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110
실제로 어느새 이동했는지 중앙핵이 보관된 투기장의 출입을 막아선 그들의 머리 위에는 거대한 영웅황제 아이언의 발이 위치한 채 멈추어 있었다.
구구구구구구구-!
어떻게 저런 거체가 주신과 창조신의 이목을 속일 정도의 고속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모르지만 정말 발바닥으로 으깰 기세였으니 다급히 물러선 두 명이었다.
그리고 같이 나타난 영웅동맹이라는 기계신 군단은 제집처럼 투기장에 들어와서 정렬한다.
영웅황제 아이언은 신계 주신의 영광의 자리 뒤에 거대한 상석을 만들어 앉더니 바로 연설을 시작하였다.
“과거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강함과 승리야말로 현재에 살아 있다는 증거!.”
아직 조종자가 결정되지 않는 영웅왕 한 대를 아공간에서 꺼내어서 투기장 한가운데에 놓는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전투에 불을 붙이는 선언이 뒤를 이었다.
“영웅동맹 십만 명 중 너희들만이 여기에 자신의 힘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강자야말로 세계의 보물!
나는 이 투기장에서 최후에 서 있을 용자가 내 은하계에서 가장 귀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강의 용자에게 영웅황제와 동급의 위력을 가진 영웅왕을 최초로 하사할 것이다.”
“오-!”
“우-!”
서로가 경쟁자로서 싸우라는 뜻이었다.
노골적으로 전투를 부추기는 말에 정렬한 일백대의 기계신체들이 일순간에 서로를 적으로 돌리면서 투기를 발산한다.
그들은 초월자로서 이미 어느 정도 정보를 습득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최하급 초월자에 불과한 우리가 지금 고위신들과 대등하게 서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이 기계신체 덕분이다.’
‘영웅왕의 기계신체를 얻으면 주신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이미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신성이 담긴 황금빛으로 눈부시게 빛났다.
이들이야말로 폭주를 통한 진화를 바탕으로 지옥에서 합류한 초능력자들까지 포함된 처절한 전투에서 셀 수 없는 파괴와 죽음을 겪고도 연속 결투를 포기하지 않은 정예였다.
그래서 아이언에게 용자라는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서로에 대한 살의와 투기를 키워나간다.
화아아아아아아-!
강함에 대한 열망은 약할수록 컸다.
지성체 중에서 최고의 위치였으나 승급되어 정신체가 되어서 최하위로 떨어진 초월자만큼 절실한 존재도 드물었다.
그리고 마침내 영웅황제 아이언의 개전 선언이 떨어진다.
“끝없이 싸워서 최후에 살아 있는 존재야말로 강자다! 승리한 강자에게 영광이 있으라!”
“영광이 있으라!”
개전 선언과 함께 기계신들의 난전이 투기장에서 벌어진다.
지금 영웅왕을 얻지 못하면 또 기회가 올지 모르니 서로 필사적인 공격을 퍼붓는다.
그런데 이 영웅왕을 준다는 조건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기계신들에게 경계심을 품은 신계의 투신들조차 흔들었다.
‘영광의 의자에 앉아있는 영웅황제 아이언은 아무리 보아도 주신과 창조신의 권능까지 무력화할 수 있는 엄청난 기계신체다.’
‘그런데 영웅왕이 분명 동급이라고 했다.’
이미 권능을 총동원하여 파악한 기계신체의 위력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더구나 저 영웅황제 아이언은 아예 구조조차 파악되지 않으니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보물이 분명한데 겨우 여기서 이기기만 하면 준다고?’
영웅황제 아이언의 발밑에 앉아있게 되어 영 기분이 안 좋은 신계 주신과 상급 창조신조차 혹할 정도의 조건이었다.
그리고 다음 말에는 놀라고 말았다.
“원하는 자는 누구라도 참가해도 좋다.
약자에게는 언제나 강해질 기회를 주겠다.”
오늘이 흑염 세력의 강탈예고일인데 정문은 활짝 열어놓고 본인은 오지 않는다.
단지 조종하는 기계신과 기계군단만 보내서 서열전을 벌리더니 이제는 신계의 투신과 전신들까지 싸우라고 충동질을 한다.
“죽으면 부활을 공짜로 시켜주고 원래의 신격도 유지해 주지.
영웅왕을 얻으면 어떤 신도 단숨에 주신 이상의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런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나 은하유성 아이언만의 자비이자 힘이다.”
투기장 안의 투신과 전신은 신계의 소속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영웅동맹의 서열전에 참가를 종용하다니 평소대로라면 당장 무슨 짓이냐고 외치면서 난리를 칠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머리 위로 영웅황제 아이언의 발이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사아아아아아-!
방해하면 그대로 밟아버리겠다는 의지가 살기와 투기로 변해서 풍긴다.
“흠!”
“험!”
부하들이 바라보고 있으니 도망치거나 피하지는 못하고 헛기침만 하는 신계 주신과 상급 창조신이었다.
그리고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전투에 눈치를 보고 있던 투신과 전신들이 하나둘 난전에 참전하는 모습을 보고 신음했다.
‘흑염 도적단을 방어해야 하는데 성문과 성벽을 모두 비워놓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정상이 아니다.’
그렇지만 무력에 자신이 있던 투신들이 생소한 기계신들의 난전에 끼어들어서 분투하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올랐다.
“저것은 놓칠 수 없다.”
“어떻게든 얻어야 한다.”
마침내 영웅왕이라는 기계신체의 가치를 확실하게 눈치를 챈 신계의 최상위 투신과 전신들이 나서자 분위기는 열광적으로 변했다.
우와아아아아아아-!
본래 여기는 투기장이었다.
신계의 최상위 투신들과 처음 보는 기계신체들의 전투는 관람객 모두가 흥분하게 하고 원래의 용도에 맞게 열광적인 환호가 터져 나온다.
그리고 영웅황제 아이언의 살기에 눌려서 말릴 기회를 놓치고 바라보고만 있던 신계 주신과 상급 창조신조차 생각을 바꾸게 한다.
영웅동맹이라는 기계신체들과 최상위 투신과 전신들의 난전의 여파에도 한가운데에 있는 영웅왕에게는 상처 하나 나지 않고 있었다.
‘저 기계신체는 분명 주신의 권능도 버틴다.
저런 보물을 남에게 넘겨서는 안 돼.’
‘으득-! 제출한 특수금속을 보고 설마 했다.
하지만 창조신이 전력으로 공격해야 파괴할 수 있는 기계신체가 실제로 있다니?
겨우 고위신들이 탐을 낼 만한 보물이 아니다.
직계를 한 명이라도 데려올 걸 그랬나?’
두 명의 생각은 달랐지만 비슷했고 결론도 하나로 흐른다.
‘내가 직접 나서야 하나?’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신계의 방어병력 십만과 어느새 공간이동으로 도착한 영웅동맹 일만 명이 외치는 함성과 발산하는 투기는 투기장을 넘어서 신계 외부로 퍼져나간다.
그리고 그건 차원권능으로 도착한 흑염 세력을 당혹하게 했다.
거북이처럼 틀어박힌 신족을 박살 내는 통쾌한 전투를 기대하면서 왔는데 정문은 열려있고 성벽에는 아무도 없었다.
‘방어준비가 아예 안 되어있다.’
그리고 축제 중인지 환성과 투기가 신계 바깥까지 진동한다.
“여긴 뭐야?
분위기가 왜 이래?”
“목표의 정보와는 완전히 다르다.”
현세계의 초월자들이 넘겨준 정보에 의하면 여기 신계는 방어력이 약하다고 했었다.
그래서 열 명의 흑염 세력과 두 명의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만 왔는데 직접 보니 만만치 않았다.
“겉만 화려하고 허약하기 짝이 없는 신계를 상상하면서 왔는데 전혀 아니잖아?”
“저건 완전한 요새다.”
더구나 아무리 보아도 풍기는 분위기가 신계가 아니었다.
요새 전체에서 풍기는 살기와 투기는 흑염 세력의 기준으로도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여기가 신계가 정말 맞아?”
“아무리 보아도 마신계 같은데?”
전투라면 고위나 하위나 물불 가리지 않고 미쳐 날뛰는 마신들이 넘쳐나는 마신계는 아무리 흑염 세력이라도 꺼려지는 곳이었다.
막상 힘겹게 이겨보았자 뺏을 정기도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비유하자면 신계는 꿀벌집이고 마신계는 말벌집이다.’
‘힘들여 이겨보았자 아무 쓸데가 없는 골치가 아픈 독충들.’
마신들은 건드려보았자 이득은 없고 물리면 아주 아팠다.
마력을 기반으로 하는 마신들은 투기와 살기를 접하면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마력을 폭발하면서 같이 죽자고 달려드는 것이다.
원래 전투를 위해서 창조된 마신족이니 쉽게 건드렸다가 꽤 고생했던 경험을 흑염 세력들은 모두 가지고 있었다. 특히 저렇게 본거지의 방어가 허술한 곳이 치명적이었다.
‘무방비한 상태로 저런 투기와 살기를 뿌리는 약탈 대상은 경험상 골치가 아프다.’
‘그러니 될 수 있는 대로 다른 쉬운 목표를 찾는 것이 좋다.’
쳐들어오려면 언제든지 오라는 강함에 자신이 있는 존재만이 문을 열고 산다.
저런 본거지 안에 버티고 있던 마신왕들은 영웅신들조차 경시하지 못할 전투력을 가졌었다.
그래서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에게 묻는다.
“잘 못 온 것 아니야?”
“저건 마신계잖아?”
그러나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은 바로 확인해 주었다.
“좌표가 확실히 맞다.”
“현세계의 신족들은 아직 마신으로 재분류가 되지 않고 있어.
마족만 있지 마신 자체가 없어.”
“치이-! 그럼 확실한가?
여기는 영 안 좋은데.”
이렇게까지 말하니 목표를 바꿀 수 없게 된 흑염 세력은 혀를 차면서 서서히 전진을 시작했다.
그리고 정문까지 활짝 열려있자 멈출 수밖에 없다.
이건 역시 들어갈 곳이 아니었다.
“쓰읍! 감이 정말 안 좋아.”
“이건 먹이가 아니야.”
정문은 활짝 열려있고 수천의 병력이 일시에 진군할 수 있는 대로에도 아무도 없었다.
“주변 건물에도 초소는 엄청난데 매복이 없다.”
“은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 병력은 모두 저 투기장에 모여있나?”
“이게 뭐하는 짓이지?”
대로 끝에 보이는 거대한 반구형의 투기장에서 엄청난 환성과 투기와 살기가 품어져 나온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건 아무리 보아도 함정이었다.
그리고 뒤통수가 서늘해지고 있었다.
“건들면 뭔가 골치 아픈 것이 잔뜩 튀어나올 분위기다.”
“들어가면 안 돼.”
하늘로 치솟은 성벽과 성문은 이제까지 손쉽게 파괴했던 다른 신계와 격이 달랐다.
그러나 흑염의 가호가 부활한 이상 상위 창조신들이 몰려와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게 된 흑염 세력이었다. 어느 정도 힘을 되찾게 된 이상 같은 영웅신인 샤이니만 아니라면 두려울 상대는 없었다.
그런데 도저히 정문 안으로 들어갈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샤이니라는 우주신의 영웅신은 분명 싸울 상태가 아니겠지?”
“근원이 정기고갈 상태를 벗어나려면 적어도 일 년 이상은 걸린다고 보장했다.”
근원과 열 명의 흑염 세력이 달라붙어서 고전했지만, 샤이니의 신력과 정기를 거의 고갈을 시키는 데 성공했다.
‘우주신의 현역 영웅신이라는 샤이니의 높은 신격을 생각하면 일 년조차 적게 잡은 것이지.’
그러나 전혀 의외의 방비 상태와 적이 보이지 않아서 전력이 예상이 안 된다는 모호함이 문제였다.
덕분에 현세계에서 처음으로 망설이게 된 흑염 세력이었다.
“이건 안 좋아.”
“그런데 왜 안 좋은지 모르겠다.”
위기상황에서 그렇게나 잘 발동되어서 위기를 빠져나가게 하던 직감도 무엇인가 굉장히 이상한 상태라서 판단이 서지 않는다.
잘 모르겠지만 하나만은 확실했다.
“이대로 들어가면 절대로 좋은 꼴을 못 본다.”
함정은 확실해 보였기에 정확하게 판단해야 했다.
흑염 세력은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근원에게 돌아가서 상의한다.”
“물러서자.”
“감도 안 좋고 여기가 신계인지조차 의심스럽다.”
최강의 광전사인 흑염의 절대자의 가호를 받은 흑염 세력이 전투를 망설이게 되다니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흑염의 가호가 돌아온 이상 가장 확실한 직감을 가진 존재는 역시 근원이었고, 지금 상황으로는 올바른 판단이었다.
‘우리는 이제 일어나는 신흥세력이기에 한 번이라도 패배하면 치명적이다.’
‘타락한 영웅신 시절에도 힘만 믿고 전투에 미쳐 날뛰는 광전사였다면 결코 이제까지 살아남지 못했다.’
흑염 세력은 힘만을 믿는 어리석음 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지독하게 교활하고 신중한 행동을 선택한다.
‘철저하게 상대를 파악하고 반드시 이길 수 있을 때만 싸운다.’
흑염의 절대자가 없고 세계까지 바꾸어서 힘이 격감한 지금 다시 패배하면 뒤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기분과 상황이 안 좋자 극도의 조심성을 발휘하여 바로 후퇴를 선택한 흑염 세력이었다.
“일단 꺼림칙한 이곳은 버린다.”
“쉽게 털 수 있는 신계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