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58
“최초 발견자는 말씀드릴 수 없고 미국의 영토는 아닙니다.”
“그럼 누구의 소유란 말이죠?”
“그것 또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섬의 면적은 어느 정도인가요?”
“상당히 크다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무성의로 일관된 기자회견이었고 토지관리국과 백악관은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미국이 발견한 섬인데 미국 땅이 아니라는 게 말이 되나? 당장 병력을 파견해라!
민주당에서 즉각 나섰으나 대통령과의 면담 후에 비난의 수위를 대폭 줄였다.
한국의 유지하가 개입되어 있음을 알아차린 것이다.
물론 민주당이 유지하를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미국이 많은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대만은 초반에 함락되고 이를 막기 위한 미국의 개입이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3차 세계대전이나 핵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민주당이 입을 다물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유지하가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그 섬은 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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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어리둥절했다.
섬이 어디에 있는지도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면적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심지어 섬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태평양에 갑자기 섬이 생겼다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하지만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유지하가 이어받듯 기자회견을 열었기에 일단은 들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섬은 제주보다는 확실히 크고 해수면에서 수십 미터 정도 올라와 있습니다. 산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 평지입니다.”
“원래 해저지형이어선지 섬을 걷다 보면 염분이 가득 섞인 바람이 느껴집니다. 간척지보다 더하니까 염분을 제거해야겠죠.”
“위치는 말씀드릴 수 없고 현재는 미군의 협조 하에 제가 소유권을 갖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질문 있습니까?”
발언권을 얻은 기자 한 명이 일어섰다.
“방금 자신의 소유라고 하셨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한국의 소유 아닙니까?”
“아닙니다. 한국은 그 섬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제 땅입니다.”
“한국인이시잖습니까. 혹시 다른 국가에 시민권이라도 신청하신 건?”
목소리가 올라가는 것은 유지하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그는 연단에 팔꿈치를 얹고 말했다.
“그 섬에서는 한국인이 아닐 겁니다. 국가를 세울 거니까요. 다음 질문 받겠습니다.”
다른 기자가 나섰다.
“국가라고 하셨는데, 태평양에 개인적인 국가를 세운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정확합니다.”
“그걸 누가 인정할까요?”
“인정하지 않을만한 국가나 세력을 댈 수 있습니까?”
자신 있게 나섰던 기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생각해보니 그런 국가를 찾기 힘들었던 것이다.
미군이 협조하는 마당에 다른 국가의 인정은 별 의미가 없었다.
러시아? 아직은 태평양에 나오는 것만도 벅차다.
오스카급 전략원잠이 태평양에 등장하면 버니지아급 공격원잠 세 척이 따라붙는다는 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그리고 러시아와 유지하간의 모종의 협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캄차카 반도 남쪽에 유지하가 임차한 땅이 있다는 것인데, 러시아가 출입을 불허해 아직 파악은 되지 않았다.
일본? 최근 미국과 불협화음을 내곤 있지만 아직은 영향력 안에 있고 중국은 말 할 가치도 없다.
대만과 전쟁을 치르는 중인데 거기까지 파병할 병력이 있다면 기적일 것이다.
남태평양의 국가들은 거기까지 영향력을 뻗칠 여력이 되지 않았다.
소거법으로 하나씩 지우던 기자는 머쓱하게 앉아야 했다.
유지하가 말했다.
“당장은 미국의 도움을 받겠지만 조만간 독자적인 정부를 세우고 군대도 만들 겁니다. 시민들은 세계 곳곳에서 선별해서 받아들일 계획이고요.”
그동안 초소형국가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시랜드 공국이나 북수단 왕국 등 법령의 허점을 파고들어 국가를 선포한 곳은 1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어느 국가도 이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랜드 공국은 취미에 가깝고 북수단 왕국은 이집트가 인정하긴 했지만 사실상 활동이 없어 해체상태였다.
물론 주장이야 자유고 유지하의 행적과 개발을 떠올려보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그 국가를 세계가 인정하리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
어느 기자가 물었다.
“그 국가의 이름은 뭡니까?”
“인류연합입니다.”
“푸흡.”
급기야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인류연합이라.
너무 거창하지 않은가?
건드리지 마라
현 시대에서 국가를 성립시키는 요건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국민, 영토, 정부, 주권.
지금까지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 세력을 따져보면 이 네 가지 중에서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요건이 빠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방금 유지하가 선언한 인류연합은 갓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현재 인류연합의 구성원, 즉 국민은 저와 아르마 애쉬포드 두 명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세계시민으로 인정한 자에 의하여 영주권을 부여하고 나아가 시민권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류연합의 영토는 북태평양에 있는 섬 테라입니다. 위치는 밝힐 수 없지만 존재 자체는 사실이며 이는 타국에 의해 침해받을 수 없는 독립적인 영토임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타국과 교섭 가능한 기능을 가지는 정부 또한 곧 생길 것이며, UN에는 가입을 신청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들은 다른 발표보단 UN에 관한 건에 놀랐다.
아예 가입 신청을 안 한다고?
지금껏 탄생한 초소형국가들이 옵저버 형식으로 UN에 가입하려 노력한 것을 생각해보면 다소 뜻밖이다.
그 말은 앞으로 생길 수많은 국제적 문제에서 중재를 받지 못함을 의미한다.
또한 UN이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에 참가 신청서도 내지 못한다.
물론 UN 가입국이라는 게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보증해주지는 않는다.
대만만 봐도 그렇다.
UN 가입국이 아니고 수교한 국가도 손에 꼽을 정도지만 독자적인 정부를 가지고 주권을 행사하고 있잖은가.
아무튼 신생 국가로서 UN에 가입을 신청하지 않는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취미라서 가입할 필요가 없든지, 너무 대단해서 국제기구의 조율이 필요가 없든지.
기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미국조차 이라크 공격할 때 UN의 승인을 얻어내려고 끝까지 노력했는데···”
“당장이야 미국 믿는다 쳐도 그 뒤엔 어떻게 하려고 저러는 걸까요?”
“일본 같은 나라들이 군함 파견해서 시위하면 그거 쫓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
한편으로는 일련의 사건을 통하여 유지하가 국제기구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는 시선도 존재했다.
“현실적으로 상임이사국이 끝까지 반대하면 뭐 해보지도 못하는 게 맞잖아?”
“평화를 위한 단결 그 조항을 아무렇게나 갖다 붙여도 괜찮은 게 상임이사국이지.”
“EU하고 결탁해서 우주조약을 개정하니 마니 난리도 아니었죠.”
속닥속닥하는 소리가 들리는 동안에도 유지하의 발표는 계속되었다.
“인류연합은 현재로선 우스갯소리로 취급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류를 대표하고 있지 못하며, 연합이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겁니다.”
“마지막으로 국기게양식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노트북 화면이 켜지며 유지하의 비지니스젯이 하늘을 나는 영상이 나왔다.
이윽고 문이 열렸고 누군가가 배낭을 메고 뛰어내렸다.
그건 사람이 아니라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만든 안드로이드 루시아였다.
이윽고 낙하산이 펴지더니 루시아가 질척질척한 땅 위에 착륙했다.
그리고 독수리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국기가 꽂혀 펄럭거렸다.
“이상으로 인류연합의 건국을 선언합니다. 지금 나눠드리는 것은 보도자료입니다.”
다른 안드로이드 루시아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보도 자료를 나눠주었다.
정확한 국기의 문양을 확인한 기자들이 헛웃음을 지었다.
“무슨 로마도 아니고···”
“인류연합이 아니라 인류제국 아니야?”
몇몇 기자들은 진지하게 인류연합의 정체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안드로이드가 국기게양이라···이거 앞으로의 국가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인공지능 루시아까지 포함하면 야 이거 어떻게 될지 가늠이 안 되네.”
“유지하씨의 능력을 생각하면 기업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네요.”
“앞으로가 문제네. 정치권이 가만히 안 있을 텐데.”
“그나저나 쟤는 누가 데리고 옵니까?”
섬에 착륙한 안드로이드 루시아를 말하는 것이다.
뭐 알아서 데리고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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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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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하 회장, 태평양의 섬 테라에 인류연합을 건국하다.
―이 국가는 한국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독자적인 주권을 주장 중.
이 소식이 한국에 알려지며 양안전쟁이 완벽히 묻혔다.
그만큼 충격적인 소식이었던 것이다.
인터넷에선 언제 그런 섬이 생겼느냐며 난리였다.
―태평양 지진 땜에 그 섬이 생긴 거임?
―그 지진 땜에 참치 가격 존나 올랐자너. 참치쉑 이제 다 뒤져따.
―야야 그럼 뭐 어떻게 되는 거냐? 국가 선포하고 끝임?
―한국인이 획득한 땅은 한국 소유라는 법령 같은 거 없나.
―요즘 세상에 무주지가 있어야 말이지. 사상 초유의 사태임.
―제주도보다 훨씬 크다던데 와 부럽다···
―선포는 했는데 이제부터가 진짜지. 미군 떠나면 그거 어떻게 방어할 거임? UN에도 가입 안한다던데.
―완전히 미쳤네.
―뭐 엄청난 능력 있으면 UN 가입 안 해도 되지. 허들이 너무 높아져서 문제지만.
―근데 누가 먼저 발견했는지는 명확히 안 나와 있네.
―뻔하자너. 태평양은 미군 앞마당이니까 미국이 발견했는데 유지하가 그거 알고 싸바싸바한 거지.
―거기 가면 나도 인류연합 국민 될 수 있는 거냐?
―곧 영주권 사전신청 받는다던데 심사가 꽤 까다롭나봄. 나이 능력 다 본다던데.
―근데 이거 어떻게 되려나···정치권에서 가만 안 있을 텐데.
누구의 말대로 정치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한국인이 무주지의 소유권을 가진 것이 처음 있는 일이라 그 어떤 법령조차 적용되지 않았다.
야당의 일부 초선 의원들에게서 그 땅을 양도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의 국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정한 만큼 무주지에 대한 법령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긴 합니다.”
“그래도 그쪽 국토 관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 않겠습니까? 기본적인 인프라는 어쩔 것이며 국토 방어와 영토 관리까지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 회장은 그 땅을 한국에 양도하고, 다년간 독점 개발권과 영업권을 받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기간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50년으로 하면 될 겁니다.”
태평양 무주지에 대한 국회의 특별대책위가 구성되어 이런 조건을 들이밀었다.
유지하는 대책위원장이라는 사람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개소리도 작작해야지 무슨···내 땅인데 왜 당신들이 주인인 척 합니까?”
“개, 개소리라니···”
“거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 거 아닙니까?”
국회의원들이 항의했으나 그는 비웃을 뿐이었다.
“나는 테라 섬을 미국과 협상해서 양도받았고, 온전한 소유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단 말입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왜 난립니까.”
이렇듯 단호한 말을 들었음에도 국회의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동안 유지하가 국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바람에 독이 오른 것이다.
―제발 유지하 발목이나 잡지 말고 가만히 있어줬으면 좋겠는데.
―인공지능법 아직도 계류 중이지? 일 안할 거면 월급 다 토해냈으면 좋겠다.
―월급벌레 새끼들 다 동해에 던져버리고 루시아가 통치하면 되겠네.
그런 분위기는 언론에까지 이어져 신라그룹 앞에는 상시 보도팀이 대기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최근 양안전쟁에서 하이텍의 레일건이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는 와중에 아이언 빔조차 하이텍제라는 주장이 나돌고 있었다.
―그럼 뭐냐? 신라하이텍이 중국을 막고 있다는 소리 아니냐?
―무기체계 두 개로 중국을 막는다니 진짜 말도 안 되네.
―그거 땜에 미국 SM-6 탑재한 이지스함이 서해에 들어와 있자너. 중국이 열 받아서 둥펑 쏠지도 모르니까.
연일 취재경쟁이 이어졌고 이제 국민들은 국회에서 뭘 하건 별 관심이 없었다.
그나마 있는 관심이라곤 야당에 대한 적개심이었다.
반중감정이 극에 달한 것이다.
―양심이 있으면 총선 때까진 쥐죽은 듯 있어야지?
―확 단체로 묶어서 대만해협에 던져버리고 싶네.
야당의 초선 의원들은 급해졌다.
당장 오는 4월 총선에서 우수수 낙마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정치인생이 초선에서 끝나는 것보단 뭐라도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그들은 유지하가 획득한 땅에 숟가락을 얹기로 했다.
반발 가능성에 대해선 큰 염려를 하지 않았다.
전 세계에 적을 만든 그가 갈 곳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미국이나 러시아인데 러시아로 가면 경영간섭이 많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런 쪽에서 아주 유명하다.
―미국엔 민주당이 잔뜩 벼르고 있다. 차라리 한국에 있으면서 경영을 보장받는 편이 낫다.
―50년 정도의 독점 개발권과 그로 인한 영업권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당내에서 여론전을 펼쳤지만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이 법안 소급적용 때문에 위헌이 날 겁니다. 시작부터 구멍이 숭숭 나 있는 법안 통과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위헌이야 나겠지만 압박용으로는 충분합니다. 그 사람은 한국을 못 떠난다니까요. 미국의 제안을 거절한 것만 봐도 알잖습니까?”
“행실은 좀 그래도 유 회장이 애국잡니다. 이 나라를 떠나진 않을 겁니다.”
“···그런 애국자를 이렇게 몰아붙여도 되는 겁니까?”
전문의원이 의구심 어린 시선을 던졌지만 다수 의원들은 그를 달랬다.
“아이고, 진짜 유 회장을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시네.”
“초반에 질러놓고 서서히 조건을 타협하는 게 협상의 기본 아니겠습니까? 50년 임대가 좀 그러면 100년 임대도 얼마든지 해줄 용의가 있습니다.”
“거 유 회장의 손자 대까지 경영하겠네.”
중요한 것은 테라 섬에 숟가락을 얹는 것이다.
당장 총선에서 목이 달아나게 생겼으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여론전은 시작부터 유지하의 반발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가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선언한 것이다.
“테라 섬에 대한 그 어떤 법안이라도 국토위에 올라간다면 신라그룹은 한국이 아니라 다른 국가의 기업이 될 겁니다. 이 점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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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를 옮기겠다는 경고에 야당 의원들은 어처구니없어 했다.
“지금 협박하는 겁니까 뭡니까?”
“일개 기업인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게 협박이라니요. 이건 안 되는 겁니다.”
“완전 나라가 거꾸로 돌아가네.”
“그래봐야 법안은 문제없이 본회의에 상정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유지하의 마지막 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의도 증권가에선 신라그룹이 한국을 떠나 본사를 옮길 수도 있다는 찌라시가 나돌았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그럴 리 없다고 일축했으나 신라그룹 직원 전체에 유급휴가가 지급되었다.
심지어 해양개발까지 휴업하는 바람에 블랙메탈 공급이 뚝 끊겼다.
직원들은 물론 배터리를 공급받아야 하는 기업, 국가들까지 이게 무슨 일이냐고 정부에 문의했다.
조형근 대통령으로선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그는 당장 야당 의원들을 불러들였다.
“국회 일이라 지켜보기만 했는데, 더는 안 되겠습니다. 당장 법안 폐기하고 원상복귀 시키세요.”
단호한 말에 의원들은 볼멘소리를 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럴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께서 개입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너무 끼고 도시는 거 아닙니까?”
“저희 목표도 유 회장이 완전히 항복하는 게 아닙니다. 어느 정도 타협의 여지가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 순간 조형근 대통령의 주먹이 테이블을 쾅 때렸다.
“당신들 제정신입니까! 유 회장을 상대로 협상이 될 거라고 지금 생각하는 거냐고! 지금 그 사람이 어디 가 있는지 압니까? 모스크바에 가 있어요!”
“그런 독재자한테 가면 제 발을 묶는 격입···”
한 의원이 뭔가 말하려다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조형근 대통령을 보고 말았다.
저 성질머리는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고 사람도 가리지 않는다.
“지금 제 발이라고 했습니까! 유 회장이 진짜 러시아로 기업을 옮기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압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요?”
“러시아가 N···”
순간 조형근 대통령의 입이 꽉 닫혔다.
NCM탄을 꺼내려다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만약 비밀이 새어나간다면 대만 근해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군 7함대가 한국으로 방향을 돌릴 것이다.
그뿐인가?
이틀 안에 매킨리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건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했다.
NCM 기술을 확보한 러시아가 과연 무슨 짓을 저지를지 상상만 해도 공포스러웠다.
일이 그렇게 되면 조형근은 후대에 NCM 탄을 타국에 넘긴 멍청이로 기록될 것이다.
그는 머리를 흔들고 으르렁댔다.
“잘 들으세요. 지금 당장 법안 철회하고 유 회장에게 가서 사과하십시오. 만약 그러지 않겠다면 나도 검찰을 동원하겠습니다. 당신들 중진이 이홍식 전 의원에게 받아먹은 거 낱낱이 까발리겠다고. 알아들었습니까?”
무슨 말을 하나 했던 의원들은 기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