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RAW novel - Chapter (217)
<217화〉전조. (3)
전조. (3)
위설아는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이 런 식의 꿈이 야 ‘언니’를 만난 이후로 종종 있었지 만.
오늘은 유독 선명한 꿈이었다.
아마 예전, 그날이후로가장선명한꿈이 아닐까.
‘銫어디…. 어디지?’
위설아는 이제 와서 이 몽롱한 감각도 어느 정도는 익숙해져 있었다.
제 몸이 아닌 것 같은 감각도.
제 삼자의 시 선으로 바라보는 세 상도.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이제 와서는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말이
었다.
“어디에 있지?”
누군가의 목소리 에 위 설 아가 반응한다.
고운 목소리다.
위설아는 이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었다.
“•••어디 있냐고물었어.”
차분한듯이글거리는 감정을숨기지 않고 내뱉는 여인은.
목소리와 닮은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만, 그고운 외모와 달리.
그녀 가 있는 곳은 먼 지 가 덕 지 덕 지 묻어 있고.
햇빛 하나 들지 않는 감옥이 었다.
벽 여기저기에는고문의 흔적이 가득했고.
피 가 딱딱히 굳어 보기 만 해 도 소름 끼 치 는 분위 기 가 느껴 진 다.
이 것만으로 위설 아는 알 수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악몽이 라고.
이렇듯, 저 여인이 나오는꿈은대부분 위설아에겐 악몽이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일쑤였으니 까.
여인이 누군가를죽이거나.
여 인을 위해 누군가가 죽거 나.
세상이 무너지고.
그 틈에서 여인은 묵묵히 검을 휘두른다.
그런 그녀 의 마지 막을 아는 위 설 아의 입 장에 서 는, 보는 것 만으로도 지 옥
같은일이었다.
여인은울지 않았다.
자신을 지키던 이가 죽어서도.
사랑하던 가족이 죽어서도.
동료가 죽고, 또한 적 으로 돌아선 동료가 죽어 도.
여 인은 묵묵히 검을 휘두를 뿐이다.
위설아는 그런 여인이 차가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자신이 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저런 얼굴을 하고 있을 수 없을 것 같았으니
까.
그런여인이.
드물게 자신의 감정을 내비치고 있었다.
‘누구지…?’
흐릿하다.
여 인 이 바라보는 누군가는, 위 설 아에 게 는 잘 보이 지 않고 안개 가 낀 듯 흐
릿하게만 보였다.
몸을 보건대 , 남자는 맞는 것 같았으나.
여인의 말에도 사내는 아무런 대답도하지 않고 있었다.
‘죽,죽은건가…?’
다행히 그건 아닌지, 사내는 아주 얕게 호흡하고 있었다.
어딘가심하게 다쳤는지, 피로 얼룩진 모습이 눈에 띈다.
그게 어쩐지 가슴이 아파 위설아는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분명 당신은알고있겠지?남은마인들이 어디로간건지.”
저 런 사내의 모습은 신경도 쓰이 지 않는지 여 인은 계속해 서 말을 걸 뿐이
다.
아니.
위설아는 알 수 있었다.
여인은 사내가 신경 쓰이지 않는 게 아니다.
그저 참는 것이었다.
그녀의몸에서는 분노, 후회, 절망, 그리움 같이.
공존할 수 없는 감정들이 휘몰아치고 있었으니까.
그것들을 모두 참아내 며 .
여 인은 사내 에 게 말하고 있는 것이 다.
“당신에게….”
말을 뱉던 여인이 입술을 순간 깨문다.
“당신에 게, 마지 막 양심이라도 있다면….”
이어서 뱉는 말은 어쩐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저것은 분노인가.
아니면 안타까움인가.
혹은 둘다일까.
어린 위설아로서는 거기까지 알수 없었다.
하나, 격한 감정은 맞는다는 듯.
– 뿌득.
여인이 제 주먹을 꽉 움켜쥐는 게 느껴진다.
강하게 쥔 주먹에서는 핏물이 뚝뚝 흐르지만, 여인은 아프지 않은 모양이
었다.
“마지 막 기회 야, 모두가 당신의 죽음을 바라고 있지 만, 이 번만큼만 도와
준다면, 내가 가진 모든 걸 걸고 당신 목숨만큼은 살려줄게.”
여인의 목소리가점점 떨려오기 시작했다.
제 발 말해 달라고. 이 렇게 라도 해 야 한다고.
여인의 마음은분명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말해줘.
여 인은 질끈 깨문 입술 사이로.
마지막 말을 뱉지 않도록꾹 참아냈다.
여 인의 말을 모두 들은 사내는 여전히 말이 없다.
혹은 말을 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저 옅은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어 여 인을 바라볼 뿐이 다.
저 사내는 어떤 눈으로, 어떤 감정을 담아 여인을 보고 있을까.
위설아는 그게 보고 싶었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어서 말해. 어디에 숨어있는지.”
여 인은 그렇게 말하며 사내의 멱 살을 움켜 잡는다.
제 발 무슨 반응이 라도 해 달라고.
뭐라도 해보라며, 여인은 속에서 들끓는 말을 참아내지만.
사내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하지 않았다.
그러 자, 여 인은 잡고 있던 손을 움직 여 사내를 바닥에 내동댕 이쳤다.
그 탓에 돌바닥을 강하게 굴렀지만.
사내는신음 한번 내지 않는다.
여전히, 모든 걸 포기한듯한 모습만 보일 뿐이다.
그모습을 보던 여인이 말했다.
“당신이 이토록 추악한 인간일 줄 알았다면, 처음 본 그 순간 죽였을 텐데.
”
속에서 몰아치는 감정에는 분명 분노가 섞여 있었지만.
위 설 아는 그 속에 서 중심 을 잡지 못하고 삐 거 덕 거 리 는 아주 작은 감정 을
잡아냈다.
내가 조금 더 다른 방식을 택했다면.
당신에게 조금 더 다른 말을 했었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지 모르는데.
여 인의 속에선 상반된 생각이 가득했다.
•••그게 너무후회돼.”
말을 뱉은 다음.
여 인은 쓰러 져 있는 사내를 가만히 내 려 다봤다.
덜 컹 거 리 는 감정 은 당장이 라도 폭발할 듯 웅크리 지 만.
여 인은 여전히 참아낼 뿐이다.
그런 사내를 뒤로하고.
여인이 뒤를 돌아 밖으로 나간다.
걸음에는 망설임이 가득했지만.
밖으로 내비치지 않겠다는 듯 단호함을 유지했다.
이대로 정녕 나갈생각인가싶을 때 쯤.
스르
거•
뒤편에서 들려온 인기척에, 여인이 곧바로고개를돌렸다.
돌아본 시선에는, 사내가 망가진 몸을 움직이며 삐그덕 거리고 있었다.
한껏 떨리는 눈으로 여 인이 사내를 바라본다.
툭. 투툭.
그런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
사내는 덜덜 떨리는 손끝으로 바닥에 무언가를 적어가기 시작했다.
한줄.
그리고 또한줄.
바닥에 무언가를적어 내려갈 때마다.
사내의 입에선 핏물이 왈칵왈칵쏟아진다.
마치,저걸 쓰면 안되는 일이라는 듯이 말이 다.
“뭐하는 거야…!”
사내의 상태를확인한여인이 소리를 내며 다급히 다가가지만.
순간, 여인의 몸이 휘청인다.
여인 또한 몸이 어딘가 좋지 않아 보였다.
“잠깐….”
사내의 모습에 여 인이 무언가 눈치챘는지 겨우 자세를 되찾고 달려 가듯
사내에게 뛰어가지만.
모든 글귀를 적은 사내의 몸에서.
팍-!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몸이 무너져 내 린다.
여 인은 온 힘을 다해 사내를 부축해 안았다.
“제발…. 제발….”
다급하다는 듯 여 인은 사내를 애 써 확인하지 만.
차게 식어가는 몸과.
의식을 잃어가는 눈동자에서.
이미 사내의 생이 끝났음을 알수 있었다.
‘•••어째서…?’
위 설아는 알 수 없었다.
이런 감옥에 갇혀있는사람이라면,분명 나쁜사람일 텐데.
저 여인이 사내에게 그만한 감정을 내비치는 이유를.
위 설아는 알 수 없었다.
한가지 알수 있는것은.
여 인이 지금 느끼는 것은 분명 슬픔이 라는 것이 다.
그토록 많은 감정이 휘몰아치고, 한곳으로뭉쳐 터질듯들끓었는데.
지금여인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슬픔이다.
그것도 아주 짙고 어두운 슬픔.
‘•••깨고싶어.’
위설아는 당장, 이 꿈에서 깨어나고싶었다.
지 금 느껴 지 는 감정 을 감당하기 에 는 너 무나 무거 웠으니 까.
사내는죽기 직전에,과연 여인에게 뭘 전하고 싶었던 걸까.
여인이 다급히 사내를 껴안느라움직인 탓에 바닥에 피로 적혀있던 글은
남아 있지 않았다.
분명 여인이 필요로 하던 정보가 아니 었을까.
하지만.
지금 여인에게는 글귀가 중요치 않았다.
뚝.
g: 므
夜뚝.
바닥으로 물방울이 떨어진다.
핏물은 아니었다.
‘울어…?’
위설아는 볼 수 있었다.
그 모진 상황들 속에 서 도 조금의 눈물도 흘리 지 않던 여 인 이 .
사내를 껴 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흐느끼듯 울던 여인은 천천히 소리 내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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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위설아는 여인에게 느껴지는 감정을 견디지 못해 덜덜 떨어야 했
다.
이토록 짙은 아픔은 처음이 었다.
홍와에게 혼날 때 팔을 들거나.
목검을 휘두르며 손에 느껴지던 고통과는 다르다.
마음이 느끼는 아픔이란, 너무나 깊어 쉬이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일어나고싶어…. 제발….’
꿈은 언제나 위설아의 편이 아니다.
깨 어 나고 싶다고 깨 어 날 수 없으니,이 번에도 그저 견뎌 야 하는 걸까.
‘도련님….’
위 설 아는 구양천을 떠 올리 며 눈을 질끈 감았다.
물론 눈을 감았다고 한들, 꿈이 끝나는 것은 아니 었다.
그렇게 소리치듯 울부짖던 여인은.
감정을 삭이듯 목을 틀어막고 소리를 억눌렀다.
누군가가 다가왔기 때문이 다.
“맹주님.”
감옥에 다가온 누군가의 목소리에 .
여인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답했다.
“•••무슨일이죠?”
“•••찾고자 하셨던…. 엇.”
중년의 사내는, 여인이 안고 있는 이를 보더니 말을 멈추었다.
“마제가….”
사내가뭐라하기 전에.
여 인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죽은이의 몸은 땅에 곱게 눕히고서 말이다.
사내는 애써 고개를 숙였다.
지금 여인의 얼굴을 마주해서는 안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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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왕.”
“예,맹주님.”
“남은 마인이 있다면 전하십시오. 마제가 죽었다고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미련은 없다는듯여인이 밖으로 나가고.
혼자 남은 걸왕은, 조용히 눈을 감은 마제를 바라봤다.
“잘 가시오.”
단지 그 말.
걸왕은 짧게 말을 뱉고는 여인을 따라 감옥에서 사라진다.
그리 고 방 안에 혼자 남은 위 설 아는.
쓸쓸하게 죽어 있는 사내 를 내 려 다보았다.
여전히 얼굴은 보이지 않으나.
어째서일까, 익숙하게 느껴지는 감각이다.
여인의 짙은 분노도, 무거운 슬픔도 떠나간 자리.
본래였다면 여인에게서 떨어질 수 없었을 터인데.
위설아는 이곳에 혼자 남은 게 이상했다.
닉…왜 •••지 쇷笲
하물며 어둡고 무서운 곳임에도.
어째서인가 마냥 두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홀로 남은 위 설 아는.
반투명한 손을 사내에게 뻗었다.
이유는 없었다.
어째서인지 그래야할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은 손끝이 사내에게 닿을 무렵.
-정녕, 괜찮으시겠소?
위 설 아의 귓 가에 다른 목소리 가 들려 오며.
두눈이 떠졌다.
악몽에서 깨어난 것이다.
짙은새벽.
졸음이 가시 지 않은 몽롱한 눈으로 위 설 아가 주변을 살폈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작은 촛불 하나를 켜놓고.
두 노인이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정녕 그것으로괜찮겠냐는 말이오.”
“안될 일이 있는것이오?”
중간에 깨어난 탓일까.
여전히 졸음은몰려오고 있었다.
뒤 에 서 자신의 할아버 지 가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했으나.
위설아는몰려드는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금 잠에 들어야 했다.
졸음을 이기지 못해 잠에든 위설아.
그런 위설아를 검존은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하는중이시오?”
“아무것도 아니오, 아이가 살짝 깨어난 것 같아 재워두었소.”
멀찍이 앉아 있던 검존이, 어떤 방식으로 위설아를재웠는지 모르겠지만.
신의는 구태여 묻지 않았다.
지 금은 그보다 중요한 이 야기 를 해 야 했으니 까.
“내가감히 신의(神醫)라불리고있으나,정녕 신은아니오.”
“알고 있소.”
“아니,맹주는 잘 모르는 모양이 오. 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말이 거늘.”
“하나, 신의께서 받아들였다는 것은, 할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 아니오?”
“•••허어, 맹주….”
신의의 한탄에 검존은 말한다.
“나는 저 아이 가 평 범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오.”
“가장 어려운바람이군.”
검존의 말에 신의는 속으로 혀를 차야 했다.
뒤편에 잠을 자는 아이.
신의는 저 아이가 가진 거대한 공간을 보며 기함을 토해야 했다.
인간의 그릇이라 하기에 너무나 넓다.
너무 넓고 높아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그래서였을까, 검존은 신의에게 부탁했다.
저걸 부디 닫아달라며 말이다.
누구라도 탐낼 저 거 대 한 그릇을 닫아달라니.
신의는 검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건 의술의 영역이 아닌 걸 부디 알아주셨으면 하오.”
“알고 있소.그렇기에 더더욱그대를찾은 것이니.”
신의.
혹은 태의로 불리는 노인의 진명은 제갈이다.
이제는 사라진, 혹은 잃어버린 이름이자.
과거의 명가.
진법의 영역을 탐구하고 진화시켰으며 .
마경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던 세 가 말이 다.
그걸 알고 있는검존이, 신의는껄끄럽기 그지 없었다.
이를 아는 이는중원에 손을 꼽을 터인데, 하필이면 이를 검존이 알고 있으
니말이다.
“•••이 부탁을 들어주면, 신의가 바라던 것을 내 어주겠소.”
“하, 대체 백급 마물석을 어디서 구해오겠다는말이오.”
검존의 당당함에도 신의는쉬이 믿을수 없었다.
신의 가 지난 세월 찾던 것은, 백급 마물의 마석이 다.
아주오랜 세월, 백급 마경문이 나타나지 않았던 만큼.
백급 마물의 마석은 구할 수 없는 것과 같았으나.
검존은 말하고 있었다.
신의에게 이를 줄 수 있다고 말이다.
“• • •거 짓은 없소. 원한다면 금제 라도 거 시오.”
그런 검존을 보며 신의는 한숨을 푹 내쉬 었다.
그의 다급함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결국 백급 마석을 구하는 이유도.
자신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손자 때문이었으니까.
“…다시 말하지 만, 준비 가 많이 필요할 거요. 이곳에서는 더더욱 할수 없
는일이고.”
“구 가주에게는 말해두었소. 신의의 준비가 끝나면 떠나겠다고.”
지금 신의는 구가의 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그리고 신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자신이 맡은환자를 두고 가지 않는 인
물이다.
그러 니 떠 난다면, 지금의 이들이 모두 나은 후가 되겠지.
신의는 떨떠름한 얼굴을 숨기지 않은 채.
검존에게 물었다.
“어디로 갈 생각이오.”
일이 순탄치 않은 만큼.
많은 준비와 비용이 필요하다.
하물며 일은 비밀리에 진행해야하는만큼, 극비로 움직여야했으니.
적 당한 곳으로는 힘 들터 .
신의의 물음에 검존은 답했다.
“•••청해로 갈 것이오.”
검존의 말에 신의의 머릿속에 한곳이 떠오른다.
구파일방의 한곳.
곤륜파가 있는 청해.
하지만, 검존이 향하는곳은곤륜이 아닐 것이다.
그곳은곤륜파 뿐이 아니라.
지 금은 하남에 있는 장가의 본가가 있는 곳이 었으니 까.
그렇게 다음날 정오가 되고.
“일 공자에 대한, 장로회를진행하겠소.”
구가에선 가주를 필두로 장로회 가 소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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