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66
앉아서 또 당할 수는 없으니 답은 선제공격뿐이다.
국회의 승인은 나중에 받으면 된다.
그는 이강훈 합참의장에게 지시했다.
“북한의 사과는 바라지도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즉시 전군에 데프콘 2와 전투준비태세 발령하세요.”
방아쇠를 당기다
「전군 데프콘 2, 전투준비태세 발령」
「이것은 훈련이 아니다. 반복한다. 이것은 훈련이 아니다」
11일 새벽, 대한민국 육군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평소 카드로 대체하던 준비태세가 아니라 실전이었다.
병사들이 입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군장을 쌌고 연병장에 수송부 트럭이 잔뜩 모였다.
훈련 시에는 여러 상황이 주어지기 마련이지만 실전이라 그런 것도 없었다.
그저 부대를 떠나 집결지에 모이라는 윗선의 지시만 있을 뿐이었다.
뛰어다니는 병사들을 통제하던 간부들도 어안이 벙벙했다.
“진짜 전쟁이야 뭐야?”
“서울이 공격당했는데 뭐라도 해야지!”
“이거 쉽게 안 끝날 것 같은데···”
준비태세야 그렇다 치더라도 데프콘 2는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로 발동된 적이 없었다.
그것도 전군이라니.
간부들은 차량에 올라타면서 제발 부대에 다시 복귀할 수 있기를 빌었다.
하지만 탄약관이 굳은 얼굴로 탄약을 불출하는 걸 보면 이번에는 다른 것 같았다.
“탄약관요! 위에서 무슨 지시 들은 거 있습니까?”
보다 못한 중대장이 묻자 준위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지시받은 건 탄약고를 비우라는 것뿐입니다.”
“그래요?”
나중에 다시 채우려면 거하게 고생하겠다는 생각에 앞서 불길한 생각이 미쳤다.
어쩌면 다시 돌아올 일이 없기에 이런 지시가 내려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은 준비태세가 좀처럼 해제되지 않는 것을 느낀 모든 간부가 갖고 있었다.
각 부대는 후방 집결지로 물러나 점령하고 상부의 명령을 기다렸다.
그때까지 북한의 포격은 없었다.
원래 전쟁이 개시되면 GP와 GOP는 북한의 대규모 포격에 증발하고 최전방 부대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이렇게 짐을 싸서 부대 전체를 옮기는 것도 그 포격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포 한 방 안 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북한 쟤네들 자행포 기름까지 다 빼다 써서 못 움직인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그래도 전연군단 거는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요?”
“모르죠 뭐. GP 애들 말 들어보면 요즘은 전연군단에서도 백 단위로 탈영병이 발생한다던데. 뉴스에는 안 나와도.”
“그럼 부대 유지가 되나···”
최근 북한은 저렇게 해서 군 유지가 되나 의구심이 될 정도로 망가졌다.
예전에는 만약 북한이 남침한다면 한국 내의 주유소를 털어서 기름 채우고 마트 털어서 식량 보급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북한에는 그런 작전을 할 기름조차도 없었다.
얼마나 곤궁하면 전시에 쓸 유류까지 갖다 팔아먹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나올까.
수뇌부에서도 그걸 알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 방치 중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괜히 한국 정부에 직접적으로 식량 요청을 한 게 아니었다.
아무튼 한국군은 빠르게 전투준비태세를 끝마쳤다.
공군과 해군 등도 기지방호에 들어갔고 기행부대도 마찬가지였다.
온갖 가라와 했다 치자로 점철된 한국군이었지만 이번 준비태세는 매우 신속했다.
몇 달 동안 이것만 반복했기 때문이다.
병사들 사이에서는 6.25이후 우리가 역대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잠도 안 재우고 상황을 걸어대고 기동훈련을 하니 짜증이 치솟을 수밖에.
어쨌든 그런 훈련이 효과가 있었는지 전투준비가 끝났다.
이 과정에서 병사가 사라지거나 물자가 증발하는 등의 소소한 사고가 있었지만 각 부대는 기동할 준비를 한 채 자리를 지켰다.
그때까지 북한은 조용했다.
“뭐야, 이대로 끝나는 거야?”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을 때, 조형근 대통령은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을 만나고 있었다.
.
.
.
합참본부 벙커에 일단의 정치인들이 몰려왔다.
박선호 국회의장이 중진들과 함께 와서 조형근 대통령과 한판 붙었다.
“절대, 절대 전쟁은 안 됩니다.”
“지금 서울에 포탄이 떨어지고 청와대가 무너졌는데도 안 된다는 말이 나와요?”
“사망자가 여럿 생긴 건 아니잖습니까. 청와대도 춘추관이 무너진 것뿐이고.”
“춘추관은 뭐 청와대 아닙니까!”
“언성 높이지 마시고···지금 대통령께선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어요. 북한이야 잃을 게 없다지만, 우리는 너무 많습니다.”
“2차 한국전쟁이 일어나면 날아가는 GDP가 몇 %인지 아십니까? 감당이 되겠어요?”
“7군단 앞세워서 북진하면 저녁은 평양에서 먹는다 이런 생각을 가지신 것 같은데 북한의 핵이 뻘로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최악의 경우 서울에 10발만 쏴도 백만 단위의 사상자가 생깁니다. 대통령께서 책임지실 겁니까?”
여야 중진들의 공세에 조형근은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어요! 한반도 역사상 외국의 개입 없이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뿐이라고! 중국 꼬라지를 보면 알잖소! 미국과 일본은 어떻고!”
의전서열 2위에 해당하는 박선호 국회의장은 귀를 막고 있다가 말했다.
“그래도 전쟁은 안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이대로 있다가 날 밝으면 부대 원상복귀 시키세요.”
“일단 북한의 대응을 지켜봅시다.”
“진짜 돌아버리겠네.”
국회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면 결국 전쟁은 어렵다.
조형근 대통령이 답답해서 NCM탄 이야기를 꺼내려 할 때, 유지하가 그를 불렀다.
“대통령님. 잠깐 이야기 좀 하시지요.”
둘은 구석에서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눴다.
“절대 그걸 언급해서는 안 됩니다.”
듣는 귀가 많으면 그만큼 유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건 진리다.
NCM탄의 존재를 알린다면 그 즉시 미국이 개입해서 전쟁을 중단시킬 것이다.
“국회의 동의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잖습니까?”
현재 한국과 북한은 정전상태이기 때문에 선전포고는 필요가 없다.
하지만 북진은 차원이 다른 얘기였다.
아무리 데프콘 2를 발령하고 준비태세에 들어간다고 해도 최소한의 암묵적인 동의는 있어야 한다.
5천만 명을 전시상황에 몰아넣는데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무시하면 되겠는가.
여기까지는 결국 한국의 정치인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조형근의 우려였다.
유지하는 원래 한국인도 아니었고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처음 식물인간에서 벗어났을 때야 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 그런 척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는 필요하다면 5천 만이 아니라 80억이라도 전쟁터에 몰아넣을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지켜보시지요.”
“무슨 일이라도 터진답니까?”
“글쎄요, 제가 예언자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애매모호한 말에 조형근 대통령은 가슴을 치며 답답해했다.
“핵미사일이 날아올지도 모르는데 대체 왜 승인을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 이 말입니다!”
글쎄, 그런 상황에서도 북진을 명령하지 못하는 조형근의 새가슴이 더 문제였다.
가슴은 북진을 외치는데 직접 결정을 내리는 위치가 되다 보니 부담감이 장난이 아닌 모양.
국회를 무시하고 북진을 명령할 수는 있지만 뒤의 일은 모두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큰 피해 없이 승전한다면 그나마 낫다.
하지만 만에 하나 핵미사일 요격에 실패한다거나 화학탄 공격으로 민간인이 대량으로 사망한다면 모조리 그의 책임이 된다.
이래서야 전쟁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판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지하는 의원들에게 책임을 미루려 하는 그를 아쉽게 바라봤다.
‘모든 상황을 조성해 줬음에도 방아쇠까지 당겨야 하는군.’
지금 북한은 EMP 공격을 받아 대혼란에 빠져 있었기에 한국을 공격할 능력은 물론이고 의지도 없었다.
‘가능하면 의원들은 전쟁 중에 죽이고 싶었지만···’
그들이 2차 한국전쟁에 가지는 거부감은 아르마의 예측보다 더 심했다.
하긴 몇 명이 죽을지 모르니 이해는 간다.
죽음에 무감각한 유지하가 지시했다.
“청와대, 국회의사당, 국방부를 포함해서 10여 곳을 날려버려.”
「알겠습니다」
북한의 전연군단이 대혼란에 빠져 있을 때, 포드에서 빠져나온 안드로이드들이 잠입했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부대를 지휘하는 군관들을 죽이고 그들로 위장하여 멀쩡한 방사포를 장악했다.
한국의 정찰자산이 일련의 움직임을 탐지하고 경고를 울렸다.
그리고 서울을 향해 수천 발의 방사포 사격이 시작되었다.
.
.
.
“서울이 대규모 방사포 공격을 받았습니다.”
“···”
매킨리 미국 대통령은 CNN 기자가 촬영한 불타오르는 서울의 야경을 바라봤다.
저 화염 속에는 국회의사당과 청와대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최초의 방사포 사격과는 비교가 안 되는 공격을 받은 것이다.
사상자가 몇 명인지는 모르지만 상당수의 정치인이 휘말린 것은 확실했다.
북한이 추가적인 공격을 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면 멍청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상한 점이 있었다.
“왜 전방의 전투사단이나 군단 지휘소가 아니라 서울이지? 무슨 정보 있소?”
“북한 내부가 워낙 혼란해서 정보를 수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핵무기가 불발되어 EMP가 터졌다는 첩보도 있습니다.”
“북한 외교관은 뭐라고 했소?”
“절대 수뇌부의 의중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저게 수뇌부의 의중이 아니라고?”
그의 잿빛 눈동자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서울의 모습이 보였다.
저렇게 당하고서도 참을 수 있다면 한국은 천사라고 불려야 할 것이다.
물론 그가 아는 한국은 결코 천사가 아니었다.
험프리 보좌관이 귀띔했다.
“대전의 조차장을 비롯한 기지국과 창원 공단이 멀쩡합니다. 북한 내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돌아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개전은 피할 수 없겠군.”
“한국군이 대화력전을 시작하는 동시에 계엄령을 발령했습니다.”
“모든 공항과 항구가 봉쇄되었고 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사실상 전시상태로 돌입한 상태입니다.”
“대통령님, 즉시 한국에 있는 국민들의 철수를 시작해야 합니다.
“얼마나 있소?”
“주한미군이 많이 빠져나갔으므로 12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즉시 시행하시오.”
평소 미군은 NEO, 비전투인원 철수계획을 매해마다 시행하고 있었다.
원래는 주한미군의 가족을 대상으로 하던 거지만 그걸 확대하면 큰 문제는 없었다.
미국엔 그것을 위한 플랫폼이 아주 많다.
문제는 동아시아에 두 개의 전쟁이 터졌다는 것이다.
양안전쟁, 그리고 2차 한국전쟁.
일본만 제외하고 죄다 전쟁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다들 미쳤어···”
의자에 머리를 기대는 매킨리 대통령에게 보좌관들이 조언했다.
“대통령님,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고 되돌릴 순 없습니다.”
“이대로 구경하기만 한다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할 겁니다.”
“일본 대신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우리의 동맹국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로 했었지.
일본은 너무 미국의 눈에 나버렸고 최근 한국은 외계인이라도 납치한 듯 눈부신 기술발전을 이룩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것은 온전한 상태의 한국이었다.
전쟁으로 국토가 박살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을 완전히 봉쇄할 확률은?”
그렇게 묻자 다들 말꼬리를 흐렸다.
“워낙 거리가 가까워서···”
“북한은 이미 SLBM의 배치를 완료했습니다. 개전 초기에 신포급이 항구를 빠져나가는데 성공한다면···”
“100% 장담은 어렵겠습니다. 높게 잡아도 70% 정도입니다.”
“최소 10발은 맞는다고 봐야겠군.”
이대로 북진한다면 궁지에 몰린 북한은 망설이지 않고 핵을 쏠 것이다.
좁은 영토를 가진 한국에 그걸 감당해낼 체력이 있을까?
당장에야 서울이 불타오르니 북진을 외치겠지만 핵미사일이 한 방이라도 떨어지는 순간 분위기는 반전될 것이다.
매킨리 대통령은 초조하게 집무실을 배회하다가 책상에 걸터앉았다.
“지금 유 회장은 어디에 있소?”
“현재 합동참모본부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거기 있어서 화를 피했군.”
“우리로서는 천운이죠.”
그렇다면야 미국이 할 일이 정해졌다.
사실 미국의 상하원은 한국을 그리 중요시하게 여기지 않았다.
중요한 건 유지하의 능력과 기술이었다.
블랙메탈을 마음대로 다루는 능력과 인공지능을 탄생시킨 기술을 간절히 원했다.
엇나가는 일본 대신 한국을 밀어주기로 한 것도 그가 있기 때문이다.
왜 주한미군이 철수했겠는가.
전작권도 반환했고 상호방위조약도 거의 백지화된 지금 한국은 별 가치가 없었다.
하지만 당장 한국을 버린다는 건 조금 아까웠다.
매킨리 대통령은 결단을 내렸다.
“3함대를 파견해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지. 강습상륙함과 수송함을 최대한 배치시켜서 물자와 병력을 공급하고 비전투인원을 데려오시오. 그리고 유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시오.”
유지하의 부모의 소재지는 이미 파악되어 있었고 경호가 붙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뿐이었다.
험프리 보조관이 고개를 갸웃했다.
“신병을 확보하라는 말씀은···”
“전쟁이 일어나면 여러 위험요소가 있지 않겠소? 테러도 빈발할 테고, 죽음의 위기를 넘길지도 모르지. 그걸 관찰하다가 잽싸게 데려오란 말이오.”
“이해했습니다.”
이미 한 차례 거절한 바 있지만 혼란 속에서 이리저리 구르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배짱 두둑한 기업가이긴 하지만 전쟁과는 거리가 먼 사람.
미국 특수부대는 그런 사람을 데려오는데 이골이 난 집단이었다.
.
.
.
2차 포격으로 인해 서울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아이언 빔을 비롯한 대공망은 제 역할 이상을 톡톡히 해냈지만 모든 로켓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국회의사당과 청와대에 몇 발의 로켓이 떨어졌다.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서울 곳곳이 불타올랐다.
조형근 대통령은 그제야 개전을 결심했다.
더 망설였다간 죽도 밥도 안 된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현 시간부로 개전입니다. 대화력전 시작하세요.”
대화력전은 개전 초기 북한의 가장 막강한 전력인 포병을 제압하기 위해 대포병 화력을 쏟아 붓는 것이다.
대부분의 포병 전력이 가동되며 공군의 벙커버스터와 탄도미사일까지 동원된다.
포상진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K-9 자주포와 다연장을 비롯한 포병전력이 미리 지정된 북한군 진지에 고폭탄을 발사했다.
공군기지에서는 전투기들이 순항 미사일과 대레이더 미사일을 달고 이륙해 포병지휘소와 레이저기지 등을 타격했다.
그리고 미사일사령부에서는 지금까지 열심히 비축한 탄도미사일을 일제히 발사했다.
비록 눈과 귀는 좋지 않지만 화력으로 박살내겠다는 각오였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던 정찰기들이 연이어 제압 성공 신호를 보내왔다.
이 즈음 군 수뇌부는 의아함을 느꼈다.
“왜 반격탄이 날아오지 않는 거지?”
“넋을 놓고 있다가 얻어맞는 것 같습니다. 이건 뭔가 이상합니다.”
물론 북한군의 상태가 말이 아니므로 수뇌부의 통제가 제대로 먹히지 않으리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지 않은가.
서울에 방사포 수천 발을 쏘는 등 개전 의지를 명확히 했음에도 평양의 방공망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일부 고사포야 의미 없는 저항을 해댔지만 세계에서 가장 조밀하다는 방공망의 본모습은 아니었다.
정보참모들은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
“북한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군에 전력을 공급할 여력이 없을 겁니다.”
“현재 북한군은 절름발이 수준이 아니라 병상에 누워 오늘내일하는 중환자라고 판단이 됩니다.”
그런 주제에 선제공격을 걸었으니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웠다.
한편 노동당 중앙청사 3층에서는 빨리 이 사태를 수습하라는 다급한 지시가 떨어졌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왜 전연군단이 지시 없이 움직여!”
“지금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것이 벌써 3시간째야! 단단히 들어, 만약 남조선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나나 네놈들이나 다 죽은 목숨이야! 저것들이 우릴 살려둘 것 같아?”
김정은이 살을 떨며 분노했기에 다들 바쁘게 움직였다.
서울 포격 건은 전연군단이 저지른 우발적인 사태이며 북한 정권은 개전의 의지가 없다고 알려야 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연락할 통로가 없었다.
통신망은 다 박살난 데다 중국의 통신위성도 방해전파를 받았는지 이상한 신호만 보내오고 있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평양 주재 외교관들이 모두 떠난 것도 문제가 되었다.
북한은 그들을 잡지 않았고, 덕분에 그들의 목소리가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