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967
천사와 하위신이 담당하던 기본적이고 반복적인 일을 기계들이 대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갑자기 주신전의 정문에서 사람 크기의 정육면체의 하위 기계신들이 대량으로 방출된다.
슈슈슈슈슉!
차원신계의 하늘을 가득 메운 정육면체의 기계신들은 곳곳으로 날아서 뻗어간다.
가장 먼저 철퇴를 맞은 것은 천족이었다.
‘삐-! 신계주신님이 명령으로 이제부터 기본적인 청소와 안내 같은 서비스의 제공은 인공자아를 가진 기계가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천족들은 재교육을 할 예정으로 천국으로 이동합니다.”
“예?”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천족들은 강제로 천국으로 이동 당한다.
그리고, 그 흐름은 천족들을 통제하던 하위신에게도 퍼진다.
“삐-! 기본적인 질서유지와 도로통제는 기계신들에게 위임되었음을 통보합니다.
모든 하위신들은 학원에서 재교육이 시행 될 예정이오니 학원의 대강당에서 대기하십시오.”
“에?”
모델러의 자동공장에서 절대계 간능신 코아에 의해서 만들어진 정육면체의 기계신들의 위력은 하위신들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미 졸업한 학교에 강제로 보내지는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방적인 조치에 당연히 고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들은 난리가 났다.
“천족과 하위신들의 직장을 기계신들에게 넘겨주다니!”
“신계 역사상 이런 폭거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감히 십중심급 절대강자에게 대놓고 덤빌 용기는 없기에 여주신들만을 쳐다보게 된다.
천년의 지배 프롬은 차원신계의 하부조직이 모두 기계와 기계신들에게 대체되는 광경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
‘하아. 진짜 결심과 실행이 빠르구나.’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서 바로 주신전을 자동화하고, 천족과 하위신들이 담당하던 하부조직을 통째로 기계로 갈아치운다.
영원한 수명을 가져서 느긋한 정신체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신속한 조치였다.
주신전의 정문에서 끝도 없이 발사되는 하위 기계신들의 숫자는 엄청났다.
‘철저하게 대량생산을 위한 단순한 구조의 정육면체의 기계신들이군.’
푸하하하하하하-!
그런데 천년의 지배 프롬은 바로 원하던 사실 하나를 파악한다.
‘아직 중위신들을 대체할 기계신들을 대량생산할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다.’
정육면체의 기계신들이 천족과 하위신들을 대리하여 신계의 기본적인 관리와 유지를 담당한다면 그들을 통솔하는 것은 당연히 상위 기계신들이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개체가 보이지 않기에 당연한 추론이었다.
‘기본적인 신계 유지와 관리에 필요한 말단 하위 기계신과 최상위 기계화신체만 일단 만들 생각인가?
그럼 아직 시간이 있어.’
이계여왕들의 확실한 기반이 되었던 은하제국은 기계와 인간이 조화되어서 최상위의 발전을 이룬 은하계가 되었다.
다양한 특성과 생각을 하는 이계의 여왕들이 일천 년씩 돌아가면서 관리한 덕분이었다.
‘삭월의 시즈지님을 제외한 이계의 여왕들의 직위는 대등했기에 이루어진 결과다.
기계와 인간 한쪽을 치우치게 해도 다음 여왕이 바꿀 것이니 느려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었지.
그러나, 절대계 간능신 코아가 그럴 리가 없다.
겨우 주신에게 다스려지던 차원신계에 십중심급인 절대계 간능신 코아를 견제할만한 존재가 있을리가 없지.’
빠르게 상황판단을 한 천년의 지배 프롬은 급작스러운 기계신들의 투입에 황당해진 여주신들에 명령하듯이 말한다.
“자택근무는 끝입니다.
출근부터 빨리하세요.”
“예.”
십중심급 강자의 조언을 무시할 수 있는 여주신이 있을 리가 없었다.
다급하게 주신전으로 이동한 그녀들은 기이한 광경을 추가로 보게 되었다.
길가에 심은 나무들이 모두 뽑혀서 어딘가로 이동하는 광경이었다.
쑤우우욱! 쑤우우우욱!
정육면체의 기계신들이 뿌리가 다치지 않게 주변 땅까지 통째로 뽑아서 하늘로 통해 어딘가로 이동한다.
도로 미화가 담당이라서 나름대로 애착이 있던 여주신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하위 기계신들에게 질문했다.
“무슨 일이냐?
멀쩡한 가로수를 왜 뽑지?”
하위 기계신의 대답은 참으로 걸작이었다.
“삐-! 원탁의 주신님을 뵙습니다.
기존 나무는 효용 가치에 비해서 필요 이상의 관리와 자원이 들어가서 숲으로 이동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럼 공기정화와 그늘 제공은 어떻게 하나?”
“삐-! 대체품이 세워질 것입니다.”
아무리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신계의 내부라고 해도 세부적이며 부분적인 곳에서는 정화가 필요했다.
그걸 제공하는 것이 가로수였는데 전부 뽑혀서 숲을 만든다고 하니 당연한 지적이었는데 더욱 어처구니없는 광경이 보여졌다.
집채만 한 우산들이 날아와서 가로수가 뽑힌 곳에 박히고 펼쳐진 것이다.
투투투투! 파파파팍!
거대 우산들은 가로수 이상의 그늘과 정화기능을 탑재했는지 청량한 기운이 펼쳐진다.
더구나, 일종의 발전기능과 재활용 기능까지 가졌는지 우산의 윗부분이 반짝이면서 미약한 신력까지 발산한다.
그런 우산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서 도로의 그늘을 제공하는 모습을 본 여주신들은 머리가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그 많은 가로수를 효율이 떨어진다고 모두 이송시키고 기계로 바꾸어 버려?’
‘천족들과 하위신들이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쫓겨났다는 보고가 정말이었구나.’
신계의 유지와 관리를 맡고 있던 천족들이 갑자기 나타난 정육면체 기계신들에 의해서 업무를 빼앗기고, 천국으로 강제 이송되었던 보고를 솔직히 믿지 못했는데 실로 충격적인 변화였다.
‘이러면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던 하위신들도 위험하다.’
‘잘못하면 중위신이상의 존재들도 기계신들에게 교체될 수 있어.’
도로에서 뽑혀서 거대 우산으로 교체된 가로수가 자신들이 안 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실제로 기계신의 교체는 중위신들에게도 파장이 미치기 시작했는지 긴급 보고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
‘주신이시여!
어디에 계시옵니까?’
‘갑자기 직위해제가 되었사옵니다.’
‘주사위 같은 기계신들이 관리청까지 몰려오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신계에서 모든 중위신들의 재교육을 위한 교육시설 입교를 명령하고 있습니다.
따라야 합니까?’
‘주신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까닭 모를 불안감과 위기감으로 주신전을 벗어나서 재택근무를 했던 여주신들과 고위여신들이 설명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비상보고가 올라오는 처부 중에서 유일하게 평온한 부서들이 있었다.
투신들과 전신들이 모여있는 군부였다.
‘무사한 것은 고위 관리신과 군부뿐인가?’
‘그렇다면 아직 고위신이나 투신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신은 없다는 뜻이겠지.’ ‘아니면 변화를 거부하고 있을 것이다.’
군부를 원격으로 확인한 여주신들은 기함했다.
실제로 투기와 살기를 줄기줄기 내뿜는 투신과 전신들이 정육면체 기계신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완전무장한 군대의 선두에서 선 야수신의 눈빛이 섬뜩하게 빛난다.
“우리를 멍청한 관리신이나 무력한 치안신으로 얕보지 마라.
주신성에 독립신계를 만들고서 여기까지 발전시킨 것은 우리 투신이며 전신들이다.
이렇게 처분당할 것 같으냐?”
“삐-! 처분이 아니며 이건 신계주신님의 명령입니다.
중하위 투신들은 모두 기계신으로 대체한다.
직위 해제된 투신과 전신들은 신병 훈련소에 들어가 상위신이 될 때까지 집중교육을 받으란 지시입니다.”
“으윽! 바로 그것이 문제란 말이다!
군부의 신병 훈련소가 관리신이나 치안신들의 놀이터인 줄 알아?”
영원체들과도 충돌을 하고도 멀쩡한 십중심급 신계주신과 정면으로 대립한 용기가 야수신이나 주신들에게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신병 훈련소에 다시 입소하라는 말에 이렇게 격렬히 반대하는 것이다.
“누가 다시 신병 훈련소에 갈 것 같으냐?”
“멍청하지만 말 잘듣는 부하들을 훈련소에 내줄 수 없고. 기계신을 부하로 둘 생각도 없다.”
신병 교육소에 끌려가서 언제 될지 모르는 상위투신이 될 때까지 훈련을 받으라는 지시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던 투신과 전신들이 결집했다.
그런데 정육면체 기계신들이 최종통보를 해온다.
“삐-! 현재 신계에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던 모든 정기를 기계신들으로 대체하면서 회수했습니다.
신계주신님께서 절약한 정기를 군부에 투자할 생각이십니다.
지금 신병훈련소에 자원입대하시면 두 단계 이상의 지원과 세배 이상의 정기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어? 두 단계 이상의 지원?”
“에? 정기가 세 배라고?”
겨우 벗어났던 신병훈련소에 끌려가느니 사생 결단을 내겠다는 군대의 기세가 갑자기 꺾인다.
하위투신이면 상위투신으로 대우해주고, 상위투신은 주신급의 지원을 주어서 승급을 유도한다는 제안에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정사각형 기계신들은 뜻밖에 대화에 아주 노련했다.
“삐-! 신병훈련소 월급은 선불입니다.
단말을 확인하십시오.”
투신과 군신들의 시야에 선불이라는 신호음과 계좌에 입금되는 소리가 울린다.
삐이이이이! 삐이이이이!
하위신과 중위신 군세의 여기저기에 신호음이 울리면서 자신들도 모르게 신기 대신에 단 단말기를 꺼내 드는 투신들과 군신들이 속출되었다.
신병훈련소 재입소라는 황당한 지시에 대한 격렬한 반발의 기세를 타고서 군부의 힘을 움직이려던 상위신과 주신들이 통제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계좌에 찍힌 액수를 확인한 투신과 군신들의 놀람의 소리가 여기저기 울린다.
“헉!? 진짜다!”
“으윽! 이렇게 많다니!”
원래 받던 정기의 세 배가 넘는 숫자가 정확히 입금되어있었고, 신계의 지원도 확실히 두 배 이상 늘어나 있었다.
‘이 정도 정기와 지원이면 승급도 꿈이 아니다.’
‘빚에 급급하던 생활도 안녕이다.’
‘새로운 신계주신님이 정말 화끈하구나.’
눈동자에 정기의 액수만이 보이는 하위와 중위 투신들이 늘어났고, 들고 있던 신기들을 슬금슬금 치우며 물러나는 모습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모든 처부가 기계신들에게 접수당하고 있지만, 기세 좋게 반항하여 군부의 위상을 올리려던 야수신을 비롯한 주신들은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지식의 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것들이 갑작스러운 보너스에 맛이 갔다.’
‘월급이 세배라는 소리에 훈련소도 할 만하다는 분위기로 바뀌었어.’
이번 군부의 반발을 준비하고 협상을 유도하려 했던 지식의 신도 고위 투신과 군신들의 통장에 갑자기 들어온 정기의 양에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평소에 받던 월급과는 자릿수 자체가 달랐다.
‘힘이 없는 관리신과 치안신을 찍어누르더니 군부는 바로 매수인가?’
신계가 평화를 되찾으니 잉여부서로 취급받은 군부는 언제나 정기가 부족하고 푸대접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급작스러운 대량의 정기와 보너스는 평화 시기에 궁핍할 수밖에 없는 군부를 사정없이 뒤흔든다.
‘이거 대처가 너무 깔끔한데?
투신이 아니라 현자 출신이신가?’
지식의 신이 군부의 상층부를 충동질하여 일을 벌였던 것은 차원신계에 장기 체류하거나 이민 올 기세로 머무는 십중심급 손님들을 믿고서였다.
‘아무리 여론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같은 십중심급 강자들이 있는 곳에서 심한 행위를 할 리가 없다.’
그런 판단에서 언제나 푸대접을 받아서 불만이 쌓여왔던 군부였기에 이번 급진적인 개혁을 이용해서 집단 항명을 일으킨 것이다.
가장 강경파였던 야수의 신조차 자신의 계좌를 확인하고서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글렀군.
배고픈 늑대가 배부른 돼지가 되어버렸어.’
그러니 그는 최고위 관리신의 권한으로 군신과 투신에게 지급된 선불과 보너스의 출처가 궁금해졌다.
“신계주신님의 사재가 아니군.
우리 차원신계에 이렇게 여유 정기가 많았나?”
기계신의 대답은 군부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삐-! 여신부를 폐쇄하고서 회수한 정기를 군부로 돌리셨습니다.”
“….”
“….”
주신전의 주도권을 움켜잡은 여주신들과 고위 여주신들에 의해서 나날이 확장만 하던 여신부가 그대로 해체된 것이다.
‘원래 신계주신이라면 본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신과 기계신의 대량교체라는 일을 벌이는 새로운 신계주신이라면 하고도 남는다.’
사사건건 군부의 발목을 잡던 여신부가 해체되었다는 말에 군부의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흐으으-! 푸후후후-!
처음에 죽어도 싸워보겠다는 투신과 군신들의 기세가 점점 부드러워지는 모습을 본 지식의 신의 낙담하면서도 계속 질문을 한다.
“여신부 소속 여신들은 어떻게 되었지?”
“삐-! 교육시설로 다시 보내셨습니다.
승급되어 새로운 직위를 받을 때까지 복귀하지 못합니다.”
“여신들의 대우는 어떻지?
높아졌나?”
“삐! 군부를 제외한 다른 처부의 대우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교육시설과 훈련시설의 부담이 다르니 당연한 결정입니다.”
이 정도면 군부에 대한 특혜는 분명했고, 앞으로 차원신계가 어떻게 운영될지 보여준 셈이었다.
웅성! 웅성! 와아!
군대의 여기저기서 신계주신님 영세(永世)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분위기가 반전했다.
야수신도 기뻐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고서, 계속 추궁하듯이 질문하려는 지식의 신에게 의지를 보냈다.
‘이제 그 정도만 하는 것이 좋겠다.
투신과 전신들에게 싸우라고 해도 명령이 통할 상황이 아니다.’
마지막 발버둥이나 같은 일이 완전히 틀어진 지식의 신은 당연히 성질을 부렸다.
‘너는 투신이나 상관없지만 나는 관리신이다!
이건 차별이야.
관리신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
왜 군부만 특별취급이야?’
‘꿀꺽-! 이유가 뭐냐고?
저기 주신전 정문 쪽을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