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hwa Manri RAW novel - Chapter 81
기수는 자기 실력을 테스트한 사내와 함께 방으로 들어가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사내가 웃는 낯으로 말했다.
“축하한다. 난 백호단을 맡고 있는 단주 왕총이다. 앞으로 너의 직속상관이 될 사람이지. 하하하!”
“반갑습니다. 저는…. 양일이라고 합니다.”
양씨집안 첫째 아들이란 아주 흔한 이름이니까 도룡문에 이어서 계속 써도 괜찮을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기수도 진짜 이름은 아니지 않은가.
왕총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잘 읽어보고, 끝에 날짜와 이름 쓰고 수결해.”
내용은 별 거 없었다.
앞으로 1년 동안 약선문을 위해 일하겠다는 것과 거기에 따르는 기본 급여, 성과급 등이 옛날 중국식 폼으로 적혀 있었다.
기수는 1년 동안 묶여 있을 생각도 없었고, 월급의 많고 적음에 구애받지도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날짜, 이름 쓰고 사인까지 했다.
사인은 일부러 영어로 해보았는데, 왕총은 고개를 한 번 갸웃하고는 그냥 넘어갔다.
기수가 글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현대와 달리 전 국민이 다 초등학교 들어가는 세상이 아니니까 글을 모르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적어도 70%는 될 것 같았다.
농사꾼이나 칼잡이라면 문맹 쪽이 많은 게 당연했다.
왕총은 큰소리로 외쳤다.
“주광! 어디 있나. 주광!”
그러자 잠시 후 한 남자가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왕총보다 키가 좀 작았지만 그래도 180은 되고, 상체 근육은 더 발달된데다 네모난 얼굴이 더 험악하게 생긴 남자였다.
수염이 많아서 그렇지, 나이는 20대 초반으로 보였다.
왕총은 기수에게 말했다.
“저 친구를 따라가. 앞으로 너와 함께 생활할 거다.”
그리고 주광에게도 말했다.
“오늘부터 함께 생활할 양일이다. 신참이니까 잘 가르쳐 줘.”
“알겠습니다! 단주님.”
주광은 군례를 하고 기수를 데리고 갔다.
“양일이라고?”
“응.”
“응? 응이라고? 지금 너 나한테 반말했냐?”
밖으로 나가자마자 문제가 발생했다.
“존댓말 해야 되는 거야?”
“당연하지! 난 부단주고 넌 갓 들어온 쫄따군데!”
기수는 설마 군대처럼 지내야 하는가 싶어서 순간 눈앞이 막막했다.
‘조금만 참자. 어떻게 들어왔는데….’
기수는 마음을 굳게 먹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부단주님.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
“후후… 말귀를 빨리 알아들어서 좋군.”
주광은 기수를 데리고 가서 옷을 맞추고, 식당의 위치와 앞으로 생활할 숙소를 안내해주었다.
숙소는 양쪽으로 침상이 3개씩 놓인 6인실이었다.
먼저 있던 무사들이 기수를 보고 다가와 에워쌌다.
“이야! 신참이 왔네.”
“이거 기생 오래비처럼 곱상하게 생겨서 힘이나 쓰겠나?”
“야! 노래나 한 곡 해봐라.”
기수는 부단주 주광까지는 참았지만 같은 처지인 무사들 한테까지 굽신거리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 말도 않고 가만히 있다가 주광이 ‘식사시간까지 잘 가르쳐.’하고 나가자 곧바로 인상을 팍 구겼다.
“나 지금 좀 피곤하거든. 날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너희들 뼈도 원래 자리에 있을 테니까 피차 편하게 지내자. 응?”
그리고는 빈 침상으로 가서 벌렁 드러누웠다.
5명의 선임 무사들은 어이가 없었다.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한 녀석이 곧바로 발을 들어 기수의 배를 밟았다.
동시에 다른 녀석들도 각자 주먹을 휘둘렀다.
건방진 신참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수는 그들의 발과 주먹에 한 대도 맞지 않았다.
잽싸게 몸을 일으키면서 연달아 주먹을 날려 5번의 신음을 만들어냈다.
“크윽….”
“으윽….”
다들 명치에 한 방씩 맞고 숨이 막혀서 주저앉았다.
일부러 급소를 살짝 때리고 끝낸 것은 잘 어울리라고 했는데 초장부터 뼈를 부러트리거나 눈에 띄는 곳에 멍 자국을 만들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좋게 지내자고 했지? 건들지 마라.”
그러나 무사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5명이 동시에 몸을 날려 기수를 붙잡으려고 했다. 스피드와 정확성이 뛰어난 고수도 일단 붙잡고 늘어지면 힘으로 누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보다 기수의 움직임은 훨씬 더 빨랐다.
한 번 더 5명의 명치에 주먹이 작렬했다.
이번엔 좀 더 강해서 5명은 바닥에 뒹굴었다.
“이것들을 확! 밟아버릴까?”
기수가 발을 들자 무사들이 손을 내저었다.
“이, 이봐! 말로 하자고….”
기수는 침상에 앉아 그들이 모두 몸을 일으킬 때까지 기다렸다.
엉거주춤 몸을 세운 5명은 다들 바짝 쫀 모습이었다.
한 번은 몰라도 두 번 연속으로 당하고 보니까 기수의 실력이 자기네들과 차원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무림에서 살아남으려면 무공이 뛰어나거나 눈치가 빠르거나 둘 중 하나는 갖추어야 하는데, 다행히 5명의 선임은 잽싸게 눈치 채고 알아서 길 줄 알았다.
기수는 귀찮다는 듯 손짓을 하고 침상에 벌렁 드러누웠다.
그리고 슬쩍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내무반 분위기가 영 어색했다.
신참이 고수다 보니 고참들이 눈치를 보느라 다들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안 되겠는걸.’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지내다가 지도만 찾으면 싹! 사라지는 게 목표였다.
같은 방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 긴장하고 있으면 눈에 띌 게 분명했다.
기수가 벌떡 일어서자 5명이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기수가 그들에게 말했다.
“아까는 내가 먼 길에 피곤해서 잠깐 까칠하게 굴었다. 미안해서 사죄의 술을 사고 싶은데, 여기 외출 외박은 가능한 거겠지?”
술을 산다는 말에 다들 얼굴 표정이 확 변했다.
5명 중에 우두머리인 조장 유량이 말했다.
“우리 조는 비번이니까 부단주님께 얘기하면 허락해줄 겁니다.”
“그래? 그럼 허락 받아 와. 그리고 말은 서로 놓자고.”
“그, 그럽시… 그러자.”
유량은 5분도 안 되서 돌아왔다.
기수는 선임들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호기롭게 외쳤다.
“어디든 가자고! 오늘은 내가 다 낼 테니까!”
선임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공짜술 먹을 생각을 하니까 기수에 대해 가졌던 두려움도 상당히 사라진 표정이었다.
선임들이 안내한 술집 앞에 도달한 기수는 걸음을 멈추었다.
조장들은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다시 불안한 표정이 되었다.
조장 유량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마음이 변하기라도 했나?”
기수는 다른 질문을 했다.
“우리 조의 근무시간이 어떻게 되지?”
“하루 보초, 하루 훈련 반복해서 6일이 지나면 7일째는 비번이지.”
“이렇게 밖에 나와서 술 마실 수 있는 게 7일에 한 번뿐이네?”
“그렇지.”
“그런데 이런 시시한 술집에서 먹을 수야 있나. 기녀가 따라 주는 집으로 가자!”
“헉! 기루라고? 우리 전부 다?”
“당연하지. 청주에서 제일 예쁜 기녀들이 있는 집으로 안내해.”
선임들 모두 입이 쩍 벌어졌다.
그러나 조장 유량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이봐. 양일. 그런데 돈은 있나? 굉장히 비쌀 텐데…..”
“걱정 마. 내가 다 낸다니까.”
“야호!”
유량도 환호성을 질렀다.
기수 입장에선 고참들에게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자기가 가보고 싶었다. 한국에 사는 동안에도 여자가 술 따라주는 집에 가 본 경험은 없었고, 이곳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임들의 안내로 도착한 기루는 입구부터 화려했다.
색색 등롱이 가득 매달려 있었는데, 현대로 치면 네온사인이나 마찬가지였다.
기수는 가만히 있어도 선임들이 알아서 흥정을 하고, 술도 시키고, 여자도 불렀다.
방을 잡고 앉아 기다린 지 5분도 안 되어 6명의 기녀들이 들어왔다.
“양일. 네가 먼저 골라.”
5명이 모두 양보했다. 기수가 쏘는 사람이기도 하고 무공도 제일 셌기 때문이다.
기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기대를 엄청 많이 했는데 청주 최고라는 기녀들의 레벨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선임들은 눈이 돌아가서 정신들을 못 차렸지만 기수 눈엔 단점만 보였다.
“어서 골라!”
기수는 여섯 중에서 그나마 제일 나은 애를 찍었다.
그녀가 옆으로 바싹 붙어 앉으며 말했다.
“전 백화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호호호….”
가까이 앉아서 향기를 풍기며 미소도 지으니까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짙은 화장 때문에 잘 몰랐는데 나이도 많지 않은 것 같고, 특히 가슴 쪽 볼륨이 제법 빵빵해서 은근히 아랫도리 쪽으로 혈류가 빨라졌다.
그녀가 따라주는 술을 마시고, 그녀가 젓가락으로 집어주는 안주를 받아먹으면서 다른 선임들이 하듯이 허리도 안아보고 엉덩이도 더듬고 하다 보니 아래쪽에서 신호가 계속 올라왔다.
돈을 주고 산 기녀는 체면 차리지 않고 바로 터치가 가능해서 좋았다.
‘이래서 우리나라 유흥문화가 그렇게 발달한 거구나.’
여친 사귀려면 이것저것 맞춰주고, 사주고, 챙겨주고, 골치 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마사지나 오피스텔로 가면 중간과정을 다 생략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돈도 데이트비용에 비해 그다지 많이 들지 않는 것이다.
기수는 백화라는 기녀의 교태에 점점 빠져 들어갔다.
돈 벌자고 하는 짓이라는 걸 알지만 눈웃음이며, 토라진 척 하는 거 하며 남자의 애간장을 녹였다. 기수는 술보다 여자에 더 끌렸다.
백화는 눈치도 빨랐다.
“공자님. 술이 많이 약하시네요. 벌써 취한 것 같은데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까요?”
대화 내용과 서로를 대하는 분위기를 보고 이들 6명 중 기수가 진짜배기고 나머지는 얻어먹으러 온 사이라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기녀가 돈도 벌고 팔자도 고치려면 돈 냄새를 잘 맡아야 했다.
기수는 그녀의 제안이 마음에 들었지만 혼자만 빠져나가기 미안했다.
“그, 그렇게 해도 될까?”
5명의 선임은 어서 가보라고 손짓을 했다.
백화와 함께 밖으로 나간 기수는 복도를 다 지나가기도 전에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달랑 침상 하나와 물주전자, 수건이 놓인 탁자만 있는 아주 좁은 방이었다.
“바람 쐬러 가자며?”
“호호호…. 저랑 노는 거 싫으세요?”
“그럴 리가 있나.”
“그럼 안아주세요. 아앙….”
콧소리를 내며 품에 폭 안기니까 머리에서 나는 향내가 다시 기수를 자극했다.
기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녀를 번쩍 안아 침상에 누이고 옷을 벗겼다.
“아이… 천천히 해주세요.”
백화는 튕기는 척 하면서도 옷을 벗기기 쉽도록 도와주었다.
기수는 알몸으로 변한 여인의 살내음을 맡으며 온몸을 전율했다. 그리고 우선 그녀의 탐스런 가슴을 거머쥐었다.
“아흑….. 아파요. 살살 해주세요.”
보들보들, 매끌매끌, 따끈따끈한 속살을 주무르는 재미가 기가 막혔다.
사실, 처음엔 백화의 미모가 마음에 차지 않는 면이 있었다.
그 전에 사랑을 나누던 혈천제, 소혼랑, 광혼랑이 워낙 미녀들이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자는 100이면 100. 모두가 다 특색이 있고 달랐다.
백화에겐 그녀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이다.
한참 그녀의 가슴을 탐하던 기수는 손을 멈추었다.
“왜 그러세요?”
“이젠 네가 실력을 발휘할 차례야.”
그리고는 그녀 앞에 섰다.
기수는 이제까지 다른 여자들과 사랑을 나눌 때도 애무를 해주기보다는 받는 비율 쪽이 약간 더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돈을 내고 갑이 된 상황에서 자기만 봉사하는 건 싫었다.
백화는 귀엽게 눈을 흘기더니 기수의 바지끈을 풀었다.
일부러 천천히 풀면서 손으로 살짝 살짝 건드리는 게 더 감질맛 났다.
바지가 발목까지 흘러내리자 백화는 깜짝 놀라 신음을 토했다.
“어머나! 괴, 굉장해!”
그녀는 두 손으로 존슨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으으….”
여인의 손길이 닿자 기수의 몸 전체가 떨렸다.
기수는 속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야! 천하의 양기수가 고작 일주일 굶었다고 이게 무슨 추태냐? 정신 차려!’
정신을 집중하자 민감한 반응이 좀 가라앉았다.
아래쪽에선 백화가 손에 이어 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무슨 꿀이라도 발라져 있는 것처럼 삭, 삭 핥았는데 실력이 제법이었다.
“좋아…. 아주 잘 하는데?”
“호호… 공자님. 나이는 어려 보이는데 경험은 많으신가봐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제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별 반응이 없으시네요.”
“나한테서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좀 더 능력을 보여야될걸.”
“좋았어요!”
백화가 무릎 꿇고 자세를 제대로 잡더니 본격적으로 입을 아~ 벌리고 존슨을 대가리부터 머금었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가 앞으로 전진했다.
“으으…..”
기수는 신음을 참을 수 없었다.
뜨겁고, 물기 머금어 미끌거리면서 동그랗게 감싸여 오는 이 느낌!
사람은 바뀌어도 감동은 변치 않았다.
기수는 백화의 머리에 손을 얹고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