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60)
160화. 지금 도둑질 하는 거냥?
160화. 지금 도둑질 하는 거냥?
“럭키!”
세준이 거대 지렁······ 아니 블랙 어스드래곤을 보며 미소 지었다. 알아서 저런 지렁이를 닮은 몬스터가 나타나 주다니.
이제 밭이 10만 평이든 100만 평이든 문제없다. 블랙 어스드래곤이 지나가면서 흙을 몇 번 삼켰다 뱉으면 끝이니까. 괜히 지구에서 지렁이 농법이 각광받는 게 아니다.
‘근데 지렁이는 땅만 파먹고 사나?’
덩치가 크다 보니 세준은 블랙 어스드래곤에게 추가로 뭘 먹여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세준이 그렇게 이미 블랙 어스드래곤을 길들인 것처럼 혼자 김칫국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있을 때
“엄청 큰 지렁이다냥!”
블랙 어스드래곤을 향해 테오가 무례하게 발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감히! 감히! 땅을 삼키는 자인 날 깨운 죄도 이미 죽을죄거늘! 이 몸을 지렁이라고 모욕하다니!!! 네놈들을 곱게 죽이지 않겠다!!!
덕분에 이미 자신의 잠을 깨운 세준을 향해 죽일 듯한 살기를 보내고 있는 블랙 어스드래곤의 화를 더 키워버렸다.
하지만
“흥냥! 그래봤자다냥! 내가 더 대단하다냥! 왜냐하면 나는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이자······.”
그런 블랙 어스드래곤을 향해 거리낌 없이 자기소개를 하는 테오였지만
-뭐?! 위대한 검은 용께서 너 같은 놈을 부하로 삼았다고?!!! 믿을 수 없다! 정말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라면 증표를 보여라!
테오의 말을 끊으며 블랙 어스드래곤이 검은 용의 증표를 보이라고 요구했다.
“푸후훗. 여기 있다냥! 꾸엥이 너도 보여줘라냥!”
테오가 기다렸다는 듯이 당당히 자신의 뒷발을 앞으로 내밀며 발바닥을 보여줬다.
꾸엥!
테오의 말에 꾸엥이도 엄지를 들었다.
스윽.
세준도 슬며시 소매를 걷어 왼팔에 힘을 주며 용 문신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 이럴 수가······.
블랙 어스드래곤이 세준의 팔에 있는 검은 용의 문신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가장 커서 멀리서도 잘 보였기 때문은 아니고.
-저런 하찮은 존재에게도 증표를 줄 시간은 있고!!!
세준같은 약한 존재에게도 증표를 줄 여유는 있으면서 검은 탑을 위해 천 년을 넘게 일한 자신은 몇백 년간 찾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였다.
펑!
결국 블랙 어스드래곤의 뚜껑이 열리며 이성을 잃었다. 증표를 보여준 게 역효과가 났다.
그리고
-죽어라!!!
이성을 잃은 블랙 어스드래곤이 세준을 향해 거대한 꼬리를 휘둘렀다.
하지만
“뀨-뀨-뀨-감히 제 마탑에 무슨 짓이죳!!!”
테오의 꼬리에서 자고 있던 이오나가 마탑을 향해 다가오는 거대한 힘을 느끼며 눈을 떴다. 꾸엥이가 부순 마탑을 보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공격을 받으니 짜증이 났다.
“돌들이여! 나의 명에 따라 적을 때려라! 플레임 스톤 미사일!”
이오나가 다가오는 블랙 어스드래곤의 꼬리를 향해 마법을 사용하자 바닥에 있던 수천 개의 돌들이 떠오르더니 급가속을 하며 블랙 어스드래곤의 꼬리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날아가는 사이 마찰열에 의해 금세 빨갛게 달궈진 돌들. 수천 개의 돌덩이들이 기관총에서 나가는 탄환처럼 꼬리와 부딪히며 꼬리의 추진력을 상쇄했다.
콰과광!
폭음이 일어나고 거대한 충격파가 함께 돌의 파편들이 마탑을 향해 쇄도했다.
하지만
우웅.
괜히 마탑이 아니라는 듯이 마탑에 설치된 배리어가 충격파와 돌들을 막았다.
그사이
“중력의 힘이여. 나의 명에 따라 힘을 강화하라! 그래비티 컨트롤.”
이오나가 다시 마법을 사용해 블랙 어스드래곤에게 10배의 중력을 가했다.
쿠구궁.
-크윽······.
이오나의 마법과 함께 땅속으로 매몰되는 블랙 어스드래곤.
“마력의 힘이여······.”
이오나가 마지막 최후의 일격을 날리려 할 때
“이오나, 죽이면 안 돼! 얘들아 내려가자.”
세준이 지렁이 농법을 위한 일꾼을 죽이려는 이오나를 서둘러 제지시켰다.
그리고 서둘러 동물들을 데리고 마탑을 내려갔다. 증표 때문에 화가 났으니 증표를 준다고 꼬셔서 농장에서 일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블랙 어스드래곤이 매몰된 곳에 도착하자
쿠오오오!
10배의 중력을 이겨내고 다시 몸을 일으키며 땅으로 머리가 올라온 블랙 어스드래곤이 보였다.
“잠깐 내 말 좀 들어봐. 내가 증표를······.”
세준이 증표를 빌미로 농장에서 함께 일하자고 블랙 어스드래곤의 몸에 손을 대며 설득하려 할 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길들이기만 하면 성공입니다.
보상 : 블랙 어스드래곤 땅을 삼키는 자가 농사를 도움.
퀘스트가 발생했다.
“어?! 조력자?”
-뭐냐?! 너같이 약한 놈이 탑농부라고?!
세준과 접촉하면서 블랙 어스드래곤도 세준의 정체를 알았는지 엄청나게 놀랐다. 세준이 너무 약한 것에. 검은 탑의 역사에서 이렇게 약한 탑농부는 없었다. 망조였다. 탑이 망할 망조.
“그래. 그러니까 나랑 일하자.”
이미 약하다고 무시당하는 건 아무렇지 않았기에 세준은 블랙 어스드래곤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그때
-너같이 하찮은 탑농부는 인정할 수 없다!
쿠구궁.
블랙 어스드래곤이 땅속에 숨겨둔 꼬리를 이용해 세준을 공격했고
꾸엥!
[아빠 위험하다요!]꾸엥이가 거대화하며 세준의 앞을 막아섰다.
콰앙!
크오오오!
꾸엥이의 엄지발가락에 있던 용 문신이 포효하며 꾸엥이를 보호하고 사라졌다.
꾸엥?
아이템 설명에는 목숨이 위험할 경우 발동한다고 했지만, 정확히는 정해진 위력 이상의 공격에 자동으로 드래곤 스킨이 발동한다.
꾸에엥!꾸엥!
콰앙!콰과광!
증표가 사라지자 흥분한 꾸엥이가 앞발로 블랙 어스드래곤을 난타하기 시작했다.
꾸엥!
[지렁이 나쁘다요!]-으윽!
꾸엥이의 공격에 블랙 어스드래곤이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10배 중력 때문에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어 반격할 수가 없었다.
“꾸엥아 그만 때려. 증표 다시 새겨줄게.”
세준은 꾸엥이가 적당히 블랙 어스드래곤의 몸을 노곤노곤하게 만들자 꾸엥이를 말렸다.
그리고
“자 여기.”
카이저의 비늘을 이용해 꾸엥이의 엄지에 다시 용 문신을 새겨줬다.
꾸엥!꾸엥!
[아빠 고맙다요! 꾸엥이 다시 증표 생겼다요!]그렇게 다시 증표가 생긴 꾸엥이가 기뻐하는 사이
-어떻게······?
“어때? 너도 갖고 싶지? 나를 따라가면 하나 새겨줄게.”
꾸엥이에게 다시 증표를 새겨주는 것을 보며 당황하고 있는 블랙 어스드래곤에게 세준이 카이저의 비늘 수십 장을 보이며 블랙 어스드래곤을 유혹했다.
하지만
-약한 주제에······.
강한 몬스터 뒤에서 으스대는 꼴이 반감을 샀다.
“싫어? 그럼 어쩔 수 없지. 꾸엥아 여기 지렁이 좀 더 때려줘.”
꾸엥!꾸엥!
-아··· 아니 잠깐······.
꾸에엥!
콰앙!
블랙 어스드래곤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꾸엥이의 어퍼컷이 날아왔다.
그렇게 한참을 더 맞고
“따라올 거야 안 올 거야?”
세준이 다시 물었다.
-······.
블랙 어스드래곤은 대답이 없었다. 맞기는 싫고 아직 마음으로는 승복할 수 없는 모양.
“내가 너를 위해 멋진 이름도 지어놨는데······ 안 궁금해?”
세준이 블랙 어스드래곤이 승복할 수밖에 없는 명분을 줬다.
-내 이름?!
“그래. 토룡(土龍) 어때? 지구에서는 룡도 용이랑 같은 거야.”
룡은 용이지만, 토룡이 지렁이를 뜻하는 것은 비밀이었다.
하지만
-······!
그걸 모르는 블랙 어스드래곤은 세준의 말에 감격했다. 감히 용과 같은 단어를 이름에 넣다니!
[퀘스트가 완료됐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블랙 어스드래곤 땅을 삼키는 자 토룡이가 농장일을 돕기로 합니다.]대답은 없었지만, 퀘스트 완료 메시지로 알 수 있었다. 블랙 어스드래곤. 아니 토룡이가 세준의 농장에 합류하기로 했음을.
-좋습니다! 주인님,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환영해. 토룡아.”
세준이 토룡의 머리에 증표를 새겨주며 말했다. 머리에 콩알만 한 용 문신이 새겨졌다.
“토룡 막내 환영한다냥! 난 가장 큰 형님인 테오 박이다냥!
꾸엥!꾸엥!
[새로운 막내 환영한다요! 꾸엥이는 넷째인 꾸엥이 박이다요!]-······막내라니?
“가장 늦게 들어왔으니 막내인 것이다냥!”
꾸엥!꾸엥!
[그렇다요! 토룡이는 여섯째다요!]“둘째는 불꽃이, 셋째는 흑토끼······.”
테오가 가족 계보를 읊어줬다.
증표와 이름이 생긴 것까지는 좋은데 덤으로 얻은 5명의 형들과 누나. 토룡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난 2000살이 넘었는데······.
막내라는 건 좀 억울했다.
***
탑 20층.
“모두 모였나?”
“네!”
한태준이 중간에 합류한 제자들을 보며 물었다.
그때
“응?”
한태준의 눈에 한쪽 팔이 없는 장린이 눈에 들어왔다.
“장린! 넌 왜 온 것이냐? 어서 병원으로 돌아가!”
한태준이 호통을 쳤다. 아직 회복도 되지 않은 몸으로 여길 오다니 너무 위험했다.
“스승님. 형제들의 복수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적의 인상착의와 특징을 기억하는 제가 없으면 추적이 힘들 겁니다. 제발 저도 같이 가게 해주십시오!”
“······.”
한태준이 말없이 장린의 눈을 봤다. 힘으로 돌려보낼 수는 있지만, 포기하지 않을 눈빛이었다.
“좋다. 대신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말거라.”
“네! 감사합니다. 스승님.”
“일단 네가 기억하는 것들을 말해보거라.”
“저희를 습격한 헌터들의 인상착의는 검은색 가면과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것 말고는 없느냐?”
보통 강도들의 복장이기 때문에 그걸로는 추격이 어려웠다.
“아! 한 가지 특이한 게 있었습니다.”
“특이한 거?”
“네. 그들 중 한 명의 목에서 잠깐이었지만, 머리가 세 개인 뱀이 원형으로 있는 문신을 봤습니다.”
“머리가 세 개라고?!”
“네. 제가 잘못 본 걸까요?”
“음······.”
한태준은 대답 대신 침음을 흘렸다.
‘머리가 세 개인 뱀문신이라니······.’
정확한 조직의 명칭은 모른다. 그저 머리가 세 개인 뱀이 원형을 그리는 문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속칭 삼두사회라고 불린다.
조직의 기원은 마피아, 야쿠자, 삼합회의 헌터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라고만 알려져 있다.
장린이 제대로 본 게 맞다면 이건 너무 위험했다. 자신과 제자들만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견고한 칼날 대파를 노린다면 피할 수도 없는 일.
“일단 탑 40층으로 이동한다.”
“네!”
한태준이 제자들을 데리고 탑 40층으로 이동했다. 고양이 상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었다.
***
농장으로 돌아갈 때는 토룡이를 타고 돌아왔다. 농장에 도착하니 어느새 잘 시간이었다.
-그럼 저는 바로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농장에 도착하자마자 토룡이는 손가락 크기 정도로 작아지더니 바로 밭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래. 수고해줘.”
꾸엥!
[꾸엥이 자러간다요!]“그래. 꾸엥이 잘자.”
세준이 꾸엥이와 인사를 하고 세준이 집으로 향했다. 고단한 하루였다.
커어어.
고로롱.
뀨로롱.
세준과 테오, 이오나는 눕자마자 잠들었다.
그때
쿵.쿵.
아무런 소리도 없이 방문이 열리며 하얀 존재가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누구도 수상한 존재의 침입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세준의 침실로 들어온 존재가 세준의 몸을 뒤적거리며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았다.
세준의 주머니에서 씨앗이 든 가죽 주머니를 꺼내 씨앗 하나를 빼내 삼키려 할 때
척.
테오의 앞발이 햐얀 존재의 입을 막았다.
“뭐냥?! 켈리온 님, 지금 도둑질 하는 거냥?”
-아··· 아니······.
테오가 켈리온을 보며 물었다.
-어떻게······?
켈리온이 자신을 보고 있는 테오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바라봤다.
켈리온은 세준이 가진 영약 :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의 씨앗을 훔치기 위해 카이저가 자리를 비운 틈만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카이저가 자리를 비우자 침실 안에 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법뿐 아니라 인식 왜곡 등 걸리지 않기 위한 모든 마법을 걸었다. 그런데 테오에게 딱 걸린 것이다.
“박 회장! 도둑이다냥!”
테오가 힘차게 도둑의 침입을 알렸다. 아직 하루가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