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57
157화. 한중에 도착하고 보니
한나라의 정세는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이민족의 궐기. 각지에 넘쳐나는 도적과 황건적까지.
하북의 원소는 한복의 세력을 빼앗고 기주의 주인이 되었으며, 공손찬은 유주자사 유우를 참살하고 유주를 손에 넣었다.
중원은 조조와 여포가 연주를 두고 패권을 경합했으며, 서주는 도겸이 병사함에 유비가 뒤를 이어받았다.
그 혼란함 속에 오직 조용한 곳은 익주와 형주뿐.
하지만 익주도 심상치가 않았다. 새롭게 익주목이 된 유장의 지지기반이 약했고 그걸 흔들고자 이민족과 토호들의 반란이 끊이지 않았고, 특히나 유언의 옛 부하 장로의 반란은 유장의 권위에 똥칠을 한 격이었다.
이로써 천하에서 가장 안전한 땅은 형주로
상당수의 인재와 재물이 형주로 몰려드는 호황이기도 했다.
*
마량의 저택에 도착한 일행은 감녕의 상처를 돌보기 위해 시간을 소모했다. 물론 진도의 또 다른 백이병이 위연을 찾고자 온 형주의 수소문하고 다녔지만, 위연의 행적은 오리무중으로 신야에서 한차례 발견된 후로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일행은 형주에서 오랫동안 있을 수 없었다.
마초도 나름의 일이 있고, 나도 여남에서 이동 중인 백성을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위연을 찾지 못했기에 부담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기다렸다. 그러던 중 숙부로부터 서신이 왔다.
[조카는 보아라. 현 서량은 안정을 점령한 후 변화가 있었다.우선 한수의 부대가 금성을 공격하지 않는다. 저들도 안정의 태평교인이 아군에게 귀속한 걸 알았고, 그 부대를 이용해 한수의 후방을 들이칠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물론 저들이 공격한다고 해도 금성 방어는 철통같아 저들의 피해만 누적되는 꼴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저들과 전쟁은 소강상태다. 그 미묘한 시점에 내부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전쟁으로 인한 치안 부재, 내정의 혼란함, 군량 수급 등 내부 안정과 그 이후에 이뤄질 진군을 위해 하나하나 되짚고 가야 한다.
그 이후가 공격이다.
이제 방어를 위해 보낸 시간도 끝났다. 올겨울을 준비하고 내년 봄이 왔을 때,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할 것이다. 그 반격으로 무위, 금성의 군병 4만과 안정의 6만 병력을 운용할 수가 있다.
군세만 본다면, 한수의 10만과 비슷하지. 하지만 적들은 여러 세력이 모인 연합체고 우리는 단일 병력이다.
그 병력의 합을 맞추고 진격의 나팔을 불 때가 되었다…
그리고 평안아.
네 부하들의 도움으로 아군 힘이 크게 늘었구나. 앞으로도 숙부는 너를 믿는다. 그것에 더해 어려운 게 있거든 언제든지 무위로 서신을 보내어라.]
편지를 읽고 마초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숙부가 어째서 서신을 보냈는지 이해했다.
그건 마초도 비슷해서 끄덕이며 말했다.
“아버님이 부르는구나.”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으니 당연하지요.”
“반격을 준비 중이니 병력을 조련하란 말이겠지.”
마초는 그 말과 동시에 서성과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금 입을 열었다.
“무위, 금성의 방어는 나와 방덕, 장임,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감녕이 지킬 것이다. 그리고 안정에는 서영뿐이라고 생각한다. 안정 방어를 생각한다면 서성을 그곳으로 보내는 게 옳다.”
마초의 말에 서성을 바라보았다. 또한, 안정에 남은 장수를 떠올려보았다. 역시 서영 말고는 인재가 없었다. 그나마 든든한 참모가 있으니 다행이지.
숙부의 권유대로 마초는 떠날 채비를 했다.
마초가 가는 길에 서성을 준비시켜 안정으로 보내고 채옹의 지시받으라고 명령했다.
그들이 떠난 후, 화웅이 다가와 말했다.
“작은 주인. 아무래도 무위 마가장을(본영) 오랫동안 비웠습니다. 풍류대도 그대로 대기 중이고, 유사시 그들을 부릴 장수가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마가장의 주요 인사가 모두 안정에 몰려 상행에도 차질이 있습니다. 대행수를 무위로 돌려보내는 게 옳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지적. 그 말을 듣자 아차 싶었다.
서량에서 마가장의(상단) 위치는 절대적이다. 상단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면 군량과 군수품의 조달은 반절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그리된다면 며칠 싸워보지도 못하고 후퇴하고 말겠지. 그 문제를 화웅이 지적한 것이고 자기와 성공영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맞는 말이야. 너무 오랫동안 비웠어. 할머니와 큰누이가 고생할 테야. 어서 가야지. 그리고 가는 길에 아버님께 내 소식을 전해주고.”
그 며칠 사이에 모두 떠나고
마량의 집에는 나와 태사자, 이적, 주창만이 남아 신야로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
근 한 달을 걸려 신야로 돌아왔다.
하지만 관청에 있어야 할 진도는 보이지 않고 하급 관료만이 보였다. 그보다 신야로 몰려드는 백성이 상당했다. 저들은 커다란 짐을 들고 이사하듯 신야에 들어왔다가 또 옮겨간다.
그걸 바라보고 하급 관료를 불러 물었다.
“모두 어디로 갔느냐?!”
“진도 공을 비롯해 다른 관료는 상용을 거쳐 한중으로 올라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저기 보이는 백성은 발걸음이 느린 노인과 부녀자가 대부분이라… 저들도 앞서 떠난 사람을 쫓아 천천히 따라붙는 중이고요.”
“한중으로.”
“안정으로 올라가는 여정이니 어쩔 수가 없지요. 지금껏 별다른 피해 없이 지나친 것으로 압니다. 또한, 발걸음이 느린 백성을 지휘하는 자가 손건이라고 했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쫓으시면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손건이 백성을 이끌고 있다고?”
“고생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가장 느리고 힘든 일이 노약자를 데려가는 일이지요.”
그 말을 듣고 손건에게 달렸다. 한참을 달려가자 커다란 수레에 올라탄 손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얼굴은 지쳐 보이고 야위었다.
“이보게 손건!”
그를 부르자 이제야 알아본 손건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수레에 처박히듯 앉았다가 일어났다.
“주군!”
나를 알아본 손건이 반겼다.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손을 흔들었다.
“자네 혼자서 이 많은 사람을 이끄는가?”
그 말에 손건이 쓴 표정을 지어 보인다. 하지만 대답은 바로 나왔다.
“아닙니다. 발걸음이 빠른 장정과 그에 준하는 사람들은 이미 한중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자들이 저들인데…”
“이 많은 백성을 혼자서 짊어지겠다고.”
“아닙니다. 백성을 둘로 나누지 않았다면, 한중에 도착도 못 했을 겁니다.”
“쯧쯧쯧. 궂은일을 홀로 다하고 있어.”
“별수 있겠습니까. 신참인 제가 해야지요. 또한, 파재 장군과 동석하는 것보다 이대로가 편합니다. 그에 따른 불만은 없으니 그리 신경쓰지 마십시오.”
“허어-.”
쓰게 웃어버렸다. 파재와 손건의 관계를 알기에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물과 기름. 섞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부하 간의 갈등에 깊게 개입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일일이 지적하고 감나라, 배나라, 해 봤자 좋은 소리를 들을 수도 없고, 성향이 틀린 것을 억지로 이을 수도 없었다. 지금처럼 선을 긋고 각자 일을 하는 게 옳았다.
둘 중 하나를 찍어누를 게 아닌 이상, 지금은 거리를 둬야 했다.
아무튼, 손건이 고생하는 걸 안 이상. 따라온 부하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적과 태사자는 바로 나서서 손건을 도왔다.
손건은 태사자에게 고맙다고 말했고, 이적과 대화를 나눌 때는 정말 기뻐했다.
대화가 잘 통한다. 부하 중에 이런 사람도 있었단 말인가가? 손건의 얼굴이었다.
화기애애. 서로가 돕고 끌어주니 분위기가 훈훈했다.
하지만 한 사람, 주창만은 겉돌았다. 물론 심각한 건 아니지만, 잘 돕지도 않고 모른척하지도 않는 애매한 상태가 지금이었다.
나는 그걸 보고 소리쳤다.
“주창, 뭐 하고 있어?! 어서 백성들을 인솔해야지. 우리도 본진을 쫓아 한중까지 올라간다.”
일행의 발걸음은 순조로웠다.
느릿하게 걸은 지 한 달.
그 한 달은 계절의 변화를 보였다.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차가움. 세찬 바람은 아침저녁으로 서리를 만들었다.
“계절이 변하고 있어. 느리고 병약한 백성은 느리게 움직이는 데…”
작은 푸념을 내뱉었다. 그럼에도 속도를 늦출 수 없어 계속해서 걸었다.
또다시 몇 주가 흘렀다.
이제는 한중 외곽까지 도착하고, 저 멀리 한중의 성벽이 보이기 시작하자 전예가 찾아왔다.
“주군, 오셨습니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숙영지까지 안내하겠습니다.”
전예가 수많은 수레를 가져왔다.
우리가 느린 걸 알고 가져온 수레였다.
전예와 함께 한중의 성곽을 바라보았다.
펄럭이는 깃발과 닫힌 성문. 단단히 경계하는 건 아니지만 쉽게 들어갈 곳은 아닌 것 같았다.
아무튼 성곽을 지나쳐 더 북쪽에 치우친 숙영지에 도착하자 놀라고 말았다.
그곳은 하나의 도시를 옮겨놓은 것처럼 대단위의 시설이 있었다. 물론, 목재와 천막으로 만들었지만, 그 움직임은 생동감 있고 활기가 찼다.
“주군, 저희가 한 달 전에 만든 겁니다. 처음에는 지나치는 숙영지로 만들었지만, 시간에 지남에 따라 백성의 수는 늘고 길은 험해. 잠시 쉬는 것이 아닌 혹독한 겨울을 지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말에 숙영지의 규모를 다시금 쳐다보았다.
상당한 인구수.
여남에서 함께한 태평교도와
서주의 난민, 그리고 신야에서 합류한 백성까지.
전예는 내 표정을 보고 다시금 입을 열었다.
“처음 여남을 빠져나올 당시에는 태평교도 15만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중 서주 유민이 5만이 붙고, 다시금 신야에서 한 차례 더 붙어서 이만큼입니다.”
“보이기에 30만에 근접한 것 같은데?”
“인근 백성이 합류했습니다.”
“한중의 백성이?”
“네.”
“인구가 늘면 후속 문제가 많을 텐데.”
떠오르는 문제가 상당했다. 겨울, 군량, 지나치는 읍성의 텃세까지. 그 문제를 지목했다.
하지만 전예의 답변은 예상외였다.
“사실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다른 곳?”
“앞서 한중의 백성이 붙었다고 말했지 않습니까?! 그들은 태평도의 후예인 오두미도五斗米道라고 합니다.”
“오두미도.”
“그들이 보기에는 진정한 태평도의 현신이 우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몰려드는 것이고.”
“크게 환영받았습니다. 저들이 가져온 재물과 군량으로 숙영지의 백성이 잘살고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어.”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째서?”
“한중 태수에게 엄중한 경고를 받았습니다.”
“장로가 공격하려고 했나?”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알다시피 장로도 태평도를 기반으로 오두미도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런 장로가 우리를 억압한다는 건 자신의 근간을 흔드는 짓. 절대 토벌하려고 덤벼들지는 않겠지요.”
“아니야. 알 수 없는 일.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주군 말씀처럼 대비하고 있습니다. 파재 장군의 3만 병사와 진도가 이끄는 5천 신야 병사로 방어하고 있습니다.”
“병사가 늘었네?”
“난민이 늘었으니 당연하지요. 그럼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신야 병사는 신규로 모집했기에 허약하고, 숙영지도 사방이 뻥 뚫린 평지라서 기습에 취약합니다.”
“목책을 두르고 경계병을 늘려야겠어.”
“그렇지 않아도 목책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조만간 완성될 터이니 기본 방어는 가능할 겁니다.”
그 말에 끄덕였다. 지나치는 숙영지가 아니었다. 이곳에서 겨울을 보내야 했고, 백성들의 안전이 최우선 목표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를 바라볼 장로는 무슨 생각을 할까?
30만이 넘어간 백성을 본 장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