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67
미국은 외교관의 목소리를 무시해 버렸고 그나마 통신이 복구된 쪽은 중국이었다.
두만강 너머 대기하고 있던 중국 기계화 집단군이 비상사태를 알아차렸다.
김정은은 무전기를 통해 80군 사령원과 간신히 통화할 수 있었다.
“리오화 소장, 나 좀 도와주시오.”
“말씀은 들었습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고요.”
“공화국의 사정을 남조선에 알려주면 고맙겠소. 우리는 결코 선제공격할 의사가 없었소.”
“그러십니까. 하지만 한국은 이미 침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지하기에는 이미 늦었습니다.”
흥분한 김정은이 뭐라 떠들었지만 리오화 소장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북한의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는 멈출 수 없는 흐름이었다.
본국조차 북한에 제대로 된 통제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대로 병력을 남하시켜서 북한 땅을 접수한다면 어떻겠는가?
‘운이 좋다면 내가 만주와 북한 북부를 차지할 수도 있다.’
북한 분할 계획을 80군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평양은 내주더라도 그 위쪽은 충분히 점령할 수 있다.
북상할 한국의 기갑전력은 대단하지만 중국과의 확전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쾌속.’
80군, 쾌속반응부대는 바로 이 날을 위해 준비되었다.
그는 통신을 끄고 휘하 장령들에 지시를 내렸다.
6만 명에 달하는 80군이 일제히 두만강을 건넜다.
그리고 거의 같은 시각.
한국의 7군단도 작계 5015를 따라 주둔지를 버리고 북진하기 시작했다.
전 기갑차량에 블랙메탈 장갑을 적용한 명실상부 동아시아 최강의 전력이다.
도처에서 차량이 기동하는 소리에 수도권이 몸살을 앓았다.
그들의 목적지는 평양이었다.
한입만
전쟁이 터지자 조형근 대통령은 유지하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
“당분간은 여기 있으면서 우리 장성들 비상시 근무하는 거나 좀 봐두십시오. 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니까.”
젊은 기업가이자 의원에게 충고해주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유지하로선 웃길 뿐이었다.
‘80년 가까이 전쟁 준비를 했다면서 이것밖에 안 되나?’
합동참모본부를 한 단어로 설명하라면 단연코 우왕좌왕이다.
역할 분담이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지시가 반복해서 내려지는가 하면 정보를 어떻게 취급해야 할지도 몰랐다.
장성들은 작계 숙지도 되어 있지 않았고 타군과의 협조도 미흡했다.
7군단의 기동에 필수적인 전선통제기가 어디 비행단 소속인지도 몰랐던 것이다.
“지금 통제기가 39정찰단 소속이 아니라고? 그럼 발광신호 보내는 저건 뭐야?”
아닌 게 아니라 북진하는 7군단 위에선 프롭기가 날아와 열심히 발광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주간이면 연막탄을 뿌리겠는데 야간이니 알아보기 쉽도록 하는 것이다.
“47정찰단 소속이랍니다!”
정보참모의 보고에 작전본부장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47정찰단 통제기는 1군단 머리 위에 있어야지! 연락장교 어딨어?”
도처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고 그때마다 고성이 오갔다.
정확한 정보 가공과 침착한 부대 운용보다는 서로 싸우기에 바빴고 그건 장성들이 더했다.
아무래도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커서 그렇다.
유지하는 여기에서 배울 건 아무것도 없다 판단하고 밖으로 나왔다.
“어디 가시는 중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헌병이 물었고 그는 답했다.
“화장실이요.”
“아, 예. 이쪽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화장실은 아주 효과적인 핑계거리가 되어준다.
그는 주위를 확인하고 아르마를 불렀다.
“지금 80군이 어디까지 내려와 있지?”
「신의주를 통과해 남하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군단과 마주쳤고 현재 전투 중입니다」
아르마가 보내주는 정보에 의하면 그쪽에 배치된 군단이 하나 있고 일단 병력은 80군과 비등하다.
하지만 현재 정황을 보면 진짜 전력이 비등한지 의심스러웠다.
유지하는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가는 중국 80군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어린애 팔 비틀듯이 하는군. 북한 8군단 전투력이 저렇게 낮았나?”
원래라면 북한 8군단은 신의주에서 중국군을 막아야 한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감정도 그리 좋은 게 아니기 때문.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제대로 된 전투도 못 해보고 지리멸렬이었다.
「전투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병력은 취침 중이었고 깨어나서도 통제가 안 되네요」
이쪽에서 방아쇠를 당겼으니 모를 수밖에.
북한 입장에선 누가 때려서 일어나 보니 한국이 화를 내고 있으며 중국이 바지를 벗기는 황당한 상황일 것이다.
“그래도 몇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쯤은 반격다운 반격을 해야 하지 않나? 그 많던 재래식 장비 다 어디 갔어?”
「중장비를 가동할 연료와 부품을 다 팔아먹었거든요. 보급도 안 되고요. 그나마 멀쩡한 것은 DMZ와 평양에 밀집되어 있죠」
아무튼 80군의 남진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질 것 같았다.
중국 함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인지 신의주에서 정주까지 이어지는 해안로를 따라 기동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면 평양에 도착할 것 같아?”
「일주일 이상 걸릴 겁니다. 평양에 접근할수록 병력밀도가 높아지므로 조만간 멈춰 설 것으로 보입니다」
“후속부대는?”
「전혀 없습니다. 지원부대도 없고요」
“80군 단독으로 남하했다는 말이군. 리오화 소장이라고 했나? 탐욕에 눈이 멀었어.”
「평소 국경지대에 주둔하고 있으면서 북한을 깔봤을 겁니다. 저 정도면 며칠 안에 땅 얼마쯤 점령할 수 있다 생각했겠죠」
“멍청한 놈.”
아무리 정예화된 기갑군단이라 할지라도 후속부대가 없는 만큼 그 전투력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장비가 정신력으로 굴러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내부에 들어와서 작전하는 것도 엄청난 부담일 것이다.
겉으로야 조중우호 어쩌고 하지만,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에게 중국은 썩 달갑지 않은 이웃이었다.
유지하는 7군단의 북진을 눈여겨봤다.
“지뢰지대를 개척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포격을 받아서 선봉이 돈좌됐군.”
「진격로가 하나뿐이니까요. 어쩔 수 없이 개성공단에 진입해야 하고, 북한도 그걸 잘 알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을 꼭 점령해야 하나?”
「7군단쯤 되면 종군기자가 있기 마련이고, 거길 점령하면 괜찮은 보도가 나오죠」
“과거 북한의 도발로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을 우리가 점령했다고 하는?”
「정확하세요」
“야전군에 아이언 빔을 준 게 실수였나···겉멋을 부리려 하는군.”
지금 이 순간에도 근처에서 날아오는 포탄을 천마 대공미사일과 아이언 빔이 요격하고 있었다.
순전히 저걸 믿고 일부 부대가 개성공단에 진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몇 년 전 폭파된 연락사무소 부지를 직접 확인하려는 의도도 있을 겁니다. 작계에도 포함된 거죠」
한국군은 다 좋은데 너무 작계에만 치중하는 게 탈이다.
북한이 정상이었다면 개성공단에 진입하는 부대에 아이언 빔으로 막을 수 없는 불벼락이 떨어졌을 것이다.
“개성공단까지는 그렇다 쳐도 개성시는 쉽지 않을 텐데.”
「CDS-1을 대량 투입할 예정입니다. 시가전은 드론에게 맡기고 주변 포병전력 소탕은 후속부대에 맡길 예정이네요」
“알고리즘 교체해 달라고 하겠군. 그나저나 저 포화를 다 뚫고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
개성 주변에 배치된 북한의 포병전력은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단 7군단은 그걸 맡지 않는다.
최소한의 기동로만 확보한 뒤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통해 북진하는 게 목표다.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저항에 부딪칠지는 미지수였으나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북한도 그걸 잘 알고 있기에 사력을 다해 저항할 테니까.
“80군과 7군단이 평양을 목표로 레이스를 벌이게 생겼군. 조금 도와줘. 많이는 말고 진격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알겠습니다」
“그리고 김구함 작업은 어떻게 됐지?”
「곧 끝납니다. 마지막 데크 작업만 남았네요」
“잠깐 내려가봐야겠군.”
레일건의 리미터를 풀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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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군단이 북진한 시점에서, 세계는 한국이 북한과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각국의 주요 언론은 특파원을 통해 상세한 정보를 입수해 보도했고 UN은 즉각 총회를 열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외교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중국 대표는 즉각 한국군의 철수를 주장했다.
“이건 예방전쟁도 뭣도 아닙니다. 북한은 이번 전쟁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빨리 철군하도록 종용하십시오.”
그런 그에게 미국 외교관이 사진 몇 장을 내밀었다.
서울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사진이었다.
“전혀 몰랐다고요? 이 사진은 어떻게 해명할 겁니까?”
“일부 전연군단의 짓이지, 뻔하지 않습니까?”
“일부치고는 과하게 보이는데···2차 포격으로 인해 한국 국회의원 150여 명이 사망했고 공무원도 다수 생명을 잃었습니다.”
러시아도 발언을 보탰다.
“이번 포격으로 한국은 거의 천 명에 달하는 인명피해를 입었습니다. 이걸 우발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 외교관은 애써 사진을 외면하며 자신의 주장만 늘어놓았다.
“아무튼 우리로선 이번 일을 좌시할 수 없습니다. 만약 한국이 평양-원산선을 넘는다면 조약에 의거 즉각 참전할 겁니다.”
“거기까지 파견할 병력은 있고요?”
영국 외교관이 비웃자 모두가 쓴웃음을 지었다.
현재 중국은 대만 총공세를 위해 물자를 비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의 북진을 저지하기 위해 병력을 빼내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한국이 고만고만한 국가라면 모를까, 중국의 최전성기에도 쉽게 제압하기 어려운 육군 대국이다.
미사일 전력도 충실하고 특히 최근에는 레일건 순양함을 진수했다.
완성되진 않았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북상하는 중국 함대를 견제하는 게 가능했다.
대만의 해안포에 쩔쩔매는 중국이 레일건 순양함을 극복한다?
각국의 해군 관계자들 사이에선 진지하게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실정이었다.
잠수함을 동원한다 해도 한국의 대잠전력도 그리 녹록치는 않다.
그때 미국 외교관이 새로운 사진 한 장을 내놓았다.
“한국의 북진은 기를 쓰고 막으려 하면서, 정작 80군은 남하하고 있군요. 어떻게 된 겁니까?”
“···모르는 일입니다.”
“당연히 모르시겠지. 80군이 단독으로 저지른 일이니까. 그러면 사령관에게 철수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까?”
“내 관할이 아니오.”
결사적으로 사진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뻣뻣하게 드는 걸 보면 철면피가 따로 없다.
사실 중국 외교관들은 이런 식의 태도를 자주 보여 왔기에 국제 외교무대에서 원성이 높았다.
지금까지는 G2라는 위상으로 인해 그게 먹혔을지도 모르지만, 현재는 아니었다.
미국 외교관이 으름장을 놓았다.
“평양 원산선을 말했지만, 한국 정부는 그 이상을 원합니다. 한반도 전체죠. 이번 기회에 북한을 완전히 흡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불가, 절대 불가합니다.”
“중국의 허락을 받을 일이 아닙니다. 통보죠.”
뭔가 이상하다.
아까부터 러시아 대표는 이죽거리며 중국의 심기를 긁고 있었다.
그간 중국과 함께 열심히 서방의 결의안을 방해한 입장이었는데 희한한 일이었다.
한국과 모종의 협약이라도 맺었나?
어쩌면 한국이 아니라 유지하 개인일 수도 있었다.
‘이온 추진기와 언옵테늄이라면 러시아를 홀리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러시아는 캄차카 반도의 일부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약속했을까?
중국과 일본에는 눈길도 안 주면서 모스크바에는 3번이나 방문한 것이 그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때 중국 외교관이 영상을 내놓았다.
김정은이 직접 UN에 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자리에서 확언하건대, 남조선이 입은 타격은 결코 공화국의 의사가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일부 전연군단에서 반란이 일어난 것을 확인했으며, 진압 중입니다. 그러므로 남조선은 당장 군을 물려야 할 것입니다.
그 뒤에도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이 줄줄이 이어졌지만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 대표는 턱을 긁으며 말했다.
“일부 부대의 반란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피해가 너무 커요.”
“이미 7군단이 개성공단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철군이 되겠습니까?”
중국 외교관은 영문 모를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들께선 뭔가를 잊고 계신 것 같습니다.”
“뭘 말입니까?”
“만약 북한이 선제공격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이 전선은 무엇입니까? 한국군은 명백히 북한군의 허를 찔렀고 전역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7군단의 북진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강원도에 전개된 사단도 밀고 올라가고 있었다.
지형이 지형이니만큼 유격전과 매복에 고생하고 있었지만 화력 차이가 너무 커서 조만간 금강산에 진입할 것 같았다.
“그야 북한이 도발할 것을 알고 몇 개월 동안 철저히 준비한 때문이겠죠.”
“한국은 거의 80년 동안 전쟁을 준비해 온 나라입니다. 개전하자마자 치고 올라가는 것은 이상하지 않아요.”
하지만 북한의 반응이 이상한 것은 확실했다.
정말로 선제공격을 통해 개전을 의도했다면 이런 식으로 대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재 북한은 모든 전선에서 한국군에게 형편없이 밀리고 있었다.
심지어 포 한 방 못 쏴보고 포격을 얻어맞아 해체된 자행포 여단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 대해 러시아 대표는 이런 의견을 내놓았다.
“북한은 최근 극심한 경제적 위기를 겪었습니다. 평양에서도 아사자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으니 말 다했죠. 군의 상황은 더 심했을 테니 전투의지가 있을 리 없습니다.”
“하긴 두만강 라인만 봐도 하루에 탈북자가 천 명이 넘는 실정인데 제대로 통제가 안 될 겁니다.”
어떻게든 전쟁을 중단시켜야 하는 중국 외교관은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만약 한국군이 평양을 포위한다면 북한 정부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겁니다.”
“핵무기는 절대 안 됩니다.”
“쓰는 순간 북한의 종말은 확정적입니다.”
비관적인 의견이 나왔지만 중국 외교관은 물러서지 않았다.
“어차피 멸망할 거라면 한국과 같이 간다는 게 북한의 입장입니다. 한국은 충분한 탄도탄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사드도 있고, SM-6도 있죠. 무엇보다 지금 태평양 3함대가 접근 중입니다.”
미국이 개입할 거니 허튼 짓은 말라는 경고였다.
하지만 그게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만약 이번 사태에 미국이 개입할 경우, 우리도 전면 개입할 것을 천명합니다.”
“할 수 있으면 해보시든가. 대만에 총력을 쏟는 상황에서 그게 가능할 것 같습니까?”
양면전쟁은 천하의 미국도 부담스러워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상대가 한국군이다 보면 중국도 감히 경시할 수 없었다.
핵이라면 모를까···
이날의 회의는 여기에서 끝났지만 중국은 따로 미국과 접촉했다.
“분할합시다.”
“···”
오스틴 대사는 이렇게 나올 줄 알았는지 슬며시 미소 지었다.
“원산항을 원합니까?”
“평안북도와 자강도, 함경남도, 량강도를 우리가 맡겠습니다. 함경북도는 러시아에게 주고 나머지는 미국이 맡든 한국이 점령하든 알아서 하십시오.”
전쟁 전의 북한 분할안과 같다.
“한국이 이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군요.”
“우리는 지금 당신들에게 묻고 있는 겁니다. 소국의 의견이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그 소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지 않습니까? 조만간 개성시를 점령하고 평양으로 북진할 텐데 그 제안을 받아들일까요?”
“개성시를 점령하는 건 쉽지 않을 겁니다. 한국군은 시가전을 경험한 적이 없어요.”
“병사들이야 그렇겠죠. 하지만 한국에는 그 유명한 전투형 드론이 있습니다. 슬쩍 물어보니 만 단위로 투입할 예정이라는군요.”
“뭐라고요?”
중국 대사의 표정이 크게 변했다.
단 몇 백 대로 아덴의 후티 반군을 쫓아낸 드론 시스템을 그렇게 대량으로 투입한다고?
“이래도···이래도 북한이 선공했다고 할 겁니까? 그 물량을 미리 준비했다는 건 전쟁을 염두에 둔 게 아닙니까?”
“괜히 넘겨짚지 마시죠. 사우디에 양해를 구하고 한국이 선도입하는 거니까.”
“용도가 다른데 개조가 그렇게 빨리 될 리가 없잖소!”
오스틴 대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유지하 회장이 알아서 했겠죠. 알고리즘 전문가이기도 하고 루시아도 있지 않습니까?”
“···”
중국 대사는 턱살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걸 말해줬다는 건 이미 작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개성시의 함락은 확정적이라는 뜻이다.
개성이 뚫리면 평양까지는 고속도로를 쭉 타면 금방이다.
북한이 사력을 다해 저항하겠지만, 현재의 한국군엔 그걸 돌파할 능력이 있었다.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제공권을 장악하고 북한 방공망을 두들길 정도니 입만 아프다.
어쩌면 80군보다 일찍 평양을 포위할지도 모른다···
“신포. 신포로 만족하겠습니다.”
조건이 완화되었지만 오스틴 대사는 사람 좋게 웃어넘겼다.
“그건 한국에 직접 얘기하시지요. 우리는 물자 지원하느라 바빠서.”
“중화민국의 로켓군이 두고만 볼 것 같습니까?”
한국이었다면 이런 협박에 긴장했을지도 모르나 상대는 세계 최강의 핵전력을 가진 미국이었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
대만, 한국에 이어 미국까지 개입한다는 건 중국의 종말을 의미한다.
중국 대사는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휙 돌려서 빠르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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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예비군과 민방위가 도시에 투입되었다.
사람들은 출근하지 않고 티비와 라디오에 의지해 정보를 들으려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