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64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64화
박문대가 보던 동영상들이 내가 찍은 것도 맞았고, 그때 위튜브 직캠 계정을 삭제하며 붙인 문구까지 똑같았다.
-겜 하느라 접습니다. ㅅㄱ
굳이 공시를 준비한다 어쩐다, 주절주절 개인 정보를 써놓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섬광 같은 깨달음이 머리를 스쳤다.
‘설마 그래서 상태창이 떴나…!’
게임으로 핑계를 대서 게임시스템으로 업보가 돌아왔던 건가!
‘…돌연사당할 만큼 잘못한 것 같지는 않은데.’
막말로 이 정도로 내가 찍은 직캠에 의미 부여하는 놈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
그래도… 영 뒷맛이 안 좋긴 했다.
아까 본 괴상한 회상이 정말 ‘진실’이라면, 정말 숨이 잠깐 끊어졌다가 내가 깨어났다.
그러니까 예전에 이 몸에 살던 박문대는 정말 죽었다는 뜻이다.
그놈도 저렇게 죽을 만큼 뭘 잘못한 놈은 아니지 않은가.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았을 테지만… 힘들지.’
의외로 사람들은 남한테 관심이 없다. 물론 욕할 때 빼고.
어쨌든 내가 이 몸에 들어온 과정은… 솔직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어떤 당위성으로 이루어진 건진 알겠다.
‘그나마 박문대가 감정적 연대감을 가진 게 나였군.’
그런데 계정 삭제하고 날랐으니 돌연사 같은 상태 이상이 포함된 거겠지.
이 상태창을 만든 놈이 뭐 박문대가 안타까워서 해준 것이든, 사후 매커니즘이든 상관없었다.
‘이걸로 이놈도 만족했겠지.’
덕분에 네가 좋아하던 직캠 찍던 놈이 네 몸으로 직접 아이돌이 돼서 직캠에 실컷 찍히게 생겼다.
나는 안쓰러움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꼈다. 반이라도 상황이 명확해지니 살 것 같았다.
“주주 여러분께서 투자해 주신, 7명의 멤버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투자를 부탁드립니다!”
저 멀리서 외치는 MC의 말에, 위에서 꽃가루가 터져 날려왔다.
“화이팅!”
“고생 많았다!”
“잘해보자~”
합격자들이 웃으며 악수와 포옹을 주고받는 가운데, 방송 카메라에 불이 꺼졌다.
엔딩이었다.
다리가 풀렸는지 주저앉는 사람이 속출했다.
탈락자들에게 다가가 축하와 위로를 주고받는 합격자, 우는 참가자들까지 다양한 군상이 무대 위에 나타났다.
그리고 끝없는 환성과 슬로건의 물결.
나는 숨을 들이켰다.
‘이제 활동만 남은…….’
띠링.
[돌발!]상태이상 : ‘1위가 아니면 죽음을’ 발생!
“…….”
[‘1위가 아니면 죽음을’]: 정해진 기간 내로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주간 1위 하지 못할 시, 사망
남은 기간: D-365
개새끼야.
이 시스템 만든 새끼를 만나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 * *
박문대가 인생 최고로 열 받은 그 시점.
인터넷 온갖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의 데뷔 멤버 확정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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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 데뷔 멤 확정 (7명)]: 순위 순서대로 박문대, 차유진, 선아현, 김래빈, 류청우, 이세진(큰), 이세진(배우)
데뷔 그룹명 TeSTAR(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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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지지부진한 3시간 전개에도 최종화에서 또 시청률을 갱신하며 화제성이 폭주했었다.
덕분에 방송을 시청한 사람과 미처 시청하지 못하거나 안 한 사람 모두 신나게 댓글을 달아댔다.
당연히 박문대의 급상승 및 1위에 대한 이야기도 제법 많았다.
-박문대가 이김?
-헐
-와 막판에 대박ㅠㅠ 내가 눈물 난다
-기세 보니 할 만했음 ㅊㅋㅊㅋ
-축하해용 문대 잘 됐으면 좋겠어ㅠㅠ
-캬 역시 감성팔이가 통하네ㅋ
ㄴ그러게 주민등록초본 사실 박문대 본인이 유출한 거 아님?ㅋㅋㅋ
ㄴ? 돌았나;;
대부분은 축하해 주는 분위기였으나, ‘가정사 팔아서 1위 했다’라며 빈정대는 사람이 간헐적으로 튀어나왔다. 심지어는 사태를 분석했다는 글까지 슬금슬금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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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대 1위 이유]: 가정사 폭탄으로 팬들 코어화 + 머글픽 응집.
거의 우주가 도와준 수준임.
차유진은 무대로 팬 쓸어 담는 타입. 머글이 좋아하는 갬성 스토리가 없는 놈이라 머글이 박문대보다 적게 붙은 듯.
그리고 초창기부터 최상위권 알박이로 인한 ‘차유진이야 데뷔지ㅋ’ _<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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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의 공식 SNS 계정이 개설된 것이다.
올라온 첫 글에 첨부된 사진은 거실 같은 배경에 단체로 앉아서 웃고 있는 테스타의 모습이었다.
복장이 자유롭고 자세가 편한 것을 보아서는 새 숙소가 분명했다.
-!!
-애들 숙소 입성했나 봐
-소속사 잡힌 듯
-아 벌써 데뷔 앨범 성공했다 저 얼굴 합으로 성공 못 하면 비리 있는 거임ㅠㅠ
팬들은 겨우 SNS 글 하나에도 크게 안도했다.
순식간에 테스타의 SNS 팔로워와 공유가 분마다 몇천 단위로 뛰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나노 단위로 사진을 즐겼다.
-문대 노랑 후드 너무 귀엽다 어디서 그런 귀여운 걸 찾아왔어ㅠㅠ
-문댕 맨날 천쪼가리 티만 입어서 걱정했는데 새 옷을 장만한 것 같아서 이 할미는 너무 안심이다…ㅠㅠ
-래빈이 귀 뚫었다.
└미미미친 헐 미친 개 잘 어울려
└제발 활동 때 겁나 화려한 귀걸이 해주세요 제발
-유진이 쇼파에 누웠어 벌써 자기 집임ㅋㅋㅋㅋ
└ㅋㅋㅋ웃으면서 확인하다가 다리가 너무 길어서 기겁함…
오디션으로 결성된 그룹이기에, 아직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멤버만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함께 팀전을 많이 했던 멤버들은 그나마 호감을 나눠서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에 따라서 애초에 좋아하는 묶음이 살짝 나뉘기도 했다.
-얘들아 앞으로도 업로드 많이 해줘!ㅠㅠ
그렇게 설렘과 기대가 가득하지만 동시에 몇 가지 불안 요소를 안은 채로, 테스타는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당사자들은 이미 이 불안요소들을 마주하고 있는 상태였다.
* * *
“후.”
어떻게 숙소 입성은 했군.
현관에 들어가며 한숨을 참았다.
일주일간의 지지부진한 회사들의 알력싸움에 그룹 숙소 계약도 어영부영했던 걸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왔다.
물론 티를 내면 안 된다.
여기서부터 침실까지 카메라 밭이었다.
“야! 너무 좋아!”
“멋있어요!”
“와….”
우리 리얼리티 계약부터 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