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86)
186화. 청첩장을 받다.
186화. 청첩장을 받다.
한라 빌딩의 모니터실. 사람들이 수십 대의 화면으로 CCTV 영상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때
삑.삑.
동작 센서가 작동했다는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어디야?!”
“3층 315호 청소용품 창고입니다!”
모니터실 관리자의 물음에 부하 직원이 서둘러 대답했다.
“3층 315호에서 황금박쥐 출현 확인했습니다!”
이어서 3층의 CCTV를 살피던 직원이 CCTV 영상에서 황금박쥐의 모습을 확인하며 외쳤다.
“모니터실이다. 3층에서 황금박쥐의 출현을 확인했다. 3층의 안내 요원은 서둘러 3층 315호 청소용품 창고로 이동해 황금박쥐와 접촉하라.”
잠시 후
“황금박쥐 님, 맞으십니까?”
(네. 근데 누구세요?)
라면을 찾기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황금박쥐가 안내요원과 마주쳤다.
“저희가 황금박쥐 님이 필요한 물건이 있는 곳으로 안내할 겁니다. 필요한 물건이 뭡니까?”
(저는 라면이 필요해요.)
“혹시 라면 종류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세준 님이 그냥 무조건 라면을 많이 가져오라고 하셨어요.)
“되도록 많이 말입니까? 알았습니다. 저희를 따라오시죠. 라면 창고로 안내하겠습니다. 제 어깨에 앉으시죠.”
(네!)
황금박쥐가 남자의 어깨에 앉자
“이동하면서 이것 좀 드시죠.”
남자가 황금박쥐가 나타났을 때를 위해 준비해둔 과일 도시락을 열어 안에 있는 포도 하나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쭙쭙.
황금박쥐가 포도를 먹으며 라면 창고로 이동했다. 현재 한라 빌딩에 입주해 있던 사무실들은 전부 나간 상태로 지금은 황금박쥐만을 위한 물류센터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렇게 라면 창고에 도착한 황금박쥐는 라면 창고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라면을 챙겼다.
(뱃뱃. 감사합니다. 그럼 갈게요.)
파닥!파닥!
두 발로 라면 100개를 움켜쥔 황금박쥐가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탑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툭.
“어?!”
5개씩 묶어 연결한 20개의 라면 뭉치 중 1개를 뺀 나머지 19개 라면 뭉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결국 황금박쥐가 가져간 라면은 5개가 전부였다.
***
“흐흐흐. 라면을 몇 개나 가져오려나?”
세준이 지구로 간 황금박쥐를 기다리며 방울토마토를 심었다. 아무리 못해도 라면을 2개는 가져와 줘야 꾸엥이랑 자신이 1개씩 나누어 먹을 수 있다.
최대한 많이 가져오라고 말은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렇게 밖의 물건을 공수할 수 있는 것만으로 행운이니까.
처음 황금박쥐가 지구에 왔다 갔다 할 때만 해도 세준은 욕심을 내며 황금박쥐에게 아공간 주머니를 마련해 지구의 물품을 대량으로 가져오게 하려 했다.
하지만 이오나가 그런 세준을 말렸다. 차원을 이동하는 건 쉬운 게 아니기 때문에 되도록 변수가 없는 게 좋다고.
특히 공간 계열 마법인 아공간 마법 같은 경우 차원 이동을 하는 중간에 간섭을 일으켜 황금박쥐가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최악의 경우 차원의 틈에 갇혀버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때
파닥.파닥.
(뱃뱃! 세준 님, 저 왔어요!)
황금박쥐가 돌아왔다.
(제가 라면 엄청 많이 가져왔어요!)
황금박쥐가 세준을 향해 흥분한 목소리로 외치다가
(어?!)
생각보다 몸이 가볍자 서둘러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달랑 라면 뭉치 1개만 들고 있는 걸 확인했다.
(배앵······ 라면을 엄청 많이 챙겼는데······ 세준 님, 죄송해요.)
황금박쥐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세준에게 날아왔다.
하지만
“오! 황금박쥐 대단해! 라면을 5개나 챙겨오다니!”
세준은 황금박쥐가 가져온 라면을 보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꾸엥이랑 1개씩 나눠만 먹을 수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황금박쥐가 라면을 5개나 가져온 것이다.
거기다 종류도 다양했다. 일반 국물라면 3종류, 짜장라면 1개, 지옥닭라면. 최고의 성과였다.
“잘했어. 황금박쥐!”
(뱃뱃. 저 잘했나요?)
“그럼! 자 이리 와 봐!”
세준이 자신의 손바닥을 펼치며 말했다.
(네!)
“이거 먹어.”
세준이 손바닥 위에 올라온 황금박쥐에게 하얀색 방울토마토를 건넸다. 영약급 방울토마토였다.
(잘 먹겠습니다!)
쭙쭙.
황금박쥐가 방울토마토를 안고 열심히 즙을 빨아 먹기 시작했다.
‘역시 세준 님, 과일이 제일 맛있어!’
조금 전까지 과일 접대를 받고 온 황금박쥐지만, 지구에서 먹은 과일은 이것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흐흐흐. 이따 저녁에 먹어야지.”
에일린의 건강 주먹 고기 조각을 소화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황금박쥐 덕분에 라면을 5개나 챙긴 세준은 빨리 배를 꺼트리기 위해 열심히 방울토마토를 심었다.
그리고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농사꾼의 발소리에 감사하며 힘을 보탭니다.] [마력 스탯의 잠재력이 105에서 106으로 상승합니다.]방울토마토밭을 열심히 돌아다닌 덕분에 마력 잠재력도 1 상승했다.
세준이 열심히 일을 하는 사이
꾸엥!꾸엥!
[맛있겠다요! 꾸엥이도 꾸엥이 할머니 만나서 꾸엥이 할머니 요리 먹고 싶다요!]꾸엥이는 그리움의 청동 거울로 할머니가 요리하는 것을 지켜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엉겁결에 할머니가 된 것도 모자라 쿡방까지 찍는 김미경이었다.
우적.우적.
그렇게 쿡방을 보며 간식 주머니에서 생고구마를 꺼내 먹던 꾸엥이.
꾸엥?
[근데 흑토끼 형아는 뭐 한다요?]갑자기 흑토끼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청동 거울에 마력을 불어 넣으며 흑토끼를 떠올렸다.
그러자 청동 거울에 보이는 흑토끼. 흑토끼는 뾱망치를 등에 메고 웃음을 참으며 누군가의 등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꾸엥?
[어디서 많이 보던 등이다요?]근데 그 등이 상당히 익숙했다.
그때
뺘악!!!
“으악! 깜짝이야!”
세준이 일하는 곳에서 흑토끼의 포효 소리와 함께 세준의 비명이 들렸다. 탑 99층에 도착하자마자 세준에게 장난을 친 흑토끼였다.
***
“야! 놀랐잖아!”
갑자기 뒤에서 소리를 지르며 나타난 흑토끼를 보며 세준이 화를 낼 때
뺘악!
[삼촌, 보고 싶었어요!]폴짝!
부비부비.
세준의 어깨에 잽싸게 올라가 세준의 얼굴에 자신의 볼을 부비는 흑토끼. 이렇게 애교를 부리면 반칙이잖아.
“잘 지냈어?”
세준이 흑토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 흑토끼의 애교에 화는 사그라든 지 오래였다.
뺙!뺙!
[네! 오늘은 이것 때문에 왔어요!]척.
흑토끼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어?! 이건?”
앞으로 한 달 후 탑 55층에서 레드리본 왕국이 새로 세워졌다는 것을 알리는 건국식과 함께 흑토끼와 쀼쀼의 결혼식에 초대한다는 청첩장이었다.
“흑토끼 축하하고 고생했어!”
뺙!뺙!
[맞아요! 나 엄청 고생했어요!]세준의 칭찬에 흑토끼가 바로 세준의 볼에 다시 머리를 비비며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탑 55층에서는 지위가 있으니 이러기 힘들었을 것이다.
세준이 그런 흑토끼를 쓰다듬고 있을 때
뺙?
[삼촌은 못 오죠······?]흑토끼가 혹시나 하는 눈빛으로 세준을 보며 물었다. 실망하지 않기 위해 부정형으로 말했지만, 눈빛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미안······ 흑토끼도 알잖아.”
세준은 흑토끼의 기대에 부응해줄 수 없었다. 탑 55층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웨이포인트가 등록돼 있거나 탑 55층의 땅문서가 필요했지만, 세준은 둘 다 해당하지 않았다.
흑토끼가 간단하게 땅문서를 발행해주면 좋겠지만, 땅문서 아이템은 일반적인 용도의 땅문서와 달랐다. 땅문서 아이템은 탑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용족도 관여하지 못한다고 했다.
뺙······
[괜찮아요······.]흑토끼가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때
“흑토끼, 언제 온 것이냥?!”
세준의 무릎에서 자다 일어난 테오가 흑토끼를 발견하고는 아는 체를 했다.
뺙!뺙!
[방금 왔어! 나 한 달 후에 결혼해!]“축하한다냥! 내가 결혼식 때 좋은 선물을 주겠다냥!”
그렇게 테오와 흑토끼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꾸엥!
꾸엥이가 흑토끼를 부르며 달려왔다.
***
검은 탑 2층.
“이제 2층은 그냥 올라가면 되네?”
“이게 가겔 덕분이지.”
이제 막 티켓으로 각성한 헌터들이 양옆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경험치 농장을 보며 말했다.
가겔의 경험치 농장은 점점 규모를 넓히며 탑 2층을 전부 장악했고 탑 2층에 있던 스켈레톤들은 오염된 방울토마토의 영양분으로 변하며 완전히 씨가 말랐다.
덕분에 헌터들은 몬스터들과의 싸움 없이 편하게 탑 3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경험치 농장을 구경하며 헌터들이 탑 2층의 웨이포인트에 도착해 붉은 크리스탈에 손을 대자
[탑 2층을 클리어했습니다.]간단하게 층이 클리어됐다.
거기다 탑 2층 클리어 보상까지. 층 클리어 보상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세준이 봤다면 억울해할 상황이었다.
[탑 2층의 웨이포인트가 저장됐습니다.] [탑 3층으로 이동합니다.]그렇게 탑 3층에 도착한 헌터들.
“오! 여기도 경험치 농장이 생기고 있네?
헌터들이 땅에 심어진 오염된 방울토마토들을 발견했다. 탑 3층의 일부에도 경험치 농장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
“보물창고 안의 보물은 흑토끼 네가 써.”
세준이 레드리본 왕국 보물창고에 있는 물건들을 꺼낼 수 있는 보물창고의 수호 토끼 조각상을 흑토끼에게 결혼 선물로 건네면서 말했다.
처음 이걸 얻었을 때부터 세준은 이 보물들을 흑토끼가 쀼쀼와 결혼하면 넘길 생각이었다.
‘이 정도 보물이면 우리 흑토끼가 꿀릴 일은 없지!’
흑토끼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였다.
“이제 다시 일해야지. 흑토끼, 너는 이것 좀 먹고 있어.”
세준이 영약급 방울토마토 5개를 건넸다. 앞으로 왕이 될 흑토끼.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뺙!
[잘 먹을게요!]그렇게 흑토끼에게 몸보신을 시키고
저벅.저벅.
세준이 다시 방울토마토밭에서 일할 때
쭙쭙.
뺙?
[이게 뭐지?]방울토마토를 먹으면서 보물 창고의 물건을 살펴보던 흑토끼가 문서 하나를 꺼내 무심결에 펼쳤다.
그리고
슈욱.
흑토끼가 사라졌다.
꾸엥?
[작은 형아 어디 갔다요?]흑토끼의 방울토마토를 노리고 있던 꾸엥이가 당황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꾸엥!
[아빠 작은 형아가 없어졌다요!]꾸엥이가 급하게 세준을 불렀다.
“뭐?! 흑토끼가 왜?”
꾸엥!꾸엥!
[모르겠다요! 아빠처럼 말린 문서를 펼치더니 사라졌다요!]“뭐?! 말린 문서?”
꾸엥이의 말에 세준은 보물창고에 넣어뒀던 땅문서가 떠올랐다.
그리고
“헉!”
기겁했다. 보물창고에 넣어둔 땅문서는 하얀탑과 푸른탑의 땅문서.
“그걸 왜 열어?!”
땅문서를 펼쳐 탑 77층으로 혼자 이동해 탑 99층을 발칵 뒤집었던 세준이 할 말은 아니었다. 그 삼촌에 그 조카였다.
“꾸엥이는 일단 청동 거울로 흑토끼가 무사한지 보고 있어! 나는 용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볼게! 에일린!”
세준이 꾸엥이에게 말하고는 에일린을 부르며 카이저와 켈리온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하얀탑으로 갔다면 그래도 켈리온이나 아작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꾸엥!
[알겠다요!]꾸엥이가 서둘러 청동 거울로 흑토끼의 상태를 확인했다. 주변이 새하얗고 반짝이는 바위들로 덮여 있어 흑토끼의 모습이 너무 잘 들어왔다. 다행히 흑토끼에게는 아무 이상도 없었다.
그때 흑토끼가 등에 메고 있던 자신의 뾱망치를 꺼내며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