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24
쓸데없이 마력을 소모하고 돌아오는 길은 변함이 없이 조용했다.
단지 상급천사가 다시 달려와서 인사하는 정도다.
이번에 전속으로 신청했다고 한다.
뭐 알아서 하겠지.
지금은 조금 피곤해서 곤란하다.
그리고 옆에 새로운 신전이 들어섰다.
누가 이사 왔나?
이런 시국에 신전을 옮기는 것이 조금 이상하지만 상관할 바는 아니다.
“찾아온 여신은 없겠지?”
“예. 다만 그랑라하님께서 오시면 바로 연락을 달라고 하셔서 연락했습니다.”
“그랑라하?”
“최고위 최상급 신님 중 한분이십니다.
저 번에 방문하시고 나가신 분입니다.”
‘천공의 여왕 헤라님의 여기 이름인 모양이군.’
혼자서 남편의 난봉꾼 짓을 견디면서도 신계를 훌륭하게 운영한 존경스런 여주신을 생각났다.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다시 신전의 문을 열어보니 역시 너무 좁아 보인다.
확장도 시키고 조금 단장도 했지만 하늘도 숲도 안보이니 영 답답하다.
대수림의 광활한 숲과 끝없는 푸른 하늘이 그립다.
“차원천라(次元天羅)-!”
13쌍의 날개를 다시 불러내어 모든 날개를 풀어 나의 신전을 감쌌다.
여기가 근거지는 아니지만 도저히 답답해서 안 되겠다.
밖을 넓히는 것은 안 되지만 속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무엇보다 나의 차원의 신력으로 주신의 신력을 막으면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
“공간 확장-! 신계 설정-!”
이곳의 주신의 신계를 기반으로 작은 신계를 구성한다.
신전의 내부가 끝없이 펼쳐지듯 커지는 것이 보인다.
신전의 벽이 세상의 끝에 보이고 천장이 하늘이 되어간다.
주신과 나의 신력의 차이로 여기 신계의 10분의 1정도이다.
결국 처음 마탑 정도의 크기로 한 면이 100km이다.
거기에 나의 마탑에서 한 지역을 통째로 숲과 호수를 일부 가져와 깔았다.
하늘의 공간에서 생겨난 흙과 물이 가볍게 내려앉듯 거기에 안착하자 익숙한 광경이 눈에 보이고 편안한 감정이 몰려왔다. 허공에서 아다만티움의 일부를 끄집어내어 여기 신계의 입구와 연결하고 영창한다.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
신계에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화려하고 거대한 신전을 상상하며 마법을 발현하자 아다만티움이 요동치며 스스로 확장하고 대신전보다 더 웅장한 건물이 생성되기 시작한다.
아다만티움의 은빛이 은은한 빛을 발하고 전후좌우 10km의 웅장한 주신전이 모습을 들어났다.
“이것이 신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거대한 주신전인가?
조금 크군.”
아다만티움을 기반으로 보석과 백금, 신력증강의 보석으로 뒤덮인 대신전이다.
일단 만드는 이상 오래 사용하게 재질을 정기를 보급하고 가장 단단한 아다만티움으로 했더니 화려함이 장난이 아니다.
뭐 그래도 일단은 넓으니까 상관은 없다.
다만 하늘에 조명이 적어 어두운 것 같으니 나의 근원의 태양과 달을 극히 일부를 복사하여 하늘에 띄운다.
위이이이잉-!
초소형의 달과 태양이 다시 신전 안을 비추자 이제야 조금은 살 것 같다.
털썩-!
뒤에 있던 상급천사가 그대로 주저앉는 것이 느껴진다.
얼굴을 보니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다.
주신급이라면 이 정도는 당연한 일인데 놀란 표정이다.
잠시 쳐다보다 가볍게 의지로 들어 올려 입구에 자그맣게 만든 건물에 앉혔다.
뚜벅-! 뚜벅-!
긴 은빛의 회랑에 나의 발걸음 소리가 울린다.
근원의 태양과 달의 분신이 나의 신력과 정기를 급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벌써 차원천라로 소모한 13쌍의 날개가 다시 자라나며 내 등을 덮는다. 신력과 마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 같지만 완벽한 방어준비에는 최소 2달이다.
그동안 휴식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
주신전의 중앙인 신력이 모이고 햇빛과 달빛이 쏟아지는 알현실의 중앙의자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니 직접 만나서 확인하는 것이 좋겠어!”
“그랑라하. 이것은 아예 연락도 안 돼-!”
“벌써 신전을 거의 다 옮겼어.
그리고 휘하 여신들도 소집명이 내려졌고.”
“정말 뭐하는 짓이야?
갑자기 변하는 것도 정도껏이지!”
주신전에서 한창 회의를 하다가 결국 그랑라하가 연락도 안 되자 회의실을 박차고 차원의 주신전을 향해 가는 중이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직접 확인을 안했으니 추측밖에 되지 않는다.
답답함에 결국 눈으로 직접 수준을 확인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와보니 이미 거의 그랑라하의 대신전이 옮겨와 있고 여신들이 부지런히 짐을 옮기고 있다.
그랑라하는 아예 안 보이는 것이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여기이지? ‘차원과 전쟁의 주신’의 주신전이 말이야.
어디 얼마나 잘났는지 정확히 측정해 주지.
그랑라하가 저렇게까지 나올 가치가 있는지 말이야.”
눈앞에 범용신전인 아담한 건물이 보이자 문을 열고 들어서기 전에 잠시 망설였다.
돌아온 것은 알지만 연락도 없이 온 것이 마음에 걸린 것이다.
비록 중간계 인간출신이지만 능력으로는 이미 최상위의 주신이다.
저 신도 200억의 괴물과 같은 주신과 맞상대가 가능한 정도인 것이다.
통보도 없이 가는 것은 상당히 무례한 일이고 무엇보다도 남신이다.
자신들이 이렇게 우르르 몰려가면 이상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그래도 혼자 오는 것보다 같이 오는 것이 둘러대기 편하다.
막말로 혼자 와서 무슨 짓을 당해도 체면상 말도 못한다.
여신이 남신의 집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그런 의미다.
결국 간단하게 해결을 보았다.
띵동-! 띵동-!
초인종이 울리자 안에서 아주 멀리 상급천사인 것 같은 음성이 들려온다.
“차원의 주신님은 현재 휴식중이십니다.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급한 용무다. 최고위 최상급신들이다.”
그 말에 건물 안에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달려? 왜?’
가로세로로 보아봤자 30m도 안 되는 신계 범용 신전이다.
자신들도 사용하고 있는 신전이다. 거기에 뛸 거리가 있던가?
찰칵-!
문이 열리며 숨이 턱에 찬 상급천사가 문을 여는 것이 보였다.
“실례했습니다. 들어오십시오.”
그 순간 문 안쪽에서 쏟아지는 빛에 순간 눈을 감았다.
눈을 뜬 순간 깜작 놀라고 말았다.
신계의 빛과는 다른 신력이 넘치는 빛에 정기가 충만한 공기가 문 안쪽에서 퍼져 나오는 것이다.
‘인공적으로 신력집중지대인 성역을 만든 건가?
신력소모가 엄청 날 텐데.’
그리고 문 안쪽으로 보이는 은빛으로 빛나는 끝없는 길이의 장엄한 복도에 또 다시 경악하고 말았다.
거기서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신계에서도 너무나 귀중한 물질이다.
“아다만티움?”
무한한 정기를 발산하며 별을 활성화시키는 무한한 정기의 달의 핵이 온통 건물을 감싸고 있는 것이다.
정신없이 건물 안에 들어와서 통로를 만져서 구성을 확인하자 자신도 모르게 입이 벌어져 갔다.
“도색한 것도 아니고 여기 전체가 아다만티움이야.
이런 바보 같은 일이?”
복도 끝도 보이지 않는 거대한 주신전이 모두 아다만티움인 것이다.
끝없는 정기를 발산하는 영구기관으로서 주먹만 한 조각만으로도 거대한 신전을 살 정도의 가치가 있는 귀물이 통째로 건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주신인 자신들의 신체조차 아다만티움의 건물에서 발산하는 정기가 밀려들어와 극도로 활성화되어갔다.
그 기분 좋은 충만감에 몸이 짜릿하게 흥분될 정도의 감각이 밀려온다.
자그마한 자극에도 흥분될 정도로 몸의 감각이 극도로 올라간 상태에서 점점 커져간다.
마치 달 중심의 핵에 직접 접촉하여 정기를 보충하는 것과 같은 감각이 밀려왔다.
“말…….. 말도 안 돼.
이런 순도의 아다만티움이 이렇게 대량으로 존재하다니?”
온몸이 극도로 활성화되며 밀려오는 감각에 가벼운 절정에 도달할 지경이다.
이제 보니 상급천사도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저 둔한 천사까지 활성화를 느낄 정도면 분명 순수한 아다만티움이다.
정말 아깝지만 정기의 접근을 끊어 몸의 활성화를 막았다.
이러다 잘못하면 여기서 단체로 음란한 꼴을 보이게 된다.
주신이면 정신체의 극치에 도달한 몸이기에 이런 활성화된 정기에 극히 민감하다.
최상급신이라면 약간 흥분을 할 정도지만 자기들은 정말 위험하다. 갑작스럽게 달의 엄청난 정기에 접촉했더니 그대로 이성을 잃을 뻔했다.
“이……. 이런 불찰을.”
상급천사가 자신들을 이상하게 바라보자 모두 몸을 정돈하고 다시 위엄이 넘치는 인상을 되찾았다.
“안내하라.”
“예! 이쪽으로.”
복도를 상급천사가 앞질러가자 그 뒤를 따르며 주위를 둘러보기 바빴다.
‘아다만티움 재질에 온통 신력증강보석이 도배가 되어있다니?’
‘이런 화려한 주신전은 처음 보네.
맙소사-! 저건 또 뭐야?’
‘내가 지내는 주신전은 개집수준인가? 이런 걸 어떻게 만들지?’
복도의 거대한 투명한 보석으로 된 창문 건너에 울창한 숲과 맑은 물로 빛나는 호수가 보였다.
그리고 벽이 보이지 않았다.
자신들의 느낌으로는 최소 영역이 100km이다.
“아예 여기에 신계를 구현하건가?
그것이 가능해?”
“이 공간 전체를 성역화?
신력원은?
저거 정말 태양이고 달이야?”
한없이 높아 고개를 들고 올려본 복도의 위에도 평평한 투명 보석판이 붙어있고 거기에 엄청만 신력을 발하는 태양과 정기를 뿜어내고 있는 달이 보인다.
“태양의 신력이군.
그런데 달까지 가능하면 그건 창조신급인데?”
“아직 규모가 너무 작아서 아니지만 정말 대단하군.
이런 광경은 창조신의 영역에도 없어.”
“그런데 고립된 공간에서 이곳의 생태를 유지하려면 이걸로는 부족한데.
그런데 설마 저거 세계수?”
호수 가운데 거대한 2쌍의 떡잎이 보인다.
거기서 어마어마한 정기가 영역을 온통 휘어잡고 있었다.
단 십여 개의 세계수로 10억의 하이엘프를 만들어 그랑조아를 최고위 최상급신을 만든 중간계의 보물이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는 것이다.
신전에 꽉 찬 정기와 신력을 흡수하고 있는지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지금 본 것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여기까지 확인한 신전을 이루고 있는 아다만티움만 해도 신계를 세울 생명력이 넘치는 행성을 몇 개나 살 규모다.
거기에 작지만 태양과 달을 동시에 운용하는 창조신의 영역의 신력이다. 더불어 세계수까지 자연스럽게기르는 것이 가능하면 어떤 별이든 생명력이 있는 별로 바꿀 수 있다. 정기의 접근을 막은 신력방어막이 흔들려 정기가 흘러들어와 몸이 뜨겁게 흥분되는 것인지 마음이 들뜨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신전은 어느 정도 큰지 아무리 걸어도 끝이 안 난다.
더없이 화려하고 은빛으로 은은히 빛나는 복도를 걸어가자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의 주신시절에 화려한 복장을 한 채 모두의 존경과 선망의 시선을 받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입고 있는 수수한 정복을 보자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날 정도로 감정이 밀려왔다.
순간의 실수로 잃은 권좌이고 믿었던 못난 남편이나 애인과 그 부하들에 의해 무너진 신계다.
주신의 자리를 가져갔으면 관리라도 잘 할 것이지 모처럼 누리는 권력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향락만을 즐겼다.
결국 중간계에 각종 행패를 부리다 모든 신도와 믿음을 잃고 반신보다 못하게 영락해 인간계로 섞여 들어갔다.
‘신의 권위를 유지하는 것이 신도임을 모르는 바보 같은 남신들!
제 욕망만 채울지 알지-!
만드는 것은 어려워도 부서지는 것은 한순간이란 말이다.’
정령계에 위폐가 되기 위해 장기간 대기하는 동안 너무나 억울하여 기회를 요청을 하였다.
그 분께서 주신으로서의 강함과 신계를 부흥시킨 공로를 인정하여 받은 최후의 기회였다.
독하게 마음먹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계를 키웠다.
사치나 화려함 따위는 무시하고 누구보다 독하게 세력을 확장하고 비슷한 과거를 가진 여주신들이 모여 주신과 치열하게 경합하며 이정도로 만들었다.
신계에서 수위권인 신계를 키워 모두 10억 이상의 신도를 가진 주신급의 신으로 복귀했지만 아직 자신들의 별을 받으려면 공이 모자랐다.
그렇지만 이별은 너무나 풍요롭기에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면 곧 주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니 조금만 참자하며 이를 악물고 세력만 키우고 꾸미는 것도 잊고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이 너무나 화려한 주신전의 벽에 수수하고 아무 매력도 없는 자신의 모습이 비치자 그 초라함에 갑자기 설움이 밀려들어온 것이다.
‘정말 이것이 나일까?
다들 나를 이렇게 보고 있을까?
나는 누구보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주신이었는데?’
그러나 자신이 보기에도 바늘 끝도 안 들어갈 정도로 독살스러워 보이는 여신만이 보였다.
주위를 보자 모두 그런 생각이 드는지 눈이 모두 붉게 충혈 되어 있다.
한참을 걸어가자 마침내 극도로 화려하게 장식된 거대한 문이 보였다.
무수한 보석으로 장식된 그곳에 알현전이라 쓰여 있다.
거기에 도착하자 상급천사가 예를 표하고 문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 또 찾아온 모양이다.
찾아올 때마다 정말 저러면 고생이겠다.
그런데 문이 자동적으로 가볍게 열리며 누군가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끼이이익-!
보는 순간 여신인 자신들도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낄 정도의 금발의 여신이었다.
금빛으로 빛나는 너무나 화려한 드레스에 알맞게 둥글게 부푼 가슴을 백금 빛으로 일렁이는 급소갑옷으로 감싸고 있었다.
색색의 보석으로 빛나는 망토가 온몸을 품위 있게 감싸고 걸을 때마다 치마에 달린 보석들이 눈부신 빛을 발한다.
은은히 빛나는 금발 위에 투명하게 빛나는 무수한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왕관을 쓴 모습에 정신이 멍해졌다.
주위는 그녀에게서 풍기는 화사한 향기에 푹 잠겨 들었고 위엄이 있고 고귀한 몸가짐에 그녀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이 화려한 신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여황과 같은 여신의 등장과 자신들의 과거의 모습이 겹쳐져 혼란이 온 것이다.
마치 과거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의 금색 눈동자가 화려하게 빛나자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다.
가슴에 새겨진 것은 공작의 문양이었고 보석망토는 공작새의 깃털모양이었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쳐다보자 어딘가 굉장히 익숙한 얼굴이다.
“그 이는 자니 나중에 와.”
도도하면서도 냉정한 목소리가 들리자 정신이 확 깨었다.
“그랑라하-! 너! 너!”
“그 이라고? 누구 마음대로-!”
알현실의 문을 꽉 닫고 거기에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봉인처리까지 하는 모습에 기가 막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