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520
외전 109화
– 국뽕 풀 충전
– 데이즈 코첼라 오프닝 이 세상 멋짐이 아니다…..
– 저게 대체 몇 명이야??
– 관객 수 15만 명 추정
– 데이즈가 나라다
– 한복ㅠㅠㅠ 이게 바로 애국이지 (데이즈 코첼라 오프닝.jpg)
한편 무대 뒤에서 생중계용 모니터를 지켜보던 남경은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쟤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아무리 게워 냈다고 해도 청심환을 세 개나 먹은 몸이었다.
메이크업을 받을 땐 꾸벅꾸벅 졸더니 지금은 눈웃음을 흘리기 바빴다.
그 모습이 야살스럽고 앙큼하기 짝이 없어, 전광판에 백야의 얼굴이 잡힐 때마다 함성은 배가 됐다.
채팅창 또한 ‘crazy, hot’과 같은 단어들로 도배됐다.
그 시각, 현장에 있던 대환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표정을 굳혔다.
“저게 뭘 잘못 먹었나…….”
눈웃음을 왜 저렇게 흘려 대?
술 마신 거 아니야?
원래도 무대 표정이 좋긴 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좀 더 아슬아슬한 느낌이었다.
“훠우우~! 멋있다!”
대환이 옆에서 무대를 향해 환호를 보내는 시윤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왜?”
“형. 애 상태가 평소랑 좀 다르지 않아?”
“애기? 어…… 메이크업을 빡세게 했나? 평소보다 더 잘생겼는데?”
시윤이 대포 카메라를 가져왔어야 했다며 아쉬워하는데, 바로 옆에서 현란한 셔터음이 들렸다.
촤라라락-
옆을 돌아보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국의 홈마들이 후배들의 미모를 초 단위로 담아내고 있었다.
‘아 맞다. 이분들이 계셨지.’
약은 약사에게.
고화질은 홈마에게.
시윤은 머나먼 미국 땅까지 날아온 홈마들을 보며 존경심과 동지애 비슷한 걸 느꼈다.
여기까지 와서 고생하시는데 뭐라도 드릴 게 없나….
시윤이 바지 주머니를 더듬거리는데, 순간 옆자리의 외국인이 알 수 없는 외계어를 크게 소리쳤다.
“그래 쏘네 아스러고푸! 하!!!”
핫 씨, 깜짝이야.
나잉봉을 손에 든 한 남성이 의 한국어 가사를 외치며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백야의 눈웃음에 홀려 미처 몰랐는데, 공연장에 모인 약 15만 명의 인파들이 를 떼창하고 있었다.
그때 무대를 비추고 있던 전광판에 객석에서 흔들리고 있는 태극기가 잡혔다.
– 객석에 저거 태극기야???
– 미국에서 울려 퍼지는 한국어 떼창이라니ㅜㅜ 가슴이 웅장해진다
– 국뽕 치사량이요
– 데이즈 코첼라에서 태극기 휘날리는 중
– 국위 선양 레전드
한국인들이 국뽕을 사발로 퍼마시고, 시윤이 홈마의 카메라를 곁눈질하며, 대환이 전광판을 노려보는 사이, 무대는 2절 하이라이트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다 마지막 소절이 끝날 때쯤, 멤버들이 입고 있던 두루마기를 멋있게 벗어 던졌다.
한국적 요소가 곳곳에 녹아 있는 무대 세트, 한복 의상, 그리고 태극기는… 한국인들의 심금을 울리기 충분했다.
게다가 멤버들의 물오른 미모와 화려한 무대 효과, 퍼포먼스까지.
– 엄마 쟤가 나 꼬셔ㅠㅠㅠㅠ 한유연 미쳤냐 진짜ㅜㅜ
– 개미친 내 눈에만 청이 재킷 안에 아무거도 안 입었음???
– 한지한 누가 한복을 그렇게 섹시하게 벗으래
– 한복 허공에 휘날려 떨어지는 것마저 갓벽
– 청 복근에 kijul
– 한복을 벗었더니 블랙 수트가 나온 것에 대하여
– 수트핏 한번 작살나네
이어지는 곡은 데이즈의 데뷔곡 였다.
편곡된 짧은 반주가 흘러나오는 동안 대열을 정비한 멤버들은 다음 무대를 준비했다.
코첼라에 울려 퍼지는 백야의 청아한 허밍.
연이어 웅장한 오케스트라 화음이 터져 나오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자신을 잡고 있던 카메라를 단번에 찾아낸 민성은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
전광판 가득 민성의 얼굴이 잡히자 함성은 배가 되었다.
– 한국 토끼가 말아주는 코첼라 어떤데
– 캘리포니아산 청아리 장성하여 맨살 블랙 크롭 입고 금의환향하다
– 코첼라 백야 미쳤나.. 충격 천사 실존
– 오늘 단체로 무슨 일이냐;; 요망하지 않은 놈이 없네
* * *
두 번째 무대를 끝낸 멤버들은 승강 무대와 연결된 계단을 내려오며 자기소개를 이어 갔다.
“What’s up Coachella. I’m Cheong.”
평소의 왈가닥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목소리가 공연장을 울렸다.
한 명씩 자기소개를 마치고 중앙에 모인 멤버들은 자연스럽게 다음 공연을 이어 갔다.
“Let me hear you scream!”
청이 호응을 유도하자 또다시 함성이 쏟아졌다.
이어지는 곡은 .
전면 스크린에 달이 떠오르며 민성이 한 손을 높게 뻗었다.
“Under the Moonlight.”
민성의 목소리에 코러스를 넣듯 15만 명의 목소리가 영어 가사를 따라 부르며 도입부를 함께했다.
인이어를 뚫고 들려오는 관객들의 떼창에 민성의 몸에도 전율이 흘렀다.
– 와… 저 크기의 떼창 소리가 말이 되냐고ㅠㅠ 데이즈폼 개 미쳤네 진짜
– 댄스 브레이크에서 율무 폭룡 그 자체임 하… 진짜
– 율무, 청 복근에 tlqkf
– 한백야 의상 뭔데.. 흉통 뭔데.. 얼굴 뭔데… 그냥 사람이 힘들어서 숨차서 크게 호흡하는 것뿐인데 지금 이게…. 다 가려도 저렇게 야해 보일 수 있구나
– 코첼라 헤메코, 무대, 의상, 바람, 걍 온 우주가 데이즈를 도움
에 이어 쉬지 않고 두 개의 무대를 더 연달아 한 멤버들은 그제야 멘트 타임을 가졌다.
오늘만큼은 청이 멘트를 이끌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우리를 보러 와 줬는데, 와우. 끝이 안 보여.”
어메이징이라며 감탄하던 청은 지한에게 다가가 ‘저 끝까지 사람들이 가득 찬 게 보이냐’고 물었다.
– 엥? 근데 백야가 왜 안 보이지?
– 설마 다쳤나? 무대 끝나자마자 바로 내려가던데
– 백야 다쳤다고? 안 돼ㅠㅠ 내 스윗 피치ㅠㅠㅠ
청이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전광판 가득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의 전경이 비쳤다.
“안녕. 우리 목소리 들려?”
지한이 손을 들자 환호 섞인 함성이 돌아왔다.
어느새 곁으로 모여든 멤버들도 함께 손을 흔들며 인사에 동참했다.
“내 고양이 영어 잘하지?”
청이 막간을 이용해 농담하자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막내의 귀여운 하극상에 지한도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코첼라 무대에 서는 거였는데, 오늘 그 꿈을 이뤄서 너무 기분이 좋아. 율무는 어때?”
청은 시간을 끌려는 듯 멤버들에게 질문하며 대화를 유도했다.
“나도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아. 정말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다들 마지막까지 즐겨 주면 좋겠어.”
이어서 율무는 유연에게 질문했다.
“코첼라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고 들었는데. 유연이 소개해 줄래?”
“준비한 거야 많지. 궁금해?”
관객들의 함성이 기쁜 듯 유연의 보조개가 움푹 패었다.
“좋아. 그럼 이쯤에서 내가 준비한 첫 번째 선물을 소개할게. 백야 !”
“My super hamster.”
유연의 힘찬 소개를 끝으로 무대가 어두워지며 VCR이 재생됐다.
– 청이 슈퍼 햄스터 미쳤나ㅋㅋㅋㅋㅋㅋ
– 나직하게 들려오는 그 이름… 햄스터….
파란 하늘로 바뀐 전면 스크린 위로 뭉게구름이 피어나더니 백야의 이름이 나타났다.
이내 불어온 바람과 함께 하얀 꽃잎이 흩날리고, 돌출 무대 위로 댄서들이 올라와 안무 대형을 갖췄다.
설렘과 기대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 누군가 햄스터를 외치자 하나둘씩 그를 따라 햄스터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Hamster! Hamster! Hamster!”
– 햄스터 ㅅㅂㅋㅋㅋㅋㅋ 청이 객석에 사람 심어놓은 거 아님?
– 백야 외국에서 이름 잃어버린 거 댕웃겨ㅋㅋㅋ 다 햄스터라 부름
– 지호 이거 보고 또 우는 거 아니냐고요ㅋㅋㅋㅋ
– 다른 애들도 솔로 무대 하려나? 백야만 하는 거면 좀… 물론 좋긴 한데 억까 당할 거 생각하니까 벌써 스트레스
멤버들이 멘트를 하며 시간을 끄는 사이, 의상을 갈아입은 백야가 다시 한번 무대에 나타났다.
작은 보석이 박힌 흰색 셔츠와 은색 장신구가 조명을 받아 반짝거렸다.
잠시 후 백야의 얼굴이 전광판 가득 잡히는 순간, 바람이 불며 풀어헤친 셔츠와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MR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코첼라에 울려 퍼진 완벽한 한국어 응원법에 백야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올라갔다.
“싸! 라! 항! 다! 함! 배! 갸!”
– 바람도 백야 편
– 궁극의 아이돌…… 숨이 안 쉬어진다
– 전설이다 진짜… 머리카락도 잘생겨서 멍하니 보고 있게 됨
– 백야 레전드 무대 또 갱신
– 백야 앞에선 나이, 성별, 국적 다 필요 없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고…
떨린다며 청심환을 세 개나 먹어 숙소를 발칵 뒤집어 놓을 땐 언제고, 지금은 무대에서 날아다니는 중이었다.
뉴욕 타임스퀘어 공연 때보다 더 들떠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댄스브레이크가 나오기 전, 핸드 마이크를 잠시 바닥에 내려 두고 열정적으로 안무를 추던 백야는 이어지는 가사에서 그만 실수하고 말았다.
저도 모르게 ‘햄스터’라고 뱉어버린 백야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 나잉이들 햄스터 연호에 당황해서 가사 대신 ‘햄스터’라고 해버린 코리안 햄스터ㅋㅋㅋㅋ
– ar인가? 싶었는데 가사 틀리면서 보컬 차력쇼 인증
– 애기 귀 빨개진 것 봐ㅋㅋㅋㅋㅋㅋㅋ 오히려 좋아!! 한 번씩 틀려줘야 아 맞다 라이브였지 한다고
– 아ㅏ아아ㅏ악! 미친 절라 귀여워!!!!!!!!!!!!
– 실수를 해도 꼭 지 같은 거만 함ㅋㅋㅋㅋ 난 그저 저런 춤을 추며 라이브를 한다는 게 놀라울 뿐…
– 애기 실수해서 부끄러운데 무대는 해야겠고ㅋㅋㅋㅋㅋ 귀 터질 것 같은데 그 와중에 안무 너무 섹시하잖아요ㅠㅠ
– 헤메코 네츄럴한데도 겁나 화려해 보임
한편 무대 아래에서 다음 솔로 무대를 위해 대기 중이던 유연도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푸하하! 아~ 진짜 웃기네. 쟤 청심환 먹고 취한 거 맞다니까?”
“어휴. 저 원수.”
남경이 가슴을 두드리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유연! 이제 준비해 줘.”
“응.”
저를 찾는 스태프의 외침에 유연이 손을 들었다.
인이어를 착용하자 백야의 숨소리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가 들렸다.
“진짜 사기네.”
유연은 멀리 보이는 백야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감탄했다.
유일한 약점이던 춤까지 극복해 낸 백야는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나 멤버들이 백야에게 열등감을 느낀다느니, 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저 자랑스러웠다.
다들 백야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속도는 다를지언정 저희는 함께 천천히 성장해 나가는 중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힘들 땐 뒤에서 받쳐 주고 앞에서 끌어 주는 좋은 동료이자 친구로.
유연은 무대 위에서 반짝이는 백야를 지켜보며 잠시 감상에 젖었다.
그러다 무대를 마치고 백스테이지로 들어오는 백야와 마주쳤다.
그는 뭐가 불만인지 울상인 얼굴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