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2211
력왕이 보기에 마신가희 이메민은 원래 행성에서 보았던 어떤 주신보다 강력한 마신이었다.
‘탑의 왕은 초능력자로서는 터무니없이 강력하다.
하지만, 아직도 초능력자를 벗어나지 못한 나로서는 마신왕급의 마신은 상대할 수 없는 강적이다.
덤비면 죽어.
그렇지만 부하들이 시간을 벌겠다고 몸을 던지는 꼴을 보면서 몸을 사릴 수는 없다.’
지금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마신가희 이메민에게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력왕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직감으로는 마신가희 이메민에게 정면으로 덤비면 반드시 죽는다.
지금부터 시간만 끌면 이기는데 내가 죽을 필요는 없다.’
그가 보기에 마신가희 이메민은 혼자서 싸우는 스타일도 아니고, 전투계열도 아니었다.
‘가희는 매혹의 노래에 집중되어 전투력과 기동력이 부족하다.
이동하거나 호위를 돕는 우주함대가 없다면 가희도 위협적이지 않아.
그리고, 마신가희인 이메민도 블랙홀을 만들고 난 이후로 상태가 불안정하다.
그녀는 오래 버틸 수 없어.’
시간만 잘 끌면 금왕과 영원체들이 돌아오니 이대로 부하들을 희생해서 속도만 늦추면 자신은 아무런 피해나 고통을 받지 않고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충성스러운 부하의 희생으로 도주에 성공하고, 시간을 끌어서 이긴다는 선택지는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은 력왕이다.
쓰레기장에 버려진 고아로 자라 비슷한 운명인 극히 소수의 친구만 믿던 그에게 단지 힘계열 초능력자의 정점이라고 충성을 바치는 력탑의 부하들은 외면할 수 없었다.
구르르르르를! 우르르르르르!
‘치욕적인 승리인가?
아니면 명예스러운 승리인가?’
그런데 행성의 추진에 지친 력탑의 초능력자들이 더는 견디지 못하고서 암흑의 구멍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서 몸을 던져 자폭한다.
이런 식으로 희생양을 던지면서 도주만 계속해도 이길 수 있지만, 왕과 완성된 초능력자의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멸한다는 직감의 예측을 본 력왕은 결단을 내렸다.
“다른 왕들이 처음에는 비열한 승리보다 자랑스러운 패배가 낫다고 했던가?
몇 번의 세계멸망과 초기화를 겪으면서 부정하기는 했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강해져서 영광을 손에 넣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상황이 이러면 어쩔 수 없구나.”
우우우우우! 화르르르르!
행성을 밀던 손에 복제 파호톤이 쥐어지면서 검은 불길이 화산처럼 타오른다.
“세력의 싸움에서 진정한 승리란 왕이 죽어도 부하들이 최대한 많이 살아남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축복이 없는 전쟁이라면 우리의 패배다.
모델러 코아님의 도움이 없이 어떻게 승리할 수 있는가?
아마도 그걸 깨닫게 되기까지 우리의 승리는 없을 것이다.”
파지지지지지지-! 퍼! 퍼억!
육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 이상의 흑염권능을 발동한 력왕의 육체 여기저기에서 타는 소음과 매캐한 냄새가 솟구쳤다.
놀란 다른 왕들이 시선을 받으면서 그는 외쳤다.
“한 시간을 벌 준비는 완료다.
그런데 저 암흑의 구멍은 나로서는 성가셔.
나를 저기로 날려라. 공왕(空王)!”
“알았다!”
력왕의 결심을 파악한 공왕(空王)이 양손을 모아 권총의 모양을 만들어 겨누면서 말한다.
“마신가희에게 곧바로 보내주지.
특별하게 돌아올 길도 열어두겠으니 무리는 하지 말고 도주하라.
이대로면 우리의 승리다
그러니 네가 죽을 필요는 없다.”
서서히 주신의 영역에 도달하기 시작한 탑의 왕에게 죽음은 불사불멸(不死不滅)의 부활을 한다고 해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부활의 시간도 비교적 오래 걸리니 힘과 진화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왕에게는 뼈아픈 손해였다.
“후후! 나도 왕이다.
그리고,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축복을 받은 존재이지.
지금은 큰 손해가 없으니 부하를 위한 희생이라는 것도 해보자.”
력왕의 담담한 대답에 다른 왕들이 하나둘 가호를 걸기 시작한다.
“나 인왕(仁王)이 력왕을 축복한다.
그는 본체 그대로 거대화(巨大化)를 할 것이다.”
“검왕이 력왕을 축복한다.
너의 도끼날은 지금보다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다.”
탑에 다른 계열에 대한 축복이 왜 있는지 탑의 왕들은 몰랐다.
하지만 반드시 익혀야하는 필수과정이라서 모두 익힌 탓에 다양한 계열에 의한 축복이 이어지고, 력왕은 더욱 존재감을 끌어올리면서 마지막에 나온 가왕(歌王)을 보았다.
우두두두두! 쿠쿵! 쿠쿵!
자신이 한계를 넘어서 강화된 사실을 강화된 사실을 파악한 력왕을 본 가왕(歌王)은 잠시 망설이다가 사과했다.
“미안하다.
노래가 적의 공격수단인데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
이건 내가 가왕(歌王)이면서 능력이 부족해서 전장의 노래 가희들을 상대하지 못한 탓이야.”
“너의 잘못은 없다.
전장의 노래 가희들의 노래의 존재 자체가 반칙이다.
네가 모든 계열의 가황이 될 정도로 강해진다면 이런 경우는 다시 없겠지.
이걸 경험으로 삼아서 더욱 강해진다면 너는 우리의 큰 힘이 될 것이다.”
력왕의 뜻밖의 따듯한 위로에 가왕(歌王)은 감격한 표정으로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말한다.
“그래! 브로! 너는 지금의 나보다 미래의 나를 믿어주는구나.
그럼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전력의 축복을 걸어 주마.”
가왕(歌王)은 하얀 신사복장 속에 숨겨놓았던 두툼한 금목걸이를 밖으로 꺼내고, 쓰고 있던 하얀 신사모도 벗어서 파마한 머리카락을 드러낸다.
“내가 할 수 있는 전력의 배틀 랩의 버프를 걸어 주겠다!”
“응? 팝이 아니고 배틀랩?”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마이크를 꺼낸 가왕(歌王)은 력왕을 손가락질하면서 빠르게 랩을 내뱉기 시작한다.
“유아 바스터트!
유아 가베지 오브 베이비!
이트 마우스 앤드 코크로치!
오오! 노 러브! 노 하트! 예스 러스트! 예스 딕!”
“이익!?”
배틀 랩으로 쏟아지는 원색적인 비난에 순간 멍해진 력왕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그래 잠시라도 방심한 내가 문제지.
이마를 대라.
쓸모없는 너부터 죽여주고 가마!”
“어? 브‥브로?
배틀 랩은 원래 이런데?”
푸하하하하-!
자신에게 배틀 랩으로 욕을 하는 가왕(歌王)을 쳐다보는 력왕의 눈에서 검은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난 네 말대로 버려진 사생아다!
사실이기는 한데 내 앞에서 그 소리를 한 녀석을 그냥 둔 적 없다.
그리고, 너 같은 형제는 둔 적도 없어!”
“!?”
투하하하하하학-!
력왕이 양팔에 든 복제 파호톤으로 그대로 가왕(歌王)의 이마를 내리쳐서 두 조각을 내려는 순간 공왕(空王)의 공간이동을 위한 초능력이 발동된다.
투아아아앙!
“모든 버프 완료!
스페이스 이레이저!
될 수 있으면 이겨봐라!
나는 력왕을 응원하겠다.!”
공왕(空王)이 양손을 모여서 만든 손가락권총에서 강력한 일직선의 공간을 가르는 빔이 그대로 력왕을 쳐서 암흑의 구멍 속으로 밀어 넣는다.
“우오오오오-! 잠깐!
저 녀석부터 죽이고 가겠다!”
“너의 힘으로는 어차피 영원히 못 죽이니 나중에 해!”
방금 복제 파호톤에 의해서 이마부터 사타구니까지 두 조각이 날뻔한 가왕은 식은땀을 손가락으로 훔치면서도 전력의 배틀 랩을 퍼부었다.
“유아 크레이지!
유아 버서커!
유아 치킨 해드!
오오오! 유아 머슬 브레인!”
“오오오오오오오-! 가왕(歌王)! 죽인다!
죽여버린다.
입도 찢어버리겠어.”
가왕(歌王)의 배틀 랩에 머리끝까지 분노한 력왕의 육체의 잠재력이 폭발하여 삼 미터의 크기로 커지면서 외치는 고함이 우주에 울렸다.
거기에 담긴 존재감이 마신가희 이메민에게 그다지 밀리지 않다는 사실을 파악한 왕들은 행성을 힘겹게 밀면서도 웃을 수 있었다.
“하하! 이걸로 시간은 충분하다.”
“금왕의 회복을 서둘러라.
그럼 바로 반격이다.”
“크크! 영원체님들의 회수도 완료시켜.
그분들을 방패로 삼으면 우리도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다.”
“드디어 우리가 자력으로 승리한다!”
“이제야 부하들 볼 면목이 서는구나!”
“허허! 허허! 허허허허!”
아무리 고위 마신이라고 해도 왕 중 최강의 파괴력을 가진 력왕이 복제 파호톤을 들고 온갖 축복을 받은 상태라면 싸울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던 왕들의 귀로 너무나 사랑스러운 가희의 음성이 울렸다.
“원투 잽! 쓰리 어퍼컷! 포 피니쉬!”
“뭐! 뭐야?
가희가 왠 권투!?
거기다가 연속펀치라고?
커어어어어억-!”
“!?”
꽝-! 퍽! 우둑! 투가가강!
가희의 노래와 함께 듣기만 해도 끔찍한 타격음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고통을 참지 못한 력왕의 비명에 모두 시선을 암흑의 구멍으로 보냈다.
그러자 삼 미터로 거대화하여 이제 허리에도 오지 않는 호리호리한 가희의 작은 주먹에 무참하게 두들겨 맞는 력왕을 보았다.
텅! 텅! 원투 잽!! 원투 잽! 퍼어억! 쿠우웅!
마신가희 이메민이 이마를 가르려고 내려친 복제 파호톤을 마이크로 막고, 장난처럼 왼손만 움직여서 두들겨 팬다.
그런데 력왕이 꼼짝하지 못하고 맞기만 하는 중이었다.
“!!!”
“!?”
손잡이가 긴 마이크로 복제 파호톤을 튕겨내고, 왼손으로 번호를 붙이면서 머리에 잽을 넣는 가희에게 엉망으로 당하는 력왕의 모습은 멀리서 보면 장난을 치는 것처럼 희극적이었다.
그러나, 왕들의 축복을 받은 력왕 정도가 아니라면 단숨에 분쇄할만한 끔찍한 위력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왕들은 바로 알아챘다.
‘마신가희 이메민은 일반 고위 마신이 아니었구나!’
‘기계마신황제 신멸(神滅)님이 뭔가를 하셨어.’
그제야 탑의 왕들은 마신가희 이메민이 입고 있는 검은 금속빛의 드레스와 가슴 사이에 빛나는 커다란 보석의 정체를 알아보았다.
‘모델러 코아님의 기계화신체의 조종복?
그것도 정식이다.’
‘거기에 갓 스톤까지 가지고 있다고?’
‘그럼 순간이겠지만 마신왕도 능가하는 출력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저건 절대로 못 이겨.’
‘전력 후퇴!’
금왕의 회복과 영원체를 회수하면서 한숨 돌리려던 왕들은 바로 전력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홀로 남게 된 력왕은 영혼과 육체가 지워질 것 같은 마신가희 이메인의 연속펀치를 견디며 신음했다.
“크으으으으으-! 근접전 전투계열의 마신이 아니라면 이‥이 위력은 말이 안 돼.”
고위 정신체의 수준과 힘에 대해서 정보를 알고 있는 그로서는 마신가희 이메민의 근접공격력은 상상하기 힘든 위력이었다.
이런 작은 강자에게는 거대화의 가호가 불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몸을 원래대로 축소한 력왕에게 마신가희 이메민이 마이크로 내밀면서 묻는다.
“당신은 사랑의 노래가 전혀 통하지 않는군요.
정말 사랑을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커어어어억! 콜록! 콜록! 여기에서 사랑!?
이‥이것도 막장 만화영화의 설정이냐?
설정으로는 노처녀 아줌마로 어딘가로 사라진 주제에 무슨 장난도 아니고 사랑 타령이야.
퉤에에에-!”
입안의 피를 뱉은 력왕은 바로 이죽거렸다.
“정말 상대를 원했다면 노래 따위는 부르지 말고, 몸으로 적극적으로 밀어붙여서 임신이라도 했어야지.
헛소리만 작작하며 어장관리만 하니까 색기도 없는 여군 따위에게 졌지.
가희가 여군에게 졌는데 창피하지도 않나?
나라면 사랑은 말도 꺼내지 못했다.”
“원 투 잽! 쓰리 어퍼컷!”
“컥-! 컥! 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