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calypse became the strongest Alba RAW novel - Chapter 144
144화-그럴만한 가치가 있지
거북이를 공략한 그룹은 어떻게 했을지 궁금했다.
‘저 거대한 등딱지를 가른 건 아니겠지?’
나는 일단 손톱을 뽑고 거북이에게 접근했다.
나를 발견한 거북이는 입을 벌리고 구체 모양의 물을 발사했다.
“구어어-!”
펑-! 펑-!
나는 손톱으로 날아오는 물을 그었다.
슈악-! 촤악-!
물이 터져버리며 사방에 튀었다.
‘다른 사람들이 맞으면 돌덩이를 맞는 느낌이 나겠네. 느린 대신 원거리 무기가 있어.’
거대 거북이는 계속 더 나타나서 물 폭탄을 쏘았다.
펑-! 펑-! 펑-!
하지만 못 피할 정도로 빠르게 토해 내는 건 아니라서 슬쩍 피하며 가까이 다가갔다.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자 거대 거북이는 등껍질 속에 신체를 감췄다.
보통의 거북이와 다르게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기자 뚜껑이 살짝 내려앉으면서 구멍까지도 가렸다.
‘와! 이 정도면 완전히 숨은 건데?’
나는 등껍질을 손톱으로 그었다.
슈칵-! 끼기긱-!
철판을 긁는듯한 소리와 느낌만 나고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나는 칼날을 뽑고 화악 그었다.
슈카칵-! 까앙-!
얕은 흔적은 남았는데 자르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이 거북이를 잡은 그룹 사람들이 나보다 더 강할 리가 없는데 잡았다는 말이지.’
그렇다면 등껍질을 자르거나 뚫고 잡은 게 아니다.
나는 거북이를 잡고 밀어서 뒤집었다.
뒤집힌 거북이는 감추었던 머리와 사지를 내밀고 몸을 뒤집으려고 버둥거렸다.
‘귀여운데?’
버둥거려도 뒤집히지 않았다.
덩치는 커도 그 모습이 귀여웠다.
“구어억-!”
“구어억-!”
하지만 몬스터는 공략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손톱으로 배를 확 그었다.
슈아악-!
“꾸억-!”
배도 두꺼웠지만 등만큼 단단하지 않아서 금방 갈라지고 피가 튀었다.
‘이렇다면 이해되네. 뒤집기만 하면 잡는 건 쉬워. 그리고 굳이 배를 찌를 필요는 없지.’
나는 고개를 빼고 버둥대는 거북이 목을 잘랐다.
슈칵-!
꾸어억-!
등껍질에 칼날 흔적이 남는 걸 보면 진심으로 하면 자를 수 있기는 할 것 같은 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뭐 도전한다 생각하고 해보면 될 것 같은데 게임도 아니고 이런 일에 도전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어?’
나는 계속 쏘아대는 거대 거북이들의 물 폭탄을 가볍게 피하며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일행들에게 거북이 공략법을 알려준 뒤에 더 위로 올라갈 생각이다.
나는 게이트에서 몬스터를 아무리 잡아도 포인트가 오르지 않지만, 이남도와 예수진은 포인트가 하나씩 올랐다고 한다.
내가 미리 정찰하고 공략법들을 알아내고 내용을 전달하면 일행들이 몬스터를 잡는다.
몬스터가 너무 많거나 하면 내가 개입하면 된다.
아무튼 나중에 조금 더 강한 몬스터가 나오는 게이트가 생긴다는 그런 곳을 돌면서 레벨을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길을 거슬러 가다가 거대 게를 다 처리한 일행들이 지쳤는지 쉬고 있었다.
나는 쉬고 있는 일행들에게 걸어갔다.
“자! 다 쉬었으면 빨리 이동합니다! 시간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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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을 재촉해서 거대 거북이와 싸우게 했다.
세 명이 거북이를 뒤집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이남도가 밧줄을 던져서 묶고 셋이 잡아당겨서 겨우 뒤지고 거북이의 목을 잘랐다.
한번 해보니 그다음부터는 어렵지 않아서 거대 거북이가 나오는 지역은 빠르게 지나갈 수 있었다.
아주 강한 몬스터가 나오는 게이트가 아니라서 다음은 거대 게와 거대 거북이가 같이 나오는 지역이었고 공략을 끝내자 붉은색 보스 방 게이트가 열렸다.
보스는 거대 거북이 만 한 3m의 거대 게였다.
껍질이 너무 단단해서 일행이 부수지 못해서 내가 자르고 끝냈다.
이 게이트에서는 마석 조각과 거북이 등껍질, 게 껍데기에 해초를 얻을 수 있었다.
해초는 인기가 많은 부산물이라 기뻤다.
우리는 부산물이 인벤토리를 많이 차지하니 처리할만한 곳이 없을지 생각하다가 강원도의 공무원 그룹이 강릉에 있는다는 걸 기억했다.
***
이곳도 중심이 되는 그룹 근처에 다가가니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그룹은 버스터미널을 본거지로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주차장이 아주 넓었다.
주차장에는 게이트 부산물을 내놓고 파는 사람들과 나물이나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팔고 있었다.
우부장도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고 온 듯 자리를 펴고 부산물을 꺼내 놓았다.
“물건 파는데 허락받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군.”
“다행이네요.”
우부장 일행은 거대 거북이 등딱지와 게 껍데기를 싸게 우선하여 처리하고 해초도 일부 팔 생각이었다.
나는 일행들이 좌판을 펼쳐놓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파는 물건들을 구경했다.
사람들이 내놓은 부산물들은 대부분 우리와 비슷하게 무엇의 껍질인 경우가 많았다.
아직은 이런 부산물을 제대로 가공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싸게 넘기는 수준이다.
‘지금 헐값에 넘기는 부산물이 나중에는 마석을 아무리 줘도 살 수 없는 그런 보물이 될 수도 있겠지.’
재미있게 물건들을 구경하다가 나무 덩굴을 발견했다.
양건호가 보여주었던 덩굴로 내가 갑옷을 입고도 쉽게 자를 수 없는 덩굴이다.
“이건 어떻게 파십니까?”
좌판에 앉아 있는 40대 남자가 대답했다.
“한 묶음이 40m 정도 됩니다. 마석 조각 하나랑 바꿉니다.”
“질기기는 한데 너무 질겨서 자르는 게 일이겠네요.”
내 말에 남자가 슬며시 웃으면서 인벤토리에서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
음료수병을 씻어서 녹색의 무언가를 담은 병이다.
“그래서 이것도 같이 팝니다. 이것도 마석 조각 하나죠.”
“이건 뭡니까?”
“아, 모르시는구나. 여기 분이 아니신 모양이시네.”
“아, 뭐 그렇습니다.”
“거대 도마뱀은 아시죠?”
“예.”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그 거대 도마뱀이 나오는 게이트가 이 근방에는 많습니다. 게이트 안에는 거대 도마뱀보다 몸집이 작은 독도마뱀이 나오는데 그 독도마뱀을 잡으면 나오는 부산물이 이 도마뱀 독입니다.”
“위험하지는 않나요?”
“애초에 잠깐씩 마비되는 것 말고 큰 피해는 안 줍니다. 그런데 이 도마뱀 독을 칼에 바르고 덩굴을 자르면 녹는 것처럼 잘리고 이어 붙일 때도 양 끝에 독을 바르고 붙인 다음에 말리면 원래처럼 질겨집니다.”
나는 독이 든 유리병을 보고 감탄했다.
부산물의 효용을 이런 식으로 찾는 건 아주 바람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일이다.
“서로 다른 게이트의 물건이 이렇게도 이용되네요?”
“하하,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서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그러는 거죠. 그걸 우리는 팔면 되는 거고.”
“그렇군요. 일단 덩굴하고 도마뱀 독 하나씩 주세요.”
“하하, 예.”
나무 덩굴과 유리병을 받아서 인벤토리에 넣었다.
집에 가면 대장장이인 임효영에서 넘겨주고 연구시켜 볼 생각이다.
나무 덩굴이나 도마뱀 독이나 따로 쓸만한 데가 많을 것 같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장사하는 남자의 동료들이 왔다.
“많이 팔았어?”
“저녁까지 팔면 대충 다 될 것 같네요. 방금도 이 손님이 한 세트 사 가셨잖아요. 이게 은근히 잘 나간다고요.”
“아, 그래?”
동료가 대답하며 나를 봤다.
나도 들어본 목소리인 것 같아서 얼굴을 확인했다.
“어? 진웅 씨 아니야? 여긴 무슨 일이야?”
“심 씨 아저씨! 아저씨를 여기서 뵙네요?”
서울에서도 한번 보고 강원도에서도 한번 만나 같이 괴물들과 싸웠던 심호원이다.
그리고 심호원의 뒤에는 탄광을 같이 들어갔었던 심호원의 동료들도 같이 있었다.
“오! 분홍 곰 청년 아니야? 이렇게 보네?”
“예 안녕하세요.”
장사하던 40대 남자까지 일어났다.
“형님들이 말하던 그 분이, 이분이세요? 아이고 내가 대단한 분을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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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서로 인사를 한 뒤에 심호원과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래서 아저씨 일행은 그룹을 나온 상황이라고요?”
심호원은 씁쓸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그래, 지난번에 자네와 만나고 다른 그룹에 들어갔는데 게이트 때문에 다른 그룹이랑 자꾸 싸우고 그것도 나중에 들어 온 우리를 자꾸 위험에 내모는 것 같아서 한 소리 했더니 그럴 거면 나가라 그래서 나온 거지.”
“그렇군요. 그럼, 따님이나 다른 분들은 어디 계세요?”
“부산물 말고도 산나물을 말려서 팔고 있으니까 저녁이면 볼 수 있을 거야. 자넨 이번에도 혼자인가?”
“아니요. 이번엔 동료들이 있습니다.”
“하하, 그래? 동료들이랑 어디 가는데?”
나는 심호원에 길드의 동료를 모으고 있고 지금 그들과 서울로 간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심호원은 길드 이야기에 흥미가 생기는 것 같았다.
“어떻습니까? 같이 서울로 가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동료들에게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네. 거기는 나중에 들어왔다고 차별하고 그러는 건 아닐지 그게 걱정이지.”
“아직 시작도 안 한 건데요. 합류하시면 창립 멤버가 되는 겁니다.”
심호원은 더 흥미가 생긴 것 같았다.
“보조직업에 비 각성자도 있다고?”
“예, 지금 같이 온 동료 중에는 아이도 있고요. 다양합니다.”
“음, 일단 내 동료들과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네. 저녁때 다시 만나세.”
“예, 알겠습니다.”
나는 우부장 일행을 찾아서 심호원에 관해 이야기했다.
우부장 일행은 오히려 기꺼워했다.
일단 전력이 늘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녁때 심호원 일행들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심호원의 딸인 심미연도 있었다.
이들 일행은 모두 7명으로 마법사인 심미연 빼고는 모두 전사들이었다.
심호원 일행은 바로 합류를 결정했다.
우부장 일행과 서로 인사하고 살아 온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심호원 일행은 50대 중반인 심호원과 20대 중반인 딸인 심미연이 있고 심호원의 친구 둘에 그 부인도 비슷한 연령대다.
내가 물건을 산 유필식만 40세로 제일 어린 나이였다.
우부장과 예수진 이남도가 40대 초중반에 40대 후반이라 서로 잘 어울렸다.
‘어찌 되었건 금방 친해지면 좋지.’
***
다음날 14명으로 불어난 일행은 이제 서울로 향했다.
인원도 많아졌지만, 게이트를 만나면 한꺼번에 들어가서 공략하느라 발걸음이 지체됐다.
정말 지역에 따라 게이트가 달라지는지 강원도를 한창 지날 때는 코볼트가 나오는 광산 게이트가 많았고 강원도를 거의 다 지났을 때는 고블린 게이트나 괴조 게이트를 만났다.
우리는 괴조의 알을 구하기 위해서 자리 잡고 공략한 다음에 보스 방을 남겨 두고 다시 몬스터들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공략했다.
근처에 다른 그룹이라도 있다면 넘겨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길가에서 갑자기 나타난 게이트라서 어쩔 수 없이 보스를 공략하고 게이트를 없앴다.
우부장은 사라지는 게이트를 보면서 아쉬워했다.
“조금 아쉽구먼.”
“예, 그러네요.”
“시간이 더 많았거나 여기가 자리 잡고 있을 만한 곳이었다면 달라졌겠지.”
“차라리 다른 그룹이나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맡겨두고 갔을 텐데 그것도 못 해서 더 그렇네요.”
“게이트 가지고 분쟁이 일어 날만 해.”
“그런 것 같습니다.”
게이트 공략을 끝낸 일행들은 잠시 쉬면서 괴조의 알알 삶았다.
‘여기서 일주일을 지체했지만, 괴조의 알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
괴물이 사라져서 위협이 없어진 이후 텃밭이나 닭 같은 작은 동물들까지 기르기는 했다.
그래도 아직은 식량이 아주 부족한 상황에 먹을 수 있는 부산물 특히 괴조의 알처럼 알 하나면 하루를 버티는 아이템은 아주 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시간 동안 같이 이동하던 일행들은 조금 더 친해졌다.
이후로는 이런 괴조 게이트를 만나지는 못했다.
게이트의 발생빈도가 많아지고 조금 더 다양한 몬스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원도에서 거대 도마뱀에 독도마뱀이 섞여 나오는 것 같은 일들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았다.
조금 더 강하고 조금 더 다양한 몬스터가 나오면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부산물로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우리는 그렇게 두 번의 고블린 게이트를 더 만나고서 다시 일주일 뒤 서울로 들어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