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499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99화
내가 청려의 무대를 피처링한 방송 프로그램, 의 회차는 지연 없이 빠르게 편성되었다.
그리고 본방송 당일.
당연하지만, 무대가 아니라 그걸 준비할 가수들을 소개하는 파트부터 TV에 나왔다.
[롬제이 : 이전부터 (판소리에) 관심이 많아서….] [MC : 오, 이 프로그램에서 판소리에 관심이 있으시단 래퍼분은 처음인데요. 과연 판소리 명인이 출연해 주셨을지 결과 보시죠!]자기소개하고, 무슨 장르에 관심 있는지 떠들면서 콜라보 팀이 결성되는 그거 말이다.
그 파트에서도 거의 마지막 부분.
드디어 무대를 같이 했던 놈이 등장하는 것이다.
[차에서 내리는 이 인영은…?] [청려 : 안녕하세요.]여기에 인위적인 환호성이 백그라운드로 들어가며, 아주 사방에 응원봉 효과까지 넣었다.
그리고 거대한 자막까지.
[이 남자… 잘생겼다!]“…….”
‘실화냐.’
자막 만든 인간이 10년 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해도 믿겠군.
‘무대 재미없었으면 진작 망했을 프로그램이네.’
나는 떨떠름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문대 어디가?”
“마실 것 좀 가지러.”
참고로 나 혼자 모니터링하던 건 아니다.
지금 시즌이 딱 새 앨범을 준비하며 투어 중인 상황인데, 오늘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멤버 단체 합숙 날이다.
그래서 스위트룸 하나 빌려서 다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내 스마트폰으로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는데….
-문대문대 뭐해? 어, 이야~ 이게 오늘 본방송이구나?
-…그렇지.
-아! 이 호텔의 TV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 공중파 시청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큰 화면으로 보실 수 있도록 TV를 이용하는 건 어떻습니까? 다른 형들께서 괜찮으시다면….
-에이, 당연히 괜찮지~
-아, 문대 방송이 오늘이야? 그럼 우리도 좀 볼까.
-OK!
…이 과정을 거쳐서 다 같이 앉아서 이 올드한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것이다.
[KPOP의 제왕, VTIC!] [리더 청려]“…대놓고 띄워 주네.”
“그러게.”
그렇게까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볼 거면 뭐하러 TV 틀었냐.
‘뭐,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긴 했다만.’
어쨌든 누구 하나 반박하지 않고 프로그램 내용이 전개된다.
청려의 휘황찬란한 커리어가 소개되고, 이윽고 청려가 ‘콜라보레이션 희망장르’를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왔다.
물론 보통은 이거 다 대본이다. 이미 작가가 섭외한 명인들을 짬과 인기순에 따라서 고르고 매치해 주는 게 보통이지.
다만 이번에 청려는 정말로 ‘자기가 고른 장르’의 사람과 콜라보를 하긴 했다.
정확히는 본인이 직접 이 방송에 꽂은 거지만.
[청려 : 저는… 아이돌 분과 해 보고 싶은데요.] [!!!!] [MC : 청려 씨, 저, 본인이 아이돌이신 거 기억하시죠…?] [청려 : 그럼요. (웃음) 그런데 오히려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 분과는 함께 무대를 할 기회가 제법 있었는데, 같은 아이돌끼리 해본 적은 거의 없거든요.]당황한 척하는 MC가 묻는다.
[MC : 그럼 혹시… 여자 아이돌분과?] [청려 : 그럴 리가요. 저 같은 입장의 남자 아이돌분으로.]청려는 웃으면서 MC의 질문을 아무렇지 않게 쓱 넘기더니, 다른 포인트를 살렸다.
[청려 : 그리고 지금 멤버들이 없어서 음… 혼자서만 무대를 하려니 좀 쓸쓸하기도 하네요. 그런 이유입니다.]VTIC 팬들이 감격하는 소리가 들리는군.
‘이미지 메이킹 죽이는군.’
짬이 보인다.
나는 자막에서 눈을 떼고, 호텔 룸 현관 근처의 냉장고로 다시 걸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비치된 생수를 꺼내 들려다가… 보았다.
흑맥주.
“…….”
그러고 보니 알콜을 입에 안 댄 지도 벌써 몇 년쯤 된 것 같다.
“…….”
그러고 보니 내일은 콘서트도 없다.
‘한 캔 정도는 괜찮지 않….’
“박문대.”
“네.”
뭐, 이럴 줄 알았지만.
날 부른 건 어느새 현관으로 따라온 배세진이었다. 무슨 알콜 중독자 센서라도 있냐.
나는 맥주에서 시선을 떼고 라벨 없는 물병이나 집어 들었다.
어차피 모니터링도 해야 하니 냉수나 마시자.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배세진이 물었다.
“혹시 너 지금 기분이 나쁘거나 속이 답답해?”
“…? 아뇨.”
술 마시는 걸 말렸기 때문에 박문대 컨디션이 박살 났다, 뭐 그런 발상은 아니겠지.
“그래. ……그게 아니면, 가끔 한 캔 정도는… 편하게 마셔도 괜찮을 것 같아서.”
“…?!”
잠깐.
‘진심이냐.’
전 숙소부터 지금까지 알콜이란 알콜은 다 폐기 처분했던 놈이?
고개를 들자, 배세진이 좀 민망하다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애초에 내가 너무 이래라저래라하는 것도 이상했단 거 알아. 그런데 그냥… 알콜에 중독되는 안 좋은 습관 같아서 말리려고 했던 거야.”
그렇겠지.
“그런데 이제 그런 습관이 있는 게 아니면, 내가 괜히 참견하는 게 되잖아.”
“…….”
“물론! 스트레스 때문에 마시고 싶은 건 아니라고 네가 확신할 때의 이야기야.”
나는 잠깐 생수병에서 손을 떼고, 회상했다.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부터 짜증을 풀기 위해 술이 당기던 습관이 많이 사라지긴 했다.
‘냉장고나 편의점 근처 갈 때마다 저놈이 몇 번 떠봤던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지금은 확실히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마시고 싶은 건 아니고 말이지.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래. 알았어.”
배세진은 깔끔히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이라도 하는 것처럼.
‘나 참.’
무슨 중독 치료 인증이라도 받은 기분이군.
‘그래, 저 녀석 덕에 알콜로 기분 푸는 가성비를 버리긴 했지.’
나도 인정했다.
“형이 괜히 참견한 건 아니고, 도움받은 거죠.”
“……큼, 그래.”
좀 뿌듯하다는 기색을 못 숨기는군. 뭐, 좋다.
‘얼마 만이냐.’
나는 손을 뻗었다.
그리고 드디어 냉장고에서 몇 년 전에 마시던 익숙한 브랜드의 흑맥주 캔을 잡아, 꺼냈다.
‘디자인 바꿨네.’
그리고 바로 따서, 들이켰다.
꿀꺽.
탄산이 짜릿했다.
아주 간만에 마시는, 차가운 보리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갔다.
시원했다.
‘오.’
나는 맥주캔을 든 채로 다시 자리에 복귀했다.
“너 이상하다 싶으면 다시 말릴 거야.”
“아, 예.”
나는 다시 맥주캔을 털었다.
배세진은 내가 마시는 꼴을 보며 또 무슨 할 말이 생긴 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굳이 말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잘 생각했다.’
나는 상쾌하게 자리에 앉았다.
TV 화면에서는 뺀질뺀질한 놈이 입을 열고 있었다.
[롬제이 : 그런데 진짜 콜라보레이션 아티스트도 같은 장르로 하신 건… 아이돌 외길 정말 리스팩트합니다.] [청려 : 하하… 네. 감사합니다. 제가 목숨 걸고 아이돌을 했거든요.] [아이돌에 진심인 VTIC 청려! 그와 콜라보레이션할 아티스트는 과연?]“…….”
출연진들이 꺄르르 웃는 리액션이 전파를 탔다.
저게 비유법이 아니라 말 그대로의 사실이라는 걸 알 리가 없겠지.
‘사기 치는 재주가 일품이군.’
나는 너그럽게 받아들이며 묵묵히 맥주를 들이켰다.
“Popcorn?”
오냐.
차유진이 내미는 팝콘도 안주로 좀 씹어먹었는데….
“…….”
“더 먹어요! 괜찮아요.”
안 괜찮다.
‘달아.’
대체 이놈은 이런 걸 먹고 어떻게 폼이 안 죽는 건지 모르겠다. 이게 바로 근수전가 하는 그거냐?
하지만 오히려 차유진이 팝콘을 잡는 내 팔을 유심히 보더니, 눈을 빛내며 말했다.
“Oh! 형 근육 생겼어요.”
“…? 그러냐.”
“뭐 먹어요?”
“아니.”
따로 먹은 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변수는 하나뿐이지.
나는 화면을 향해 턱짓했다.
“저거 연습하면서 붙은 것 같은데.”
“오우.”
마침 드디어 내가 등장했거든.
[VTIC 청려의 콜라보레이션 아티스트!] [??? : 안녕하세요.]이윽고 화면에 없는 의욕을 박박 긁어서 끌어올린 내 모습이 보였다.
[박문대 : 테스타의 메인 보컬, 박문대입니다.] [TeSTAR!]온갖 휘황찬란한 효과가 다시 들어가며 테스타 커리어가 쭉 소개된다.
그리고 나와 청려가 서로에게 놀라는 척하며, 악수도 한 번 해주면서 친근히 무대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청려 : 이렇게 보네요. 정말 반가워요.] [박문대 : 네, 선배님. 잘 부탁드립니다.] [청려 : 하하. 아, 그냥 편하게 해도 될 것 같지? 분위기가.] [박문대 : 그러면 편하게 말씀 놓으세요.] [본래도 친분이 있던 두 사람…?]이렇게 보니 좀 가증스럽지만, 그래도 화면에서는 제법 훈훈하게 나오는군.
물론 인터넷 댓글은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말이다.
‘멸망’, ‘미쳤나’, ‘찐이었다니’ 따위로 도배 중인 댓글창의 비명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이득을 보고 만다.’
나는 팝콘을 이 사이로 갈며 TV를 응시했다.
[청려 : 문대가 데뷔할 때 즈음에 좀 안면이 생겼었거든요. 이렇게 보니까 무대가 기대되네요.]그리고 훈훈하게 안무를 지도받는 내 모습과, 화음을 맞추고 만족스러워하는 청려의 모습이 편집으로 지나갔다.
‘좋은 선배 이미지 싹 긁어가네.’
실제로는 남의 대가리에 안무를 때려 박았으면서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저기서 근육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 저놈이 욱여넣은 안무 동작은 몸을 제어할 파워가 중요했다.
꽉꽉 압축해서 힘을 썼다는 뜻이다.
비록 화면에는 화기애애하게 나오지만.
[청려 : 문대가 춤 습득력도 좋아서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정말 저거 이유 맞아요?”
“속지 마라. 매일 7시간 했다.”
“오.”
[박문대 : 문대에…? 아니, 무대에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자연스러운 아이돌 애교??]“으하학!”
“…….”
‘이것도 살렸냐.’
그리고 체력이 바닥나서 벌어진 내 말실수까지 살린 인터뷰 영상을 끝으로, 드디어 무대가 방송을 탔다.
[지금 시작합니다!]“저기, 문대가 지금… 나오는 거야?”
“그래.”
“오~ 보자보자.”
테스타 놈들도 3초마다 코멘트를 붙일 것 같은 편한 자세로 TV에 더 집중했다.
하지만 무대가 끝난 후.
“…….”
“…….”
-돌았다
-왤케 잘함
-이게 바로 케이팝 1군의 맛인가 쏘굿
-아… 애들 제대할 때까지 기다려 줄 순 없었냐 재현아… 이런 무대를..ㅠㅠ
-ㅠㅠㅠㅠ
주변과 인터넷 양측에서 다 정색했다.
“박문대, 너 이래서 연습을 그렇게….”
“예.”
그리고 나도 청려가 무슨 효과를 노린 것인지 깨달았다.
‘세련미가 말도 안 되게 돋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오래된 만큼 주 시청자의 입맛에 맞춰서 클래식한 중장년층에게 감성적으로 어필하기 좋은 무대 도식이 있었다.
그게 나쁜 건 아니다만, 모두가 그 방법을 쓰고 있다는 게 바로 파고들 점이다.
‘이 무대가 혼자 튀어.’
그래서 2000년대 초반 가요를 최신 KPOP의 정수처럼 만든 청려와 박문대의 무대의 인상이 배가 된 것이다.
다 비슷한 계통의 색에 완전히 다른 색 하나를 끼워놓으면 눈에 확 튀지 않겠는가.
‘물론 못 하면 위화감만 더 조성하지.’
그 부분을 어마어마한 무대 구성력과 짬으로 누른 것이다.
그리고 날 고른 건… 일단 이미 군대 간 놈들 외에 자기 지시에 맞춰서 이 악물고 퀄리티 뽑을 상대가 필요했던 거겠고.
‘회사 키우기용 여론도 챙겨 가려던 거겠지.’
지난번에 본인이 시인했듯이 말이다.
나는 벌써 시작된 LeTi측의 운 띄우기 바이럴 기미를 보았다.
-아 이번 테스타가 독립하면서 LeTi쪽에서 투자 많이 했대 같은 라인이라 이제 회사 선에서 안 쳐내고 엮이는 듯ㅋㅋ
└헐
└뭐임 그럼 한솥밥?
└한솥밥은 아니고 걍 옆집 수준?ㅋㅋ
└아 그래도 신기하다
아마 오늘 밤 내내 간 보다가 내일쯤에는 기사도 내면서 ‘테스타가 LeTi 라인 탔다’를 공고히 할 것이다.
그렇게 테스타가 차후 LeTi의 플랫폼에 나오는 것에 대한 의아함, 거부감을 낮추며 순조롭게 자체 플랫폼 영향력을 키운다.
중장기적인 기획사 체급 키우기 플랜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것이다.
‘내가 먹을 게 없었으면, 솔직히 썩 달가운 상황은 아니지만…….’
“저기, 문대는 재밌었어…?”
“…….”
선아현의 질문에,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뭐, 이래저래 상대가 좀 얻어간 게 많아 보이긴 해도 말이다.
“보람은 있었지.”
그건 맞다.
“이런 안무 스타일도 한 번 습득해 두면 좋잖아.”
선아현은 내 대답에 미소 지었다.
“으응. 다행이야. 아! 무대, 굉장히 멋있었어….”
“그렇습니다! 편곡과 구성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화음에서의 안정감과 안무에서의 숙련도가 굉장히 인상 깊은 무대였습니다.”
“고맙다.”
제법 훈훈한 분위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런 안무, 더 해보고 싶으면… 내가 가르쳐 줄 수 있어…!”
그건 좀.
“고맙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하자.”
지금은 마음만 받으마.
솔직히 더 하면 춤 스탯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다만 가성비가 영….
스탯을 못 찍는 시점에서 지금 댄스 스탯을 올리려는 몸부림은 시간 대비 효율이 별로다.
춤 잘 추는 다른 놈들이 팀에 한둘도 아니고, 그룹 활동을 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다른 쪽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미 내가 핵심인 능력치를 정점까지 올리는 것.
그러니까….
‘차라리 가창이라면 모를까.’
가창력을 ‘EX’ 찍으면 어떻게 될지 좀 궁금하단 말이지.
…스티어 차유진의 끼 스탯처럼.
나는 워터밤 당시 날아다니던 놈을 떠올리며, 팝콘을 통째로 입에 털어 넣는 옆자리 차유진을 보았다.
“Hmm? 잘못된 뭔가 있어요?”
“아니.”
“OK. 오, 형 무대 멋져요.”
오냐.
나는 도로 고개를 돌리며 떠올렸다.
…사실, 차유진의 끼 스탯은 도로 S+로 돌아와 있다.
‘스티어 당시의 기억이 많이 흐려져서 그런 건가.’
아니면 무대에 오를 때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다시 EX로 발현할지도 모르겠다만… 좀 신경 쓰이긴 한다.
‘목격한 장면도 있고.’
-…후.
야밤에 거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스티어 차유진의 워터밤 무대를 보고 있는 저 녀석을 말이다.
눈살을 찌푸린 차유진은, 분석하는 건지 분한 건지 모를 표정이었다.
‘알아서 잘하는 놈이긴 하다만.’
뭐, 힌트라도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
[설문조사 가능!] [도움말 : 설문조사를 통한 피드백으로 의 기능을 커스텀할 수 있습니다.]너 말고.
안 한다고.
‘이 새끼 끈질기네.’
스탯 올리는 기능이라도 추가해 주겠다는 절규냐? 나는 손을 휘젓지도 않고 상태창을 없앴다.
“근데 문대문대야.”
왜.
“너 손에 맥주 들고 있다?”
“어, 이제 마셔도 된대.”
“누가?”
“세진 형이.”
“오.”
나는 자연스럽게 맥주캔을 얼른 비우고 내려놓으며, 다시 생각했다.
‘어쨌든, 얻을 것도 얻었고, 준비도 순조롭다.’
이 피처링 무대를 딜로 걸어서 내가 얻어낸 것을 떠올리면, 사실 맥주를 하나 기념으로 더 까고 싶은 기분이다.
얼른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그 전에 판을 좀 깔아둘 게 있지.’
이테르.
테스타를 ‘벤치마킹’한 그 신인 그룹 말이다.
그 신인 그룹이 더이상 테스타에 못 비비게 처리해 놓고 가는 게 좋겠다.
‘겸사겸사, 회사 재정도 좀 더 튼튼하게 하면 좋고.’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바꾸며 피식 웃었다.
오늘 아침 도착한 문자가 보였다.
[스페이서 권희승 : 형님 저희 연습 끝났습니다ㅋㅋ]스페이서 컴백 준비가 끝났다.
대리전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