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20
제20화
다행히 피X츄 사건은 시윤의 정리로 일단락됐다.
[시윤 : 피X츄라고 분식집에서 파는 캐릭터 모양의 돈까스가 따로 있어요. 청 씨 이제 좀 진정이 되셨나요?] [청 : 네에… 미안합니다.] [백야 : 아니야 괜찮아. 많이 놀랬겠다.]사과하고 용서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야기는 다시 백야의 캐스팅 일화로 돌아왔다.
[백야 : 처음에는 사기인 줄 알고 거절했어요.] [시윤 : 왜요? 왜 사기라고 생각하셨어요.] [백야 : ID면 정말 큰 회산데, 저는 잘생기지도 않았고 딱히 민성이 형처럼 그분의 시선을 끌 만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도망갔어요. 학교 앞을 한 세바퀴 정도 돈 것 같아요.] [시윤 : 추격전을 벌이셨다고요?! 캐스팅 매니저님 집념이 정말 대단… 아니, 그런데 백야 씨. 팬분들께서 들으면 서운해하시겠어요. 우리 백야 씨 너무 잘생기고 귀여운데. 그쵸.] [율무 : 네 맞아요. 오늘부터 저희 팀의 공식 마스코트입니다.] [유연 : 저희 형 노래도 정말 잘해요.]율무와 유연이 기다렸다는 듯 시윤의 말을 거들었고, 채팅창 또한 폭주했다. 시윤은 지금 댓글이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며, 모니터를 봐 달라 부탁했다.
백야의 자신 없는 대답에 팬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누가 쟤 거울 좀 보여 줘봐ㅜㅜ
– 세상에서 저렇게 귀여운 생명체 본 사람? 나는 없어ㅠ 니가 처음이란 말이야ㅠㅠ
– 약간 자기객관화 안 되는 스타일인가 보네ㅎㅎ
– 근데 다른 멤들이 유독 화려하게 생기긴 했음ㅋㅋㅋ 그에 비해 묻힌다는 얘기가 아닐까
– 타 팬이지만 너무 귀여우신데 우째 저런 생각을..?
댓글을 본 백야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사과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시는 그런 말 하기 없다며 시윤과 약속한 뒤 마무리되는 캐스팅 에피소드.
이어서 멤버들의 키와 몸무게가 어떻게 되는지, 평소 자주 입는 옷 스타일은 어떤지 등. 몇 가지 질문이 더 이어지다 노래가 흘러나왔다.
[시윤 : 2부 첫 곡으로 데이즈의 ‘놀이’ 듣고 돌아왔습니다. 계속해서 데이즈와 함께하고 있어요.] [단체 : 와아~] [시윤 : 리액션들이 아주 좋습니다. 코너를 시작하기에 앞서 데뷔곡 ‘놀이’에 대해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시윤은 곡 소개를 부탁했다.
[율무 : 네. 데이즈의 ‘놀이’는요, 운명적인 만남을 카드 게임에 비유한 한 남자의 사랑에 대한 집착을 나타낸 곡입니다.]율무가 준비한 멘트를 실수 없이 해냈다. 어젯밤부터 달달 외운 보람이 있었다.
시윤은 본격적인 활동은 막 시작했지만, 음원은 작년에 나왔다며 대화를 이었다.
데이즈의 ‘놀이’가 작년 한 해, 신인 그룹 최초로 개편된 차트에 진입한 첫 곡이라고. 그야말로 핫 데뷔라며 칭찬하자 데이즈는 쑥스러워했다.
그렇게 노래에 대한 이야기가 몇 마디 더 오가고, 주제는 뮤직비디오로 넘어갔다.
[시윤 : 저도 봤는데 의상들이 화려하더라고요. 2300님께서 컨셉이 어린 왕자인가요? 라고 물어봐 주셨어요.] [지한 : 왕자는 조금 부담스럽고… 그냥 중세시대 남자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 시대 배경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그러자 다시금 요동치는 채팅창. 데이즈는 대체적으로 자기 객관화가 안 되어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시윤 : 이소현 님께서 지한이 얼굴이 왕자가 아니면 이 세상에 왕자는 없어, 라고 하시네요.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제 후배들이지만 정말 잘생겼어요.] [단체 : 감사합니다.] [시윤 : 노래도 너무 좋은데, 이 중에서 킬링파트를 딱 하나만 뽑는다면 뭘까요? 청 씨.]시윤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청은 이내 마음을 굳힌 듯 큰 소리로 대답했다.
[청 : 백야!] [시윤 : 백야 씨~ 백야 씨의 어떤 파트가 가장 마음에 드나요?] [청 : 2절에 High notes, 고음 파트가 있는데 저도 같이 불러요.]본인과 함께 부르는 2절 싸비가 마음에 든다는데. 시윤은 들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며 백야와 청에게 해당 파트를 짧게 불러 줄 수 있느냐 물었다.
워낙 높은 음에서부터 시작하는 파트라 사실 부담스러웠다. 삑사리라도 나면 그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그러나 백야는 거절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제한 시간 안에 성공해야 하는 퀘스트가 존재했기 때문에.
바로 .
신인이라면 뭐든지 해야 된다는 문장으로 시작된 퀘스트는, 예상대로 더 보기 뒤에 진짜 내용이 숨겨져 있었다.
‘그날은 정말 배드 엔딩이 뜰 뻔했지….’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더 보기에 숨겨진 내용은 백야의 가슴에 돌덩이를 쌓았다.
‘그래. 지금 고음 파트가 대수야?’
이런 건 100번도 더 할 수 있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음으로 시작된 노래는 완벽했다.
백야의 단단한 미성과 청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렸다. 그러자 눈앞으로 뜨는 시스템 창.
[Q. 뜨고야 말겠어!(2) : 개인기 1회 달성!▷개인기 : 1/5
▷애교 : 0/5
▷잔망 : 0/5
※ 남은 시간 : 25일]
‘애교랑 잔망이랑 같은 거 아니냐고!’
다시 혈압이 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처음 마주했을 때의 충격이 워낙 커서 그런가. 다행히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진 않았다.
백야는 저 말도 안 되는 퀘스트를 본 날, 아까운 스타 포인트를 무려 2점이나 날려야만 했다.
[시윤 : 와~ 두 분 다 노래를 너무 잘하시는데요? 특히 백야 씨 목소리가 정말 좋네요. 7035님께서 방금 귀르가즘을 느끼셨다고 하는데, 저도요.]시윤이 살짝 탐난다는 얼굴로 백야를 바라봤다. 언젠가 꼭 한번 작업해 보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면 저런 소리일 듯ㅜㅜ
– 시윤이 저거 찐이다ㅋㅋㅋ 방금 진심이였음
– 청? 매력 쩐다… 나 입덕 위기야 지금
실시간 반응도 좋았다.
백야의 목소리를 들은 청취자 문자까지 칭찬 일색. 백야와 청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는 덤이었다.
[시윤 : 어느새 마지막 코너만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시간이 정말 잘 가요.]다음 코너는 청취자들에게 선물을 주는 코너. 출연자들이 미션에 도전해 직접 선물을 얻어야 하는 비긴 어게인의 메인 코너였다.
[시윤 : 미션에 성공하면 총 열다섯 분께 치킨 쿠폰을. 실패하면 데이즈 멤버들에게 아주 무시무시한 벌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게임 진행을 위해 두 명씩 짝지어달라는 말에 데이즈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시윤 : 제가 도와드릴까요?] [민성 : 도와주세요….]원래 이런 건 막내부터 고르는 거라며 시윤은 막내가 누구냐 물었다. 청이 냉큼 손을 들며 제가 막내라 외쳤다.
[시윤 : 팀 하고 싶은 사람 있어요?]이에 고민하다 율무를 고른 청. 신체조건이 우수한 율무랑 하는 게 승산이 높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다음으로 유연. 유연은 남은 멤버를 둘러보다 백야를 지목했는데,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그의 대답은.
유연이 웃으며 백야를 잡아당겼다. 깊게 패이는 보조개가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삐친 백야는 그를 거부했다. 라이브로 폭발하는 케미에 채팅창은 말 그대로 폭주했다.
이렇게 되면 남은 멤버인 민성과 지한이 두 분이 자동으로 팀이라며, 시윤이 빠르게 정리했다.
[시윤 : 순서는 지한 민성 팀, 유연 백야 팀, 율무 청 팀 순으로 진행됩니다. 지한 씨와 민성 씨는 준비된 안대를 써주시고요.]준비된 미니 게임은 안대를 쓴 상태로 얼굴의 촉감을 이용해 물건을 맞히는 게임이었다. 팬들에게 대놓고 떡밥을 주겠다는 취지의 아주 훌륭한.
멤버들의 얼굴 사이로 들어갈 물건들은 시윤만 알고 있었다.
– 벌써 대유잼ㅋㅋㅋㅋㅋ
– 토끼가 토끼 안대를 썼어! 아아악 민성아!!! 캡처 무한 캡처
– 지한 분 토끼 안대 보자마자 살짝 당황했어ㅋㅋㅋ
– 우리 시윤이 후배 와서 신났다고요 지금ㅜㅜ
[시윤 : 제한 시간은 1분입니다. 1분 안에 맞춰 주셔야 성공이에요.]한 팀당 다섯 장의 치킨 쿠폰이 걸려있다는 시윤. 첫 번째 치킨을 건 놀이가 시작됐다.
지한 민성 팀이 맞혀야 할 물건은 사과.
시윤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사과가 두 사람의 얼굴 사이로 내밀어졌다.
사과를 가운데 두고 서로의 볼을 맞대 굴리는 중인 민성과 지한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 으아ㅏ아아아악!!!! 귀여워!!!
– 무거워서 볼 찌부된 거 봐ㅋㅋ
– 치킨 안 먹어도 되니까 제발 늦게 맞춰 얘들아ㅠㅠ
– 사과 눈치 챙겨… 빠지라고..
채팅창이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그러나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첫 번째 팀은 20초 만에 정답을 외쳐 버리는데.
[민성 : 정답! 과일!] [시윤 : 무슨 과일인지 까지 맞혀 주셔야 합니다.] [지한 : 사과?] [시윤 : 정답! 민성 지한 팀의 성공으로 치킨 쿠폰 다섯 장을 획득합니다.]안대를 벗은 두 사람이 치킨을 따냈다는 기쁨에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이어서 두 번째 팀. 자리에 앉은 유연과 백야가 나란히 안대를 썼다.
시윤의 설명에 두 사람의 고개가 동시에 끄덕여졌다.
두 번째 물건은 인형이었다.
[시윤 : 자, 시~작!]시윤의 외침과 동시에 두 사람 사이로 내밀어진 노란 병아리 인형. 인형을 얼굴 사이로 낀 유연과 백야가 서로의 볼로 병아리를 마구 쓰다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