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46
단호한 현우의 말에 정말이냐는 듯 보는 할머니의 시선이었고 이에 엄마는 반대로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말했다.
“저 많이 늘었어요. 충분히 요리할 수 있어요!”
“그러니? 일단 부엌으로 가보자꾸나.”
이런 말과 함께 부엌을 향했고 상당한 넓이의 부엌의 모습에 할머니는 감탄하시는 모습이셨다. 하지만 이내 커다란 냉장고를 뒤지시기 시작하셨다. 특별히 있는 건 없었다. 현우가 일전에 장을 보고 사놓은 기본적인 것들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를 본 현우가 당장이라도 나갔다 오겠다는 듯 말했다.
“모자라신 게 있으면 제가 내려가서 사 올게요.”
“사 오기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단다. 기본적인 건 다 있구나.”
“그럼, 저도 도울게요.”
“넌 그냥 거실에 가 있으렴, 다하면 이 할미가 부를 테니까.”
“하지만.”
난 자신감 넘치게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는 불안한 듯 주춤거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습에 밀다시피 부엌 밖으로 내보내시는 할머니의 행동이셨다. 힘이 없지만 현우로서는 할머니가 다칠까 싶어. 속절없이 밀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괜찮을지 모르겠네.’
이런 우려 속에 거실로 와서는 곧장 소파에 앉아 요리가 다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부엌 쪽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면서 서서히 음식 냄새가 나기 시작하였다. 오랜만에 누군가 제대로 해주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겠다는 사실에 꼬고 있던 다리가 절로 리듬을 타고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몇십 분이 지났을까.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이게 뭐니 왜 냄비에 구멍이 나는 거니!?”
“죄송해요!”
‘역시, 저렇게 되는군.’
부엌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엄마가 사고를 친 모양이었다. 당장이라도 가서 말려야 하나? 싶었지만 곧이어 들리는 소리에 계속 보조를 시키는 모양이었다. 과연 잘 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고 어느새 고소한 냄새와 함께 찌개가 끓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달한 귀를 통해 들려온 소리에 절로 입에 침이 고였다.
‘냄새도 좋군.’
오랜만에 제대로 해준 할머니의 요리란 사실에 절로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역시 할머니를 모셔온 건 참으로 잘한 일이었다. 물론 이런 사실을 알게 될 큰아버지나 고모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알 수가 없었다. 혹시 데려가시려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한다면 할머니가 가지 않겠다고 하면 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현우야. 밥 먹으렴.”
“현우야 밥 먹자!”
할머니와 엄마의 목소리에 난 그제야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도착한 부엌에는 잘 차려진 밥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돼지고기가 든 김치찌개와 함께 계란말이와 각종 반찬거리가 꺼내어져 있었다. 반찬은 참고로 백화점 식품관에서 사 온 것들이었다. 아마 마음에 안 드실 거다. 직접 한 반찬거리가 아니면 만족을 하지 못하시는 분이시니 말이다
‘조만간 시장에 간다고 하시는 건지 모르겠군.’
사실 할아버지 댁도 못사는 건 아니었다. 큰아버지가 몇 번을 사업한다고 하다가 실패했어도 망하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제법 돈이 있는 집안이긴 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절약이 몸에 붙으신 할머니시기에 자주 시장에 가셔서 반찬들을 직접 만드시는 분이셨다. 당연히 손맛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맛있겠는데요?”
“얼른 앉아서 먹자.”
“냄새 좋지? 얼른 먹자. 이거 엄마가 한 거야?”
셋이서 앉았다. 난 당연히 한국의 예절상 웃어른이 먼저 먹어야 하기에 기다렸다. 이런 내 행동에 수저를 들려던 엄마도 하던 행동을 멈춘다. 이런 모습에 할머니가 웃으시며 수저를 들고는 말했다.
“그렇게 예의를 안 차려도 된단다. 이런 것도 다 옛날이지. 요즘에 누가 지킨다니.”
“그래도 지킬 건 확실히 지켜야겠죠.”
“그래, 일단 먹거라.”
밥 한술을 뜨시며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말에 그제야 나도 수저를 들고서 밥을 뜨고 먹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에 엄마도 함께 먹었다. 찌개도 그렇고 계란말이도 상당히 맛있었다. 역시 똑같이 해도 할머니의 손맛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우님이 하시던 요리의 재료의 양과 손질은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쩌면 정신적인 부분에서 작용한 맛의 상승이 아니겠는지요?〉
‘아레스, 그런 건 말하지 않아도 돼. 나도 알고 있으니까.’
〈알고 계시는군요.〉
‘완벽하게 따라 할 수 있는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정신적이든 어떻듯 그 어떤 때보다 맛있다는 게 중요하지.’
숟가락으로 찌개를 뜨고 먹는 내 손길은 제법 빨랐다. 이런 모습에 옆에서 할머니가 천천히 먹으라고 말씀하셨다. 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벌써 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두 번째 그릇을 채우고는 다시 먹기 시작했다. 이런 내 모습에 할머니는 불쌍하다는 듯 말씀하셨다.
“내 새끼, 그동안 얼마나 못 먹었으면 이렇게 살이 많이 빠진 거니. 이제부터라도 많이 먹어야 한다?”
“네, 그럴게요.”
엄밀히 말하면 그동안 상당히 잘 먹는다고 할 수 있다. 대접을 받는 경우도 많았고 한 끼에 수십만 원은 깨지는 음식점들도 자주 갔었다. 하지만 역시 할머니가 해주는 밥보단 못하다는 게 내 결론이었다. 그렇게 난 무려 5그릇을 먹고서 끝낼 수 있었다. 오랜만에 폭식을 한 셈이었다.
* * *
9월 2일.
어느덧 무더운 8월이 지나고 9월이 찾아왔다. 물론 아직도 밖 기온은 무더운 편이었다. 하지만 전무실인 이곳 방안은 에어컨 바람이 나오면서 시원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며칠 만에 본 한소연 비서를 보며 난 휴가를 잘 갔다 왔는지 물었다.
“여름 휴가는 잘 보냈습니까?”
“물론이죠. 가족들과도 그렇고 친구들과도 실컷 놀다 왔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겁니다.”
“예, 각오하고 있어요!”
여름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한소연 비서의 피부는 제법 탄 모습이었다. 바다 같은 곳에서 놀다 온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면 자신은 휴가라고 할 시간을 보내진 못한 것 같았다. 할머니의 일로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랬지만, 딱히 상관은 없었다. 그보다 지금 중요한 건 이젠 적성전자를 그만둘 때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벌써 반년인가?’
3월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거의 6개월은 다닌 셈이었다. 이만하면 어느 정도 회사란 게 어떤 건지 배운 것 같았다. 군대 문제 하나로 참 많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성전자에 다니고 그러다 배성그룹까지 매입하면서 이젠 대표이사까지 될 상황이었다. 뭐 언젠가 될 일이 일찍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편한 일이었다.
“오늘 리온제약 공장 시찰을 나가면 되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다들 전무님이 오시는 걸 알고 있습니다.”
“리온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다시 방문하게 되는 거군요.”
참고로 배성제약의 이름은 어느새 리온제약으로 바뀌어 있었다. 고민을 해봤지만, 특별히 나오는 회사 이름은 없었고 그러다 나온 이름이 리온이었다. 그냥 끌리는 이름이었고 그걸로 그냥 회사 이름으로 정해버린 셈이다. 어쨌든 리온제약과 리온화장품, 리온물산과 리온보험을 하나로 묶은 리온그룹이 현재 재탄생된 상태였다.
어쨌든 아직 적성전자에 다니고 있는 상황에서 리온제약으로 갈 수 있는 건 적성에서 크게 배려해주고 있어서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하는 일에 대해선 완벽히 끝낸 상황이라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잠시 한소연 비서와 대화를 나눈 이후 곧장 전무실 밖으로 나갔다. 이에 차강우 비서가 일어나 말을 해왔다.
“나가십니까?”
“한소연 비서와 함께 외출할 겁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퇴근 시간이 되시면 퇴근하시면 될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제법 경직된 표정으로 말하는 차강우 비서의 말이었고 그런 그를 지나쳐 곧장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움직이는 현우와 한소연 비서의 모습이었다. 전에 딱 잘라서 선을 그은 이후로 차강우 비서와의 사이는 거의 남과 같았다. 물론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철저히 하는 편이었다. 만약 그것까지 안 했다면 현우는 그를 다른 곳으로 바로 보내버렸을 터였다.
“한동안 차강우 비서와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까?”
어느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와중에 한소연 비서에게 물었고 이에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차강우 비서님은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혹시라도 불합리한 조치를 준다면 무시하고 나에게 보고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이건 당연한 겁니다. 한소연 비서는 제 사람이니까요.”
이런 말에 한소연은 절로 감동과 동시에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있어 이렇게 부하직원을 걱정해주는 상관이 있겠는가. 정말이지 처음 회장실에서 전무님을 마주친 것도 그렇고 회장실 비서실에서 전무실 비서실로 옮기게 된 것도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들은 운전기사인 김정수가 운전하는 제르니아를 타고서 곧장 리온제약이 있는 인천시 외곽에 있는 리온제약이 있는 곳을 향해 이동했다. 아, 참고로 김정수 운전기사는 우리와 함께 리온그룹으로 가기로 했다. 차강우 비서에게 말했을 당시에 승낙한 일이었고 그런 만큼 그와의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탑승한 차는 인천으로 향했고 어느새 리온제약으로 이름을 바꾼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온다는 연락을 받고 기다리는 이들이 정문부터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다음에 올 땐 저러지 말라고 말했었는데.’
어떻게 된 것이 한국기업의 문화에 저런 의전은 늘 항상 존재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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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인 걸까?
차가 정차하자마자 조심스럽게 차 문을 열어주는 40대 중반 중년인의 손길에는 조심스러움이 가득했다. 어느새 차에서 내린 현우는 그런 그를 보고 질책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에 말했습니다만.”
“회, 회장님께서 직접 오시는데, 어찌 저 혼자만 맞이할 수 있겠습니까.”
“그 회장이라는 직책보다는 대표이사가 좋겠다고도 했습니다. 혹시 까먹으셨나요?”
“죄, 죄송합니다.”
“백성욱 부장님, 저는 효율을 무척 중시합니다. 그러니 다음부터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오지 마시고 혼자서 나오세요. 아시겠습니까?”
“예, 대표이사님.”
백성국 부장, 그는 많은 임원이 잘려나가는 가운데, 나름으로 가장 깨끗한 인사였다. 자잘한 비리는 있었으나 심각한 건 없기에 그는 잘리지 않고 자리를 보전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차장에서 한순간에 부장이라는 위치까지 올라간 인물이었다. 40대 중반이라는 걸 생각하면 상당히 빠른 승진이었다.
사실 그런 만큼이나 그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강한 상태였다. 그래서 전에 의전을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어떻게서든 회장, 아니 대표이사님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행동에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럼 안으로 들어갈까요?”
“예, 안으로 드시지요.”
어느새 백성국 부장이 직접 본사 내부로 걸음을 옮겼다. 제약회사라 그렇게 큰 건물은 아니었다. 7층 정도의 적당한 크기의 건물이었다.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도착한 순간 ‘사장실’이라는 글이 있는 문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널찍한 전경이 드러났다. 이에 현우는 소파에 가리키며 말했다.
“앉으세요.”
“예.”
백성국 부장이 소파에 앉자 함께 따라 들어왔던 한소연 비서가 차는 어떤 걸 하시겠냐고 물었다.
“차는 어떤 걸 하기겠어요?”
“저는 커피요.”
“저도 커피,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말에 알겠다면서 나가는 한소연 비서였다. 전에 와서 비서실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했기에 곧바로 커피를 준비해오려는 것이다. 그렇게 문이 닫히자 혼자 남게 된 백성국 부장은 절로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있는 젊은 사람은 단번에 배성그룹을 인수한 사람이었다.
심지어 고용 승계를 통해 안심하고 있던 임직원들을 단번에 잘라낸 차가운 인물이기도 했다. 실상 그는 자신이 살아남은 것에 대해서 의아해하고 있었다. 자신도 어느 정도 받아먹은 게 있던 것이다. 물론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10년이 지나도 앉지 못했을 부장이란 직책에 앉았다는 것에 기쁜 마음이었다.
“내가 왜 아직 회사에 다니고 있지? 라는 표정이시네요.”
“예? 아, 아닙니다.”
“사실 백성국 부장님도 처음엔 자르려고 했었죠.”
“예!?”
“놀라실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안 잘렸으니까요.”
“가, 감사합니다.”
자칫해서 잘렸다면 안 그래도 자식들의 대학등록금 등 어려운 점들이 많았을 터였다. 확실히 자신은 잘리지 않았다.
“자잘한 비리들은 있더군요. 물론 다른 임직원들에 비해서라는 겁니다. 만약 또 이런 일이 있으면 그땐 그 부장이라는 자리는 물론이고 이 회사에서도 잘리게 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