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slayer's Class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530
530화
지크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성궤와 엘릭서의 새로운 기능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엘릭서는 섞일 수 없는 성질의 물질들을 섞이게 만들어 주는 작용을 한다.
놀랍게도 이것은 랜덤 박스에도 적용이 됐다.
등급이 낮은 랜덤 박스들을 성궤에 넣어 능력치를 올린 뒤 엘릭서와 함께 조합하는 시험을 해 보니 결합하는 숫자가 적어도 등급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덕분에 이를 통해 낮은 등급의 랜덤 박스를 합쳐 특별 랜덤 박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조합에 필요한 전체 카르마 포인트를 생각하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짓이었지만 이 방법을 통해 규격 외 랜덤 박스를 한 층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면 그 값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했다.
‘이 조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엘릭서지. 엘릭서가 귀한 것이기는 하지만 상점에서 구매가 가능한 아이템이니 포인트가 넘치는 현재로서는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현자의 돌처럼 상점에서 구매가 불가능한 것 말고는 쓸 수 있을 때 쓰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그가 손바닥을 슥슥 비비며 제작 시스템 창을 띄웠다.
우선 특별 랜덤 박스 다섯 개를 합쳐서 규격 외 랜덤 박스로 만들었다.
우우우웅!
영롱한 빛깔을 가진 규격 외 랜덤 박스가 나타났다.
특별 랜덤 박스 자체도 유용한 아이템을 주지만 아무래도 레전더리급 아티팩트를 주는 규격 외 랜덤 박스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지크는 자신 앞에 놓인 두 개의 규격 외 랜덤 박스를 보고 심호흡을 했다.
그는 새롭게 만들어진 규격 외 랜덤 박스를 성궤에 넣었다.
성궤에 들어갔다 나온 아이템들은 모두 능력치가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지크는 성궤로 능력치를 올린 규격 외 랜덤 박스 두 개를 놓고 본격적인 준비를 했다.
“이다음부터가 중요하지.”
지크는 규격 외 랜덤 박스를 비롯해 엘릭서와 기타 필요한 재료들을 차례차례 제작 시스템에 넣었다.
등급이 낮은 랜덤 박스들로 여러 가지 시험을 하면서 직접 만들어 본 조합 방법이었다.
필요한 재료 중 가지고 있는 것도 있었지만 없는 것들은 포인트를 써서 상점에서 구매해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이번 마족의 침공을 디펜스 모드로 막아 내면서 또 한 번 대량의 포인트를 획득했기 때문에 포인트가 거의 천만 단위를 넘어섰다.
덕분에 지크는 아낌없이 포인트를 투자해 재료들을 사서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
“후우. 자, 가 보자!”
지크 역시 규격 외 랜덤 박스로는 이 조합을 처음 해 보는 것이었기에 긴장이 됐다.
잘못하면 비싸게 주고 산 재료들만 날리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지크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조심스럽게 제작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제작이 실행되면서 두 개의 규격 외 랜덤 박스를 하나로 합쳤다.
우우우우웅!
띄워 놓은 시스템 창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이전에는 본 적이 없는 효과가 일어났다.
지크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기록되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이 진행됩니다.] [사용자의 강력한 의지가 권능 행운을 발동시킵니다.] [행운의 영향으로 사용자에게 맞는 최적의 결과 값을 도출합니다.] [규격 외 랜덤 박스를 조합하는 새로운 조합 방법을 발견하였습니다.]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조합법이 생성되었습니다.] [해당 조합법이 아카식 코드에 기록됩니다.] [조합에 성공한 불사신의 격이 한층 높아집니다.]지크는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존재하지 않았던 조합 방법을 찾는 것만으로도 신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신격은 초월자 이전에 영혼의 격을 높였을 때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높일 수 있는 듯했다.
우우우우웅!
메시지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지크 앞에 제작이 끝난 새로운 랜덤 박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응?’
놀랍게도 만들어진 것은 박스가 아니었다.
매끈한 표면이 하얗게 빛나는 밀봉된 항아리 하나가 지크 앞에 놓여 있었다.
기존의 랜덤 박스와는 달리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습의 항아리를 보고 지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조합에 성공했다고 했는데…… 이건 뭐지?’
지크는 일단 항아리의 이름을 확인했다.
[태초의 항아리]“태초의 항아리?”
지크는 램덤 박스가 아닌 전혀 다른 형태의 뭔가가 나오자 의아한 얼굴로 태초의 항아리 쪽으로 다가갔다.
그의 본래 계획은 결합된 랜덤 박스를 성궤에 넣어 다시 능력치를 강화하고서 상자를 열어 새로운 아이템을 얻는 것이었다.
그는 일단 성궤에 태초의 항아리를 넣으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경고 메시지가 떴다.
[성궤보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은 넣을 수가 없습니다.]태초의 항아리가 태초의 빛의 힘을 품고 있는 레전더리 아이템 성궤보다 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라는 뜻이었다.
“도대체 이게 뭐길래…….”
지크는 고민을 하다가 일단 태초의 항아리를 열어 보기로 했다.
“후우.”
성궤보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라는 사실에, 그가 심호흡을 하며 태초의 항아리의 뚜껑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무리 힘을 줘도 뚜껑이 열리지를 않았다.
의아한 얼굴로 항아리를 바라보던 그때 지크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신격이 부족하여 해당 아이템을 열 수가 없습니다.]“뭐야?”
초월자가 되어 신격을 획득한 지크조차도 열 수 없는 아이템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크는 태초의 항아리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걸 열려면 신격을 더 높여야 한다라.”
신격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성좌를 흡수하는 것이었다.
그는 솔로몬의 반지에 봉인되어 있는 추락한 성좌들을 떠올렸다.
‘놈들을 흡수해서 신격을 올린 뒤에 열어 봐?’
문제는 그렇게 흡수할 경우 어느 정도 신격이 높아질지 알 수가 없었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권능이 지크의 고유 권능과 합쳐져 사라질 가능성도 있었다.
‘오만한 구원자의 봉인체를 흡수하면 신격이 높아질 테니 조금 기다렸다가 그때 여는 것이 낫겠어.’
이 안에 뭐가 들었는지 매우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모험을 할 필요는 없었기에 우선 인벤토리에 넣어서 보관해 두기로 했다.
항아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한 후, 아이템을 정리한 지크가 다음으로 할 일은 6단계 용족 스킬의 개방이었다.
용족 스킬 6단계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2만 점의 포인트가 필요했다.
사실 현재 지크에게 포인트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단계를 해제하고 그 스킬들을 쓸 수 있느냐였다.
‘신격을 얻기 전에는 6단계 해제 자체가 안 됐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지크는 시스템 창을 열어 우선 용족 스킬 6단계를 해제했다.
지크의 눈앞에 6단계 스킬 목록이 떠올랐다.
―용족 스킬 6단계―
용언 (잠김 상태)
6단계의 스킬은 ‘용언’ 단 하나였다.
‘7단계 스킬은 없군.’
용언이 익힐 수 있는 마지막 스킬이라는 뜻이었다.
이건 지크도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바였다.
초월자가 되어 신격을 갖춘 지크는 이미 성룡보다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용언은 용이 해츨링 단계를 넘어 성룡이 되었다는 가장 중요한 증표였다.
그 어떤 종족보다 강하며, 현상계를 조율하는 신비를 발휘할 수 있는 이유.
바로 그들이 용언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크는 용언의 정보를 확인했다.
―용족 스킬 소개―
용언 : 언령에 의지를 담아 카르마로 현상계의 구성을 조정할 수 있음. (해제 필요 포인트 1000,000)
내용을 읽은 지크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언령을 통해 현상계를 조정할 수 있다니, 신에 가까운 능력이 바로 용언인 것이다.
지크는 카르마 포인트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시스템을 통하지 않으면 이를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용언을 익히게 될 경우 그가 모아 둔 카르마 포인트를 다른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전에 이야기의 은자가 카르마를 직접 이용해 인과율을 뛰어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용언을 사용한다면 지크 역시도 그런 기적과 같은 일이 가능할지 몰랐다.
지크는 심호흡을 하고 용족 스킬 용언을 해제했다.
용언 스킬을 획득한 지크가 숨을 크게 쉬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두근! 두근! 두근!
용의 심장이 자리 잡고 있는 중단전이 급격히 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심장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에 지크는 무릎을 꿇고 말았다.
“크윽.”
갑작스러운 현상에 어찌 된 일인지 상황을 파악하려는 그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용언의 획득으로 불사신의 육체가 완전한 고룡지체로 각성합니다.] [중단전에 임시로 보관되었던 용의 심장이 불사신의 심장과 결합합니다.]중단전에 잠들어 있던 바하무트의 심장과 엘더 드래곤의 심장이 지크의 심장과 합쳐졌다.
전생에서 나이젤이 억지로 만들어 놓은 지크의 중단전이 심장에 스며들어 용의 심장으로 완벽하게 각성하게 된 것이다.
“크으으으윽!”
영혼 전체가 통째로 뒤틀리는 고통이라 불멸지체나 완전 회복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때 지크의 고유 권능인 무한돌파가 작동했다.
[고유 권능 무한돌파가 용의 심장과 불사신의 심장의 결합을 가속화 합니다.] [고유 권능 완전 회복이 충격을 감소시킵니다.]메시지가 떠오르면서 엄청난 고통과 함께 지크의 몸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듯했다.
우드드드득!
지크의 몸이 다시 한 번 변화를 일으켰다.
완벽에 가까웠던 육체가 인간을 넘어선 초월자의 격에 맞게 재구성됐다.
보통 인간이었다면 이 고통을 이기지 못해 이미 심장이 터져 죽었을 터였다.
하지만 지크는 두 가지의 고유 권능으로 고통을 극복할 수 있었다.
“허억! 허억!”
겨우 통증이 가라앉고 새롭게 각성한 육신이 자리를 잡아 갔다.
한 차례 고통을 이겨 낸 지크의 눈앞에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완전한 고룡지체의 각성으로 봉인석의 압축률이 25%로 감소합니다.] [보유한 용족 스킬의 숙련도가 모두 전문가로 상승합니다.] [불사신이 소유한 그림자 정령들의 힘의 강해집니다.] [용언의 습득으로 마스터 관리자 시스템의 기능이 새롭게 갱신됩니다.] [디펜스 모드를 확장한 오펜스 모드의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단, 오펜스 모드를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공격 지점에 오펜스 타워를 설치하여 기지를 구축하거나 이동형 기지를 배치해야 합니다.]용언의 획득으로 용의 힘을 완전히 각성하면서 용족 스킬은 물론 새로운 관리자 시스템 기능까지 획득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오펜스 모드?’
새로 보는 개념에, 지크가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쳐들어오는 적들을 막는 디펜스모드의 확장 개념으로 진지를 구축하여 적들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지크는 오펜스 모드의 설명을 읽으면서 마계 공녀들이 가지고 있는 침공 요새를 떠올렸다.
‘거의 비슷한 개념인 것 같은데.’
악마장에게서 받은 공녀들의 침공 요새는 진지 전투에서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한다.
만약 지크가 그런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 나락의 근거지를 공략할 때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는 오펜스 모드의 구성을 빠르게 훑었다.
공격을 할 적들의 주요 지점에 카르마 포인트를 사용해서 오펜스 타워를 설치해 기지의 범위를 설정하고 그곳을 베이스로 삼아 진지를 구축하도록 되어 있었다.
지크는 오펜스 모드의 구조가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이거 아나스타샤와 했던 마계 체스랑 거의 비슷하잖아.’
마계 체스 자체가 성좌의 유희 전투를 따라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카발라 시스템이 이와 비슷한 것도 어쩌면 당연할 수 있었다.
지크는 이미 마계 체스를 통해 관련 전략들을 모두 섭렵했기 때문에 오펜스 모드를 전투에서 활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듯했다.
그래도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닐 테니 정확하게 알아 둘 필요가 있어, 오펜스 모드의 기능을 자세히 살펴보던 중 지크가 한 곳에서 잠시 고민했다.
‘이동형 기지라. 부유선 같은 걸 뜻하는 건가.’
마계 체스에서는 전투에 참전할 말과 시스템을 생산할 수 있었기에 전투 후반에 공중전이 가능한 부유선을 활용할 수 있었다.
지크는 만약 오펜스 모드가 마계의 체스와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역시나 이런 부유선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부유선을 생산할 수는 없으니 존재하는 것과 연동을 해야 한다는 뜻인데.’
지크는 디펜스 모드에서 연동이 가능한 거점 영역 목록이 있던 것을 떠올렸다.
“시스템, 오펜스 모드와 연동 가능한 이동형 기지가 등록이 되어 있어?”
그의 질문에 시스템이 메시지를 띄웠다.
[연동 가능한 이동형 기지가 등록되어 있습니다.]지크는 시스템의 대답에 눈동자가 커졌다.
“이동형 기지 목록을 보여 줘.”
그의 요청에 시스템 메시지가 다시 떠올랐다.
[오펜스 모드와 연동이 가능한 ‘이동형 기지’ 목록을 불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