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72)
372화. 바로 심을 줄 몰랐지.
372화. 바로 심을 줄 몰랐지.
하얀탑 관리자 구역.
“자. 마셔!”
“가하하하! 그래! 마시자고!”
웃는 얼굴로 켈리온이 그레이브의 빈 잔에 삼양주를 따라줬다.
하지만 켈리온의 웃는 표정과 다르게 속은 썩어가고 있었다.
당연했다. 자신의 피 같은 삼양주를 벌써 3일째 그레이브와 나눠 마시고 있었으니까.
세준이 죽은 땅을 살릴 농작물을 수확하길 기다리며 그레이브를 하얀탑으로 데려와 술을 먹이고 있었는데···
어느새 주변에 뒹구는 빈 삼양주병만 2000병이 넘어갔다.
‘작작 좀 마셔! 안주도 먹으라고!’
켈리온이 삼양주를 입술에 살짝 축이며 그레이브에게 살기 어린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이 눈치 없는 녀석은 안주도 안 먹고, 깡삼양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삼양주를 천천히 먹게 하기 위해 하얀탑 애들이 즐겨 먹는 구운 개구리 뒷다리 안주까지 꺼냈는데···
그레이브는 개구리 뒷다리를 한 번 뜯어 먹은 후 인상을 찡그리더니, 삼양주만 마시고 있었다.
물론 자신도 안 먹는 안주기는 했다.
그러나 자신은 세준의 안주로 입맛이 높아졌기 때문. 예전에는 술안주로 곧잘 먹었었다.
‘근데 세준이 안주도 안 먹어본 놈이···’
켈리온은 세준의 안주도 못 먹어본 주제에 입맛이 까다로운 그레이브가 괘씸했다.
그렇게 그레이브를 탐탁지 않은 눈빛으로 보고 있을 때
“켈리온, 한 잔 따라줘.”
그레이브가 삼양주를 원샷하고는 빈 잔을 내밀었다. 주인도 혀만 축였거늘! 원샷을 해?! 정말 눈치 없는 놈이었다.
‘켈리온, 힘내자! 용용마켓 VIP가 멀지 않았어!’
켈리온이 자신도 모르게 불끈 쥐어지는 주먹을 풀며 자신의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으하하하. 그래. 많이 마셔!”
접대 미소를 장착하고 그레이브의 잔에 삼양주를 따라줬다.
‘세준이한테 한 번 더 물어봐야지.’
동시에 하얀용 조각상을 움직여 세준을 찾아갔다.
***
검은탑 99층.
[어둠의 짙은 체리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
..
.
세준이 수확의 비약을 사용해 빠르게 성장한 체리 나무 2그루에서 체리를 수확했다.
잠시 후.
“흐흐흐. 끝났다.”
세준이 바구니 가득 담긴 체리들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봤다.
>권능 : 풍성해져라!>를 사용한 덕분에 수확량이 2배로 늘어나 거의 4000개의 체리를 수확했다.
그리고
정신력이 상승했다. 물질적 풍요가 정신을 살찌웠다.
“에일린, 체리 받아.”
세준이 에일린이 먹을 체리를 보낸 후
“하나 먹어볼까?”
체리 하나를 입에 넣었다.
그러자
[짙은 어둠의 체리를 섭취했습니다.] [아주 미세한 양의 어둠의 힘이 몸 안에 저장됩니다.] [파괴력이 아주 미세하게 증가합니다.]나타나는 메시지.
“좋아. 강해졌군.”
‘아주 미세하게’ 강해진 세준이 자신의 오른팔을 붕붕 돌리며 말했다.
그리고
끼로롱.
“흐흐흐. 슈퍼 개복치 까망이여. 이제 이걸로 너와 나의 격차는 더 커졌구나.”
슬랭백 안에서 곤히 자는 펜릴을 내려다보며 괜히 우쭐거렸다. 자신보다 약한 펜릴이 있어 너무 행복한 세준이었다.
세준은 체리를 몇 개 더 먹고
“이제 빛바라기 수확하러 고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빛바라기꽃 앞으로 가 빛바라기 씨앗을 수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지력의 강낭콩까지 수확한 후
“카이저 님, 여기 짙은 어둠의 체리 3500개요.”
세준이 카이저를 찾아가 남은 체리를 전부 넘겼다.
-크하하하. 고맙구나! 이거 받거라!
카이저가 세준에게 35억 탑코인을 건넸다. 체리 하나당 10만 탑코인이었다.
그렇게 카이저에게 체리를 전달하고
“켈리온 님은 어디 가서 찾지?”
세준이 켈리온을 찾으려 할 때
-세준아···
방울토마토밭에 몸을 숨기고 있던 켈리온이 조용한 목소리로 지나가는 세준을 불렀다.
“아. 켈리온 님, 그렇지 않아도 찾고 있었어요.”
-그래? 설마 드디어 죽은 땅을 살릴 농작물이 준비된 것이냐?
“네. 여기요.”
세준이 지력의 강낭콩을 건네자
-오! 드디어···
켈리온이 지력의 강낭콩을 보며 흥분하더니 서둘러 강낭콩을 삼켜 본체로 보냈다.
그리고
-으하하하. 세준아 고맙구나! 에일린!
에일린을 부르며 사라졌다. 에일린에게 계약서를 받아 그레이브와 바로 계약을 할 생각이었다.
“···빛바라기 씨앗은 조금 있다 드려야겠네.”
아마 조금 있으면 누적 구매액을 늘리기 위해 서둘러 오실 게 뻔했다.
세준은 빛바라기 씨앗을 주머니에 넣고
냠.
[에일린의 더 건강한 주먹 고기 조각을 섭취했습니다.] [음식을 모두 먹어야 효과를 발휘합니다.] [75조각 남았습니다.]에일린이 만들어 준 주먹 고기 3조각으로 간단히 점심을 때웠다.
후루룩.
“크으. 좋다.”
점심을 먹은 세준이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을 때
“켈리온 할아버지, 용용마켓 VIP가 된 걸 축하드려요.”
켈리온이 그레이브의 사인을 받은 계약서를 에일린에게 건네고 용용마켓 VIP가 됐다.
-으하하하. 고맙구나.
에일린의 축하에 기뻐하는 켈리온.
하지만
-뭐?! 내가 네 번째가 아니라 다섯 번째 VIP라고?
켈리온은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야 했다.
“네. 네 번째 VIP는 브라키오 할머니에요.”
-설마···브라키오가 아르테미스를 데려온 것이냐?
“아니요. 브라키오 할머니의 용용마켓 누적 구매액이 1조 탑코인을 넘어서 VIP가 되셨죠.”
-뭐?! 누적 구매액 1조 탑코인이면 용용마켓 VIP가 될 수 있다고?
“네. 못 들으셨어요? 이제 누적 구매액이 1조 탑코인을 넘으면 용용마켓 VIP가 될 수 있어요.”
“그럴 수가···”
숨어 다니던 켈리온은 용용마켓 규정이 바뀐 걸 이제야 알았다.
용용마켓 한 달 누적 구매액이 3000억 탑코인이 이상이면 용용마켓 VIP 기간이 자동으로 30일 연장된다는 것도.
그리고
“내 삼양주···”
지금 가장 억울한 건 그레이브를 붙잡아 두기 위해 마신 2100병의 삼양주였다. 그사이 삼양주를 100병이나 더 마신 그레이브였다.
***
검은탑 50층.
테오와 삐욧이가 유렌을 따라 블랙리스트 가장 아래에 있는 빚쟁이를 잡기 위해 거대한 성 앞에 도착했다.
“테오 님, 여깁니다.”
“푸후훗. 여기가 그롤이라는 녀석이 있는 곳이냥?”
테오가 히죽 웃으며 성문을 바라봤다.
“네. 그롤은 저한테 1조 탑코인 빌려간 녀석으로 처음에는 빚이 100만 탑코인이었는데···”
유렌이 자신이 어떻게 그롤에게 1조 탑코인을 빌려주게 됐는지 설명했다.
“이상하게 그롤이 어깨 동무를 하고 ‘돈 있냐?’라고 물어볼 때마다 돈을 빌려주게 되더라고요.”
“냥?”
삐욧?
누가 들어도 삥 뜯긴 건데, 유렌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헤헤. 그래서 요즘은 그롤을 만날 때는 돈을 안 가지고 가요.”
해맑은 표정으로 그롤을 상대하는 자신의 노하우를 자랑스럽게 말하는 유렌.
너무 탐스러운 호구다냥!
유렌의 호구력에 다시 한번 흔들리는 테오. 안 된다냥! 이러면 박 회장이 싫어한다냥!
“빨리 안내나 하라냥!”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며 유렌을 재촉했다.
“네! 가시죠!”
유렌이 앞으로 나서며 성문을 똑똑 두드렸다.
그러자
“아니. 이게 누구야?! 내 돈 많은 친구아냐?!”
육중한 걸음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문이 가볍게 열리며 키 10m의 근육질 하마 그롤이 유렌을 맞이했다.
그리고
“우리 돈 많은 친구, 돈 좀 있어? 없으면 내가 좀 서운할 거 같은데···”
그롤이 손가락 하나를 유렌의 어깨에 올리려 했다. 어깨동무가 아니라 손가락동무였다.
그때
“푸후훗. 멈춰라냥!”
테오가 그롤의 손가락을 앞발로 막으며 소리쳤다.
“흥! 이것···”
그롤이 코웃음을 치며 가볍게 테오의 앞발을 뿌리치려 했지만.
“윽! 무슨 힘이···”
그롤의 손가락은 요지부동이었다.
“푸후훗. 그롤, 돈 있냥?”
“···없는데.”
“푸후훗. 잘 생각하고 대답하라냥! 뒤져서 나오면 1탑코인당 1대다냥!”
테오가 그런 그롤에게 삥을 뜯기 시작했다.
“진짜 없다니까! 뒤져 보던가!”
아직 분위기 파악을 못 한 그롤은 대놓고 거짓말을 하며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푸후훗. 거짓말하지 말라냥!”
테오는 보통 냥아치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그롤의 품에 있던 돈주머니를 꺼내 안에 든 액수까지 확인했다.
“푸후훗. 100억 탑코인이니까 100억 대다냥! 백억냥타!”
찰싹!찰싹!
“뭐?! 으헉···”
테오가 급조해서 만든 신기술 싸대기 100억번을 후리는 백억냥타에 맞은 그롤이 기절했다.
“1억 대 밖에 못 때렸다냥! 아쉽다냥!”
100억 대를 다 때리기 전에 그롤이 기절해서 백억냥타를 완성하지 못한 테오가 아쉬워했다.
쁘흐흣.
꾹.
그사이 삐욧이가 기절한 그롤의 손가락을 노예 계약서에 찍었다.
그리고
“저···테오 님, 저도 때리고···”
기절한 그롤을 보며 용기가 생긴 유렌이 테오에게 그롤을 100대 때릴 수 있는 권리를 100억 탑코인을 주고 샀다.
“이 나쁜 놈! 내가 왜 네 친구야?! 어?! 내가 얼마나 주기 싫었는데!!!”
퍽!퍽!
분명 빌려준 거라고 하더니, 유렌이 열심히 그롤을 때리는 사이
“푸후훗. 찾았다냥!”
테오는 그롤의 비밀 창고를 찾아 유렌과 1조 탑코인을 5대5로 나눴다.
“푸후훗. 가장 가까운 빚쟁이에게 안내하라냥!”
“우헤헤. 네!”
그롤을 때리며 속이 좀 후련해진 유렌. 테오와 함께면 어떤 상대든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았다.
그래서 테오를 블랙리스트의 5번째 줄에 있는 이구엔에게 안내했다.
이구엔이라고 적혀 이름 옆에는 4조 3000억 탑코인이라는 금액이 적혀 있었다.
***
후루룩.
-세준아!
역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세준이 용용마켓 VIP가 되자마자 자신을 찾아오는 켈리온을 보며 찻잔을 내려놨다.
아마 VIP기간 연장과 가장 먼저 VVIP가 되기 위해서일 거다.
세준은 준비해 둔 빛바라기 씨앗 4000개 외에 이외에 삼양주, 초월의 검은콩 등을 팔아 3000억 탑코인을 받았다.
그리고
-이것들아! 나 여기 있다! 이제 나도 VIP다!
이제 숨을 필요가 없는 켈리온이 한 맺힌 목소리로 외치며 다른 용조각상들이 있는 분수대로 날아갔다.
그렇게 켈리온과 거래를 끝내고 오후 농사를 시작하려 할 때
[갈색탑의 탑농부 오릭이 지력의 강낭콩을 허락 없이 심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탑의 율법에 따라 검은 탑의 탑농부 박세준이 앞으로 100년간 갈색탑의 탑농부 오릭을 거느립니다.]나타나는 메시지.
“아.”
그러고 보니 켈리온에게 지력의 강낭콩을 건넬 때 심어도 된다는 허락을 안 했다. 절대 일부러 노예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니었다.
‘확인만 하라고 준 건데, 바로 심을 줄 몰랐지.’
덕분에 갈색탑 탑농부 오릭은 세준의 5번째 노예가 됐다.
[직업 특성에 따라 갈색탑 탑농부 오릭의 스탯 0.2%를 빌려옵니다.] [힘 10, 체력 7, 민첩 17, 마력 16가 증가합니다.]이어서 스탯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이고.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갈색탑의 탑농부 오릭에게 미안해 하는 세준.
하지만
“흐흐흐.”
입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역시 냥아치 테 부회장을 거느리는 박 회장다웠다.
그때
[탑농부 5명을 거느리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세준을 더 크게 웃게 해줄 메시지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