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519
외전 108화
“푸하하하!”
“변태야? 왜 저렇게 좋아해.”
백야에게 얻어맞고 좋아 죽는 율무를 보며 유연이 고개를 저었다.
민성도 소란스러움에 뒤를 돌아보았다.
“왜 그래. 율무 다쳤어?”
그러자 울상이 된 백야가 율무를 고자질하며 쪼르르 달려왔다.
“혀엉… 쟤가 자꾸 장난쳐.”
동선을 이동하는 과정에 살짝 부딪히는 사고가 있었는데 그때 백야가 율무의 발을 밟았다고 한다.
민성이 정색하며 노려보자 율무가 입술을 말아 물며 치아를 숨겼다.
“애기 미안해. 근데 네 하찮은 몸무게론 간지럽지도 않, 아악!”
뾱! 뾱! 뾱! 뾱!
율무의 놀리는 말투에 약이 제대로 오른 백야가 앞발을 들며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쉰 민성이 나직이 경고했다.
“다섯 센다. 하나, 둘….”
리더의 카리스마에 위협을 느낀 두 사람은 셋 만에 민성의 곁으로 달려갔다.
잠시 후 옹기종기 모인 멤버들은 무대를 모니터링하며 자유롭게 생각을 나눴다.
“지금 박자가 다 안 맞는데? 나한테 맞춰야 된다고 했잖아.”
후렴 파트가 걸리는지 유연이 영상을 돌려 보며 박자를 지적했다.
“한 번만 다시 해 봐.”
백야의 요청에 유연이 후렴구를 부르며 안무를 보여 주었다.
백야에게서 그제야 알겠다는 듯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
“연습 처음 해?”
“우리 춤은 한국 시간에 맞춰 있는데 여긴 미국이라 그래. 그치, 햄스터야.”
“맞아. 시차 적응 안 돼서 그래.”
막내즈가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했다.
멤버들은 다시 한번 무대 대형으로 서서 문제가 된 부분의 안무를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 번째 시도 끝에 박자를 맞추는 데 성공했다.
“우와아아~!”
디렉터의 ‘됐다’는 말에 서로를 얼싸안은 멤버들이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며 기뻐했다.
* * *
– 너튜브 코첼라 채팅창에 누가 햄스터 도배 중인데 혹시 청이니..?
– 데이즈 인기 많구나… 공연하려면 아직 8시간 남았는데 벌써 시청자 1억 명 들어와 있어
– 대버지 저기 갔을까?
└ 간 것 같던데ㅋㅋㅋ 시윤 인하트에 티켓 사진 올라왔는데 태그 걸려있더라
어느덧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D-day가 다가왔다.
“어떠케? 속이가 울렁울렁해.”
좀처럼 긴장하는 법 없던 청이 가슴을 움켜쥐며 엄살을 부렸다.
공연장에 가족과 친척, 친구들이 모두 온다는 말에 긴장이 되는 모양이었다.
“한국어는 왜 또 그 모양인데.”
“몰라. 긴장하니까 자꾸 한국어가 없어져.”
유연의 타박에도 청의 긴장은 풀리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율무가 몸을 움직여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했다.
“피트니스 룸 다녀와~ 난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하니까 좀 괜찮아졌어.”
주최 측에서는 아티스트의 컨디션을 위해 LA에 초호화 주택을 숙소로 마련해 주었다.
“운동? No. 힘드러.”
“그럼 청심환 먹을래?”
지한이 조금 전 백야에게 받았던 청심환을 내밀었다.
“사약? 시러.”
“이게 왜 사약이야. 긴장된다며.”
“No!”
“까다롭네…….”
“모라고?”
저도 모르게 속마음을 뱉어 버린 지한은 당황한 나머지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히끅.”
“나 못 들어써. 모라고?”
“아, 히끅. 아무것도…….”
“아닌데? 모라고 했는데? 까마귀?”
“히끅.”
“까~ 까아~ 모 있지? 말해 바.”
청은 제가 아는 ‘까’로 시작하는 단어를 뱉으며 지한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그러길 잠시, 위기에 처한 지한을 구해 준 건 스태프들을 데리고 나타난 남경이었다.
“왜 아침부터 형을 못살게 굴어?”
“No! 지한이 나한테 모라고 해쏘!”
“됐고, 실장님. 얘 제일 먼저 해 주세요.”
“아닌데? 진짜 나한테 모라고 했는데!”
“청이 먼저 할 거야? 이리 와.”
청은 실장님의 손에 끌려가면서도 끝까지 지한을 향해 삐악거렸다.
“You! 모라고 했냐!”
청이 사라지고 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 지한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유연과 눈이 마주쳤다.
한쪽만 패인 보조개가 그렇게 사악해 보일 수 없었다.
“……조용히 해.”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유연이 어깨를 으쓱이며 지한을 약 올렸다.
그때 위층에서 민성의 비명이 들려왔다.
“야아악! 너 미쳤어?! 뱉어! 뱉어 이노무 시키야!”
“끄앙…!”
소란을 들은 몇몇이 황급히 계단을 오르자, 민성에게 등짝 스매싱을 맞고 있는 가여운 햄스터 한 마리가 보였다.
“왜, 왜 그러세요?! 진정하세요!”
덕진이 둘 사이를 파고들며 온몸을 날려 백야를 지켜 냈다.
“저희 백야 님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괜찮으세요?”
“뿌앵. 덕지니 혀엉….”
백야가 덕진에게 엉겨 붙으며 서러워했다.
이런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
덕진이 원망 어린 눈으로 민성을 노려보는데, 뒤늦게 도착한 지한의 눈에 낯익은 무언가가 보였다.
바닥에 널브러진 정사각형의 작은 종이. 청심환을 싸고 있던 포장지였다.
얼핏 봐도 세 장은 돼 보였다.
그때, 민성이 억울하다는 듯 외쳤다.
“이 정신 나간 놈이 글쎄 청심환을 세 개나 먹었잖아!”
“뭐?”
“네에?!”
지한과 덕진의 눈이 동시에 휘둥그레졌다.
“너, 너무 떨려서…….”
덕진의 품에서 벗어난 백야는 앉은 자세로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망은커녕 지한에게 발목을 잡힌 그는 금세 거꾸로 들렸다.
“뱉어.”
“끄아앙!”
지한과 덕진, 민성이 힘을 합쳐 백야를 거꾸로 들고 마구 흔들었다.
햄스터의 찢어질 듯한 비명에 몰려온 스태프들은 그 광경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
“미쳤어?! 애 죽일 일 있어?!”
기함하며 달려온 남경이 거꾸로 들려 있던 백야를 구해 주며 크게 소리쳤다.
잠시 후면 공연인데 이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어쩔 거냐며 화가 단단히 난 모습이었다.
“장난도 봐 가면서 쳐야지! 제정신이야!”
남경의 호통에 세 사람은 잠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바닥에 널브러진 백야는 헛구역질을 하더니 이내 스태프가 가져다준 휴지통에 청심환을 게워 냈다.
“꾸에엑.”
“저 염병할 놈.”
백야가 구역질하는 모습을 보며 구시렁거리던 민성은 이내 남경의 말을 반박했다.
“장난친 거 아니거든? 데리러 올라오니까 청심환을 혼자서 몰래 세 개나 까먹고 있잖아.”
“……뭐?”
“청심환 많이 먹으면 부작용 있는 거 몰라?”
공연은 무슨. 쇼크로 기절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순간 할 말을 잃은 남경은 ‘어째서 그런 멍청한 짓을?’이라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기운이 쭉 빠져 넝마가 된 백야는 바닥에 엎드려 낑낑거리고 있었다.
“후엥. 힘드러어.”
“이 바보 같은 게…?”
“아니야아…. 할아버지가 세 개까지는 먹어도 된다 그랬단 말이야.”
제우스가 특별히 챙겨 준 청심환이었다.
일어나자마자 한 알을 까먹었는데도 긴장이 가시질 않아 추가 복용을 하던 중이었는데, 민성에게 딱 걸려 응징을 당하고 말았다.
“가지가지 한다 진짜.”
백야의 뒷덜미를 잡아 강제로 일으킨 남경은 그를 어깨에 들쳐 업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곤 직접 헤어 스태프에게 백야를 넘겨주었다.
“청이랑 백야 끝나면 저 불러 주세요.”
아무래도 공연 전까진 막내즈를 직접 관리해야 할 것 같았다.
나란히 거울 앞에 앉아 첫 번째 순서로 헤어 메이크업을 받게 된 막내즈는 입술이 잔뜩 삐져나왔다.
“원래 우리가 제일 마지막인데!”
“당근 하지! 우리 어제 뽑기 해서 5번, 6번 당첨인데!”
“조용히 안 해?!”
남경의 호통에 입술을 딱 다문 청과 백야는 거울을 통해 슬픈 눈빛을 주고받았다.
처엉…….
햄스터어…….
그 모습을 본 스태프들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 * *
– 코첼라 시작 5분 전
– 시청자 수 1억 8천 명 실화냐
– 코첼라 간 사람들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분노하고..
– 인하트에 코첼라 간 사람들 보니까 사람 그냥 많은 정도가 아니라 개많던데
청록색으로 물든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현장.
무대에 오르기 전, 민성이 손을 내밀자 그 위로 멤버들의 손이 하나둘씩 포개어졌다.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즐겁게 무대 하고 내려오자. For our day!”
“데이즈! 파이팅!”
여섯 개의 손이 동시에 흩어지며 우렁찬 기합이 울렸다.
리프트에 오른 멤버들은 인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반주를 들으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고자 애썼다.
– 데이즈 언제 나옴?
– baekya plz
– minsung♡ cheong♡ yuyeon♡ jihan♡ yulmu♡ hamster♡
– 나 현기증 나
– 위에 외국인 왜 백야만 햄스턴데ㅋㅋㅋㅋㅋ
– 드론 쇼 끝나고 드디어 나오나 했더니 이번엔 또 뭔데… 다 필요 없고 애들 데려오라고!!!
너튜브의 코첼라 생중계 채팅창에는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짖는 글로 도배됐다.
그러던 그때, 댄서팀이 양 갈래로 나뉘더니 무대 위로 스모그가 깔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드러나는 멤버들의 모습.
메인 스테이지 양옆으로 설치된 초대형 스크린에 두루마기를 걸친 데이즈의 모습이 크게 잡혔다.
“와아아아악!”
어마어마한 함성과 인파에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오히려 무대에 오르니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청록색 물결을 본 데이즈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하지만 티 내진 않았다.
리프트가 완전히 올라갈 때까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멤버들은 의 MR에 맞춰 천천히 무대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내 지한의 라이브와 함께 폭죽이 터지며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