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53
실제로 선보이는 것은 한국을 점령하고 국가를 세운 이후가 되겠지만.
조형근 대통령은 한참 안용훈 소장의 설명을 듣다가 못 참겠는지 유지하의 팔을 붙들었다.
“잠깐 나 좀 봅시다.”
경호원들이 회의실 문을 지키고 서자 그가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유 회장은 내가 뭘 중요시하는지 알 겁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죠. 단적으로 이 원소를 이용하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얼마 후면 생산할 수 있겠습니까?”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가···”
“약 60, 70기.”
“그 정도라면 일정을 앞당기면 6개월 안에 상쇄할 물량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의 L-SAM 장궁이면 상승단계에서 저지할 수 있겠죠.”
최근 개발한 대 탄도탄 유도탄이면 500m이내로 접근시키는 정도는 쉽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모조리 없는 것으로 취급할 수 있다, 그 얘기지요?”
“정확합니다.”
“6개월, 6개월이라···”
이제 조형근 대통령은 회의실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흥분감에 좀처럼 진정이 안 되는 모양.
그의 머릿속엔 아마 북한의 핵무기를 모조리 봉쇄한 후 7군단을 앞세워서 북진할 생각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정치계엔 흔하지 않은 우파 민족주의라는 정치성향을 가진 덕분에 야당에선 괴짜, 여당에선 미친놈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의 야망은 단 하나였다.
평양에 전차를 진입시켜 주석궁에 태극기를 꽂고 김씨 일가를 압송해 한국에서 재판을 받게 하는 것.
전쟁으로 인한 피해나 한국이 떠안아야 할 부담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북진만이 통일의 해법이고 이후의 일은 후대가 알아서 할 것이라는 게 그의 고집이었다.
유지하는 그에게 달콤한 미끼를 던졌다.
“최근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더군요.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의 적을 치려는 모양입니다.”
그는 거칠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압니다. 모든 정보기관에서 곧 대만을 공격할 거라는 첩보를 띄우고 있어요. 아마 올해를 넘기진 않겠죠.”
유지하의 말은 거기에서 끝났지만 조형근 대통령은 뒤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연상했다.
―양면전쟁은 누구에게나 어렵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말했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들렸다는 뜻이다.
그 정도로 지금 조형근의 정신은 흥분상태에 빠져 있었다.
‘중국이 대만을 친다면 북한에 쏟을 여력은 0에 가까워진다. 우리로선 선양군구의 병력만 견제하면 된다.’
쉬운 건 아니지만 중요한 핵무기를 봉쇄할 수 있다면, 그리고 미군의 지원을 받는다면 충분히 해볼 만했다.
더욱이 최근 들려오는 북한에 대한 소식은 그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기름이 없어서 배는 물론이고 항공기도 못 띄우고 있단다.
전연군단마저 탈영자가 속출해 부대를 유지하기가 어렵단다.
평양에서 폭동이 일어나 보위부가 잔혹하게 진압했단다.
단지 뜬소문이 아니라 복수의 기관에서 들려오는 정보였다.
북한은 말 그대로 멸망하는 중이고, 한국은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
각종 신무기가 전력화된 것은 아니지만 핵무기만 봉쇄할 수 있다면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충분히 밟아버릴 수 있다.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계기.
그리고 그 계기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조형근 대통령은 말없이 솔라퓨전을 떠났다.
유지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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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바이오백의 수리가 끝났습니다.”
“내 육체도?”
“현재 70%까지 수복중입니다.”
유지하는 워커를 통해 세틀러호 내부의 치료실을 들여다봤다.
바이오백이란 선지자의 유물 중 하나로 일종의 인공자궁이다.
2180년의 인류는 대부분 바이오백에서 태어나며 생체기관을 교체하거나 병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그 기능이란 인류가 개발한 치료용 캡슐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바이오백이 등장하면서부터 인류는 비로소 노화의 개념에서 벗어났고 병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
다만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것만은 불가능했다.
최근 영혼교환기를 입수하면서 그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추측되었지만 플레이그에 의해 인류연합이 끝장났다.
유지하는 바이오백에 든 자신의 육체를 쳐다봤다.
“···이 육체로 수십 년을 살았는데 왠지 어색하군.”
안에서 눈을 감고 있는 남자는 2m에 육박하는 키에 근육질의 체구, 밤색 머리카락에 같은 색의 눈을 갖고 있었다.
한국인이 보면 서양인이라 생각할 만한 외모인데 인류연합에선 보통이었다.
온갖 인종이 섞여서 출신지를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의미도 없다.
이것이 유지하의 진짜 육체다.
“한 달만 있으면 마스터의 육체를 완전 복구할 수 있습니다.”
“글쎄, 당장은 쓸 일이 없을 거야.”
지금은 한국인 유지하로서 그럭저럭 지내고 있으니까.
대체할 시점은 인류연합이 궤도에 들어서고 한국인 유지하가 나이를 먹었을 때다.
“이 육체를 쓸 계기가 문제인데···사고사로 하면 좀 그런가?”
“그때가 되면 연합 내부에서 마스터의 위치는 절대적일 것이므로 후계에게 물려준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후계자에게 대를 이어서 세습이라. 훌륭한 독재자의 표본이로군.”
유지하는 아이를 꽤 많이 가졌다.
직접 낳았다는 게 아니라 유전자를 제공했으니 혈연관계인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다만 그 아이들은 유지하를 아버지로 인식하지 않았다.
인류연합에서 부모란 유전자 제공자 이외의 의미가 옅으니까.
“너와 나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하면 되겠어. 마침 외모도 그럴 듯하고.”
아르마는 대중에게 유지하의 비서 이상의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다.
세간에는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했다.
소문이야 어쨌든 그걸 이용하면 장기적인 독재를 이어나갈 수 있다.
유지하는 플레이그가 쳐들어올 때까진 무슨 수를 써서든 권력을 잡고 있어야 한다.
바로 이 육체가 그렇게 만들어줄 것이다.
보급품이 더 필요합니다
6월의 캄차카 반도 남부는 몇 개월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간이부두가 만들어졌고 화물선이 수많은 건설자재를 실어 날랐다.
낮에는 안드로이드가, 밤에는 워커가 스마트팜에 달라붙어 작업을 계속했다.
유지하가 헬기에서 내릴 때쯤에는 이미 스마트팜 1동이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현재 구형 핵융합로와 담수화설비의 설치가 끝났습니다. 스마트팜 1동은 최종점검만 남았고요.”
“괜찮군. 러시아의 동향은 어때?”
“이쪽엔 얼씬도 않고 있습니다. 잠수함도 일부러 돌아서 항해하네요.”
“이 정도로 철저하게 약속을 지킬 줄은 몰랐는데.”
“언옵테늄과 이온 추진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러시아에선 자신들의 언옵테늄을 다른 국가와 거래해도 되는지 문의해왔다.
비싼 값으로 EU에 넘기고 싶은 것이다.
원래는 극소량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었지만 아르마가 이렇게 조언했다.
―여러 국가에 공급하는 만큼 밀거래는 피할 수 없습니다. EU는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겠지만 블랙메탈과 언옵테늄을 가지게 될 겁니다. 차라리 러시아를 통해 맛보게 하는 정도가 좋아요.
목마른 자는 약간의 물을 마시게 되면 더 물을 갈구하게 된다.
유지하가 원하는 것은 EU의 멸망이 아니라 항복이었다.
EU는 자존심을 꺾으려 하지 않겠지만 과학자들의 애타는 목소리를 계속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다.
유지하는 턱으로 스마트팜을 가리켰다.
“최종점검을 남겼다고 했지?”
“네, 지금 켤까요?”
“시범생산까지 해봐. 괜찮은 게 나오는지 봐야겠어.”
아르마가 확실히 체크하겠지만 눈으로 보고 고기를 직접 만져보고 싶었다.
장차 인류연합 15억 명의 생명줄을 책임져야 할 테니까.
잠시 후 낮은 가동음이 들리더니 스마트팜이 깨어났다.
빌딩 전체에 전력이 공급되었고 설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꼭 필요한 구간이 있고 그건 안드로이드로 해결하고 있었다.
유지하는 배양액을 추출하는 연구소의 복도 앞을 천천히 걸었다.
“배양액 연구가 어디까지 진행됐지?”
“현재 돼지와 소, 닭의 부위는 전부 생산 가능합니다.”
“시범생산까지만 해두고 양산은 다른 걸로 해. 가공육류로.”
“스팸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아무래도 전시에는 통조림이 취급하기에 편하지 않겠어?”
“확실히 고열량을 공급하기에 스팸만한 게 없죠.”
전투식량을 공급해도 되겠지만 스팸 하나를 생산하는 게 훨씬 편하고 단가도 낮다.
그리고 이쪽만 식량을 공급하는 게 아니다.
한국이 나서서 엄청난 식량을 공급할 것이니 부족한 양을 채우기만 하면 된다.
“중국이 행동에 나서면 우리도 곧 시작할 테니까 여유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 최대한 비축해둬.”
중국은 이번 해 안에 전쟁을 시작하려 할 것이다.
조형근이 그 기회를 구경할 리 만무하므로 6개월 이내에 북진을 시작한다고 봐야 한다.
물론 헌법상 대한민국은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초대형 도발이 이뤄진다면 그런 문구 따위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94년 서울 불바다 협박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과연 한국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포탄 한 두 발이 아니라 진짜 큰 건이 터진다면 안 그래도 북한에 이를 갈고 있는 사람들은 북진을 외칠 것이다.
전쟁은 충분히 비극적인 것이고 피해도 엄청나겠지만 맞고만 있는 것은 바보짓이다.
수십 년 동안 도발을 참았으면 인내심이 바닥날 때도 됐다.
유지하는 배양시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현대의 배양육은 배양탱크 안에서 틀을 이용해 단백질과 지방을 겹쳐 형성하는 식으로 생산한다.
그 과정에서 전기자극을 주어 근섬유를 만들고 특유의 식감을 재현한다.
초창기 기술이라 100그램당 8달러 정도로 상당히 비싸고 시간도 많이 든다.
하지만 이곳의 스마트팜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순식간에 고기 덩어리를 쌓아올린다.
스프레이 안의 탱크에서부터 미세한 전기자극을 수만 번이나 주기에 생산속도가 매우 빠르다.
식감의 재현과 비용까지 현대의 배양육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연구실에서 여기까지 내려오는 3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삼겹살 한 줄이 완성되었다.
치지직―
안드로이드 직원이 구워주었고 유지하는 맛을 봤다.
“흠, 거의 비슷하네.”
보통의 식당에 들어가서 삼겹살을 주문하면 딱 이 정도가 나올 것이다.
배양액에 다양한 첨가물을 넣고 생산속도를 살짝 낮추면 더 맛있고 풍미가 있는 삼겹살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양이 중요하다.
유지하는 남은 시설을 둘러보며 물었다.
“내년 6월까지 스팸 비축량은 얼마나 될 것 같아? 북태평양 섬에 갖춰질 것까지 친다고 하면.”
“계산 중입니다···약 30만 톤을 비축 가능합니다.”
기반공사를 하고 설비를 늘리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생산은 금방이다.
“북한의 한 해 식량 부족분은?”
“세계식량계획에선 26년 기준으로 100만 톤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의 식량 부족에 관한 정보는 편차가 큽니다.”
“전쟁으로 피폐해질 테니 200만 톤 정도는 부족하다고 봐야겠군.”
“북한의 대규모 도발로 우리가 선제공격을 하게 되면 미국과 UN도 처음엔 소극적일 겁니다.”
“그래도 아예 안 하지는 않을 거야.”
“한국이 북한을 안정시키면 그쪽이 편하니까요.”
중국은 개입할 처지가 안 되고 러시아는 관심은 보여도 개입하진 않을 것이다.
변수는 미국이다.
한국의 선제공격을 형식적으로 비판하겠지만 결국 개입할 텐데 어디까지인지는 미지수였다.
도와주고 물러나는 선에서 끝낼 것인가?
아니면 일본을 점령했을 때처럼 따로 사령부를 세워 일부라도 통치하려 할 것인가?
전자라면 다행이겠지만 후자는 한국은 몰라도 유지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요즘 우리 태도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니 눌러앉을 가능성도 있겠어. 북부 국경지대를 점령하면 중국이 아주 좋아하겠지.”
“전쟁 과정에서 NCM탄의 존재를 알게 될 테니 더 눌러앉으려 할 겁니다.”
“미군을 쫓아낼 플랜을 따로 구성해봐. 최대한 평화적으로.”
지금 미국과 싸우면 양쪽이 피곤해진다.
최대한 어르고 달래며 내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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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하는 퓨전디펜스 연구소를 방문했다.
미리 지시를 받은 담당 연구원이 안내해주었다.
“영, 차! 자···됐습니다.”
덮개가 벗겨지며 컨테이너가 연결된 차량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성운그룹 소속 방산업체인 퓨전디펜스에서 개발하다 중단한 한국형 아이언 빔이다.
이 장비는 2022년 북한의 2차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부랴부랴 추진되었다.
원래는 이스라엘에서 도입하려 했으나 국내 상황에는 맞지 않다는 평이라 자체개발로 선회했다.
그러나 그렇게 추진된 K-아이언 빔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연구원이 앞에 서서 설명했다.
“출력이 제대로 안 나옵니다. 박격포탄이나 요격할까, 북한이 쓰는 방사포나 로켓 같은 거에는 대응이 안 됩니다.”
“그 말은 출력만 해결되면 쓸 수 있다는 말이군요.”
연구원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사거리도 문제입니다. 기껏해야 2km가 한계인데 포탄은 음속 이상으로 떨어지거든요. 레이저 조사하는데 5초 정도 걸리는데 그 물량 감당이 안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정도 사이즈에 탑재하는 규모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군은 이미 알레이버크 구축함에 헬리오스 레이저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레이저 시스템은 근접방어용으로 출력은 100kw, 사거리는 5km 정도였다.
레이더와 사격통제장치까지 육상에서 구현한다고 하면 컨테이너 전체를 발전기로 써야 할 판이다.
사실 한국군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것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대형 방사포인데 그건 L-SAM, 장궁이 맡도록 되어 있다.
“알겠습니다. 이건 우리가 맡도록 하죠.”
“어려울 텐데요···”
연구원은 이해가 안 가는지 연신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 이스라엘도 미군도 실패한 겁니다. 출력도 문제지만 포탄 동시 요격이 불가능해서 견적이 안 나와요. 서울에 쏟아지는 그 많은 포탄을 요격할 수 있겠습니까?”
진심으로 걱정된다는 말투였지만 유지하는 그를 내보냈다.
“우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연구 데이터나 좀 주시죠.”
“···”
이렇듯 공식적으로 개발에 실패한 K-아이언 빔을 신라그룹이 맡게 된 것은 전적으로 조형근 대통령의 의중이었다.
장차 7군단을 앞세워 북진을 꿈꾸는 그는 북한의 포병부대가 서울에 쏟아 부을 포탄을 걱정했고, 아이언 빔을 떠올렸다.
그리하여 유지하에게 슬쩍 말했다.
“유 회장, 내가 기밀 하나 알려주지요. 우리 군은 개전이 된다면 북한에 대화력전을 펼칠 겁니다. 장사정포를 포함한 모든 타격수단을 섬멸하기 위한 계획이지요.”
“그게 저희와 관련이 있습니까?”
“여기서 잠깐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까요? 유 회장이 김정은이나 김여정이라면 저 발달된 대도시인 서울에 포탄 한 발 날리고픈 유혹을 참겠습니까?”
“북한의 포병은 대부분 군부대나 주요시설을 조준하겠지만 일부는 서울을 공격할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내가 이래서 유 회장을 좋아한다니까.”
그는 유지하의 어깨를 탁 친 다음 빠르게 말했다.
“북한의 공군은 의미가 없고, 포병은 개전 초기에 대화력전에 의해 빠르게 쓸려나갈 겁니다. 하지만 포탄 얼마 서울에 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나는 그 꼴을 못 봅니다.”
북한의 실제 포병 화력은 그 무시무시한 숫자만큼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전시라도 서울에 포탄 몇 십 발이 떨어지면 언론부터 난리가 난다.
만약 가스관이라도 건드려서 폭발하는 날에는 반전주의자들이 설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저 개발하다 만 아이언 빔을 우리가 맡아달라는 말씀이시군요. 이스라엘도 미국도 실패한 걸.”
“어떻습니까, 가능합니까?”
“글쎄요···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달 개발에 핵융합까지 건드리는 사람이 무슨 대답이 그렇습니까? 아무튼 되는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하여튼 막무가내인 사람이다.
사실 현존하는 전력체계로는 어렵지만 에테르 크리스탈을 쓰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에테르 레이저를 지금 선보이면 로드맵에 약간의 지장이 생긴다.
앞으로 일어날 북한의 포격 도발을 완벽히 막아버리면 반북감정의 고조가 아쉽다.
‘하지만 그대로 되더라도 나쁘진 않다.’
북한의 포격을 모조리 막아낸다면 그의 영향력이 더 올라갈 테니까.
지금도 차차기 대통령 대우를 받지만 유지하는 그 이상을 원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하이텍이 아이언 빔을 맡게 되었다.
대형 트레일러를 불러 연구소 안뜰에 들이니 다들 황당해 하는 얼굴이었다.
“회장님, 이거 전력 때문에 루시아도 답이 안 나올 겁니다.”
“뭐 핵융합로라도 있으면 모르겠네요.”
“잘 압니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이건 정상적인 무기체계 획득절차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례적으로 청와대에서 직접 지시한 건이라 테스트한 다음 납품하면 그걸로 끝이다.
나중에 감사원이 달려들어서 파헤치겠지만 그 때는 이미 전쟁이 터졌을 것이다.
유지하는 개인 연구실에 들어가 아르마를 호출했다.
“에테르 크리스탈 만들 수 있지?”
「지시하시면 언제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처음 동해에 추락했을 때만 해도 크리스탈 하나 찾는다고 인근 바다를 다 뒤졌는데.
이제 에테르 융합로가 충분한 출력을 내게 되었으니 만들기도 쉽다.
“에테르 레이저를 아이언 빔에 적용하고 싶은데···최소출력으로 하면 어떻게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