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79)
379화. 그거 에일린도 할 수 있는데.
379화. 그거 에일린도 할 수 있는데.
황금탑 38층.
콰과광!
1초에도 수십 번씩 치는 번개로 인해 눈부신 하늘에 거대한 땅 하나가 하늘에 떠 있었다.
하늘에 떠 있는 땅의 주변은 불길한 검붉은색이었지만, 땅의 중앙부에는 큰 화단이 있었다.
화단 안에는 세준이 탄생시킨 신품종들과 그 외에도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에밀라의 화단이었다.
그리고 그 작물들에 물을 주는 빛에 휩싸인 인영. 창조신의 사도 에밀라 이베너스였다.
창조신의 사도로서 수천 년간 창조신의 뜻에 따라 이곳을 지킨 에밀라.
“얘들아, 이제 조금만 참으면 돼.”
에밀라가 작물들을 타이르듯이 말했다.
멸망을 몰아내기 위해 창조신이 준비한 과업들이 드디어 하나둘 해결되고 있었다.
물론 이제 조금 해결되기 시작했을 뿐. 과업을 완성시키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
지금까지보다 몇 배는 힘든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박세준은 어떻게 창조신님이 남긴 과업을 해결하는 거지?”
에밀라가 이해할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에밀라는 창조신의 과업을 짊어지기에는 너무 약한 세준이 불쌍해 신발을 주며 응원했고, 이후 목숨도 살려줬다.
목숨을 살려준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에밀라가 있는 층에 세준이 있었기 때문.
에밀라는 세준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에밀라에게 세준은 너무 약해 내일 죽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존재였다.
거기다 그 격은···말해 봐야 입만 아프다.
그래서 당연히 다른 용들과 탑농부들이 창조신의 안배를 완성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에밀라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빨리, 전혀 다르게 나왔다.
아홉 탑의 정상화.
아홉 용들의 협력.
탑농부들과 용들의 협력.
신들의 신성력 회복시키기.
탑농부들간의 협력과 교류.
탑을 거탑으로 성장시키기.
10번째 탑의 시련 돌파하기.
아홉 용에게 걸린 망각의 저주 풀기 등.
멸망과 싸울 힘을 키우기 위해 창조신이 남긴 10개의 과업들. 하나하나가 말도 안 되게 어려운 과업들이었다.
물론 창조신도 혼자서 이 모든 과업을 해결하라고 만든 게 아니다.
하지만 어느새 세준 혼자서 다른 용들과 탑농부들의 멱살을 잡고 강제로 캐리하고 있었다.
“아무튼 덕분에 멸망이 깨어나기 전에 창조신님의 과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졌어.”
에밀라의 기쁨에 반응하듯 뿜어내는 빛이 더 밝아졌다.
하지만
“이런 벌써 쫓아왔네.”
곧 자신을 찾아낸 멸망의 사도를 느끼며 서둘러 창조신의 신전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
너무 세잖아.
호쿠스가 다른 해츨링들의 용맹함에 당황할 때
“호쿠스 오빠, 어서 와.”
새로운 고객을 발견한 에일린이 호쿠스를 반갑게 맞이했다.
‘맞아! 난 다른 해츨링들을 보러 온 게 아냐. 버릇없는 막내에게 나 호쿠스 율이 얼마나 강한 용인지 알려주러 온 거라고.’
덕분에 호쿠스는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떠올릴 수 있었다.
나는 분노했다.
나는 아주 분노했어!
“에일린, 너 나한테 나약하···.”
호쿠스가 편지를 읽었을 때의 감정을 되새기며 에일린에게 화를 내려 할 때
“호쿠스 오빠, 편지에 나약하다고 써서 미안. 그냥 모두를 보고 싶어서···대신 사과의 의미로 이거 줄게.”
에일린이 세준의 농작물을 한 아름 안겨주자
“어···흠.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앞으로는 조심해.”
분노의 감정은 살얼음 녹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응. 빨리 먹어봐. 엄청 맛있어!”
“쿠쿠쿠. 그래?”
그리고 달콤한 세준의 농작물을 맛본 호쿠스는···
“엄마-! 이거 다 사줘! 안 사주면 계속 울 거야! 빼액!”
다른 해츨링 부모들과 인사 중이던 엄마를 불러 세준의 농작물을 사달라고 졸랐다.
다른 해츨링들이 용맹한 게 아니었다. 세준의 농작물을 더 먹고 싶은 마음이 해츨링들을 용맹하게 만들었다.
잠시 후
“에일린, 여기 돈. 나 땅콩 많이 줘.”
“난 수박 3통.”
“난 감자 한 포대 줘!”
“언니 오빠들, 고마워.”
에일린이 해츨링들이 용맹하게 쟁취한 돈을 받고 세준의 농작물을 팔았다.
에일린이 신난 얼굴로 해츨링들을 세준의 농작물 고객으로 만들고 있을 때
“안톤, 이제 에일린 괜찮은 거야?”
“그러게. 그···심장이 아팠었잖아.
다른 해츨링 부모들이 무표정으로 에일린을 지켜보는 안톤에게 물었다.
“이제 다 나았어.”
고저없는 차가운 목소리로 남 얘기하듯 대답하는 안톤.
“그···그래? 다행이네. 정말 축하해.”
“축하한다.”
용들은 그런 안톤에게 형식적인 축하의 말을 전한 뒤
“붉은탑은 어때?”
“화염콩이라는 걸 심은 이후 요즘 많이 좋아졌어.”
“푸른탑은?”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서로의 안부를 묻기 시작했고,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자식에 관한 것으로 변했다.
“우리 포비가 벌써 A급 독을 삼키더라고···.”
“우리 페리온은 요즘 헬파이어 마법을··.·”
“우리 하쿤은 물의 정수를···.”
“우리 호쿠스는 벌써 뇌전을···.”
곧 자식 자랑으로 이어졌다.
서로 자기 자식이 잘났다고 자랑하는 부모 용들. 덕분에 분위기는 금세 살아났다. 아니. 너무 뜨거워서 문제였다.
안톤은 에일린을 지켜보며 묵묵히 그들의 대화를 듣기만 했다.
그렇게 부모 용들이 열심히 자식 자랑을 하고 있을 때
“얘들아, 이것 봐라! 나 이제 폴리모프할 수 있어!”
동생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하쿤이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해 청발의 미남으로 변했다.
“하하하. 어때?”
하쿤은 웃으며 자신을 대단하게 바라볼 동생들을 기대했지만
“그거 에일린도 할 수 있는데. 폴리모프!”
가장 막내인 에일린이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해 버리며 동생들의 모든 시선이 에일린에게 집중됐다.
“어?!”
“에일린은 우리보다 동생인데···.”
“엄마가 700살은 돼야 쓸 수 있다고 했는데···.”
덕분에 아직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어린 해츨링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아빠-!
“엄마는 거짓말쟁이!”
“나도 폴리모프!!!”
호쿠스, 포비, 갈릭, 실비아가 부모를 찾아가 자신도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또 빽빽거렸다.
그러나 해츨링들보다 더 충격을 받은 건 부모 용들이었다.
보통 해츨링들이 폴리모프를 익힐 수 있는 나이는 700~900살 정도다.
700살은 돼야지 폴리모프 마법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력이 모이기 때문.
600살에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한 하쿤은 굉장한 천재 축에 속했다.
그런데 200살에 폴리모프라니?!
거기다 에일린은 얼마 전까지도 심장 때문에 마력이 거의 없던 용이었다.
“뭐야?! 안톤, 솔직히 말해. 에일린한테 뭐 먹였어?! 아니. 나한테만 조용히 말해!”
“안톤, 너의 육아 비법을 알려줘!”
“안톤, 너만 알지 말고, 우리도 알려줘!”
부모 용들이 안톤을 둘러싸고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우리 에일린 혼자 큰 거지.”
안톤은 조금 전과 같은 차가운 표정과 목소리로 말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대답을 끝낸 안톤의 일자로 굳게 닫혀 있던 입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살짝 올라갔다.
아무리 냉정한 척했지만, 안톤도 어쩔 수 없는 아빠였다.
그때
“아줌마, 아저씨들! 이거 많이 먹으면 언니, 오빠들도 에일린처럼 폴리모프 할 수 있어요! 한 개에 100만 탑코인이요!”
에일린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모 용들에게 영약급 방울토마토를 홍보했다.
“엄마! 저거 사줘! 호쿠스도 폴리모프 할 거야-!!!”
“아빠, 저거 안 사주면 앞으로 실비아랑 놀 생각하지맛.”
해츨링들의 용맹한 포효에 부모 용들은 영약급 방울토마토 100억 탑코인 어치씩 사 갔다.
그리고 이후 영약급 방울토마토는 해츨링을 키우기 위한 필수 마력 보충제가 됐다.
‘크히히히. 이따가 세준이 일어나면 얘기해줘야지.”
세준에게 자랑할 게 생긴 에일린이 환하게 웃었다.
***
검은탑 99층.
입탑 387일 차 아침.
“읏차.”
세준이 눈을 뜨자
[탑의 관리자가 이제 일어났냐며 반가워합니다.]세준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에일린이 부리나케 말을 걸었다.
[탑의 관리자가 그대가 자는 사이에 엄청난 일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자신이 다른 용족의 언니 오빠들을 전부 그대의 고객으로 만들었다고 자랑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이제부터 그 과정을 처음부터 얘기할 테니 집중해서 잘 들으라고 신이 난 목소리로 말합니다.]에일린은 자신이 어떻게 해츨링들을 오게 했고, 세준의 농작물을 사게 했는지에 대한 썰을 쭉 풀기 시작했고
“와! 진짜 대단하네!”
“오! 어떻게 거기서 그런 생각을 했어? 진짜 대단한데?!”
“와! 진짜?! 에일린은 분명 천재 용이 분명해!”
세준은 중간중간 영혼 담긴 리액션을 하며 에일린이 마지막까지 신나게 얘기할 수 있게 도왔다.
그렇게 에일린의 얘기를 듣고 밖으로 나오자
[주인님!]따뜻한 해를 받으며 쉬고 있던 불꽃이가 세준을 부르며 세준의 어깨 위로 점프했다.
“불꽃아! 잘 지냈어?!”
[네!]요즘 보이지 않아 걱정이 많았는데, 전보다 더욱 생명력 넘치는 이파리를 보니 잘 지낸 것 같았다.
세준은 불꽃이와 얘기를 나누며 농장을 거닐었다.
“근데···요즘 포도가 잘 안 열리네. 포도리가 세계수라 바빠서 그런가?”
포도리의 옆을 지나가던 세준은 무심결에 궁금했던 걸 불꽃이에게 물었다.
[헤헷. 그럴 리가요. 아마 내일 정도면 포도가 열릴걸요.]“그렇게 빨리?”
[그럼요.]제가 반드시 그렇게 만들 거니까요.
불꽃이의 대답에 부르르 떨리는 포도리의 가지.
그것 보지 못 한 세준은 불꽃이와 얘기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 아침에 봐둔 황금빛으로 물든 논으로 이동했다. 이 논은 세준이 씨앗 상점에서 처음 얻은 볍씨를 심은 곳이었다.
“좋아. 수확해 볼까.”
세준이 낫을 들고 잘 영근 벼들을 베기 시작했다.
서걱.
[황금빛 벼 5619톨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신선함의 낫에 깃든 냉기 효과로 수확한 농작물의 유통기한이 5일 늘어납니다.] [경험치 39만 3330을 획득했습니다.]>권능 : 풍성해져라!>를 사용한 덕분에 수확량이 엄청났고
세준이 80레벨이 됐다.
그리고
[직업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직업 퀘스트 : 농사를 도울 동료 1만을 모아라.]보상 : 81레벨 개방, 10억 탑코인, 모든 스탯 +100
역시 이번에도 세준의 레벨업을 막을 직업 퀘스트가 나타났다.
“아. 경험치 다 날아가겠네.”
아직 많이 남은 황금벼들을 보며 탄식하는 세준.
하지만
[현재 13만 1921의 농사를 도울 동료가 있습니다.] [직업 퀘스트를 압도적인 결과로 달성했습니다.] [보상이 100% 증가합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81레벨이 개방됩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20억 탑코인을 획득습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모든 스탯 200을 상승합니다.]이번에는 세준의 소작농들 덕분에 쉽게 직업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오! 오늘은 폭렙의 날이구나!”
세준이 폭풍 같은 낫질로 벼를 베기 시작했고,세준은 벼를 수확하며 레벨업을 4번 더 해 84레벨이 됐다.
“흐흐흐.”
세준이 수확한 벼를 보며 쌀밥 먹을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