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936
미친 회색이라고 악명이 자자한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위험성은 이계의 여왕들은 잘 알고 있었다.
‘태도가 불손하다고 해서 회색 영역을 초토화한 최악의 존재다.’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존재라고 잘 알려져 있다.’
원래는 바로 거절해야 했다.
그러나, 이 동전을 얻기 위해서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벌였던 팔씨름의 처절한 장면이 막는다.
‘이대 회색의 절대자에게 이 동전이 팔이 부수어지면서 소유만으로 세계의 적이 될 만한 보물과 동등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했던가?’
‘그런 보물을 가지고 가면 해를 입을 확률은 거의 없어요.’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흥미를 느낄만한 보물이 있다면 위험하지 않다.’
그녀들은 이 동전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그러나, 팔씨름 승부와 거래 과정을 전부 지켜보아서 다른 의도를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이계의 여왕들이 고민과 상의를 거듭하는 가운데 후궁선발대회는 성황리에 끝났다.
짝짝짝-!
십중심급 강자들의 후원과 가호로 초월자로 진화한 수백 명의 미녀가 한꺼번에 인사를 하면서 박수를 받는 것으로 종료된다.
십중심급들이 긴장하던 별다른 일은 벌어지지 않은 채 서로 만족하면서 떠난다.
물론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서 잔류하는 존재들도 있었다.
거기에 천년의 지배 프롬도 있었다.
“나는 여기에 남겠다.
자동공장과 모델핵의 설계도를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겠구나.”
기계권능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러의 자동공장과 모델핵이 존재하는 신계는 그녀에게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다른 이계의 여왕들은 이 결정을 당연히 반대했다.
“위험해요.
혼자는 무리예요.”
“생각을 다시 하는 것이 좋겠다.”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힘은 천년의 지배 프롬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에게 무슨 수작을 부릴 것이었다면 몇 번이나 기회가 있었다.
우리와 직결된 기계화신체까지 손에 넣었는데도 아무런 징조가 없구나.”
후궁선발대회에서 수많은 여초월자가 탄생했지만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후궁으로 확정된 존재는 없었다.
다만 그의 주변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강력한 기계화신체들이 늘어났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기계화신체들은 후궁후보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었다.
여기까기 확인한 십중심급들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었다.
“후궁 선발은 명분이고, 실제로는 초월자가 된 후궁 후보들과 계약을 맺어서 기계화신체를 만들어 늘리고 있다.”
“이걸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원하는 것은 자신에게 절대복종하는 기계화신체이다.”
“통제하기 힘든 후궁을 늘리지 않는다. 홀로 위대하기를 원하는 존재라면 협조관계를 유지하면 큰 위험은 없다.”
다른 존재를 믿지 않는 존재는 더욱 계약과 신뢰에 얽매이게 된다.
이계의 여왕들이 보기에도 절대계 간능신 코아에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서 거래를 이어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더구나 큰 거래가 있으니 귀빈 대접이다.
다급하면 바로 돌아갈 수 있는 수단도 있으니 나를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어.”
세계의 항상성에 가장 영향을 덜 받는 것은 세계급 차원권능을 가진 청춘의 환상 크롬이다.
그러나, 기계권능과 마도권능을 가진 천년의 지배 프롬도 비교적 덜 영향을 받았기에 나온 자신감이었다.
여기에 차원신계가 변하고 있는 권능지원도 한 몫을 했다.
“이 차원신계에서 내 기계권능이 극도로 향상되고 있다.
신계주신과 적대하지 않는다면 이계보다 더 강력한 권능을 사용할 수 있으니 안심하고 돌아가거라.
무엇보다 우리가 배신하지 않는다는 증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요한 거래 물품을 가지고 가지 않느냐?
신뢰를 주어야 해.”
“그렇기는 해도….”
단호한 의사에 더는 설득하지 못한 이계의 여왕들은 엄청난 위험과 대가를 걸고서 획득한 이대 흑염의 절대자의 약점이 담긴 동전을 가지고서 이계로 복귀하여 은하유성 아이언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이대 흑염의 절대자의 약점이 담긴 보물의 가치는 분명히 엄청나다.’
‘우리도 보증을 내주어야 한다는 천년의 지배 프롬의 주장은 분명히 합당하다.’
‘그렇다고 천년의 지배 프롬이 인질로 남는다는 것은 너무 과해요.’
다른 이계의 여왕들이 고민했지만, 이대 흑염의 절대자의 약점과 맞먹는 보물은 그녀들에게 없었다.
그렇게 다른 이계의 여왕들을 떠나보내고서 홀로 남은 천년의 지배 프롬은 투지가 불타는 눈으로 십중심의 책탑에 둘러싸인 주신전을 주시한다.
“기계권능의 정점 모델러의 자동공장과 모델핵의 설계도.
그것들만 내가 손에 넣는다면 삭월의 시즈지님 이상의 위치로 올라설 수 있다.
세계의 정점이 되신 은하유성 아이언님의 유모나 후궁 이상이 될 수 있어.”
자동공장과 모델핵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 모델러의 존재와 권능은 기계권능을 선택한 존재들에게는 생명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기계권능을 사용하는 절대급 마도신의 위력을 직접 지켜본 천년의 지배 프롬의 마음에는 야망의 불이 다시 켜졌다.
‘내가 소마와 기계권능을 절대권능 수준을 익힌다면 이계의 정점이 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야.’
이러니 기계에 특화된 그녀 나름대로 계산으로 위험성이 있는 잔류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 모습을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지켜보면서 웃고 있었다.
“후후후! 천년의 지배 프롬은 여전하구나.
저 위치까지 도달했으면서 여전히 위로 올라가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야망을 포기하지 않는군.”
영광의 자리에서 일어난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원탁의 빈자리를 채우고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기계화신체들을 쳐다보았다.
“나쁘지 않아.
세계의 정점이 되고자 하는 야망은 누구나 품을 수 있고, 꿈도 아무나 꿀 수 있는 법이니까.”
구구구궁! 드드드드! 따라라라라!
후궁선발대회에서 여초월자들을 정식 후궁을 선택하지 않고서 기계화신체를 받아낸 그의 의지는 확고하게 전달되었다.
그러니, 그의 주변에서 유혹하던 여주신들은 모두 주신전에서 철수하여 대책을 논의하는 중이었다.
어떤 대화도 없이 충실하게 원탁의 주신 역할을 하는 기계화신체를 바라보는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허무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이것도 세계의 반작용인가?
세계의 적이 되자 그렇게 매달리던 모두가 순식간에 떠났다.
이제 정말 나에게 감정이 없는 기계와 기계신만이 남아버렸군.”
후궁이 되고자 어떤 부끄러운 속옷의 착용도 마다치 않던 여주신들이 일제히 물러섰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기계를 선택한 모델러의 씨앗인 절대계 간능신 코아를 위험하게 본 세계가 개입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익과 힘에 이끌려 나를 지지하던 모든 하위 존재들이 배신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이제까지 누려왔던 어떤 가호나 호의도 받지 못한다.
행운 수치로 보면 전 세계에서 최고로 불운해진 셈이지.
이것이 세계의 적이 된다는 것이로군.”
일반적인 존재라면 견디지 못할 이유가 없는 적대와 끝없는 견제 속에서 자멸하게 되는 것이 세계의 적의 운명이었다.
그러나,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달랐다.
“후후후후후후ㅡ! 세계의 적이라?
모든 존재에게 경계와 반발을 당한다.
조금만 약해지면 배신을 당하고, 불운만이 따른다.
세계의 적이 되었어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
직접 박살을 내는 진리님의 카르마 계약서의 부정의 피해에 비하면 애들 장난이로군.”
인식이 시작될 때부터 하이엘프 제국과 죽도록 싸워왔던 그에게는 익숙한 삶이었다.
다시 영광의 자리에 앉은 절대계 간능신 코아는 기계화신체로 채워진 주변을 확인하면서 중얼거린다.
“예상대로다.
아니 오히려 기계 쪽의 전면적인 지원을 받게 되었으니 훨씬 유리하다.”
아무리 모델러의 자동공장이 있고, 모델핵이 기계신의 정점이라고 해도 이런 수준의 기계화신체를 대량생산할 수 없었다.
더구나, 세계의 적이 된 상황에서 요행이나 행운을 바랄 수 없으며 완벽한 설계도와 제조만이 완성품을 만들 수 있는데 이런 성과는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이것은 기계를 선택하여 세계의 적이 되었지만, 기계의 가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인간과 정신체를 주류로 하는 세계의 적이 되었으나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은 결국 기계신인 모델핵이다.
그것들은 표면적으로 나를 적대해도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서 도울 수밖에 없어.’
창조신급이 한계였던 기계신의 수준의 제어는 이미 모델러의 자동공장과 모델핵의 재등장으로 풀린 지 오래였다.
그리고, 지금 창조신이나 마신왕과 대등한 기계화신체는 착실하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고위 기계신을 대량생산하는 머신 제네시스.
네가 과연 나의 히든카드가 되어줄 수 있을까?
이제까지의 준비로 과연 이대 십중심과 십중심 일족을 이길 수 있을까?
차원권능으로 결과가 나올 미래의 흐름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답답하구나.”
자신이 불러들인 혼돈으로 미래를 읽을 수 없게 된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고뇌는 깊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계로 복귀한 삭월의 시즈지와 청춘의 환상 크롬은 다른 여왕들과 거래성과를 가지고서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모든 거래는 절대계 간능신 코아의 호의로 성공적이었으나, 이대 흑염의 약점이 담긴 동전이 그녀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런 위험한 물건을 왜 이계로 가져오셨어요?
만약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이런 물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당장 이계로 쳐들어오겠지요.”
“이미 반납도 못 해요.
우리의 손을 거쳐 갔다는 이유만으로도 처단 사유로 충분해요.”
만약 이계의 여왕들의 약점이 동전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고, 그것을 소유한 존재들이 자신들보다 약자들이라면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을 해보니 실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워낙 절대계 간능신 코아와 흑염 데이터 나이트님의 충돌이 심각해서 간과했구나.’
‘동전의 가치가 너무 커서 위험성을 무시했어요.’
큰 실수를 인정한 삭월의 시즈지는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은하유성 아이언님에게 모든 사정을 보고하고서 결정을 따른다.
거래를 거부하시면 반납한다.”
동전을 반납한다고 이대 흑염의 절대자의 위협에서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직접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렇게 천년의 지배 프롬을 제외한 모든 여왕들이 은하유성 아이언이 폐관수련 중인 수련행성에 모인다.
수련행성은 오백억 년 전에 만들어진 바늘기둥 행성이 강화된 고슴도치와 같은 형태였다.
드드드드드드드! 드드드드드드드!
드릴처럼 회전하는 특수금속으로 만들어진 바늘 기둥들이 중심부에 있는 은하유성 아이언을 분해하기 위해서 초고속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파파파파파-!
행성 중앙에서 황금빛의 빛이 번득이면서 강렬한 의지가 섞인 신언이 울려 퍼진다.
“무슨 일인가요?”
수련행성의 주변 공간에서 은하유성 아이언의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린다.
더욱 강력해지고 완벽해진 황금권능을 파악한 이계의 여왕들이 고개를 숙이면서 보고한다.
“사실은….”
일이 진행된 사정과 세부설명을 들은 은하유성 아이언은 바로 결정했다.
“그 동전을 제게 주세요.
제가 이대 회색의 절대자에게 가서 거래하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