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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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다이달로스 지하 대미궁을 누가 왜 만들었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건 없다네. 워낙 오래전에 만들어진 구조물이고, 관련 기록 또한 거의 없거든.”
“그런데요?”
“하지만 전설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네.”
“전설이라 하심은….”
“800년 전. 한 왕이 있었네.”
“또 왕이네.”
“으음?”
“아, 아닙니다.”
지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을 돌렸다.
‘도대체 수백 년 전의 왕들을 얼마나 쳐부숴야 하는 거지? 하여간 그놈의 왕들이 문제라니까?’
지크는 자신이 여태껏 처치해 왔던 을 떠올리며 진저리쳤다.
‘뒈질 거면 곱게 뒈질 것이지 심심하면 부활해서 날뛰네. 어휴. 구질구질해.’
생각은 거기까지.
“계속 말씀하시죠.”
“알겠네.”
지크는 레오니드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보기로 했다.
“그 왕의 이름은 람보르기니. 그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전해지네.”
“어떤 문제죠?”
“바로 조금이라도 흥분하거나 화가 나면 마라넬로란 이름의 황소의 머리를 한 괴수가 되어 미친 듯 날뛴다는 것이었네.”
“아하?”
“문제는 마라넬로란 괴수는 불로불사의 존재라서 그 어떤 방법으로도 죽일 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네. 덕분에 람보르기니는 한평생 스스로 죽지도 못한 채 폭주로 인한 파괴와 살인을 일삼고,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서는 뼈에 사무치는 죄책감 속에 살아가야 했네.”
“어우야….”
“결국 람보르기니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게 되었다네. 그 방법이란….”
“거대한 미궁을 만들고, 그 안에 스스로를 가둔다?”
“바로 맞혔네.”
레오니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람보르기니는 스스로가 불로불사의 괴수이니 자신과 세상을 영원히 격리시키기로 결심했다고 하네.”
“그 결과가 여기란 건가요?”
“아무래도 그러지 않겠는가? 만약 그 전설이 사실이라면, 이 미궁의 지배자는 람보르기니일 가능성이 매우 높네.”
“그게 사실이면 우리 다 X된 건데요?”
“음?”
“불로불사의 존재라면서요? 죽이든지 제압하든지 해야 여길 나갈 출구가 열릴 거 같은데….”
“크흠!”
“진짜 여기 갇히게 된 건가….”
“아닐걸세. 자네와 마스터인 내가 힘을 합친다면 제아무리 불로불사의 존재인 람보르기니라 할지라도 죽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가….”
지크는 솔직히 좀 회의적이었다.
레오니드가 제아무리 마스터라고 한들 불로불사의 존재라는 람보르기니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막말로 800년 전이라고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없었을까?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술은 더욱 발전하기 마련이라서, 과거의 인물이 현재의 인물보다 더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스로를 가두어야 할 만큼 처치 곤란의 존재였다면, 고작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레오니드의 힘으로는 역부족일 것 같았다.
‘이거 생각보다 더 골치 아프게 됐네….’
지크는 어쩌면 이곳 을 탈출하는 게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일단 가 보긴 해야겠지.’
하지만 마냥 걱정할 순 없는 노릇.
“갑시다.”
지크는 우선 발걸음을 옮겼다.
***
지크 일행은 보스로 추정되는 점을 계속해서 따라가며 거리를 좁혔다.
단순히 발걸음을 옮긴 것만은 아니었다.
메타트론과 케이오스에게 를 사냥할 것을 명령했다.
“케이오스! 그 옆에도 있다! 어서 잡아라!”
“예! 주군!”
메타트론과 케이오스는 그런 지크의 명령에 따라 를 사냥한 덕분에 샌드백 신세를 피할 수 있었기에, 더욱 열심히 사냥에 임했다.
“뀨! 거기 한 마리 흘렸다! 빨리빨리 잡지 못하겠냐! 뀨우!”
햄찌는 그런 메타트론과 케이오스를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크는 메타트론과 케이오스가 를 사냥하는 동안 레오니드에게 각종 체술과 그래플링 기술들을 배웠다.
“이렇게요?”
“거기서 허리를 7도 정도만 더 틀게.”
“잠깐만요.”
지크가 자신의 허리를 미세하게 틀어보며 말했다.
“7도가 아니라 11도 정도 트는 게 훨씬 나은 거 같은데요?”
“으음?!”
“이게 사람마다 체중도 다르고 팔 길이 다리 길이가 다 다르잖아요? 저는 여기서 11도 정도 트는 게 체중이 훨씬 잘 실리는데요?”
“……!”
“아, 원리 알겠다. 결국엔 자기 자신을 얼마만큼 잘 아느냐, 그리고 기술을 시전했을 때 미세한 차이를 얼마나 잘 감지하느냐가 관건이네요?”
“허….”
레오니드는 지크의 뛰어난 학습 능력에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진짜 천재로군….’
그도 그럴 것이, 지크는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는 걸 넘어 기술의 원리 자체를 꿰뚫고 있었다.
‘역시 베텔규스 형님과 샤키로 형님이 비기를 가르치신 이유가 있었군.’
레오니드는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뭐, 뭐야 이 아저씨?’
지크는 레오니드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알림 : 당신에 대한 의 호감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알림 : 호감도 +500!] [알림 : 호감도 +1,000!] [알림 : 호감도 +1,500!] [알림 : 당신에 대한 의 호감도 등급은 입니다!]지크는 베텔규스 때와 마찬가지로, 레오니드의 자신에 대한 호감도 급상승을 경험하는 중이었다.
덕분에 새 칭호도 얻었다.
[중년의 연인♥]아조시랑 비밀 친구 할래?
중년 이상의 남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칭호.
•타입 : 칭호
•등급 : 유니크
•효과 :
– 중년 이상의 NPC들로부터 받는 호감도 +250%
‘이건 심하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크는 칭호를 획득하고는 속으로 절규했다.
이젠 하다 하다 중년의 연인이라니?
누가 보면 지크를 아저씨 취향의 게이라고 오해하고도 남을 만한 칭호가 아니던가?
“음? 무슨 일인가?”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지크는 레오니드의 물음에 생각하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레오니드는 그런 지크의 이상한 행동에 살짝 당황하면서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이보게, 지크 군.”
“예?”
“자네에게 내 비기를 가르치고 싶은데… 어떻게 배워 보겠나?”
“예? 비기를요?”
“베텔규스 형님과 샤키로 형님께서도 자네에게 비기를 가르쳐 주었으니, 나 역시 비기를 가르쳐 주어도 될 것 같아서 하는 말일세. 어차피 자네와 같은 자질을 가진 인재를 찾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
“저야 감사하죠!”
지크는 레오니드와 같은 강자의 비기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베텔규스의 이나 샤키로의 가 때때로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레오니드의 비기가 앞으로 지크의 전투력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건 분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열심히 배워 보겠습니다!”
“알겠네. 나도 열심히 가르쳐 보도록 하겠네. 우선은 타격 계열의 비기인….”
레오니드가 자신이 가르쳐줄 비기에 대해 설명할 때였다.
“어?! 템이다!”
지크가 저 멀리 땅에 떨어져 있는 아이템을 향해 헐레벌떡 뛰기 시작했다.
“…….”
덕분에 레오니드는 자신의 비기에 대해 설명하려던 걸 멈추고 멍하니 나 홀로 남게 되었다.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며, 뭐 하는 녀석인지… 허허허….’
레오니드는 지크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 패턴에 그저 당황할 뿐이었다.
***
지크 일행은 그 후로도 계속해서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며 보스로 추정되는 점을 따라 이동했다.
그러던 중.
“어?”
지크는 지도에 표시된 붉은 점, 그러니까 보스가 점점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보스가… 이쪽으로 오는데요?”
“보스? 미궁의 지배자 말인가?”
“예.”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 500미터쯤?”
“으음!”
“되게 느리긴 한데… 딱 정면입니다. 딱히 다른 갈림길도 없고요.”
“내 여기 갇힌 지가 어언 15년인데… 기어코 미궁의 지배자를 만나게 되는구먼.”
“일단은 다들 준비 단단히 하죠.”
지크는 그렇게 말한 후 레오니드와 함께 일행의 최전방에 서서 다가오는 보스 몬스터를 향해 걸었다.
그로부터 약 5분 뒤.
저벅저벅-
지크 일행은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잔뜩 긴장한 채 보스 몬스터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다음 순간.
어둠 속에서 약 30대 정도로 보이는 청년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
그 청년은 지크 일행을 바라보고는 살짝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리고 셋, 둘, 하나!
호다닥!
청년이 자신이 왔던 방향, 즉 지크 일행의 반대 방향으로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잡아!”
지크가 소리쳤다.
그 외침에 지크 일행은 그 청년을 뒤쫓아 갔다.
청년을 잡는 건 너무 쉬웠다.
왜냐하면, 청년이 달리는 속도가 일반인 수준이라 지크 일행에게는 마치 거북이처럼 느렸기 때문이다.
“저기요?”
지크가 청년의 바로 옆에 바짝 붙어 달리며 말했다.
그런 지크의 달리기는 매우 가벼워서, 마치 조깅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헉… 헉헉!”
반대로 청년은 젖 먹던 힘을 다해 달리느라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있는 상태였다.
“저기요오?”
“헉헉!”
“저기요? 사람이 부르는데 대답은 좀 해주시죠?”
“헉! 헉헉! 허억… 헉헉!”
그렇게 달리기를 약 1분여.
털썩!
결국, 청년은 숨이 차서 더 달리지 못한 채 땅바닥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헉… 허헉….”
“그러게 잠깐 얘기 좀 하자니까요?”
“헉헉….”
“어우야. 숨넘어가시겠네. 일단 이것 좀 마시고 한숨 돌리시죠.”
“고, 고맙소.”
지크는 청년에게 스태미나 포션을 쥐여주며 숨을 고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벌컥벌컥!
스태미나 포션이 청년의 목구멍으로 꿀꺽꿀꺽 넘어간 뒤.
“도대체 왜 도망치신 거죠?”
“나, 난 그저 놀랐을 뿐이오.”
청년이 대답했다.
“그대들이 이곳 미궁을 떠도는 사악한 존재들이라고 생각했을 뿐….”
“아하?”
“그, 그럼 난 가 보겠소.”
청년은 어느 정도 숨을 고르자 곧바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지려 했다.
“잠깐!”
“비키시오.”
“뭐 바쁜 일 있으세요? 왜 자꾸 도망가려고 하시죠?”
“도망치는 게 아니오. 난 그저 이 미궁을 탈출할 방법을….”
“저희랑 같이 가시죠? 보아하니 되게 약하신 거 같은데, 혼자 나돌아다니시다 죽습니다.”
“아니오. 민폐를 끼칠 수 없소. 그럼, 난 이만….”
“자꾸 어딜 가시려고 그러세요?”
“이거 놓으시오!”
“좋습니다.”
지크가 피식 웃고는 청년에게 물었다.
“혹시 람보르기니라는 사람 아십니까?”
“라, 람보르기니?!”
“예.”
“그런 사람… 모르오.”
“진짜요?”
“그렇소. 그러니 난 가 보겠소.”
청년은 그렇게 말하고는 지크를 뿌리치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만요.”
“날 귀찮게 하지 마시오.”
“잠깐만 얘기 좀….”
지크가 재차 청년을 불렀을 때였다.
“귀찮게 하지 말라니까.”
청년의 입에서 소름 끼치는 쇳소리가 흘러나왔다.
오싹!
청년의 목소리를 들은 지크는 한 줄기 소름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느낌을 받았다.
“난… 이만 가 보겠소. 날 잡지 마시오.”
“저기요.”
지크가 그런 청년을 향해 말했다.
“람보르기니 씨.”
“…….”
“그러지 말고 얘기 좀 나눕시다.”
“나는 람보르기니가 아니오.”
“저에게는 상대방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지크가 에 대하여 설명할 때였다.
“도망…치시오.”
“예?”
“도망…치란 말이오. 빨리… 크윽!”
“……!”
“어서… 어서 도망을….”
그와 동시에 청년, 아니 람보르기니가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