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slayer's Class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09
109화
“크윽!”
마법사는 지크가 던진 섬광탄 스킬에 당황하며 뒤로 물러났다.
순간 질풍기로 빠르게 달려든 지크가 마법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촤악!
마법사의 몸이 흔들리더니 어느새 검은 연기로 화해 사라지고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그가 지크를 노려보며 붉은 안광을 빛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을 쓰는구나.”
섬광탄에 당해 아직도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사냥개들을 향해 마법사가 외쳤다.
“멍청한 놈들! 빨리 일어나서 저놈을 잡아라!”
마법사의 도움으로 눈이 회복된 사냥개들이 일어나서 지크를 포위했다.
지크는 작게 혀를 차고는 절의 힘이 담긴 검을 휘둘렀다.
촤아악!
서걱!
지크의 검을 막지 못한 사냥개들은 검과 목이 한 번에 잘려 죽었다.
그렇게 사냥개들이 죽어 가는 동안 마법사는 음산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우!
마법사 주위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몰려들었다.
끊임없이 달려드는 사냥개들을 모두 해치운 지크는 검을 들고 마법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 순간 마법사가 주문을 완성했는지 검은 기운이 그의 몸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검은 기운이 죽은 사냥개들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콰드드득!
검은 기운이 파고들자 죽은 사냥개들이 온몸을 뒤틀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어어어어!
사냥개들의 잘린 사지가 달라붙더니 그것들이 다시 검을 들고 지크에게 달려들었다.
‘뭐야, 저놈들은……!’
지크는 내심 당황하면서도 죽은 사냥개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하지만 사냥개들은 사지가 잘려도 금세 다시 붙어서 지크에게 달려들었다.
그아아아아!
이 상태로는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지크는 죽은 사냥개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사이한 기운을 보며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정화를 쓸 수밖에 없을 것 같군.’
시간을 더 끌다가 다른 사냥개들까지 오게 되면 퇴로가 완전히 막힐 수도 있었다.
지크는 자동 슬롯으로 아가멤논의 마스크를 얼굴에 자동 장착했다.
그러고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죽은 사냥개들을 향해 정화 스킬을 펼쳤다.
우우우우웅!
황금빛 파동이 지크의 몸에서부터 퍼져 나와 사냥개들의 몸을 휘감았다.
“케, 케엑!”
“커헉!”
황금빛 파동에 맞은 사냥개들이 몸을 뒤틀며 눈과 귀, 입에서 검은 피를 흘렸다.
그러더니 곧 온몸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지크는 그런 사냥개들을 향해 전격 스킬을 사용했다.
파지지지지직!
온몸이 전격으로 지져진 사냥개들은 까맣게 타서 바닥에 쓰러졌다.
다시 한 번 사냥개들이 쓰러진 것을 본 마법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지크를 바라봤다.
“사, 사자의 힘을 무력화시켰다고? 마, 말도 안 되는…….”
마법사는 눈앞에 있는 기사가 단순한 침입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들고 있던 지팡이로 바닥을 쿵 하고 두드렸다.
“네놈은 절대 그냥 보내서는 안 되겠구나.”
순간 마법사가 두드린 바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쩌저저적!
지팡이가 찍은 부분을 시작으로 실험실 바닥 전체가 쪼개지더니 우르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크 역시 함께 밑으로 떨어졌다.
“젠장!”
풍력으로 공중에 떠서 위로 올라가려 했지만, 마법사가 그냥 두지 않았다.
후우우우웅!
마법사의 지팡이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운이 마치 먹구름처럼 구멍 위를 가로막았다.
지크는 먹구름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잠시 흩어질 뿐 다시 원래대로 뭉친 구름들이 지크를 휘감으려 했다.
“저리 꺼져라!”
지크는 벽을 타고 내려가며 먹구름들을 피했다.
그가 먹구름을 향해 정화 스킬을 썼다.
우우우우웅!
황금빛 파동에 닿은 먹구름은 검은 재가 되어 흩어졌다.
하지만 지크는 결국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벽을 타며 밑으로 떨어졌다.
쿵!
지크는 바닥에 닿자마자 용안으로 주변을 살폈다.
‘여기가 어디지.’
실험실 밑이 유적지와 연결되어 있는 듯했다.
사암 벽을 통째로 깎아서 만든 신전인 듯했는데, 얼마나 큰 건지 위가 보이지도 않았다.
지크는 거대한 유적의 규모에 입을 쩍 벌리고 감탄했다.
전생에서 많은 던전을 들어가 봤던 지크지만, 그로서도 이 정도로 큰 규모의 유적지는 처음이었다.
그 규모에 잠시 탄성을 터트린 지크는, 검은 로브의 마법사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정신을 다잡고 경계를 하며 유적지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았다.
사냥개들이 천라지망까지 펼치면 자칫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었다.
조심히 주변을 경계하며 신전 안쪽으로 들어가니 조인족 특유의 문양이 새겨진 거대한 기둥들이 쭉 늘어선 공간이 나왔다.
공간 끝에는 신전의 입구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다.
‘신전 입구가 여기 있다니. 그럼 바깥의 발굴 현장은 고대 조인족들이 살던 일반 거주지였을 수도 있겠군.’
거주지와 신전이 함께 있다면 발굴할 양이 엄청날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던전이 발견됐으니 제국에서 기를 쓰고 이 영역을 차지하려는 것 같았다.
게다가 예로부터 조인족은 신비한 힘을 가진 종족으로 유명했다.
황제는 조인족의 유적지에서 불로불사의 비법을 알아내려 하는 것이 분명했다.
지크는 신전의 입구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입구 앞에 거대한 석상이 서 있었다.
지크는 아까 실험실 벽에서 봤던 그림이 떠올랐다.
두꺼운 갑주를 입은 조인족 전사의 모습.
눈앞에 있는 석상이 딱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위압감이 상당하네.’
나갈 길을 찾기 위해 지크가 신전 안쪽으로 들어가려 할 때였다.
드드드드드!
갑자기 석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콰드드득!
조인족 전사의 모습을 한 석상이 눈빛을 빛내며 일어나 들고 있던 도끼 창을 휘둘렀다.
후우우웅!
지크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
“미친, 저게 뭐야? 설마 골렘?”
지난 생에도 여러 던전을 돌아다녔기에 골렘을 안 봤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큰 크기의 골렘은 처음 봤다.
그때 조인족 골렘에게서 알 수 없는 언어가 흘러나왔다.
다행히 시스템이 언어를 해석해서 알려 줬다.
[신전 침입자 감지. 적을 제거하라.]순간 골렘의 눈에서 화염이 이글거리더니 지크를 향해 거대한 불길을 내뿜었다.
“하앗!”
지크는 혼신기로 ‘방(防)’의 의지를 펼쳤다.
불길이 지크의 몸에 닿지 못하고 옆으로 갈라져 흩어졌다.
갑작스러운 골렘의 등장과 연이은 공격에 지크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끼이이이이!
공간이 갈라지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던 마법사가 지크 앞에 나타났다.
그가 지크를 향해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골렘은 신전의 침입자라면 누구든 배제하지. 살고 싶다면 나에게 투항을 해야 할 것이다.”
앞에는 거대한 골렘, 뒤에는 수상한 마법사.
물러날 곳이 없었다.
‘빌어먹을. 산 넘어 산이군.’
그때 시스템의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시스템이 안전모드 상태인 가디언을 감지하였습니다.] [가디언의 접속 코드를 인식하면 관리자 시스템으로 제어가 가능합니다.]지크는 시스템의 메시지 창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시스템, 골렘의 접속 코드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 거지?’
[인체형 가디언의 접속 코드는 통상적으로 왼쪽 가슴 안의 핵에 새겨져 있습니다.]인간으로 치면 심장 부위였다.
‘심장 안쪽에 있는 핵을 꺼내야 한다는 건가.’
지크는 거대한 고대 골렘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 골렘을 저 마법사가 조종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지크는 검을 쥐고 골렘 앞으로 달려갔다.
검은 로브의 마법사는 설마 지크가 골렘과 맞설 줄은 몰랐기에 당황하더니 소리쳤다.
“저, 저 멍청한 놈! 그건 인간이 상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떻게든 지크를 산 채로 잡아서 심문하려 했던 마법사였기 때문에 오히려 그가 골렘에게 죽을까 봐 초조해했다.
마법사가 난감해하는 사이, 지크는 벌써 골렘 가까이 접근해 있었다. 지크가 다가가자 골렘이 지크를 향해 도끼 창을 휘둘렀다.
후우우웅!
그러자 뒤에 있던 마법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마법을 써서 공간을 왜곡시켜 도끼 창을 막았다.
끼이이잉!
‘예상대로군.’
마법사가 골렘의 공격을 막는 틈을 타서 지크가 검을 들었다.
우우우우웅!
혼신기의 힘이 검에 몰려들었다.
지크는 싱글 스펠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글자의 의지를 불러왔다.
‘파(破)’
쿠구구구구구!
파의 의지가 지크의 검에 깃들었다.
동시에 지크는 골렘의 심장 부위를 향해 검을 길게 내뻗었다.
콰콰콰콰콰!
강력한 언령의 힘이 골렘의 심장 부위와 부딪쳤다.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마법사가 깜짝 놀랐다.
“저, 저게 뭐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종류의 힘이었다.
오러를 쓰는 기사들의 힘과는 전혀 다른 파동이었다.
마법사가 지크에 대한 욕심을 불태우며 방어막을 해체하자 골렘이 들고 있던 도끼 창이 지크를 향해 떨어졌다.
콰콰콰쾅!
신전 바닥이 움푹 파이면서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마법사는 마안을 통해 지크의 기척을 쫓았다.
생명체의 영혼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마안은 그 어떤 마법이나 스킬로도 피할 수 없었다.
“거기냐!”
마법사가 생명체를 감지하고 마법을 썼다.
그런데 먼지구름에서 튀어나온 것은 지크가 아니었다.
“카아악!”
키메라 구라브가 마법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윽!”
마법사가 키메라를 피해 뒤로 물러났다.
그와 동시에 구라브가 마법사를 향해 독침을 내뱉었다.
키이이이이!
공간 왜곡으로 독침을 막은 마법사가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잠깐, 너는 구라브의 키메라 아니냐?”
스콜피온 클랜의 장로였던 구라브의 키메라를 알아본 마법사였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 뭔가가 맞춰졌다.
“그놈이구나! 남부 대륙 실험실을 습격한 놈!”
쿠구구구구!
마법사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동시의 그의 눈이 붉은색으로 바뀌었다.
순간적으로 방금 전까지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카인을 죽인 놈이라면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마법사가 붉은 눈동자로 바라보자 구라브가 두려움을 느끼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냥 놔주지 않겠다는 듯, 그가 손을 들고 구라브를 향해 뻗었다.
그때였다.
후우웅!
마법사를 향해 바람의 칼날이 날아왔다.
끼이이이!
마법사는 공간 왜곡을 일으켜 칼날을 막았다.
마법사가 고개를 돌리니 골렘 어깨에 타고 있는 지크의 모습이 보였다.
마법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크를 바라봤다.
“처, 천공의 골렘을 어떻게?”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였다.
나락의 지식으로도 어찌할 수 없었던 골렘을 어떻게 마법사도 아닌 기사가 움직인다는 말인가.
지크가 가디언에게 명령을 내렸다.
“저놈을 잡아 와.”
쿠구구구!
가디언의 눈빛이 빛났다.
동시에 그의 입이 쩍 벌어졌다.
환한 빛이 가디언의 부리 안에서 일어났다.
지이이이잉!
거대한 빛이 입에서 쏟아졌다.
콰콰콰콰콰!
빛의 기둥이 마법사를 삼켰다.
“크윽!”
그는 재빠르게 공간을 찢고 들어가 빛의 기둥을 피했다.
‘일단 이곳을 피해야겠다!’
과연 그릇을 삼킨 자였다. 자칫 저놈을 잡기도 전에 자신이 먼저 죽을지도 몰랐다.
그가 서둘러 공간을 찢고 몸을 숨기려 했는데 이상하게 마력이 움직이지 않았다.
“설마?”
지크가 펼친 마력 반사 스킬이 마법사의 마법을 봉쇄한 것이다.
마법사가 지팡이를 들며 지크를 겨누었다.
“네 이노오옴!”
지크가 골렘의 어깨에서 뛰어내리면서 검을 들고 마법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촤아아악!
지크의 검이 마법사의 팔을 잘라 내고 곧바로 배를 찔렀다.
“커헉!”
지크의 검에 당한 마법사가 바닥에 쓰러졌다.
지크는 마법사에게 가까이 붙어, 검은 로브를 벗기고 얼굴을 확인했다.
마법사의 얼굴에는 기묘한 문양이 가득 새겨져 있었고, 이마 한 가운데는 처음 보는 룬 문자가 낙인처럼 찍혀 있었다.
지크가 마법사에 칼을 들이대며 말했다.
“질문에 대답한다면 목숨을 살려 주지.”
마법사는 숨을 헐떡였다.
지크가 그런 그에게 물었다.
“나락이라는 게 뭐냐.”
그러자 마법사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놈은……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쿨럭, 존재를 건드린 거다…….”
“다 죽어 가는 놈이 허세는.”
지크는 마법사의 몸을 밀어 완전히 쓰러뜨린 뒤. 목을 지그시 밟았다.
“커헉.”
“보아하니 스콜피온 클랜은 아닌 것 같은데. 또 다른 금기 마법을 연구하는 불법 클랜인 거냐.”
마법사는 입을 열지 않았다.
지크는 더 시간 끌 것 없이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했다.
그는 아가멤논의 마스크를 장착했다.
“정화.”
우우우우우웅!
지크의 몸에서 황금빛 파동이 일렁이며 마법사의 몸에 스며들었다.
“끄아아아악!”
지크의 예상대로 마법사는 정화의 빛에 닿자 엄청난 고통을 느꼈다.
“으아아아악!”
지크가 마법사에게 다시 말했다.
“나락에 대해 말해라.”
“끄아아악! 아, 안 돼!”
지크가 더 강하게 정화의 힘을 썼다.
그러자 마법사의 눈이 돌아가며 입에서 거품을 물었다.
“끄르륵! 사, 사자의 서!”
“사자의 서?”
그때 갑자기 마법사의 눈과 입과 코에서 뭔가가 꾸물거리며 나오기 시작했다.
“케에에엑!”
끔찍한 벌레들 수십 마리가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