정방을 잡기는커녕 진우의 육신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장군신들과 소룡, 그리고 최진학과 최은수가 동서남북으로 갈라지며 오두막을 호위하기 시작했다.
“긴 밤이 되겠군.”
몽달의 짧은 감상과 함께 길고 긴 전투가 시작되었다.
**
길동과 함께 소정방과 그의 군사들을 막고 있던 소룡이 길동에게 최은수를 부탁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하하, 그런 인사는 넣어두라고. 같이 늙어가는 사이에!”
길동이 특유의 개구진 표정으로 최은수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하비흔이 열심히 적들을 베어갔지만 유인궤의 군대는 만만치 않았다. 최은수가 전투 능력이 없었기에 비흔 혼자서 적들을 상대하다보니 밀리는 감이 있어 길동이 긴급투입된 것이다.
그나마도 덕팔이 비흔에게 버프를 걸어주었기에 그만큼이라도 버티고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즉 진열이 무너지고 말았을 것이다. 최은수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인해전술 따위 정신력으로 극복해 보이겠어!”
길동의 벼락같은 외침과 함께 폭주가 시작되었다. 아무리 많은 병사들을 소멸시킨다고 한들 절대 이 난국을 헤쳐 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저들을 끊임없이 생성해내는 우두머리를 잡지 않는 한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순간적인 폭발력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 길동이 자리를 옮긴 것이었다.
“목을 내놓아라. 때놈 장수야!!”
길동의 거검이 유인궤의 목을 노리고 들어갔다. 유인궤는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검을 뽑아 길동의 거검을 막아내며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났다. 그 사이에 죽었던 당나라 병사들이 다시금 부활하였다.
“지겨운 놈들!!”
길동이 자신의 유인궤 사이를 가로막는 병사들의 목을 베며 다시금 유인궤의 몸통을 노리고 들어갔다.
유인궤는 길동의 공격을 막아내며 다시금 서너걸음 뒤로 물러났다. 순식간에 그 사이를 당나라 병사들이 다시 차지하였다. 길동의 고개가 좌로 꺾였다. 길동이 크게 검을 베어내고 뒤로 물러서며 뒤를 돌아보았다. 순간 덕팔과 눈이 마주쳤다. 덕팔이 고개를 끄덕이자 길동이 뒤로 물러났다.
무언가 이상했다. 저들은 마치… 어쩔 수 없이 전투를 수행하는 이들처럼 보였다.
쾅~
그때, 커다란 폭음과 함께 대지를 진동시키는 울림이 일었다. 모든 이의 시선이 그 폭음의 진원지로 향했다.
격돌!
소룡이 소정방의 호위들을 뚫고 소정방과 크게 격돌하였다.
[이… 이놈!!]“당신의 노림수는 이미 다 파악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누가 당신을 이곳으로 보냈는지, 그자의 이름을 자백하는 것뿐입니다.”
[헛소리 말거라.]소룡의 검을 겨우 밀쳐낸 소정방이 소룡의 목을 베려 달려들었다. 그러나 소룡은 소정방의 검을 여유 있게 피해내며 소정방의 뒤를 점했다.
철컹!
몸과 머리가 분리되는 소리와 함께 소정방의 목이 바닥을 뒹굴었다. 그러더니 이내 소정방의 목이 백골이 되어 다시금 한 줌의 흙이 되었다. 이를 지켜보던 이들의 눈이 커졌다.
“장군신이… 아니었어?”
가장 크게 놀란 것은 바로 덕팔이었다. 병사들은 악귀었지만 그들의 수괴인 소정방은 육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어렴풋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이는 덕팔뿐이었다.
“하..할아버지!”
버프를 넣다 말고 급히 오두막으로 뛰어 들어간 덕팔! 그리고 그 뒤를 바라보는 장군신들. 소정방의 죽음과 동시에 소정방이 이끄는 병사들이 사라져갔다. 이를 지켜보던 네 장군신들이 병사들을 뒤로 물렸다.
“기다려라.”
길동의 외침에 유인궤가 길동을 바라보았다.
“누구냐? 누가 너희를 보낸 것이냐?”
유인궤가 느릿한 동작으로 뒤를 돌며 기계음과 같은 소리를 내었다.
**
“유인궤는 자신이 영면을 방해받았다고 했어. 게다가 적극적으로 전투를 할 생각도 없는 듯 해 보였고 말이야.”
“동보량도 마찬가지였다. 억지로 끌려와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보내는 듯했다.”
[유인원이라는 자도 마찬가지였다.]“소정방의 후군을 담당하던 학처준도 소정방의 어려움을 관망만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님.”
모두가 같은 느낌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모두 소정방에 의해 끌려온 것인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뭔가 이상하군.”
“소정방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소정방이 말하는 그라는 자가 그들을 모두 영면에서 깨워냈고 오직 소정방만이 그의 의지에 부흥했을 수도 있습니다.”
“소룡의 말이 그럴 듯하군.”
“나도 소룡의 의견에 동의해.”
몽달과 길동이 소룡의 의견에 동의를 한 후, 척준경을 바라보았다. 시선이 자신에게 몰리자 척준경이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고개만 끄덕였다.
“그가 누굽니까?”
어제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최진학의 물음에 소룡이 간략하게 소정방과 진우가 나눈 이야기를 해주었다. 최진학이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최은수를 바라보았다. 최은수도 뭔가 생각에 잠기는 듯하였지만 고개를 흔들었다.
“저는 잘 모르겠네요. 정보가 너무 단편적이라 단정을 하기에는 이른 것 같아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섣부르게 단정을 하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군요.”
“흐음.. 그럼 어쩌지?”
두 인간이 소룡의 의견에 반대하는 듯하자 길동이 입을 내밀었다.
“제가 중국 쪽 헌터 길드와 연이 닿아 있으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진학이 나섰다. 그러자 두 장군신과 길동이 고개를 주억였다.
[그들이 다시 올까?]“그들의 성향상 다시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지.. 그들이 떠 밀려왔다면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다시 올 수도 있겠지요.”
모두가 동의하는지 고개를 주억였다. 오늘의 전투 품평은 이것으로 끝났다. 이들에게 남은 문제는 진우가 육신을 되찾아 몸을 일으키는 것뿐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오두막으로 향했다.
**
“흐음..”
진우가 일러준 방법대로 이런, 저런, 그런 실험을 다 해본 인신이 낮게 신음성을 터트렸다. 진우의 말대로라면 진우는 이쯤에서 영혼으로 들어갔어야 했다. 그러나 진우는 여전히 원체인 상태로 오두막 안을 떠돌고 있었다.
“할아버지, 진우의 몸이…”
“… 알고 있다.”
영혼과 너무 오랜 시간 떨어져 있어서 그랬을까? 진우의 원체가 점점 그 힘을 잃고 옅어지고 있었다. 이 정도 속도로 원체가 힘을 잃는다면 이틀 내에 진우의 원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았다.
“밖에 있는 이들에게는 말을 아끼거라.”
“네, 할아버지.”
두 조손의 얼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흐음.. 뭐지? 뭐가 문제지?]진우도 진우 나름대로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당시 스승이 했던 모든 실험을 다 해보았다. 그렇다면 스승이 한 실험의 결과로 자신의 원체가 영혼 속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
몸을 되찾은 진우가 며칠간 움직이지 못해 굳어진 몸을 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친우여.”
“그러게 말이야. 큰일 날 뻔 했어.”
“인형초가 그런 효능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백부님.”
인형초!
생긴 것은 인삼과 같고 맛은 산삼과 거의 같으나 약효가 전혀 없어 신력을 양분 삼아 자라는 풀 중에 유일하게 쓸모가 없어 ‘신력 잡초’라 불리는 풀뿌리였다. 그날, 진우는 스승의 독촉에 못 이겨 산삼을 찾기 위해 온 산을 헤매고 다녔으나 실패!
결국 뒤뜰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던 인형초를 슬쩍하여 인형초 삼계탕을 끓이게 된 것이었다. 너무 굵은 인형초를 삼계탕에 넣으면 스승이 의심을 할까 봐 새끼손가락 반만한 굵기의 인형초를 넣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덕분에 의심 대신 핀잔을 들어야 했지만 그날 진우의 작전은 대성공!!
그런데 진우의 의도치 않았던 행동 하나가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여겼던 인형초의 숨은 효능을 알게 해주는 결과를 낳았다. 세상의 일 중 모르는 게 없다는 인신조차도 알지 못했던 인형초의 효능이 원체와 영혼을 이어주는 것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게.. 세상에 쓸 모 없는 것은 없나봐. 단지 우리가 그 쓸모를 모를 뿐..”
소룡이 동의를 하는지 고개를 주억이다 진우의 몸 상태를 보고 눈에 이채를 띄었다.
“백부님! 혹시…”
“응?”
“치우라는 자가 백부님의 생기를 모두 가져가지 않았나요?”
“그랬지. 선천진기를 감싸 놓았던 것을 강제로 뜯어가는 바람에.. 응?”
진우가 자신의 몸을 관조해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선천진기를 중심으로 생기가 충만해 있었다.
“뭐…뭐지?”
“신력을 흡수해보시겠어요?”
“신력을?”
소룡이 신투내복을 내밀자 진우가 이를 입은 후 내복에 있는 신력을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다.
“…. 세상에..”
소룡의 입이 떡 하고 벌어졌다. 신투 내복에 쌓여있던 신력이 진우의 몸을 타고 들어가자 진우의 몸에 자리를 잡고 있던 생기들이 신력을 잡아먹고 세를 키웠다.
생기들이 신투 내복의 신력을 모두 잡아먹은 후에야 감겼던 진우의 눈이 떠졌다.
“오! 이거 신기한데?”
진우가 양 손을 쥐락펴락하며 새로운 힘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진우의 하는 양을 지켜만 보던 소룡이 원초적인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백부님.”
“응?”
“천문도룡도로 세상을 열 때 신력도 필요하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응? 아.. 망했다.”
**
생기로 선천진기를 코팅하는데 성공하였지만 진우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해야했다. 생기들이 몸 안으로 흡수되는 신력들을 족족 생기로 바꿔버려 몸 안에 신력을 쌓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신투내복이나 신투장갑과 같이 외부에서 유지되는 신력조차 생기들의 먹성을 피해 가지 못했다.
“하아.. 내 팔자가 다 이렇지.”
진우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왜구들을 바라보며 푸념을 늘어놓고 있을 때 몽달이 진우의 어깨에 팔을 올리며 웃었다.
[그래도 친우가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나는 기쁘다네.]“고마워, 몽달. 하지만 나 때문에 자네가 다시 그 꼴이 되어 버리지 않았나?”
[나는 친구가 돌아온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밤! 날뛰어 볼텐가?]현신이 풀린 몽달이 왜구들을 노려보며 진우를 부추겼다.
“조만간 방법을 찾아보도록 할게, 그런데 자네도 아는 이들인가 보지?”
어지간한 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몽달이 두 눈에 감정을 담아 왜구들을 노려보자 의아함에 진우가 물었다.
[내가 살던 시대에도 왜구는 있었네. 단지 그때는 남방의 왜구보다 북방의 여진과 같은 오랑캐들이 더 극성이었지. 헌데 길동 저 친구는 잘 아는 모양이더군.]진우와 몽달이 길동에게 시선을 주었다. 길동이 이를 갈고 있었다. 진우가 알기로 길동은 14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인물이다. 왜구의 수탈로 조선이 풍비박산이 난 시기는 1592년, 임진왜란 때였으니 길동이 왜구들에 대해 증오를 들어내는 것에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