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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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가 말했던 새로운 스킬은, 지크가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상태에서야 비로소 그 실체를 드러내었다.
‘새로운… 스킬?’
지크는 곧장 의 하위 메뉴인 항목에서 새로 습득한 스킬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
새로 습득한 스킬은 다음과 같았다.
[대결투]•효과 1 : 디버프 마스터가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내 대지를 내리찍어 절대로 깨뜨릴 수 없는 를 칩니다.
에는 오직 디버프 마스터와 단 하나의 적만이 들어갈 수 있으며, 둘 중 하나가 죽거나 지속 시간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도 나올 수 없습니다.
•효과 2 : 안에서 디버프 마스터는 엄청나게 강해지며, 적은 크게 약해집니다.
•효과 3 : 디버프 마스터가 적을 쓰러뜨리면, 적의 생명력을 흡수해 자신의 생명력을 채웁니다.
•효과 4 : 지속 시간 내에 적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디버프 마스터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효과 5 : 지속 시간 내에 적을 쓰러뜨리면 스킬의 쿨타임이 초기화됩니다.
•타입 : 액티브 스킬
•소모값 : 전체 마나의 10%
•쿨타임 : 60분
•지속 시간 : 1분
새로 습득한 는 말 그대로 일대일 결투가 가능하게끔 만들어주는 스킬이었다.
생사결!
그 누구도 끼어들지 못하는 결투장에서 삶과 죽음을 결판 짓도록 만들어주는 스킬 말이다.
물론 디버프 마스터의 스킬답게 적은 약하게, 나는 강하게 만들어주는 필드 위에서 싸우게 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이게… 새로운 스킬?”
지크가 그렇게 중얼거릴 때였다.
“뭘 그렇게 멍하니 궁시렁대는 거지? 한태성?”
채형석이 지크를 향해 이죽거렸다.
“왜? 내가 니 처자식 좀 괴롭힐 걸 상상하니까 빡치냐? 뭐 어때? 어차피 NPC인데? 죽여도 상관없잖아? 설마 데이터 덩어리에 집착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 거라면… 어우야. 진짜 혼모노 개찐따란 소리잖아? 큭큭큭큭큭!”
“…….”
“재밌네, 재밌어. 현실에서 개찐따가 게임 속에서도 개찐따네?”
바로 그때.
콰아아앙!!!
지크가 주먹으로 땅바닥을 내리찍던 순간.
화르르르르르르!!!
시뻘건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쩍! 쩌어억!
뒤이어 치솟아 올랐던 불기둥이 마치 단단한 암석처럼 굳어져 지크와 채형석을 완벽하게 둘러쌓았다.
디버프 마스터의 새로운 액티브 스킬인 가 전개되며 가 쳐진 것이다.
***
“크윽!”
채형석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조금 전 지크가 땅을 내리찍고, 불기둥이 솟아오를 때의 충격파가 워낙에 거셌기에 데미지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큭… 한태성… 최후의 발악인 건가? 버러지의?”
“일단 좀 처맞자.”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채형석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 새끼가 돌았나….”
채형석은 지난 열흘 동안 그랬던 것처럼, 덤벼드는 지크를 가볍게 제압하고 두들겨 패려고 했다.
그러나….
“윽?”
채형석은 자신의 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온몸에 거미줄이 감긴 것 같은 그런 느낌?
매우 강한 압력이 이동 속도, 캐스팅 속도, 그리고 공격 속도를 억제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뭔 개 같은 짓거리를….”
채형석이 그렇게 말하며 지크의 죽빵을 갈겼다.
퍼억!
채형석의 주먹이 지크의 얼굴에 꽂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
지크가 영혼 없는 목소리로 아프다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고개를 돌려 채형석을 바라보았다.
“아프…네?”
“……?”
“많이 아프잖아.”
그런 지크의 말은 겉과 속이 달랐다.
아프다?
아니, 아프지 않았다.
안에서 채형석의 공격은 결코 아프다고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제 내 차례냐?”
“뭐?”
“너도 좀 처맞아 봐.”
지크가 채형석의 죽빵을 갈겼다.
빠아악!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커헉!”
채형석이 피를 토하며 벽면과 충돌했다.
그것으로 스킬의 효과는 명확해졌다.
디버프 마스터인 지크는 강해지고, 적인 채형석은 약해진 것이다.
그 디버프 효과란 와 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수준이었다.
“한태성 이 새끼가… 커헉!”
“아가리 닫아.”
지크가 손아귀로 채형석의 주둥이를 우악스럽게 콱 움켜쥐고 으르렁거렸다.
“이 주둥이가 문제지? 주둥이가?”
“커허억!”
“뭉개줘야 돼, 이런 더러운 주둥이는.”
지크는 그렇게 말하고는 채형석을 붙잡고 그놈의 주둥이만을 주먹으로 치고, 치고, 또 쳤다.
우수수!
그러자 채형석의 누런 이빨이 사방팔방으로 튀어 오르고.
주르륵!
시뻘건 피가 턱 밑으로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지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걸로 안 되지.”
지크는 그렇게 말하며 왼손으로는 채형석의 안면을 움켜쥐고, 다른 오른손으로는 아래턱을 움켜쥐었다.
그리고는 아래턱을 잡은 오른손을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끌어당겼다.
으득! 으드득!
근육이 찢기고 뼈가 뜯기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쩌어억!
채형석의 아래턱이 거짓말처럼 쭉 찢어지는가 싶더니.
툭!
땅바닥에 떨어졌다.
“커허어어어어어어어억!!!”
지크는 채형석의 입을 찢은 게 아니라 아예 턱을 뽑아버렸던 것이다.
“갈아 마셔줄게.”
그렇게 말한 지크가 품속에서 두 개의 원반을 꺼내 채형석을 향해 내던졌다.
촤락! 촤라락!
두 개의 원반이 1,000개의 표창으로 갈라지고, 죽음의 꽃비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크가 이번에 펼친 는 예전과는 좀 달랐다.
지금의 스킬은….
위이이이이잉!!!
마치 믹서기의 칼날처럼 회전하고 있었다.
“크으으윽!!!”
채형석은 있는 힘껏 마나의 파장을 뿜어내 를 되돌리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채형석은 안에서 감히 를 반사할 수가 없었다.
왜?
채형석은 약해졌고, 지크는 강해져 있었으니까.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다고 했던가?”
지크가 스킬로 1,000개의 표창을 조종하며 입을 열었다.
“진짜로 갈아줄게.”
“커헉! 컥! 커허허억!”
“잘근잘근.”
그렇게 말한 지크가 믹서기의 날처럼 소용돌이치는 1,000개의 표창들을 채형석에게 쏟아부었다.
하지만 채형석을 진짜로 갈아 버리려던 지크는 그 뜻을 이룰 수 없었다.
쾅!
와르르!
절대로 파괴되지 않는다던 가 와르르 무너졌기 때문이다.
***
‘무, 무너져? 이게?’
지크가 화들짝 놀라던 순간.
“멈추도록 해라.”
사부가 나타나 지크를 제지했다.
역시나 999레벨의 히든 NPC인 사부는 절대로 파괴되지 않는다던 마저도 간단하게 깨부술 수 있었다.
“제자야.”
“예, 사부님.”
“멈춰라.”
“하지만….”
“그만하면 되었느니라.”
“…….”
“아까운 인형을 부숴 먹을 순 없지 않겠느냐.”
“예?”
“일어나도록 해라.”
사부가 쓰러져 있던 채형석에게 말했다.
“크윽!”
그러자 쓰러져 있던 채형석이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스륵! 스르륵!
일어서는 채형석의 겉모습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채형석은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겉모습을 감싸고 있던 어떠한 물질을 털어내고 있었다.
문제는 그 정체.
허물을 다 벗어낸 채형석은 지크가 아는 가 아니었다.
“부, 부르스?!”
알고 보니 지난 열흘 간 지크를 괴롭히던 채형석은, 진짜 채형석이 아닌 사상 최강·최악의 목각인형인 부르스였던 것이다.
[I… am… Bru… c… e… Br… u… ce… w… oo… d….]부르스는 지크에게 턱이 뽑힌 덕분인지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이런. 고장이 나버렸구먼.”
사부가 그런 부르스를 향해 안타깝다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걱정하지 마라. 내 금방 고쳐줄 터이니.”
[I… am… Bru… c… e… Br… u… ce… w… oo… d….]사부는 부르스를 다독여주고, 땅에 떨어진 턱 부분이었던 게 분명한 나무 조각을 주워 호주머니에 넣었다.
“부르스였던 겁니까? 사부님? 채형석이 아니라?”
“채형석이 누구냐?”
“예?”
“본좌가 그런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의 이름 따위를 어찌 알겠느냐!”
“그, 그도 그렇습니다만….”
“부르스는 그저 네 녀석의 투지, 증오, 살의, 그리고 승리를 향한 갈망을 가장 잘 끌어낼 수 있는 대상으로 변신한 것뿐이니라.”
“아하!”
“제자야.”
“예, 사부님.”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
“사람인 이상 강해지면 나태해지고, 또 투지와 근성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니라. 이기려는 의지 또한 약해지기도 하지. 네 녀석이 이번에 깨우친 스킬은 디버프 마스터로서의 초심을 되찾았을 때 비로소 사용이 가능한 것이었느니라.”
“아!”
지크는 그제야 사부의 깊은 뜻을 깨닫고 탄성을 내질렀다.
얼마나 절실한가?
얼마만큼 이기고 싶은가?
또, 얼마나 적을 죽이고 싶은가?
새로 얻은 스킬인 는 적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는, 근성의 집약체였다.
버서커 계열 클래스들이 자신의 생명력을 태워 가면서까지 적에게 달려드는 것처럼, 1분짜리 디버프 필드 안에서 목숨을 걸고 싸워 승리를 거머쥐는 게 스킬의 본질이었다.
띠링!
그와 동시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알림 : 이제 뇌신 바즈라의 후예 중 하나인 타라니스와 싸워볼 만합니다!]그렇게 퀘스트가 마무리되었다.
“이제 알겠느냐?”
사부가 지크에게 물었다.
“예! 사부님!”
지크가 힘차게 대답했다.
“가라.”
사부가 지크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가서 바즈라 그 자식의 후예를 처발라주고 오너라.”
“예! 다녀오겠습니다!”
지크는 지체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 부르스!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근데 니가 나 두들겨 팬 것도 있으니까 쌤쌤이다! 알겠지! 그럼 나 간다!”
[I… am… Bru… c… e… Br… u… ce… w… oo… d….]지크는 수련을 도와준 부르스에게도 고맙단 인사를 잊지 않았다.
“가자, 햄찌야!”
“뀨! 주인 놈아! 같이 가자!”
햄찌가 그런 지크의 뒤를 쫄래쫄래 뒤따랐다.
***
프로아 왕국을 나선 지크는 곧바로 비머리언 공방의 본사로 가 크반트를 만났다.
크반트는 매우 지쳐 보였다.
얼마나 지쳐 보였냐면, 거지가 따로 없어 보일 정도였다.
12강 에픽 장비를 13강으로 확정 강화를 시킨다는 게 얼마나 중노동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여기… 있소이다.”
크반트가 힘겨운 몸짓으로 지크에게 를 넘겨주었다.
“심혈을 기울였으니 만족할 것이오.”
“오오!”
지크는 크반트로부터 를 받아들고 을 사용해 추가 공격력 수치를 알아보았다.
[추가 공격력 : 3,566]의 공격력은 12강(2,855)이었을 때보다 무려 711이 올라 있었다.
‘이거면 됐어. 이길 수 있다.’
지크는 라면 타라니스가 가진 을 상대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강화 수치가 좀 차이가 나긴 해도 는 에픽 등급이고 은 전설 등급이었기에 충분히 해볼 만했던 것이다.
“고생하셨습니다.”
지크는 진심으로 크반트에게 고마워했다.
“힘드셨겠습니다.”
“힘들다마다. 끄응!”
“잘 쓰겠습니다.”
“부디 그러길 바라오. 또한, 그대를 향한 본 공방의 성의를 부디 잊지 않아 주었으면 하오.”
“물론이죠.”
지크가 씩 웃었다.
“갈 길이 급하다고 들었소이다. 어서 가 보시오.”
“예. 조만간 또 뵙죠.”
지크는 크반트를 향해 고개 숙여 꾸벅 인사를 해 보이고는 공방을 나섰다.
어디로?
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