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Fantasy Became a Dead Horse RAW novel - Chapter 301
301화
“…맙소사.”
눈을 깜빡인 엘리야가 이윽고 탄식했다.
“대부님, 설마… 정말로…?”
“그래. 내가 혼돈을 품고 있는 건 사실이야. 엘리.”
이안이 느긋하게 말을 잘랐다.
한순간 숨을 들이켰던 엘리야가, 이윽고 나라라도 잃은 것 같은 표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어쩌다가… 어떻게… 언제, 언제부터요…?”
“하지만 혼돈에 잡아먹히거나 광기에 물들지는 않았어.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러다 울겠네. 생각하며, 이안이 부드럽게 덧붙였다. 망연자실한 얼굴이 된 와중에도, 엘리야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혼돈은 품었지만… 타락한 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그 말이 어떻게 들리는지 잘 알아. 하지만 그게 사실이다. 물론, 교단이나 신들의 생각은 좀 다르겠지만.”
어깨를 으쓱인 이안이 덧붙였다.
“아마 이게, 그분이 너를 내게 맡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겠지.”
“……!”
엘리야의 눈이 번쩍 커졌다. 동그랗게 치켜뜬 서로 다른 색의 눈을 내려다보며, 이안이 미소 지었다.
“나만큼 광기와 혼돈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
“그분도, 대부님께서 혼돈을 품고 있으신 걸 알고 계신다고요?”
“그래.”
눈에 이어 입까지 멍하니 벌렸던 엘리야가, 이윽고 간신히 다시 입술을 달싹였다.
“그런데도 대부님을 대행자로 삼으신 거고요…?”
“그래. 물론 내가 언젠가 혼돈에 잡아먹힐까 걱정은 하고 계시지만.”
“맙소사….”
엘리야의 입에서 비로소 장탄식이 번졌다. 기억을 되짚듯 멍하니 시선을 돌리면서 그녀가 중얼댔다.
“이게, 그분께서 말씀하신 대부님의 여러 비밀 중 하나였군요. 왜 여러 색의 마법을 다루신다는 것만 알려 주신 건지 알겠어요. 그게 가장 작은 비밀이었던 거예요…. 가장 사소한….”
이윽고 엘리야의 시선이 다시 이안에게로 돌아왔다.
“…하지만 어떻게요? 어떻게 혼돈을 품고도 그렇게 멀쩡하실 수 있는 거죠? 대부님은 심지어, 신들의 가호와 은총까지 받으셨잖아요.”
이안이 어깨를 까딱였다.
“내가 좀 특이 체질이거든.”
자신이 게임 캐릭터였으며 신들보다 대단한 상태 창의 가호를 받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알아듣지도 못하겠지만.
엘리야의 표정이 또 한 번 요상해졌다.
“특이… 체질이요?”
“그래. 듣자 하니 난, 고대인의 피가 좀 진한 편이라더군.”
“……! 고대의 혈통 인자가 발현한 덕분이라고요…?”
엘리야가 또다시 눈을 치켜떴다.
저러다 눈알 굴러떨어지겠네. 이안이 생각하는 사이, 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엘리야가 중얼댔다.
“맙소사…. 그럼… 그 황자의 말이 아예 틀린 건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모든 인간에겐 고대인의 피가 조금씩은 섞여 있지만… 황실 혈통은 은총 덕분에 그 잠재력이 개화한 것이라고들 하니까요. 축복 없이도 혈통 인자를 타고나신 거라면… 어떤 의미에선 황족보다도 더….”
“그만.”
이러다 끝도 없겠네.
말을 자른 이안이, 화들짝 눈을 깜빡이는 엘리야를 내려다보았다.
“그저 추측일 뿐이야. 그렇게 깊이 고민할 문제도 아니고.”
“깊이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니요. 이건 엄청나게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에요. 대부님은 지금 신성과 혼돈과 마력을 한 몸에 품고 계신 거라고요! 존재 자체가 기적이나 다름없으신 거예요!”
말하면서 점점 흥분한 듯 목소리를 높인 엘리야가, 이윽고 침을 꿀꺽 삼키고는 입술을 떨었다.
“…동시에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위험한 상황이시기도 하고요. 일단 말씀하신 대로, 교단에서는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중얼대던 엘리야가,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얼굴이 되어 다시 이안을 바라보았다.
“…필립 경. 그럼, 필립 경은요? 필립 경이 이 사실을 안다면-”
공포와 충격 다음은 걱정이군.
내심 헛웃음을 흘린 이안이 말을 잘랐다.
“그 녀석도 알아.”
“두 분의 관계가… 안다고요?”
“그래. 그분만큼 오래전부터.”
“…그런데도, 대부님께 서임을 받고 충성을 맹세한 거군요. 그분께서 대부님을 대행자로 삼으신 것처럼.”
“그래. 그런 셈이지.”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면 필립도 대단한 놈이긴 했다.
그를 예비 타락자라 여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건만. 한순간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
이안이라면 혼돈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 철석같이 믿는 것이리라. 혹은, 그렇게 믿고 싶거나.
잠시 가만히 이안을 올려다보던 엘리야가, 비로소 다행이다, 하고 읊조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곧이어 그녀가 맥이 탁 풀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대부님의 비밀은 절대 세상에 알려지면 안 돼요. 교단은 대부님을 토벌하려 할 거고, 마탑은 대부님을 연구하려 들 거예요. 황실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을 테고요. 그러니까….”
비로소 다시 눈을 뜬 엘리야가, 이안을 올려다보며 덧붙였다.
“조심하셔야 해요. 대부님. 절대, 혼돈에 잡아 먹히지도 마시고요. 대부님이 타락하시는 건 보고 싶지 않아요. 꿈에서라도요.”
내가 하던 말을 그대로 하네.
풀썩 웃음 지은 이안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연하지. 내가 교단의 토벌 대상이 되면 그분이 슬퍼하실 거다.”
그의 손을 망설임 없이 붙잡은 엘리야가 덧붙였다.
“그런데, 혼돈을 품고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이에요?”
“…그다지 좋지는 않지. 가능하면 평생 모르고 사는 게 좋을 만큼.”
그녀를 일으켜 세운 이안이 내심 헛웃음을 흘렸다.
학자 주문쟁이 다운 적응력이었기 때문이다. 벌써 사실을 받아들이는 걸 넘어서 호기심까지 보이기 시작하다니.
“지금은 그보단, 네 전공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엘리.”
물론, 주제를 바꾸는 건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엘리야가 고개를 갸웃하는 가운데, 이안이 그녀의 얼굴 앞으로 오른손을 내밀었다.
“아직 이게 멀쩡하거든.”
“……!”
이안이 손바닥을 펼쳤다. 그 위에 깨지지 않고 놓인 구슬을 확인한 엘리야가 비로소 눈을 치켜떴다.
물론, 멀쩡하게 남은 건 구슬뿐이었다. 내부의 파편은 타고 남은 재처럼, 잿빛의 가루 더미가 되어 구슬 아래쪽에 고여 있었다.
솨아아-
이안이 손바닥을 가볍게 흔들자, 내면의 가루들이 먼지처럼 피어올라 구슬 내부가 뿌옇게 변했다.
그 사이사이로 흐릿한 빛이 모래처럼 반짝였다.
비로소 엘리야가 낮은 탄성을 흘렸다.
“이건… 검은 벽의 잔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것도, 연구 가치가 있겠냐?”
이어진 이안의 물음에, 엘리야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어쩌면 이게 더 귀중한 자료일지도 몰라요. 혼돈만을 제거한 상태인 거니까요. 분명 새로운 사실들을 여럿 밝혀낼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정확한 건 연구를 진행해 봐야 알게 되겠지만요. 사실 저는….”
엘리야의 시선이 이안에게로 돌아왔다.
“검은 벽의 파편에서 혼돈만을 추출해 내는 게 가능하다는 것도, 오늘에서야 처음 알았거든요. 어쩌면, 제도의 학자들도 그럴지도 모르고요.”
“그래…?”
아는 게 너무 없는 거 아닌가.
하긴. 혼돈력만을 추출해 내는 건 공허의 존재나 혼돈의 파편을 품은 타락자만 가능한 일일 터였다.
그런 자가 많지도 않겠지만, 이런 식으로 혼돈력을 흡수하는 걸 보여 주고 잔여물을 남겨 줄 일은 더더욱 없으리라.
“뭐, 어쨌든 다행이네. 쓸모가 있다니.”
이내 어깨를 으쓱인 이안이 몸을 돌렸다. 구슬을 다시 목함에 넣은 그가 목함을 엘리야에게 내밀었다.
“이제 이건 네가 가져가라. 대학에 네 이름으로 연구 자료로 제출해. 필요하면 내 이름도 팔고.”
“이걸… 절 주신다고요?”
엘리야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텐 별 쓸모가 없거든. 가능하면 멀쩡하게 주고 싶었는데. 그건 애석하게 됐다. 하지만 어쨌든, 이제 위험하진 않을 거야.”
“대부님….”
목함을 양손으로 받아든 엘리야가 가만히 이안을 올려다보았다. 눈동자에 놀람과 감격이 뒤엉켜 일렁였다. 이안이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다.
명품 보호 장구를 사줄 때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생각하며, 이안이 덧붙였다.
“방금 겪어 봐서 알겠지만. 검은 벽의 파편을 더 구하려는 생각은 웬만해선 하지 마라. 위험하니까.”
“…네. 그럴게요.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오랜 시간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엘리야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안이 곧바로 몸을 돌렸다.
“올라가자. 슬슬 피곤한데, 전리품도 확인해야 하니까.”
손에 든 목함과 이안의 뒷모습을 번갈아 바라본 엘리야의 입가에, 이윽고 미소가 번졌다.
“도와드릴게요, 대부님.”
…이젠 둘만 있을 땐 아주 마음대로 대부라고 부르는군.
생각하면서도, 이안은 별말 없이 계단으로 발을 들였다.
***
“…….”
이안은 번쩍 눈을 떴다. 어둑어둑한 천장을 잠시 올려다본 그가, 곧이어 벽면의 닫힌 유리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먹구름 자욱한 하늘이 어슴푸레하게 밝아지고 있었다. 이제 동이 트기 시작한, 새벽과 아침의 경계선.
“…대부님?”
그가 침대 밖으로 나와 걸음을 옮기자, 건너편 침대에 누워 있던 엘리야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녀 역시 어느새, 작은 소리에도 잠에서 깨어나는 단계에 다다라 있었다.
“계속 자라. 별거 아니니까.”
이안은 잠긴 목소리로 속삭이며 창가로 다가갔다.
그의 시선이 저택 앞의 작은 마당을 훑었다.
마당에는 이안의 마차 말고도 두 대의 마차가 더 멈춰 있었다.
하나는 어제 펠릭스가 타고 온 마차였고, 마지막 하나는 좀 전에 도착한 처음 보는 녀석이었다. 둘씩 짝지은, 무려 여섯 마리의 말이 끌고 있는 거대한 마차.
새카만 마차 표면에 제국 국기 문양이 새겨져 있는 걸 보니, 군용으로 사용하는 운송 마차인 모양이었다.
“…제도에서 온 병사들이군요. 전하의 연통을 받자마자 사람들을 보낸 거예요.”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엘리야가 까치발을 든 채로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안이 읊조렸다.
“더 자라니까.”
“…잠이 다 깨버려서요.”
대답하는 그녀의 시선은 마차에서 내리는 중무장한 병사들과 그들이 마차 안으로 운반하기 시작한 결박된 포로들을 훑고 있었다.
그들은 다들 말 한마디 없이 조용하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병사들을 지휘하는 건 페이든과 또 다른 처음 보는 기사였다. 물론 둘 다 마찬가지로 말이 없었다.
몇몇은 시체를 포대기에 담아 안으로 던져 넣고 있기까지 했다.
포로들과 시체를 같이 운반하려는 모양이었다. 곧, 포로들도 시체가 될지도 모를 일이긴 했지만.
“어디로 운반하는 걸까요.”
“글쎄. 우리가 알 바는 아니지.”
어깨를 으쓱인 이안이 몸을 돌렸다.
“어쨌든 잘됐네. 출발이 늦어질 일은 없겠어.”
“그러게요. 그런데, 어디 가세요?”
고개를 끄덕이던 엘리야가, 문으로 향하는 이안을 돌아보며 덧붙였다.
이안이 문고리를 쥐며 대답했다.
“아래층에. 뭐라도 먹으려고.”
“저도 같이 가도 되나요? 어제 식사를 거의 남겼더니, 출출하네요.”
“안 될 것 없지. 따라와라”
이안이 문을 열었다. 재빨리 그의 뒤로 따라붙은 엘리야가 복도로 나서며 속삭였다.
“제가 간단하게 뭐라도 만들어 드릴게요. 십오 분. 아니, 이십 분 정도만 시간을 주세요.”
“천천히 해. 맥주 한 병이면, 한 시간도 기다릴 수 있으니까.”
이안이 선선히 대답할 찰나.
“왜 벌써 일어나셨습니까?”
뒤에서 필립의 목소리가 번졌다.
멈춰선 이안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에게로 다가오며 필립이 덧붙였다.
“더 주무십시오. 나리. 정리가 다 끝나려면 꽤 오래 걸릴 겁니다.”
“염려 마라. 난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할 거니까.”
대답하면서, 이안은 필립이 질질 끌고 오고 있는 자를 눈에 담았다.
팔다리가 뒤로 결박되고, 머리에 검은 포대기까지 뒤집어쓴 펠릭스였다.
고통스러운 숨소리로 미뤄 봤을 때, 입에 재갈도 물린 모양이었다.
“눈도 잘 막아 놨냐?”
“물론입니다. 이자가 쓰던 망토로 만든 건데, 아주 꽉 묶어 놔서 눈을 뜰 수도 없을 겁니다.”
“인수인계 확실하게 해. 절대 안대를 벗기지 말라고.”
“염려 마십시오. 눈빛만으로 사람을 숨도 못 쉬게 만드는 자라고 상세하게 설명해 주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필립이 앞장서 나아갔다.
엘리야조차 그의 손에 끌려가는 펠릭스에게 동정의 눈빛을 보내지 않았다.
뒤따라 걸음을 옮기던 이안의 시선이, 곧 복도 저 너머로 향했다.
세라스와 아스메도 때마침 방에서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안을 발견한 그녀가 가볍게 무릎을 굽혔다.
“일찍 일어나셨군요, 경.”
“귀하야말로. 괜찮으시오? 안색이 영 좋지 않으신데.”
고개를 까딱인 이안이 덧붙였다. 아닌 게 아니라, 세라스의 안색이 평소보다 더 창백했기 때문이다. 세라스가 묘하게 어색한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괜찮습니다. 제가 확인하고 처리해야 할 부분들이 있어서요.”
“그럼 병사들에게 내 방문 옆에 쌓아 둔 물건도 가지고 가라고 하시오. 나한텐 쓸모없는 것들이니까.”
“전리품 말씀이시군요. 금화로 바꿔 드리면 될까요?”
“그래 주시면 고맙지.”
세라스가 가져다 놓은 전리품은 겉보기엔 화려했지만, 이안이 건질 만한 건 거의 없었다.
황금으로 문양을 새긴 판금 갑옷은, 물론 여러 저항력 옵션이 붙은 귀중품이었다. 하지만 무게에 비해 방어력이 낮고 내구도도 떨어졌다.
무엇보다, 걸치고 다니면 너무 눈에 띌 터였다. 검집과 자루를 금으로 장식한 장검도 마찬가지였다.
성능만 보면 차라리, 파엘이 골라주었던 필립의 검이 훨씬 더 뛰어났다.
그래서 이안은 그나마 눈에 덜 띄는 장갑과 견갑만 필립에게 던져주고, 나머지는 그대로 문 옆에 쌓아 두었다.
이안이 건진 건 시종이 사용하던 냉기의 보옥 정도가 전부였다.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중급 정수가 장착되어있는 데다가, 청색 주문 증폭력도 나쁘지 않게 붙은 물건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죠.”
대답한 세라스가 계단 옆에 멈춰 섰다. 이안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묘한 망설임이 묻어났다.
“…그런데, 어딜 가시는 건가요?”
곧 그녀가 물었다. 필립이 펠릭스를 끌고 계단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이안이 어깨를 으쓱였다.
“출출해서. 식당으로 가고 있소.”
“아하. 그러시군요….”
고개를 끄덕인 세라스가, 슬쩍 혀로 입술을 축였다. 이안이 신경 쓰지 않고 계단으로 접어들 찰나.
“…저, 이안 경.”
세라스가 목소리를 낮췄다.
멈춰선 이안이 돌아보자,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잠시 후에, 시간을 조금 내주실 수 있으실까요? 경께 조언을 구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왜 자꾸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저러나 했더니….
그녀를 바라보는 이안의 입꼬리가 비로소 슬며시 말려 올라갔다.
“뭔가, 좋지 않은 꿈이라도 꾸신 모양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