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378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78화
대학 커뮤니티에 류건우에 대한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1화 방송 직후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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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티비에 동문 출현]근데 우리 학교에 저런 존잘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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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글은 법적으로 주어 표기하게 해야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데 얼굴 좀 보자
-거의 연예인이니까 올려도 되지? (캡처)
└헉
└헐….
처음에는 핀잔을 주며 넘기던 사람들은 캡처를 본 순간 안면을 바꿨다. 외모 스탯과 보정의 힘이다.
-이름이 ㄹㄱㅇ야? ㅅㅂ떨린다..
└자막에 떠 있는데 대체 왜 자음처리하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룩도 인하트도 없네 조용히 사셨나봐ㅠ
-아니 아는 사람 없어 진짜?
대충 최신 페이지에서 넘어가며 사라지려던 글에 댓글이 불어나더니, 기어코 류건우를 안다고 주장하는 놈도 등장했다.
-아 이분 나 조과제 같이 했던 사람이네
└빨리 후기
└어떰?
└그냥 조용하고 일 열심히 하던데 개똑똑했음 안경 쓰고
└다 가졌네 X발 부럽다
└무슨 과야 무슨 과냐고
└상경 쪽이었던 듯
다행히 이쪽 류건우 놈도 내가 1학년일 때랑 비슷하게 살았는지 나오는 소리는 다 고만고만했다.
‘무임승차 같은 헛소리는 없군.’
아직 인증을 조작할 정도로 내가 네임드가 된 것도 아니니 거기까지.
나는 슬슬 내 신상을 터는 놈과 그러지 말라는 놈들이 싸우기 시작한 댓글 꼴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당연하지만, 류청우가 나보단 유명한지 그쪽도 슬슬 이야기가 나오더라.
-쌍둥이 아님?
…류청우가 했던 헛소리가 그대로 퍼질 뻔했다만, 다행히 정정되긴 했다.
-?? 아냐 둘이 친척임ㅋㅋ 같이 자주 다니던데
-무슨 만화냐? 금메달리스트와 아이돌이 형제 명문대생
└아ㅋㅋㅋ라노벨 하나 뚝딱이네
그리고 이런 글들은 그대로 캡처되어서 다른 커뮤니티들에 업로드된 뒤 SNS까지 올라오는 것이다.
훌륭한 바이럴 과정이었다.
‘꽤 퍼졌군.’
진짠지 가짠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인증된 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라는 사실만으로 시청자들은 제법 신뢰했으니까.
‘워낙 풀린 정보가 없으니 재밌다 이거지.’
사실 이런 경향성은 양날의 검이지만, 지금은 내 살에 박히진 않으니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다.
-어쩐지 안경을 썼더라 조용하고 일 잘하는 조원 너드미 오졌다 진짜ㅜ
-와 류청우 친척이었구나
-이렇게 보니까 진짜 닮은 듯..? (비교 이미지)
다만 류청우가 좀 많이 언급돼서 찝찝하긴 하다.
국가대표도 그만두고 새 진로 찾아서 일반 대학생이 된 놈에게 셀럽 취급이라.
대놓고 물어봤다.
“너랑 친척인 걸로 소문이 퍼졌는데, 괜찮겠어?”
“형이 이상한 일 한 것도 아닌데 뭘 그런 걸 신경 쓰겠어. 당연히 괜찮아.”
자기 근황이 인터넷에 올라온 게 처음도 아니라며, 류청우는 가볍게 넘겼다.
‘흠.’
그렇다면야.
나는 계속 인터넷을 탐색했다.
일단 수요층.
류건우는 아직 아무것도 안 나온 상황에서 소위 말하는 ‘그림체’가 비슷한 놈들끼리 묶어서 좋아하는 흐름에 안정적으로 낀 모양이다.
그러니 초반 팬층 선점은 성공.
-건우 재현 태준 좋아하시는 분 모셔요 #와이즈_친소
-천재즈 너무 좋다ㅠㅠ
그리고 무대가 아닌 세세한 언급 점은….
-심사평 내내 자세 절대 안 흔들림 (동영상)
-건우 침대 이불까지 각 잡아놓은 거 봐 진짜 가정교육 잘 받은 이 느낌…ㅜㅜ (캡처)
“…….”
비슷한 글들을 보며, 나는 대충 각을 잡았다.
이곳에서의 내 셀링 포인트에 대해서.
‘천재, 차분함, 똑똑함, 순수함, 엘리트, 금수저.’
때 안 타고 자란 모범생.
먹히는 키워드지만, 싫어하는 층도 아주 확고한 키워드기도 하다.
‘호불호 더럽게 갈리겠군…….’
나는 몇 번 더 검색을 돌렸다.
아직 검색 방지용 명칭은 없는 모양이다. 하기야 모두가 경쟁자인 와는 좀 결이 다른 프로그램이니까.
그래도 중반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까는 놈들이 붙을 것이다.
‘아마 첫 무대 재즈를 비꽈서 대충 ‘쟂’ 같은 걸로 부르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지금은 그냥 검색해도 잘만 품평이 나온다.
가령 ‘지금까지 연생들 느낌’이라고 적힌 글을 클릭해 류건우 항목을 보면….
-ㄹㄱㅇ : 개쎄함.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자란 느낌인데 연생 기간도 짧다? 데뷔하고 스케줄 하드해지면 바로 태도 논란 뜰st
그래. 이런 느낌이라 이거지.
“흠.”
나는 피식 웃었다.
이걸 위해서 한 방을 준비해 놓았다 보니, 이런 글을 봐도 별생각은 안 든다.
일이 잘 굴러가는지 확인만 하고 싶어지지.
‘언제 오냐.’
나는 어깨를 폈다.
그리고 며칠 뒤, 3화의 정식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우등반 VS 보충반?]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 [?? : 아악!] [김태인 사장 : 소속이 어떻든 냉정하게 판단할 겁니다.]전체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무대들이 클로즈업과 풀캠을 오가며 비추어진다.
[의 실력자들] [트레이너 : 이렇게 가면 무조건 (삐-)가 이겨. 알아?]김래빈도 잠깐 비춰주고, 차유진은 아예 제법 분량을 줬다. 청려와 하는 무대의 하이라이트 몇 초가 방송을 탔기 때문이다.
‘이건 그냥 선공개로 누구랑 붙는지 줬군.’
화려한 동작이 인상적으로 잡히더니, 짧게 끊긴다.
[예상외의 고전] [신재현 : 그렇다고 질 순 없죠.]청려가 쓰게 웃는 얼굴이 짧게 지나간다.
그 외에도 지목당한 연습생들이 누군지 헷갈릴 법한 굳는 얼굴이 연속으로 지나가더니….
곧 굳은 표정으로 숨을 몰아쉬는 얼굴이, 천천히 클로즈업된다.
나다.
[김태인 사장 : 왜 절박함이 안 보이죠?] [류건우 : …….]그 심호흡 소리를 끝으로, 타이틀 로고가 올라가며 예고편은 종료.
아, 전광판을 잡아주긴 했다.
이거 말이다.
[ ■■■ ?Win!] [충격의 결과가 이번 주에 공개됩니다.]보충반 중 누군가가 이겼다는 뜻.
나는 흡족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마지막을 줬는데, 분량은 많지 않아서 쓸데없이 내정자 논란이 나지도 않을 것 같군.
‘애초에 편집이 누가 봐도 안 우호적이지만.’
내가 무대를 X 같이 말아먹었다는 투 아닌가. 잘하는 놈이 망하는 건 먹음직스러운 어그로 감이긴 하지.
설마 내가 위기에 처할 거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지, 하하 호호 예고편을 기다리던 SNS도 뒤집어졌다.
이런 식이다.
-건우 마린룩 뭐야???ㅠㅠㅠ미친
-미친사장새끼야
같은 사람이 2초 간격으로 올린 글이다.
물론 류건우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이 붙었다는 선빵 예고편에 화들짝 놀란 시청자가 많다.
다들 바보가 아니니, 지난번 2화 끝 예고에서는 ‘보충반’을 그냥 장애물 용도라고 추측한 것이다.
-김사장 절대 레티상 못 놓지 걍 방송용 수작임ㅋㅋㅋㅋ
근데 대놓고 이겼다고 하지 않는가.
이쯤되면 기획사 고인물 팬들도 다들 당황하는 것이다.
-예고 낚시겠지??
-아 보충반ㅅㅂㅅㅂㅅㅂ 어디서 또 쓰레기 같은 막장 룰 가져와서
-헐 근데 얘 잘생기지 않았어…? (캡처)
이게 하도 난리니, 연예 커뮤니티서도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지금 난리난 레티 서바이벌 예고편 (참가자 교체됨)]훌륭하다.
이 정도면 사내 서바이벌치고 매운맛이 아니라, 그냥도 맵다고 평가받을 수 있겠군.
어그로가 제대로 끌리며 원기옥이 모이는 중인 인터넷 상황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촬영장으로 향했다.
* * *
“휴우.”
의 참가자 하나는 한숨을 깊게 쉬었다.
카메라가 있는 걸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너무 답답하고 잔인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촬영에서 그가 받게 된 새로운 대우가 그랬다.
“여러분은 이제 ‘열외’입니다.”
은 첫 일대일 데스매치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대로 탈락한다.
하지만 기존 참가자는?
말 그대로 ‘열외’.
모든 메인 이벤트에서 제외되는 소외계층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탈락 위기라는 공포 속에서, 쓸쓸히 짐을 싸서 숙소 침실을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참가자가 차지하고 짐을 푸는 것을 봐야 한다.
김래빈에게 져서 탈락 위기에 처한 그가 겪은 일이다.
“죄송합니다. 조심히 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사과하는 에게 약 오른 티를 꾹꾹 참아야 한다는 것도 열받았다. 카메라가 돌고 있으니까.
‘이럴 것까진 없잖아….’
다 쇼 비즈니스의 세계지만, 아직 연습생 기간이 길지 않고 어린 그에게는 나름대로 충격이었다.
그는 터덜터덜 제작진의 지시에 따라 발을 옮겼다.
자신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서바이벌에 참가자로 선택받지 못한 연습생을 은근히 무시했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미뤄둔 채였다.
그리고 또 현실을 보았다.
“윽.”
‘열외’는 아예 침대도 없었다. 지금까지 창고인 줄 알았던 곳이 바로 ‘열외’가 지낼 곳이었다.
어디 머슴으로 들어간 것 같은 대우.
서러울 정도였다.
‘짜증 나, X발.’
다만 자신 혼자는 아니었다.
류건우. 짧은 연습생 기간이 거짓말처럼 미친 듯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연장자.
그 참가자가 바로 옆에 있었다.
그게 약간 고소하기도 하고, 안심도 됐다.
첫 무대를 그렇게 잘하고도 탈락 위기라니, 역시 운의 영향도 있는 것이겠지.
-형….
-괜한 생각 말고. 나중에 보자.
자기 자리를 차지하는 보충반에게 이렇게 말한 걸 보니 아직도 제법 여유가 있는 것 같긴 했지만 말이다.
-금방 다시 볼 거예요, 형.
-…고맙다.
게다가 룸메이트인 신재현과 악수까지 해가며 방을 나서던 모습을 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은 좀 낙심한 티가 나지 않을까?
‘어디.’
참가자는 슬쩍, 류건우의 표정을 확인하기 위해 얼굴을 들었다.
“…??”
놀랍도록 평온했다.
저절로 입이 열렸다.
“그… 형, 괜찮으세요?”
“괜찮진 않지만… 어쩔 수 없죠.”
덤덤한 얼굴로 류건우는 대답했다.
“제가 못해서 떨어진 건데 억울할 것도 없고요.”
“…….”
어쩐지 좀 열받았다. 이 상황에 여유가 있어?
‘돌아갈 곳 있다, 이거지.’
명문대생 아닌가. 참가자는 어쩐지 울컥해서, 하마터면 반항적인 눈으로 류건우를 쳐다볼 뻔했다.
하지만 류건우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하지만 전 이대로 탈락 안 해요.”
“……!”
“어떻게든 올라가야죠. 기어서라도.”
그리고 참가자는 깨달았다.
덤덤해 보이지만, 그건 결심을 다지느라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
“…저도요.”
“그래요. 힘냅시다.”
참가자는 기꺼이 류건우와 주먹을 부딪쳤다. 그리고 입을 꾹 다문 채로 생각했다.
이제 보니까, 여러 가지 생각을 꾹꾹 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무슨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처럼….
‘아.’
그럴 수밖에 없었다.
본인이 그렇게 보이길 원했기 때문이다.
‘좋아. 이건 무조건 나간다.’
류건우는 참가자와 의미심장하게 말을 끝난 후, 내심 쾌재를 부르며 담요를 챙겼다.
‘탈락 위기인 두 연습생의 다짐. 2명뿐이니 무조건 나가겠지.’
분량 한 컷 제대로 뽑았다.
* * *
쫓겨난 숙소 창고에다 대충 짐 정리를 끝낼 때쯤, 다시 본격적인 촬영 일정이 시작되었다.
물론 열외는 그런 거 없다.
“메인 이벤트 동안, 여러분은 숙소 정리를 해주시면 됩니다.”
“예…?”
“네.”
이러더라고.
‘오히려 좋다.’
이번 메인 이벤트는 무슨 공익광고용 캠페인송 부르기였는데, 못 참여한 게 하나도 아깝지 않다. 어필할 부분이 없다.
방송에 나와도 20분 컷으로 끝나고 더 자극적인 팀전 분량이 대부분이겠지.
‘14명이서 캠페인송 하나만? 이쪽이 낫겠다.’
차라리 집안일이 덜 뻔해서 사람들이 재밌어할 게 뻔히 보인다. 나는 열심히 숙소나 정리하고 밥을 했다.
장난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진지하게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단, 불쾌할 만큼 비참해 보이지 말 것.
“깨끗하니까 훨씬 좋네요.”
“네….”
같이 일하는 놈이 덜 협조적이지만 그거야 뭐… 잘 달래서 써먹기 나름이지.
‘내가 많이 할수록 유리한데.’
이 기회에 고생 안 하면서 자란 이미지 좀 벗어야겠군. 나는 고무장갑을 챙기며 결심했다.
“욕실 정리 좀 하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온실 속 금수저 아님’ 인증과 함께 낮 시간을 다 보내고 나면, 드디어 이벤트가 끝나고 진짜배기가 온다.
세 번째 퍼포먼스 준비 타임.
“이번 테마를 공지하기에 앞서서, 열외는 따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열외는 정원 외 인원이 된다.
격리되어 다른 연습실에서 기다리다 보면, 한두 시간 후에나 드디어 트레이너가 와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해 주는 것이다.
“너희에겐 팀 선택권이 없어.”
일단, 다른 정보는 일절 주지 않는다.
단지 팀이 자신을 팀원으로 선택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는다면….
“자동탈락이야.”
그러나 누구라도 온다면 깍두기로 받아들여진다…라.
‘파트 손실 고려하면 실력 있는 팀은 안 오는 게 정답인데.’
절대 그렇게 안 돌아간다. 이건 사내 서바이벌 아닌가.
“…….”
나는 내색하지 않고 가만히, 자리에 서서 진지한 표정으로 대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공지 받은 후 10분쯤 흘렀을 때.
부드럽게 연습실 문이 열린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실례합니다.”
청려, 신재현이다.
놈은 연습실 안으로 들어오더니,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앞에 두고 트레이너 옆에 섰다.
나는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 팀에서 받아들이기로 한 열외 참가자가 있니?”
“네.”
놈은 딱히 숨길 것도 없다는 듯이, 대놓고 나를 보고 입을 열었다.
“저희 팀이 함께하고 싶은 참가자는 류건우 참가자….”
그때였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한 번 더 문이 열린다.
아까보다 좀 더 조급하게.
“저….”
“…!”
들어온 것은… 채율이다.
나랑 붙어서 올라간 보충반. 본래 세계에서의 VTIC 멤버.
“그 팀에서도 열외 참가자를 받기로 했어?”
“네.”
놈은 이미 와 있는 다른 사람을 보고 약간 당황한 것 같았으나, 그래도 곧바로 대답했다.
“…류건우 참가자님입니다.”
그렇겠지. 사실 넌 팀원 설득만 하면 올 줄 알았다.
자, 그럼 트레이너의 판결은?
“두 팀이 같이 열외 참가자를 지목하면, 그 참가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오, 이건 의외다.
‘선착순이거나 자기들끼리 가위바위보라도 시킬 줄 알았는데.’
하지만 사실 별로 달갑진 않다. 여기서 내 서열이 높아 보이면 안 되거든.
지금은 철저히 아래에서 올라가는 포지션인 게 잘 먹힌다.
‘흠.’
나는 당황스러운 것처럼 몇 번 눈을 껌벅였다. 그리고 빠르게 놈들을 훑었다.
팀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이, 얼굴 간판만 보고 고르는 상황.
드러난 사실만 보면, 차유진과 김래빈이 과연 이 두 팀 중에 있을지도 불확실한 것처럼 보인다.
‘흐음.’
나는 잠깐 바닥을 쳐다보는 척 계산을 끝마쳤다.
그리고 결정했다.
“제가 들어가고 싶은 팀은….”
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