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 Bureau Crazy PD is back RAW novel - Chapter 63
63화 – AI 요정 프로그램을 설치합니다.
시래기 축제 관광객이 올린 ‘한설희와 미친개 밴드’의 공연 영상은 제법 관심을 받았다.
전(前) 플루토 멤버이자, 여신 미모의 한설희가 귀촌 패션으로 노래 부른 게 시발점이었지만···.
└기타 아재 누구임?
└개그맨 부름? 겁나 웃기네.
└행사하러 온 MC인 듯.
└미친개래 ㅋ
└우리 대학교 축제 때 초대하고 싶다.
└기타 잘 치네. 인디 밴드인가?
한설희 옆에서 미친놈처럼 방방 뛰어다니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내는 동수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그걸 방송국에서 일하던 민성아가 보고 동수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동수는 무대 피날레를 장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동수는 주최 측에서 준비해준 마이크를 잡더니 수많은 관광객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즐거워!?”
[와아아아아!]“즐거우면 더 소리질러!!!”
[예에에에에!!!]동수는 씨익 웃더니,
“지금 소리 지른 사람들! 집에 가면 전부 한설희 팬클럽 가입하는 거야! OK!?”
[OK!!!!]뒤에 서 있던 한설희는 ‘그러지 않아도 괜찮은데···.’라고 생각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하지만···.
“······.”
그녀는 동수를 보며 생각했다.
‘다른 사람과 함께 관객 앞에 선 거···. 정말 오랜만이네.’
이 기분···.
‘···아주 좋아.’
역시 그녀는 솔로보다 그룹으로 무대에 오르고 싶었다.
‘뮤직 대전···.’
그녀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동수가 소리쳤다.
“할머니, 할아버지, 형님! 누님! 그리고 동갑 밑은 에브리바디 생략!!! 이제 마지막 무대야!!! 어이! 거기 꼬마! 손 들지 마! 이번에는 신청 곡 안 받아!! 우리도 부르고 싶은 노래 좀 부르자!!!”
[하하하하!!!]동수의 입담에 모두 폭소했다.
그는 재차 입을 열었다.
“이번엔 우리 한설희 씨가 신곡을 부를 거야!”
[와아아아!]“근데 여러분! 한설희 씨가 누군진 알지?”
[알아요!] [플루토!]한설희는 조금 부끄러운 표정으로 동수를 쳐다봤다.
‘PD님···. 너무 띄워주시는 거 같은데···. 이제···.’
그때 어떤 남자 관광객이 소리쳤다.
“살아서도 플루토!”
그 외침에 한설희는 움찔했다.
그리고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외쳤다.
“죽어서도!”
“플루토!”
또 누군가.
“영원히 플루토!”
구호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그 열기에···.
[지!] [금!] [부!] [터!] [플루토!!!]사람들은 미쳐 날뛰었다!
[와아아아악!!!]한설희는 플루토를 외치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비록 전성기의 화려한 무대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팬들도···.
다른 멤버들도 없지만···.
마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 무대를 만들어준 동수를 보며,
“···고마워요···.”
작은 목소리로 감사를 표했다.
그때 동수가 소리쳤다.
“자, 그럼! 한설희 씨 신곡! 감상해보자고! 어이! 거기 바가지 머리 남학생! 이번 곳은 발라드니까 푸처핸접! 하지 말고 옆에 있는 여친 손이나 잡아!!!”
[푸하하하하!]그렇게 동수가 만든 즐거운 분위기 속에···.
한설희는 천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스꽝스러운 복장에 제대로 된 무대도 아닌 작은 행사장에 불과했지만···.
그녀는 솔로로 데뷔한 이후 가장 만족스러운 무대를 선보였다.
‘강 PD님···. 정말 고마워요···.’
.
.
.
한설희와 동수의 무대를 보며 오지희는 깔깔 웃었다.
“아하하, 저 아저씨 MC였구나. 어쩐지 재밌더라.”
그때 그녀 옆의 모자 쓴 남자가 말했다.
“저 남자, MC 아니야.”
“에? 그래요? 그럼···. 밴드인가? 기타를 잘 치긴 하던데···. 어라? 오빠, 저 아저씨 알아요?”
남자는 희미하게 웃더니,
“그냥 조금.”
“······?”
그는 노래를 부르는 한설희를 쳐다보며 조금 슬픈 표정을 지었다.
‘설희씨···.’
그때 오지희가 고개를 갸웃하며,
“오빠, 왜 그래요?”
“아니야. 아무것도···. 그보다,”
남자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저 남자가 민혜 지인이라 조금 아는 거야.”
“아하! 그래서 아까 절 보고 인사했던 거군요! 헤어 스타일이 다른데도 헛갈리나 봐요. 스포츠로 확! 잘라버릴까?”
남자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파마를 해보는 건 어때?”
“그럴까요?”
“그건 천천히 생각해보고, 시간이 너무 늦었네. 어서 밥 먹으러 가자.”
“네, 오빠!”
오지희와 걸어가던 남자는 다시 한번 무대를 힐끗 보더니,
‘플루토···.’
복잡한 눈빛을 했다.
= = = = = = =
블랙 캣츠 엔터, 윤민철 이사 사무실.
윤 이사는 서류철을 비서에게 던지며 소리쳤다.
“어떤 XX야!?”
평소 그답지 않게 몹시 흥분한 모습.
비서는 고개를 떨구더니,
“···죄송합니다. 내부자 소행 같기는 한데···.”
“잡혀간 조작범 새끼가 까발린 거 아니야!?”
“아닙니다. 말만 잘 들으면 집행유예로 빼주고 돈도 주기로 해서···.”
“그러면 대체 어떤 XX가 우리가 ‘뮤직 대전’ 인기 투표 조작을 의뢰하는 채팅 내용을 퍼뜨린 건데!?”
“······.”
비서가 아무 말이 없자, 윤민철은 이를 뿌드득 갈더니,
“···어떤 XX 짓인지 알아내! 반드시!”
“네···.”
“꺼져!”
“······.”
비서는 바닥에 던져진 서류를 정리해서 윤민철의 책상에 올려둔 뒤 밖으로 나갔다.
혼자 남은 윤민철은 주먹으로 책상을 쾅! 내려쳤다.
‘젠장···. 회장님께 잘 해결한다고 했는데···. 빌어먹을···.’
그때였다.
나가던 비서가 다시 사무실로 들어왔다.
“이사님,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퍼뜨린 XX 찾았어?”
“그건 아니고···. 미친개와 관련된 일입니다.”
“미친개? 강동수?”
“네. 여기···.”
비서가 내민 스마트폰 화면에는 비서실 직원이 톡으로 보낸 링크가 있었다.
[한설희와 미친개 밴드 with 플루토]윤민철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이게 뭐야?”
비서는 링크로 접속했다.
그리고 한설희와 강동수가 초라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치는 모습과 사람들이 플루토를 외치며 환호하는 영상이 보였다.
윤민철은 가만히 그걸 보더니,
“···이게 어쨌다는 거지? 내가 미친개가 노는 모습까지 봐야 하나?”
“그런 게 아니고···. 이걸로 미친개를 궁지에 몰고 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미친개를?”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해봐.”
“네, 플루토(그룹명)의 상표권은 현재 앨리스 엔터에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강동수와 한설희가 멋대로···.”
“잠깐, 앨리스 엔터에서 갖고 있다고? 미래 기획사가 아니고?”
“네. 미래 기획사는 앨리스 엔터에서 특별히 상표권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준 겁니다. 대신, 플루토가 벌어오는 수익 일부를···.”
윤민철은 비서의 말을 끊었다.
“그건 알겠고, 미친개를 엿 먹일 방법이나 말해.”
“네, 한설희와 강동수 둘 다 앨리스 엔터나 미래 기획 소속이 아닙니다. 그런데 상표권자인 앨리스 엔터의 허락도 없이 행사 현장에서 상표권(그룹명)으로 이득을 취했습니다.”
“이득? 이런 쓰레기 같은 무대에서 무슨···.”
비서는 비열하게 웃더니,
“그거야 적당히 부풀리면 됩니다. 중요한 건 행사비를 받은 무대에서 상표권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입니다.”
윤민철은 턱을 쓰다듬더니,
“그렇군. 그게 중요하지.”
“맞습니다. 잘만 활용하면 미친개를 ‘인기 뮤직’에서 쫓아낼 수도 있을 겁니다.”
“좋아, 좋아. 앨리스 엔터 대표가 양은미였나?”
“네.”
“약속 잡아봐.”
“알겠습니다!”
비서가 나가고 윤민철은 중얼거렸다.
“회장님께 당하는 모습만 보여드릴 순 없지. 후후.”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친개···. 이걸로 체크메이트다.’
= = = = = = =
한설희와 미친개 밴드의 열정적인 무대를 끝나고,
한설희가 행사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동수는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었다.
게임 종류는 장기.
상대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등급의 초고수였지만,
[차(車)를 움직이면 멍군이다.]‘오, 그러네?’
가온과 함께하는 동수를 이길 순 없었다.
그때 가온이 물었다.
[당신 그런데 내 도움을 받아서 게임을 하면 재미없지 않나? 이런 건 치열한 수 싸움을 하며···.]‘아니, 별로···. 옛날부터 전략 게임은 치트키 쓰고 했거든. 심심풀이로 하는 거라···.’
[그나저나 플루토 섭외는 어떻게 할 거지? 민성아도 통화할 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거 같던데···.]‘내일 선물 들고 황선우 팀장을 찾아가 봐야지.’
[그냥 도와주진 않을 거다.]동수는 장기를 두던 상대방이 기권하자 폰을 끄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래해야지. 적당한 당근을 던져주든가···.”
[과한 요구를 할 거 같은데···.]“그땐 다른 사람을 찾아가야지.”
차은수 작가나 한창훈 선생님을 말이다.
‘OK!’
그때 한설희와 그녀의 매니저 장도리가 나타났다.
장도리 매니저는 동수에게 후다닥 달려오더니,
“강 PD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행사 담당자님과 얘기가 조금 길어져서~!”
“아, 괜찮습니다.”
“바로 식사 하러 가시죠! 저희가 대접하겠습니다~! 근사한 곳을 예약···.”
그러자 한설희가 웃으며 다가오더니,
“언니, 강 PD님께서 드시고 싶은 걸로 예약해요.”
“그럴까? PD님~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세요?”
동수는 씨익 웃으며,
“이 근처에 시래기 된장국 식당이 있던데, 거긴 어떠세요?”
“된장국이요? 아이고, PD님~ 소고기 드셔야죠. 오늘 PD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우리 설희가 시래기 광고도 찍게 됐고~ 신곡 홍보도 완전···.”
“하하, 그건 제가 설희 씨한테 진 빚을 갚은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시래기 된장국이 먹고 싶네요.”
그때 가온이 말했다.
[···나는 소고기가 먹고 싶다.]‘아깐 시래기 된장국 좋다며?’
[소고기 식당에도 서브 메뉴로 된장찌개가 있다. 그걸 먹으면 된다.]‘됐어. 그냥 시래기 된장국이나 먹어.’
[···독재자 같으니.]‘시끄러워!’
장도리 매니저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참에 동수에게 눈도장을 쾅! 찍고 싶었는데···.
“언니, PD님 시장하시겠어요. 빨리 가자.”
“그럴까? PD님 혹시 차는~?”
“기차를 타고 와서···. 하하.”
“그럼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가시죠!”
“하하, 신세를 지겠습니다.”
그렇게 세 사람은 진짜 원조 시래기 식당으로 향했다.
= = = = = = =
동수는 한설희와 함께 식당에 도착했다.
그때 멋들어진 빨간색 스포츠카 한 대가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생각했다.
‘이야, 멋지네. 저런 거 타는 사람은 대체 누굴까?’
‘응? 누구?’
[아까 축제에서 마주쳤던 김민혜와 똑같이 생긴 여자 말이다. 그 여자가 저 차에 타고 있다.]‘아, 진짜? 대학생인데 저런 차를···.’
동수는 “호오···.”하며 감탄했다.
그때 한설희가 말했다.
“강 PD님, 어서 들어가요.”
“아, 네!”
가온은 동수 몰래 혼자 생각했다.
‘···오지희는 조수석에 앉아 있다. 그런데 운전석에는 아무도 탐색 되지 않는다. 지난번 윤하얀이 노트르담의 소갈비에서 지인을 만났을 때랑 똑같은 상황···. 이건 설마···.’
[유령이라는 건가?]식당으로 들어가던 동수는 인상을 쓰며 물었다.
‘유령이라니? 뭔 소리야?’
‘···알아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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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끝내고···.
동수는 한설희의 배려로 함께 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며 생각했다.
‘가온···. 왜 이렇게 조용하지?’
평소처럼 먹성을 드러내지도 않고···.
그때였다.
-띠링
알림창이 떠올랐다.
[‘AI 요정 프로그램’을 설치합니다.]물어보지도 않고 갑자기 프로그램 설치가 시작됐다!
‘뭐야, 이게!?’
동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인상을 썼다.
다행히 장도리 매니저는 운전에 집중 중이고, 한설희는 졸고 있어서 시끄러운 상황은 안 생겼지만···.
‘가온···!’
그 순간,
[AI 요정 프로그램이 설치됐습니다.]그리고···.
-뾰로롱!
기묘한 소리와 함께···.
“······!?”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