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680
전투에는 상성이란 것이 있다.
같은 인간크기인 주신들은 익숙하니 그래도 어느 정도 상대할 수 있었지만 산맥크기인 괴수들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가장 작아서 만만해 보인 이 거대 도마뱀도 정말 안 죽고 강력했다.
그리고 가끔 권능 비슷한 것을 사용하기까지 해서 기겁하게 만들었다.
마법신이 마지막 수단으로 날린 운석낙하를 그대로 용족과 비슷한 브레스로 격추시켜 버린 것이다.
머리를 잘라도 안 죽고 운석낙하까지 막아내는 거대 괴수를 상대로 중급신 4명이서 버틸 도리가 있을 리가 없다.
“후퇴-!”
“물러서-!”
“저거 정말 답이 없다.”
“야 임마-! 운석낙하라면 끝장낼 자신이 있다면서?
그런데 이게 뭐야?”
“……. 운석낙하를 브레스로 막는 생명체가 있다는 것이 믿겨지냐?
나는 처음 들었다.”
필사적으로 도망을 쳤지만 죽어라고 쫓아온다.
거기다 신계로 공간이동을 할 징조만 있으면 바로 눈치를 채고 브레스를 원거리로 쏴 대서 방해한다.
용사신과 동료 같은 초월자들은 몰랐지만 창조신성에서 자연 발생된 생물들은 이미 평범한 기준이 안 통했다.
신족은 정기를 생산하기 좋은 인간크기의 지성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행성을 개조한다.
그런 신족의 지배를 거부하기 위해서 행성들은 항체와 같은 존재를 만들었다.
하늘에는 용족, 땅에는 거신 족이 그들이다.
그리고 그 이전 단계에 나타나는 것이 바로 이 괴수신들이었다.
괴수신들은 앞의 종족처럼 이성도 의지도 없지만 대신 전투력을 극대화시킨 개체였다.
생명체를 초월한 거체와 생명력으로 가지고 주신조차 감당하기 힘든 괴력을 흉포하게 휘두르는 폭력의 화신 그 자체였다.
창조신성이 이 정도까지 자체진화가 되면 주신이 다스리는 신계로는 강제진압이 거의 힘들 정도였다.
더구나 최고위 창조신성이라서 괴수 신들의 등급도 최상급이다. 그러니 아무리 행성표면에서 제한이 없는 인간출신의 중급신들이라지만 하급 괴수라고 해도 어렵다.
‘허나 포기할 수도 없었다.
반드시 지분을 얻어야 해.’
진정한 신으로서 인정받고 계속 승급하고 싶다면 신국 하나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저 괴수신을 토벌해서 자신을 신으로 모실 지성체가 번성할 공간을 확보해야 했다.
더구나 창조신성에 신국을 만들 기회가 겨우 중급신에게 주어지는 경우가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할 일은 많고 신은 부족한 우리 신계에서나 이런 기회가 있지.
그런데 요즘 고위신들이 엄청 늘어난 말이야.
그들이 자리를 잡고 여기를 노리면 이런 기회도 없어.’
그러니 권능과 부활만 믿고 필사적으로 달려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야성뿐이라서 단순하게 덤벼들니 다양하게 대응책을 구성했지만 이런 식으로 비장의 수단이 안통하면 바로 끝장이었다. 애초에 서로 가진 힘과 체격의 차이가 너무 큰 것이다.
“제길 막혔다.”
“공간이동-! 뭐 해-!?”
“글렀다.
영창시간이 너무 길어서 브레스로 먼저 당한다.”
“마법신이 되었다면서 그것도 단축 못했어?”
“넌 이해를 못하겠지만 창조신성에서 그게 쉽냐?
강력한 정기 때문에 공간좌표조차 제멋 대라서 힘들단 말이다.”
결국 구석에 몰려서 머리 위로 떨어지는 거대한 도마뱀 꼬리를 보면서 인상을 구기는 용사신과 동료들이었다.
피하기에는 너무 범위가 컸고 이미 신력과 권능을 다 소모해버린 상태였다.
이런 순간도 하도 당하다보니 익숙해져서 최후의 순간에 한가하게 만담을 나눌 지경이었다.
“제길-! 또 죽었네.”
“또 이런 꼴이군.”
“너희들과 얽히면 왜 항상 이러냐?”
“위대한 주신이시여. 어찌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이제 너도 신이라서 주신님의 가호를 빌어 보았자 도움이 안 돼.
현실파악 좀 해라.”
그리고 대륙크기의 섬이 뒤흔들릴 정도의 충격과 함께 의식이 끊겼다.
꽈아아아아아아앙-!
다시 정신을 차린 것은 신계의 부활소였다.
익숙하게 새로 만들어진 신체에 신령을 적응시키고 신검과 갑옷을 다시 소환하여 착용하고 다급히 밖으로 나간다.
저 거체에 밟히거나 먹혀서 신계에서 부활하는 것이 일상이 된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너무 자주 온다고 도끼눈을 하고 노려보는 고위신은 너무 무섭지.’
중급신이라서 부활하는데 권능이나 신격이 하락이 안 되어서 천만다행이지만 당연히 정기는 소모된다.
하위신이라서 얼마 안 되었지만 부활을 맡고 있는 담당 고위신에게 이미 경고까지 먹은 상황이었다. 횟수도 문제지만 이미 주신전의 경비임무로 받았던 정기는 다 쓰고 가불까지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얼마 전에는 초월자들의 관리를 맡고 있는 야수신님에게 끌려가서 한소리를 듣고 말았다.
“이 멍청한 놈들-! 하위신들이 아무 손상 없이 무제한의 부활이 가능하다고 함부로 몸 굴리지 말란 말이다.
하급신의 부활은 간단하고 정기도 적게 들지만 이것도 다 일이고 업무다.
하급신들이 너무 자주 부활한다고 내게 항의가 들어온단 말이야-!
그리고 겨우 너희들 수준에 창조신성의 괴수신 사냥이 가능한 줄 알아?
당장 그만두지 못해-!
뭐? 벌써 용족과 카르마의 계약까지 했어?
이런 미친놈들아-! 그게 뭔지 알고 함부로 서명해?
겨우 중급신까지 가르쳐 놓았더니 전부 소멸될 생각이야?
이 어리석은 것들!”
결국 두들겨 맞고 주신전의 숲에 있는 숙소로 던져졌으니 걸을 여유가 생길 리가 없다.
부활담당 고위신이 부를까 봐서 다급하게 달려서 도착한 곳은 주신전의 앞마당격인 우주수의 숲에 마련한 초월자들의 도시였다.
신계 중심지에 신전을 마련할 정기가 없어서 마치 엘프들처럼 우주수 가지와 주변에 만들어진 각자의 임시 개인신전이 있었다.
막 부활해서 피곤했지만 답답한 용사신은 동료들을 술집에서 모아놓고 심정을 토로하고 있었다.
“우리 좀 잘하자-!
예전에 거대한 마수도 같이 많이 사냥했는데 호흡이 왜 이렇게 안 맞지?
지금 부활한다고 가불한 정기가 얼마인줄 알아?
이러다가는 평생 빚 갚다가 신생 끝난다.”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결정적인 국면에서 조금 어긋나서 놓친다.
야수신님의 말씀대로 아예 안 될 것 같으면 포기할 것인데 그게 아니니 미칠 노릇인 것이다. 원인은 물론 알고 있다.
모두가 신이 된지 얼마 안된 탓이다.
그래서 신체와 권능을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오히려 실전에서는 전투력이 떨어져 있었다.
저런 거대 괴수를 상대로 톱니바퀴처럼 정교한 연합공격에 필요할 때에는 치명적이었다.
그런데 화가 머리끝까지 난 전 주신의 통합교황이 소리를 친다.
“그러니 앞에서 잘 막으란 말이야.
지원을 해주려고 해도 자꾸 뚫려서 나한테 오니까 집중이 안 되잖아?”
그 말에 검신과 권신이 발끈해서 소리쳤다.
산맥크기의 거대 괴수신의 공격을 겨우 검과 몸으로 막아낸다는 것은 중급신으로는 기적과 같은 실력과 감각을 필요로 한다.
막을 때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뒤에서 안전하게 지원만 하면 되는 주제에 저런 식으로 말하면 화가 안 날 리가 없다.
“너나 제대로 회복과 강화를 해-!
이제 교황도 아닌 진짜 신인데 왜 이것밖에 안 돼?
“아-! 이젠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나?
넌 주신의 교황일 때가 훨씬 나았어.”
사실인 말에 말문이 막힌 통합교황이 신을 찾는다.
“위대한 주신(主神)이시여.
이 은혜도 모르는 사악한 것들을 어찌하오리까?
이제까지 죽어라고 도왔더니 전부 저한테 책임을 떠넘기고 있나이다.
신벌을 내려주시옵소서.”
“뭐야? 나도 신인데 무슨 신벌?”
이렇게 문제는 서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중급신이 되어 권능도 개발하기는 했지만 숙련도가 모자라서 초월자 수준에서 조금 강해진 정도다.
물론 불로불사라던가 부활 등의 장점은 있지만 권능을 더 개발해야 했다.
그런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니 바로 해결이 안 되어서 더 큰 문제였다.
그러니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서로에게 짜증만 내는 것이다.
“더구나 자칭 검신(劍神)과 권신(拳神)이라고 하는 주제에 하급 괴수 하나도 못 베고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약자들에게 가혹한 징계를 내려주소서.”
“주신님의 징계?”
“야-! 기도할 이야기가 따로 있지-!”
“주신님의 징계이야기는 꺼내지도 마! 무섭다.”
얼마 전 차원의 마도신이 전능의 휘와 서열 1위의 주신장 자리를 놓고 주신계를 통째로 갈아 마실 기세로 전투를 벌였다그걸 지근거리에서 직접 보았기에 너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잠시 말을 잃었다.
신이 되었지만 어떻게 저런 힘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할지 모를 정도의 사투였다.
거기에 초월자로 이루어진 하위신 백만이 겨우 감당하던 주신계의 주신들을 혼자서 쓸어버리는 권능과 신격 앞에서는 감히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
자신들도 언제 저 정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지 신계에 문의를 했다가 어이없다는 시선만 받았다. 하긴 초월자에게 어린애가 와서 얼마정도 수련하면 그렇게 될 수 있냐고 질문한 것 같은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될 리가 없지.’
‘기준만 높아져서 힘들기만 하다.’
‘신이 되었는데 뭐 이러냐?’
‘어디가나 하위층은 힘들어.’
벌컥-! 벌컥-! 벌컥-!
그 때의 긴장과 부끄러움을 모두 술을 마시면서 풀어버린 용사신과 일행은 본격적으로 토벌계획을 짠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다가 이번에는 목까지 박살냈다.
조금만 잘하면 될 것 같으니 어떻게든 해내야 했다.
그런데 괴수신이 워낙 크다 보니 바늘은 고사하고 솜털보다 못한 검이나 주먹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마법신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이번에도 운석낙화라는 궁극마법을 마법신이 되어 성공했다고 자신만만해서 도전한 것이다.
물론 운석이 하늘에서 낙하 중에 눈치를 챈 괴수의 브레스에 박살이 나서 아무 소용이 없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넌 이제 마법신이라며?
더 큰 한방 없어?
운석 낙하와 같은 자잘한 것 말고 말이야.”
“그건 저 괴수신에게 이빨도 안 들어가.
머리가 날아가도 재생하는 것 보았지? 운석을 브레스로 막지 못해 직격을 당해도 죽을지 의문이다.”
“그러니까 크기가 더 커야해-! 마도신인 주신님은 행성들을 가지고 놀던데 마법신이니 달이라도 떨어뜨려서 잡아보란 말이야.”
“……….”
“영창시간이 더 필요해?”
“………. 무식한 것들.”
그 말을 들은 마법신은 이 무식한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궁극마법 중에서도 위력만을 따지면 가장 강한 것이 운석낙하다.
작은 행성조차 파괴할 정도로 최고의 위력을 가진 마법을 자잘하다고 폄하하니 말이다.
물론 이번에 쓴 운석은 신계주신이신 차원의 마도신님이 행사하는 행성마도에 비하면 무척 초라하지만 그래도 비난 받을만한 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이 멍청이들아. 주문만 길게 외워서 다 되면 누구나 마법사 되겠다.
그런 행성 마법들이 쉬운 줄 알아?
나도 어떻게 행성을 그렇게 쉽게 다루는지 감도 못 잡겠다.
그리고 운석낙하는 마법으로는 거의 마지막 수준이란 말이다.
절대 약한 것이 아니야.
저 괴수가 이상하게 강한 거야.”
이렇게 정상적인 마법신의 기준으로 말했지만 워낙 비상식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마도신이 바로 앞에 있으니 말이 아예 안 통한다.
이 이상의 마법은 없다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실망한 용사신과 동료들의 투덜거림만 돌아올 뿐이다.
“에이-! 마법신이 되어도 별 것 없네.”
“너도 초월자시절이 나은 것 같아.”
“아참-! 너 내 돈 갚아라.
이제는 거의 필요 없지만 혹시 모르니 받아야겠다.”
“맞아. 이제 영원히 사니까 반드시 받아야지.
무슨 일이 앞으로 있을지 어찌 알아?”
“신이라서 빌려준 사실이 잊혀 지지도 않아.
이건 좋네.”
“이…….. 이……. 이 끈질긴 놈들.”
창조신성의 지분을 주겠다는 용족의 말에 홀랑 넘어가서 자신까지 포함하여 계약을 해버린 이 원수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고민을 하는 마법신이었다.
모든 초월자들이 처음 신계에 들어오니 개인신전도 없는 빈털터리 하급신 신세이다.
다행히 신계주신이신 차원의 마도신이 특별히 앞마당 우주수의 숲에 도시를 마련해 주셨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우리들이 무슨 엘프라고 숲에서 오두막치고 살면서 만족하겠는가?
어떻게든 도시로 가야해.’
그런데 신계에 개인신전은 정말 더럽게 비쌌다.
그렇다고 지금 신계에서 노숙하려고 시도하면 신계의 주도권을 놓고 살벌한 기세로 대치하고 있는 양 진영의 고위신들에 의해 바로 끌려간다.
물론 주신전의 경비 노릇을 장기간 하면서 정기를 모아 신계에 작은 신전부터 구입을 하면 된다.
시간은 엄청나게 들어가겠지만 이제는 무한한 수명과 젊음을 가진 신인 이상 지극히 정상적인 방법이다.
‘꾸준한 저축이 정석인데 이것들이 또 사고를 쳤다.
뭐-! 신생(神生)은 한방?
같이 하기 싫으면 당장 빚 갚으라고?’
창조신성의 지분을 나누어 주는 대가로 괴수토벌를 요청한 용족의 의뢰를 받아들인 것이다.
권신과 검신의 무모한 행동을 막아야할 용사신조차 동조하고 거기에 자신까지 빚을 들먹여서 끌어들였으니 이런 원수가 따로 없다.
모처럼 거대한 용족의 본체를 드러내고 요청이자 명령을 하신 백금신룡 에렌드라님의 앞이라 압도당한 덕도 컸다. 보상도 더없이 좋아서 다른 초월자들도 대부분 계약했는데 악몽의 시작이 되었다.
이 괴수들이 너무 강하고 많았다.
과거 순진한 수련마법사 시절에 용사와 만나서 여행을 같이 했을 때 처음 겪었던 지옥의 고생길이 또 열린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일 하지 말자고 했지?
뭐 하러 용족이 자기들이 받은 창조신성의 권리를 나누어주겠어?
당연히 함정 아니야?”
홧김에 마신 술이 무척 독했는지 얼굴이 새빨개진 마법신이 열변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주변도 모두 그런 꼴에 같은 하위신이니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신이지만 가장 밑바닥 하급신이다 보니 체면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점은 좋았다.
아공간에서 양피지를 꺼내들고 원수이자 동료들의 앞에서 흔들면서 외쳤다.
“이 카르마의 계약서 어쩔래?
위반 조건이 이렇게 살벌해?
거기다 어길 생각조차 막아?
이래서는 포기도 절대 못해-!”
카르마의 계약서.
하위신은 이름조차 부르기 어려운 최고위의 상위존재가 주우주에 걸어놓은 절대의 계약과 법칙이었다.
오로지 발전과 강자만을 고려하는 이 계약은 조금의 왜곡이나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주신조차 잘못하면 바로 처분되는 가공할만한 강제력을 가진 계약서였다.
신계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배우는 일인데도 간과한 것이 탓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이런 계약을 하다니 이런 머저리들이 없었다.
물론 알고 있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다르기는 하지.
나도 설마 강제력이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마법신인 자신조차 그래도 신인데 계약서가 뭘 어떻게 하겠냐고 설마하면서 빚 독촉과 주변 분위기에 휘말려 서명했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계약을 벗어날 방법을 생각할 때마다 마치 독을 먹을 것처럼 피를 토하고 쓰러지게 되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이미 모두 그런 경험을 반복한 용사신과 동료들은 굳은 얼굴로 술을 마시고 외쳤다.
“아 젠장-! 그 이야기를 왜 또 해.”
“술이나 마시고 다시 그 왕 도마뱀 토벌계획을 짜자.
그래도 거기가 제일 만만해.”
“만만한 괴수가 저 정도니 이러다가 또 죽겠다.”
“다른 초월자 팀도 성공한 적이 없으니 우리가 무능한 것은 아니야.”
그리고 이런 광경은 이미 우주수의 숲 초월자 도시의 술집들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젊어지고 늙지 않는 신이 된 것은 정말 좋은데 하급신의 생활은 과거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더구나 신들의 시간개념이 너무나 달랐다.
거의 기본인 일만 년 단위라서 참을 수가 없다.
그런 와중에 모두 백금신룡 에렌드라가 괴수신을 제압한 만큼 창조신성의 지분을 나누어 준다는 말에 모두 낚인 것이다.
주신들까지 힘을 합쳐서 잡았는데 괴물 정도야 하면서 간이 부어서 덜컥 계약을 했다가 모두 똑같이 무한 죽음과 부활의 반복 중이었다.
수로 밀어붙이는 것도 안 된다.
초월자 출신의 하급신도 많았지만 창조신성의 괴수신들의 숫자가 그 이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10명이상 모여서 신력이 강해지면 귀신처럼 알아채고 벌떼같이 몰려오니 그럴 수도 없다.
그래도 지분을 받아서 신국을 세운다는 것만은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었다.
아직은 인간적인 상식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신족의 인내와 노력요구 탓이다.
“10만년의 저축이 누구 개 이름이냐?”
단순 경비업무만으로 언제 개인신전을 구입해서 신계로 나가냐?
초월자 때도 같았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성공도 없어.
무조건 해보자고.”
“그러게 말이야.
초월자의 200년의 삶도 지겨울 정도로 길었는데 신들은 뭐든 1만년 단위야.
그런데 다른 고위신 분들도 다들 그런 과정을 겪어서 개인신전을 샀다는데 할 말이 없어.”
정상적인 방식이라고 하지만 주신전 경비 일을 10만년을 성실하게 일하여 겨우 작은 신전을 마련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아직 생명체 시절의 시간감각이 남아있는 자신들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런 판국이니 과거 초월자시절처럼 어떻게든 큰 공을 세워서 출세를 해야만 했다.
그러다가 용족이 내걸은 괴수신들의 토벌임무에 걸려서 진퇴양난의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초월자 출신의 하급신들은 용사신과 일행들처럼 술과 안주를 들이키면서 괴수신을 잡아서 영역을 확보할 방법을 토론하고 있었다. 지분을 받아 신국을 세우고 신앙을 받아서 신력을 키우면 최고위 신도 꿈이 아니었기에 포기는 절대 있을 수 없었다.
다만 그 전에 넘어야 할 장벽이 정말 컸다.
“이 괴수 놈들은 정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네.”
“제길-! 신계주신님이 공에 따라서 창조신성의 지성체 관리 권리를 주신다고 했을 때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야 했어.”
“처음에 목숨을 걸고 달려들은 용족들은 가진 지분이 흘러 넘쳐서 저렇게 뿌리는데 우리는 눈치를 보다 이게 무슨 꼴이냐?”
“신계 주신님이 또 보상이 짭짤한 일이라도 안 벌이시려나?”
가끔 이런 간 큰 이야기도 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