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eme Concept RAW novel - Chapter 147
71화. 마지막 단계
극한의 컨셉충 71화
“이곳이 놈들의 본거지인가?”
“아무래도 그렇게 보이죠?”
어둠의 군단 소속으로 보이는 병력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아 하니, 이곳은 어둠의 군단 본거지가 맞는 것 같았다.
“그렇다는 건 빛의 심판관 카라스가 저 안에 있다는 소리겠죠?”
-오오. 저 안으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는 건가?
-와······ 어둠의 군단 본거지가 저기 있었네
-안 그래도 제국에서 열심히 찾고 있지 않았음?
-ㅇㅇ근데 역쉬 천마형이 먼저 찾아버림
시청자들은 웅장하게 지어진 신전을 감상하며 감탄을 이어갔다.
-어둠의 마법사가 확실히 뭐가 있긴 있나봐. 저렇게 신전을 지어 버리네.
-내가 이제까지 본 신전 중에서 젤 멋있는 듯
-어둠의 마법사 퀄리티 ㅎㄷㄷ
“그럼······ 들어갈까요?”
“그래야겠지.”
마침 신전을 지키는 사람도 없어 천강과 천마는 안심하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그들이 신전 입구로 발을 들이는 순간.
쩌적-! 쩌저적-!
“음?”
신전 입구 양옆에 있던 석상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길쭉한 창으로 입구를 내리찍어 앞길을 막아 버렸다.
“이곳은 어둠의 신전. 그분을 위해 만들어진 신성한 곳. 너희 같은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다.”
그럼 그렇지.
왠지 신전을 지키는 병력이 없다고 생각한 천강이었다.
“외부인의 기준이 뭔데? 뭘 보고 판단하는 건데?”
천강의 말에 석상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창을 높이 들었다.
“이곳을 본 자, 살아서 돌아가지 못 하리라.”
쿠웅-!!
고대 이집트의 그것처럼 자칼의 머리를 한 반인반수의 석상!
그 크기에 걸맞는 긴 창은 천강과 천마를 향해 치달았다.
콰콰콱-!!
땅을 부수면서 뻗어지는 창을 보고 천강이 방패를 들었다.
쿵! 소리와 함께 방패와 창이 부딪히면서 천강은 뒤로 밀려났다.
“천마님. 이거 한 대만 잘못 맞아도 즉사입니다. 방패로 막았는데도 손이 저릿해요.”
“하지만 놈들은 힘만 강할 뿐, 속도가 빠르지 않아. 본좌가 금방 처리하고 오마.”
천마는 석상이 창을 휘두르는 타이밍에 맞춰 피하고 창 위를 타고 올라갔다.
“헉!”
아주 대담한 천마의 행동에 천강은 기함을 터트렸고, 그것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캬 저걸 타고 올라가네
-와우 도대체 천마 그는······.
-위험해 보이면서도 너무 가볍게 올라가서 할 말이 없다.
천마는 창을 타고 석상의 목 부분까지 달려가 칼을 뽑아 들었다.
콰직-!
“크오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석상 하나가 비명을 질렀다.
천마의 칼이 정확하게 목을 그어 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놈이 쓰러질 정도의 타격을 입진 않은 모양이다.
“어둠의 저주를 받아라.”
놈이 목을 부여잡고 창으로 땅을 찍자, 그 위로 큰 마법진이 생겨났다.
[60%의 둔화율이 적용됩니다.]“응?”
상대방의 속력을 늦추는 둔화율.
그것도 60% 둔화율이라 움직임이 절반 이상으로 느려졌다.
슈우웅-!
그때를 맞춰 다른 석상이 천강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천강은 깜짝 놀라 방패를 높이 들었다.
콰앙-!
강력한 일격이었으나, 다행히 거대한 방패가 있어 공격을 받아낼 수 있었다.
-PD 출세했눜ㅋㅋㅋㅋ
-데미지 0이쥬? 아이템 씹사기쥬?
-아이템 좆망겜 ㄷㄷㄷ
거대한 방패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천강은 짧은 기합과 함께 방패에 흡수된 데미지를 모두 밖으로 방출시켰다.
콰아아아-!!
“크오오!!”
거인의 분노를 정면으로 맞게 된 석상은 뒤로 넘어지면서 신전에 부딪혔다. 다른 석상은 둔화 저주를 걸었어도 여전히 재빠른 천마 때문에 정신없이 두들겨 맞는 중이었다.
“그만 끝내자.”
천마는 석상의 두 다리를 공격해 고꾸라져 움직이지 못 하게 만든 다음, 목을 칼로 찔러 마무리를 지었다.
샤아아아-!
천마의 손에 무너진 석상은 그대로 흙이 되어 허공으로 흩날렸다. 그리고 남아 있던 석상 하나도 짧은 신음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와 동시에 시청자들로부터 후원금이 쏟아졌다.
[엉엉날가져요님이 50만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형제는 강하다······.]-ㅋㅋㅋ천마형도 미쳤지만, PD도 이제 거의 넘사벽이네
-둘 다 너무 강한 거 아님?
-둘이서 정말 신전 털고 나오나요?
-PD 이제 ㅈㄴ쎔
“아이고. 여러분. 후원금 감사드립니다.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고요. 아닙니다.”
천강은 천마와 함께 신전 안으로 들어가면서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스스로도 굉장히 강해졌다는 것을 알기에, 왠지 모를 뿌듯함까지 느끼고 있었다.
“잠깐.”
그렇게 두 사람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 주변을 살피고 있을 때였다. 천마가 천강의 뒷덜미를 붙잡고 옆에 있는 벽에 몸을 숨겼다.
“처, 천마님?”
“기다리거라.”
천마의 말에 따라 천강은 조용히 기다렸다. 이윽고 어둠의 군단 소속 병사 하나가 그 둘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놈을 잡아 카라스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면 될 거 같구나.”
“잡아요?”
천강이 물음을 던지기 무섭게 천마가 다가오던 병사의 다리를 걷어찬 다음, 몸 구석구석을 때렸다. 아니. 때렸다기 보다는 눌렀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컥-! 뭐, 뭐야?”
“역시, 다른 몬스터들과는 다르게 이놈은 정신이 좀 멀쩡하군.”
“누, 누구냐?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침범한 거야! 그리고 왜 내 몸은 안 움직이는 거지? 마비 마법이라도 걸어 놓은 거냐?!”
천강은 상대의 투구를 벗겨 보았다.“엘프네요. 그것도 다크 엘프.”
“다크 엘프?”
“예. 그냥 엘프와 다크 엘프라는 종족이 있는데, 색깔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놈들은 좀 사악한 놈들이긴 합니다. 그리고 엘프는 지적인 종족이라, 마법을 굉장히 잘 써요.”
“그렇다면 이놈들도 흑마법에 관심을 가질만 하겠군.”
“그렇죠. 그래서 다른 몬스터들과는 다르게 이놈은 흑마법에 취하지 않고 정신을 유지하는 모양입니다.”
다크 엘프는 무릎을 꿇은 채로 몸을 움직이기 위해 낑낑 거렸다.
“소용없다. 본좌가 네놈의 혈을 모두 눌러 움직이지 못 하게 만들었으니까. 묻는 말에 잘만 대답한다면 편히 보내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끔찍한 고통을 안겨 주지.”
“인간 따위가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다니! 죽여 버리겠다!”
“쯧. 역시, 말로는 안 되는 건가.”
천마는 다크 엘프의 어깨 위쪽을 꾹 눌렀다. 그러자 상대는 떠나가라 비명을 질러댔다.
“크아아악!!”
너무 시끄러우면 주변에서 이를 듣고 몰려올 수도 있어 천마는 다크 엘프가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 하게 다시 혈을 눌렀다.
바닥에 누워 몸부림을 치던 다크 엘프.
천마는 그의 앞에 쭈그려 앉아 재차 물었다.
“자. 이제 대화할 마음이 드느냐?”
다크 엘프는 두려움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렇다면 본좌가 묻는 말에 답하거라. 빛의 심판관 카라스가 이곳에 잡혀 왔느냐?”
천마가 혈을 풀어주자 다크 엘프는 얼른 대답했다.
“그, 그렇습니다.”
“어디에 있지?”
“그, 그렇지 않아도 오늘 의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카라스를 제물로 쓴다고 합니다. 신전 지하 감옥에 갇혀 있을 겁니다.”
“그렇군. 고맙다.”
천마는 다크 엘프의 목을 단번에 쳐 버렸다.
“다크 엘프가 그냥 술술 다 불어 버렸네요. 원래 좀 지독한 놈들이라고 들었는데.”
“하지만 일정 이상의 고통을 받으면 입을 열 수밖에 없지.”
“방금 하셨던 게 점혈? 그건가요?”
“그래. 놈이 움직이지 못 하게 점혈을 누르고, 느낄 수 있는 가장 끔찍한 고통을 주는 점혈도 눌러 놓은 것이지.”
“그런 것도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그러니까 아우도 다음에 배워 놓거라. 써 먹을 곳이 많은 기술이니.”
천마가 그렇게 말을 해도 천강은 알고 있었다. 자신은 절대 점혈을 익힐 수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아직 그 누구도 천마의 스킬들 중 단 하나도 베껴내지 못했다. 점혈은 더욱 어려운 기술이니, 앞으로도 그의 기술을 베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친······ 저거 개씹사기 스킬이었네
-몬스터 한정인 듯. 플레이어는 어차피 게임 안에서 고통을 별로 느끼지 못 하니까
-그래도 쩌는 건 맞지. 각만 잘 보면 보스 몬스터도 점혈로 때려 눕히면 되는 거잖아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보는 천마의 점혈 스킬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지하 감옥이라고 했겠다.”
두 사람은 지하 감옥을 찾기 위해 신전 안을 은밀하게 돌아다녔다.
“어둠의 부활을 위하여!!”
“우리의 목숨은 오로지 그분을 위한 것이다!”
어둠의 마법사 킬리야를 숭배하는 족속들이 신전 안에 넘쳐났다. 또한 신전이 상당히 크게 만들어져 있어 군단이 주둔하고 있어도 될 정도였다.
적어도 10만은 넘어 보이는 병력이 신전 안에 주둔해 있는 것 같았는데, 자칫 여기서 소란을 피워 싸움을 일으킨다면 그 많은 병력과 부딪혀야 할 것이다.
그런 무모한 짓은 할 수 없기에 최대한 조용히 이동했다.
그러면서 간간히 천마는 혼자 지나가는 다크 엘프를 하나씩 붙잡아 지하 감옥의 위치를 물었다.
“커헉-! 저, 저쪽 아래로 내려 가시면 됩니다.”
“흠. 고맙다.”
고문이 끝나면 항상 천마는 상대의 목을 깔끔하게 쳐서 숨통을 끊어 놓았다.
지하 감옥이 그리 가깝지 않은 곳에 있어서 찾아 가는 데에 시간이 꽤 걸렸지만, 신전 안에 신기한 것들이 많아 지루하진 않았다.
“여기가 지하 감옥인가.”
어두컴컴하고 퀴퀴한 냄새가 가득한 지하 감옥.
천마는 잠시 눈을 감고 지하 감옥에 누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기파를 보냈다.
“카라스는 아마 저기에 있는 것 같구나.”
천마가 가리킨 방향에는 쇠창살로 막혀 있는 감옥이 있었는데, 그곳을 몬스터들이 지키고 있었다.
콰직-!
“캬오오-!!”
그리 난이도가 높은 몬스터들이 아니라서 천마는 간단하게 놈들을 제압하고 감옥문을 부순 다음,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으음······.”
양팔이 쇠사슬에 묶여 있던 카라스는 소란을 듣고 정신을 차렸다.
“다, 당신은 누구······.”
“그대가 카라스인가?”
“그, 그렇습니다만.”
“본좌는 널 구하러 왔다.”
천마는 그렇게 말한 뒤, 카라스를 묶고 있는 사슬들을 칼로 깨뜨렸다.
“분신과는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는군.”
감옥에 갇혀 있어 많이 초췌해 보이긴 했지만, 카라스의 인상이 남아 있었다.
“일어날 수 있겠느냐?”
“아······ 예. 감사합니다.”
카라스는 천강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누구신지······.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오셨습니까?”
“말할 힘이 있으면 입 다물고 따라오기나 하거라. 지금은 얼른 여길 나가는 게 중요하니까.”
“혹시··· 정화의 정수를 갖고 계시다는 대륙의 영웅이십니까?”
“그냥 조용히 따라 오라니깐?”
천마의 말을 듣고 있기는 한 건지, 카라스는 눈을 반짝였다.“맞군요! 정말 영웅이셨군요! 정말 잘 됐습니다. 정화의 정수는 지금 갖고 계십니까?”
“나가기 싫은가 보지?”
“나가다니요. 제가 여길 온 이유는 어둠의 마법사가 부활하는 걸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그의 부활을 막기 전까지는 여기서 나갈 수 없습니다, 영웅이시어.”
카라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천마의 앞으로 새로운 시스템 창이 나타났다.
* 부활을 막아라.
오늘 밤 어둠의 군단은 각 도시에 총공격을 감행할 예정이며, 그동안 이곳 신전에서는 어둠의 마법사를 부활시키는 의식을 펼칠 예정입니다.
만약 당신이 카라스와 함께 부활을 막지 못 한다면 이 대륙에는 끔찍한 악몽이 시작될 겁니다.
카라스를 구하고 나면 곧바로 이어지는 연계 퀘스트였다. 그리고 퀘스트 창이 사라지자마자 이번에는 다른 퀘스트 창이 나타났다.
[글로벌 퀘스트가 최종 단계에 다다랐습니다.] [어둠의 군단이 맹공을 퍼붓습니다.]맹공을 퍼붓는다는 말까지는 괜찮은데, 그곳에 나오는 마지막 창이 모두를 경악시켰다.
[어둠의 마법사가 부활하는 동안, 흑마법에 잠식당한 드레곤이 출몰합니다.]아직 대륙에서 그 누구도 사냥하지 못 한 드레곤이 도시 한복판에 나타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