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tator From Outer Space RAW novel - chapter 77
“나라를 잃어서 의욕까지 함께 사라진 건가? 그건 애초에 네 소유물이 아니었어.”
“···”
김정은은 한참 동안 누워 있더니 심심해졌는지 일어서서 의자에 앉았다.
“자본가 주제에 권한대행이라. 너희 남조선은 이렇게 줏대가 없나?”
“국민이 나를 선택했지. 지금부터 나누는 대화는 기록되지 않으니까 안심하고 대답해도 좋아.”
그의 입가에 비웃음이 새겨졌다.
“보나마나 쓸데도 없는 제안이겠지비.”
“글쎄, 네 목숨이 달렸는데 쓸데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난 너희들을 잘 알아. 너희는 날 죽이지 못해.”
“왜 못 죽인다고 생각하지?”
“날 죽이면 유럽과의 협정이 깨져. 그걸 바라진 못할 거다.”
“죽이라는 여론이 워낙 높아서 말이야. 30년 만에 사형을 재개할지도 몰라.”
“주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여론에 떠밀리는 건가? 남조선다워.”
“이득을 계산해 보니까 널 죽이는 게 낫겠더라고. 중국이 비난하겠지만 더 이상 귀찮게 굴진 않겠지. 시체를 가져봐야 무슨 소용이겠어?”
“···”
이 자는 진심이다.
김정은은 잔뜩 긴장했고 유지하는 테이블 위에 서류뭉치를 던졌다.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이야. 최초로 1,000페이지가 넘는다고 하니 자랑해도 돼.”
그의 볼이 실룩였다.
“온갖 거짓부렁을 다 붙였겠군.”
“아직 작업 안 끝난 거야. 수용소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훨씬 더 늘어나겠지.”
“미리 말하는데 난 수용소는 몰라. 당 간부들이 알아서 했지.”
“이걸 모른다고?”
유지하는 노트북을 꺼내 수용소 영상을 보여주었다.
수감자에 대한 끔찍한 만행이 기록된 영상이었다.
김정은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눈을 감았다.
“난 모르는 일이야.”
“최후까지 벙커에 있었으니 목록을 가지고 있겠지. 수감자와 간수 명단을 넘겨주면 너를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이렇게 제안한 것은 UN과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UN에서는 북한의 개전 의지를 의심하며 한국의 선공이 과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전쟁은 일어났고 이젠 되돌릴 수 없었다.
이제 와서 한국을 추궁하는 것보다는 북한을 안정화시키도록 유도하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과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의 주도로 하나를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최악의 인권유린 현장으로 불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데이터를 넘기라는 것.
비슷한 신장 위구르 문제를 안고 있던 중국은 반발했지만 대세를 거스를 순 없었다.
유지하는 한국 문제에 개입하는 UN이 거슬렸지만 협력하기로 했다.
이것만 해결하면 UN은 더 이상 북한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약속했기 때문.
완전한 통일을 위해선 갈 길이 멀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는 법.
유지하는 얼굴을 들이밀고 말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네 동생에게도 똑같은 제안을 하는 중이야. 먼저 말하는 쪽을 살려주는 거지.”
그는 피식 웃었다.
“남조선에서도 형량을 거래하는구만? 하지만 원하는 답은 듣지 못할 거야.”
“진짜 안 통하는지 보자고.”
유지하는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았다.
“내가 귀에서 이거 빼는 순간 군인들이 들어올 거야. 대외적으로는 숨겨놓은 약물로 자살했다고 발표할 거고.”
“···”
김정은의 비대한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즉결처분 지시는 실컷 내렸지만 차마 자신이 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네가 믿는 동생은 벌써 15호 관리소의 소장 이름까지 말했어. 박만술이라. 나중에 명단 찾으면 확인해야겠군.”
처음으로 김정은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관리소장 박만술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단 여섯으로, 셋은 죽었고 하나는 국경선으로 도망간 상태였다.
유지하는 턱을 괴고 태연히 말했다.
“수감자들을 죽일 총알이 없어서 구덩이를 파고 묻어버렸다고? 구덩이 위치만 알면 바로 나오겠군.”
이제 김정은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 자의 말대로 김여정이 자백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자백이 끝나면 이 자는 이어폰을 뺄 테고 그러면 즉결처분이다.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다.
김정은은 죽고 싶지 않았다.
살아만 있다면 중국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꺼내줄 것이라 그는 믿었다.
중국에 빼돌린 재산만 한 가득이다.
공화국에서처럼 부귀영화는 누리지 못하겠지만 떵떵거리며 살 수는 있었다.
다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선 동생을 배신해야 한다.
그가 이렇게 고민하는 중에도 유지하는 태연하게 비밀을 읊어대고 있었다.
사실 그가 말하는 것들은 아르마가 사전에 조사한 내용이다.
김여정은 실제론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다못한 김정은이 외쳤다.
“그만! 그만! 말하겠다!”
“내가 원하는 건 수감자와 간수 목록이야. 어디 있지?”
“벙커에 있던 건 다 불살랐고 40호 관저···내 방 지하에···”
“남포 관저를 말하는 건가? 의외로 찾기 쉬운 곳에 숨겨뒀군.”
남포는 해병대가 상륙하여 교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라 아직 확보하진 못했다.
유지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르마가 무장 포드를 투입했다.
포드에서 뛰쳐나온 타란튤라는 광학위장망을 가동하여 40호 관저에 위치한 모든 병력을 사살했다.
곧이어 안드로이드가 투입되어 방대한 양의 서류를 찾아냈다.
「모든 내용을 복사했습니다」
유지하는 이어폰을 빼고 일어섰다.
“협조 고마워.”
“야, 약속은 지키는 거지?”
“아까 말했지? 중국이 간섭하면 귀찮아진다고. 그렇다고 넘겨줄 수는 없으니 네가 해야 할 일은 가치를 증명하는 거야.”
협조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말에 김정은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유지하와 중국 간의 갈등에 대해서 잘 몰랐기에 이런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유지하는 중국이 무슨 소리를 하던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쪼개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될 거니까 협조 잘해. 밥도 잘 먹고. 운동도 좀 하고.”
“그, 그래···”
무서울 게 없었던 독재자가 굽실거린다.
유지하는 그의 말로를 보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했다.
언제고 플레이그를 완전히 궤멸시키고 나면 자신도 저렇게 될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70년 뒤를 예측하는 건 무리였고 유지하는 자신의 몰락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다만···’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자신이 선지자의 고향을 찾아 떠나는 것은 막지 않았으면 했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도록 도운 선지자의 고향을 찾는 것은 인류 전체의 의무니까.
유지하는 연수원을 나서며 비서실장에게 연락했다.
“해병대한테 빨리 남포 확보하라고 지시하세요. 근처 40호 관저에 서류가 있습니다.”
“예! 곧 합참에 연락하겠습니다.”
그가 나서면 모든 일이 착착 풀린다.
배성민은 어느새 유지하의 열렬한 추종자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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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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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풀어놓기 시작한 정보가 UN에 알려졌다.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각국은 이 정보에 대단히 만족했다.
그간 김씨 일가가 북한을 어떻게 통치했는지 잘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수용소에 대한 데이터는 한국 주도의 통일에 대한 정당성을 완벽히 충족시켰다.
그리하여 중국이 주장한, 한국의 북한 침략 규탄 결의안은 폐기되고 말았다.
국제사회가 한반도 통일에 대해 묵인하기로 한 것이다.
UN에서 파견한 조사관들이 줄줄이 귀국했고 이제 포로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물론 한국은 포로를 전부 테라 섬으로 이송시킨 상태였기에 아무런 혐의점이 없었다.
테라 섬을 조사할 수도 없는 것이, 거긴 인류연합의 영토였기 때문이다.
인류연합은 UN에 가입하지 않았기에 조사할 권한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 철저함에 UN 총회에서는 한국이 포로학대를 저지르고 있지 않은가 하는 말이 나오기까지 했다.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유지하 권한대행은 신속히 이에 대해 밝혀야 한다.
뜻밖에도 일본 측이 나섰다.
일본 외교관들은 테라 섬의 포로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우리 일본은 현재 6만 명분의 식료품과 의약품, 기타 물자를 대고 있습니다. 쓰레기도 비슷하게 나옵니다.”
“섬의 분위기는 평온하며 물자를 하역하는 북한 포로들의 표정도 비교적 밝았습니다. 나날이 살이 찌는 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여기까진 좋았는데 섬의 시설에 대해 한 외교관이 입에 담아버렸다.
“테라 섬이 발견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았는데 어지간한 시설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시설 대부분이 블랙메탈로 이뤄진 것 같습니다.”
EU를 비롯한 중국은 구경하지도 못하는 블랙메탈로 포로수용 시설을 만들었다?
총회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이 증언을 한 외교관은 즉각 일본 정부에 의해 소환되었다.
뒤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번 다시 외교관 일을 못하게 되었음은 확실했다.
테라 섬과 일본과의 관계가 세계에 알려지면서 일본 우익들이 크게 반발했다.
―대체 왜 우리가 물자를 대줘야 하는 거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 좋은 일만 하는 오자와 정권에 철퇴를 가하자!
한편으로 한국 사람들은 그들을 비웃었다.
―이번에는 뭘 잘못해서 물자 대주고 쓰레기 수입하는 호구가 된 거냐?
―일본 쟤네들은 원래 저랬어.
―보나마나 초계기 사건으로 공격했다가 쳐맞았겠지. 실컷 제제 당했으면 좀 알아먹어야 하는데.
―제발 시비 좀 그만 걸어라. 우린 북한 소화시키기에도 바쁘다고.
실제로 한국은 북한 공략에 최선을 다하느라 일본에 별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 중에는 7군단의 북진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거대한 기계화 군단은 북한에 진입한 중국 80군을 밀어 올리며 북진에만 열을 올렸다.
사령원 리오화 소장은 계속 쫓기다가 도저히 못 참겠는지 반격을 명했다.
“적 돌출부를 타격하면 진격을 늦출 수 있다! 가용한 전력을 모두 동원하라!”
하지만 그게 꿈이었음이 곧 드러났다.
블랙메탈로 무장한 K-2A 전차는 상상이상으로 강했다.
이들은 북한의 깡통이 아닌 중국의 99식 전차를 상대로도 압도적인 교전비를 달성하며 밀어붙였다.
소규모 회전 한 방에 2개 대대가 녹아내리자 리오화 소장은 크게 당황했다.
“99식 전차가 저렇게 약했었나?”
전차가 약하기도 했지만 날탄에 더 큰 지분이 있었다.
블랙메탈 관통자로 만든 날탄은 현존하는 그 어떤 전차의 전면장갑도 단숨에 뚫어버리는 위력을 자랑한다.
99식 대신 세계 유수의 전차가 왔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80군 전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리오화 소장은 더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하다 판단하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이 즈음해서 합참에선 공세종말점에 대해 의견이 나왔다.
“아무래도 압록강 앞에서 공세를 중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땅을 넘어갈 순 없는 노릇이니···”
하지만 보고를 들은 유지하은 다른 지시를 내렸다.
“최소한 단둥시까진 들어가야 합니다.”
합참의 장성들이 입을 떡 벌렸다.
“설마 의원님, 중국과의 전쟁을 생각하시는 건···”
“절대, 절대 안 됩니다!”
“진정하세요. 중국과 전쟁하자는 말은 안 했습니다. 단지 그쪽이 우리 땅을 침범했으니까 우리도 들어가자는 겁니다.”
한국은 한반도 전체와 부속도서를 영토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80군은 영토를 침략한 꼴이 되어버린다.
유지하는 할 말을 잃은 장군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소규모 치안병력 뿐이니까 잠깐 진입했다가 빠져나오세요. 약간의 교전은 허락하겠지만 확전은 안 됩니다.”
살짝 침만 묻히면 된다.
한편 인구 300만에 육박하는 평양은 현재 10만 명의 병력과 3만 대에 달하는 드론의 협공 끝에 함락되기 직전이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함락은 조직적인 저항의 소멸을 의미한다.
워낙 큰 도시이다 보니 게릴라를 완벽히 소탕하는 것은 어려웠고 산발적인 총성도 들릴 수밖에 없었다.
유지하는 안전하다는 합참의 보고가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금수산태양궁전에 들렀다.
그의 옆에는 아르마와 배성민 비서실장이 붙어 있었다.
“거 참 끈질긴 양반들이네.”
서울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을 평양까지 안전하게 호위할 수송기와 각종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유지하는 아직 평양이 안전하지 않다는 핑계를 대고 요구를 거절했다.
배성민 비서실장이 넌지시 말했다.
“의원들이 일부 지역의 계엄령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슬슬 전쟁이 끝나갈 조짐을 보이니 국회를 구성하겠다 이거죠?”
“예.”
현재 살아남은 국회의원은 100명에 불과하다.
원래라면 유지하와 합참에 압력을 넣었을 텐데 다수가 한꺼번에 사망하는 바람에 전쟁 내내 숨을 죽이고 있어야 했다.
물론 국회는 국민의 대표이니만큼 계엄령을 해제하고 선거를 치를 권리가 있다.
하지만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좀 기다리라고 하세요. 평양 점령했다고 전쟁이 끝난 겁니까? 각지에서 게릴라가 준동하고 중국이 내려올지도 모르는데.”
배성민 비서실장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수십 년 전이라면 모를까 현 시점에서 평양은 북한의 80%, 아니 90% 이상의 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시설이 평양에 몰려 있어서 북한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지하는 둘을 거느리고 정원을 지나 주석궁 안쪽에 들어섰다.
수백 명은 족히 누울 거대한 공간에 두 독재자의 전신상이 나란히 서 있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이다.
“이왕 독재를 했으면 국민들을 잘 먹여 살리기라도 해야지.”
뭘 잘했다고 저렇게 동상으로 만들어 섬기는지 모를 일이다.
배성민 비서실장이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민주국가의 지도자가 독재의 종말과 마주하는군요.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글쎄, 유지하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는 내심을 드러내지 않고 말했다.
“여기 전체를 수색해서 선전물은 다 태워버리세요. 그리고 미라 두 구는 화장해서 저 멀리 갖다 버리고.”
“의원님, 그렇게 하면 평양의 민심을 다독이기가 어렵습니다.”
“전투 중에 훼손됐다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리고 앞으로 북한 주민의 말 들을 필요 없습니다. 북한은 우리 식대로 개조될 겁니다.”
정확하게는 유지하의 방식대로.
앞으로 추진할 일이 산더미인데 북한의 여론을 수렴했다간 한도 끝도 없다.
배성민 비서실장은 유지하를 보며 약간의 불안감을 가졌으나 곧 털어버렸다.
곧 전쟁이 끝나고 선거가 실시된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그는 자연스럽게 의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진짜 통일 작업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한편 유지하의 주석궁 방문 사진이 최초로 한국에 공개되었다.
전 대통령이 먼저 방문했었으나 후보정 때문에 미처 공개하지 못한 것이다.
두 독재자의 사진이 철거되었고 동상마저 와르르 부서졌다.
사람들은 철거 현장을 보며 감탄하기에 바빴다.
―캬···이렇게 보니까 진짜 통일이라는 게 실감이 나네.
―두 놈은 죽었고 한 놈은 잡혔고···드디어 김씨 삼부자가 가는구나.
―저거 건물도 철거해야 되는 거 아니냐? 독재의 잔재인데.
―미친놈아 저걸 잘 써먹을 생각을 해야지. 전쟁기념관으로 개조해도 되겠구만.
―그냥 주석궁 앞에 유지하 얼굴 걸어놓자. 관광 활성화 죽일듯.
―그러고 보면 이번 전쟁 유지하가 다 한 거 아니냐? 드론에 아이언 빔에 블랙메탈 전차에 레일건 전함까지.
―유지하 총통 만세!
누군가 장난스럽게 도배했지만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바야흐로 한국 전체가 국뽕과 유지하 찬양에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유지하는 그 틈을 타 조용히 다음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새로운 독재를 할 때가 왔다.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
5월 10일 시작됐던 한국전쟁이 어느덧 두 달째에 접어들었다.
평양이 함락됐고, 김정은이 생포됐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북한 흡수를 암묵적으로 승인했으며 중국조차 방해하지 못했다.
바야흐로 통일이 눈앞에 와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전쟁이 끝났다는 말을 하지 못했는데, 각지에서 테러가 빈발했기 때문이다.
후방에 위치한 여수산단과 창원공단 등 국가의 기틀이 되는 중화학 공업단지에서 잇달아 테러가 터졌다.
개전 초기에 북한 특작부대는 거의 일소된 것으로 여겨졌는데 어디에 더 남아 있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언론에서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정부에선 호응이라도 하듯 계엄령을 강화했다.
빨리 선거를 치르고 싶은 국회의원들은 짜증이 났으나 어쩔 수 없었다.
무엇보다 7군단의 북진이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80군을 완전히 밀어내고 압록강에 도착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압록강의 물을 수통에 담는 퍼포먼스까진 좋았는데 신의주에 주둔하고 있던 일부 부대가 중국 땅으로 넘어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