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22)
522화. 푸후훗. 다 마음에 든다냥! 다 달라냥!
522화. 푸후훗. 다 마음에 든다냥! 다 달라냥!
“이제 출발하자.”
“푸후훗. 알겠다냥! 정직원들은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을 따르라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10만 정직원들을 향해 외쳤다.
그렇게 유렌의 본가로 향하는 세준의 일행들과 세준컴퍼니 10만 정직원들.
“우헤헤.”
가장 앞장서서 집으로 가는 유렌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자신의 뒤를 따르는 어마어마한 병력 덕분에 금의환향이 따로 없었다.
“저기가 저희 집이에요.”
유렌이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저택을 가리켰다.
주변보다 약간 높은 언덕에 지어져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게 지어진 저택.
거리가 상당했지만, 그래도 잘 보일 정도로 저택은 거대했다.
30분 정도 이동하자
“인원이 너무 많으니까, 직원들은 여기 두고 가자.”
세준은 직원들을 대기시켰다. 데이몬가의 저택이 아무리 커도 10만 병력을 수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거기다 이대로 가면 데이몬가의 입구를 막아 포위하는 형국이 된다.
“푸후훗. 알겠다냥! 너희들만 따라오라냥!”
세준의 말에 테오는 이번 일의 주동자인 마린과 녹돈가, 홍돈가의 가주만 따라오게 했다.
저택 안에 그들이 모아둔 재물이 있었기 때문.
그렇게 세준의 일행이 병력을 밖에 대기시키고 저택에 도착하자
“유렌 도련님?!”
데이몬가의 집사장 루이터가 일행의 가장 앞에선 유렌을 알아보며 서둘러 달려왔다.
“루이터 집사장!”
유렌도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돌봐준 루이터를 향해 반갑게 앞발을 흔들었다.
“도련님···그···저···가주님이 주신 임무는···?”
유렌에게 다가온 루이터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유렌이 임무를 마치지 않고 돌아온 거면 가문의 다른 이가 보기 전에 유렌을 서둘러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도련님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루이터는 유렌이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루이터가 어렸을 때부터 지켜본 유렌의 성격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임무였으니까.
하지만
“우헤헤. 당연히 임무를 마쳤으니까 돌아왔지.”
루이터를 향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유렌.
그 표정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자신감이 가득했다.
아. 우리 도련님도 성장하셨구나.
루이터는 유렌을 대견스럽게 바라봤다.
근데, 마린 님과 에기온 님, 넬크 님은 왜 뒤에서 나서지 않는 거지?
셋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 늦게 발견한 루이터.
분위기가 이상해 아는 체를 하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면 유렌이 셋보다 위에 있는 것이 확실해 보였다.
‘임무를 완수했을 뿐만 아니라 가주님의 일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반대파 수장들을 제압해 데려오시다니.’
가주님이 기뻐하시겠어.
“도련님, 축하드립니다! 저는 가주님에게 도련님이 돌아오셨다고 보고하겠습니다! 너는 유렌 도련님을 모셔라!”
루이터는 지나가던 하인 하나를 불러 유렌의 시중을 들게 하고 자신은 서둘러 유토에게 보고하러 갔다.
근 10년 만에 가장 가벼운 루이터의 발걸음이었다.
집사장 루이터가 떠나자
“도련님, 어디로 모실까요?”
하인이 유렌에게 물었다.
그러자
“푸후훗. 일단 보물창고로 안내하라냥!”
제 집인 양 앞장서는 테오.
“일단 내 보물창고로 안내해 줘.”
유렌이 그런 테오를 보며 하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세준 님, 저 셋은 재물을 챙겨오게 해도 될까요?”
유렌이 마린, 에기온, 넬크를 보며 말했다.
아무리 자신을 죽이려 했다지만, 셋은 가문에서 높은 위치에 있었고 이곳은 눈이 많았다.
거기다 테오에게 도장까지 찍혀 재산을 빼돌리는 등의 허튼짓도 할 수 없었다.
“그래.”
세준이 허락하자, 셋은 눈으로 유렌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서둘러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사라졌고 일행들은 유렌의 보물창고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유렌의 보물창고.
철컹.
문을 열자
“와.”
안에는 온갖 보물들이 가득했다.
유렌은 데이몬가 가주의 하나뿐인 아들로 평소에 들어오는 보물에, 생일 때는 선물로 더 많은 보물이 들어왔다.
“제가 어렸을 때 받은 것들이에요.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가져가세요.”
유렌이 말하자
“푸후훗. 다 마음에 든다냥! 다 달라냥!”
거절과 염치 따위 모르는 냥아치 테오는 창고의 모든 보물을 봇짐에 쓸어 담기 시작했고
“오! 이건 대지의 보석이다!”
꾸헤헤헤.
끼히힛.
세준과 일행들도 슬며시 껴서 같이 보물을 담았다.
잠시 후.
“푸후훗. 다 챙겼다냥!”
세준과 일행들이 창고에 있던 보물을 깨끗이 비우자
“여기 말고도 보물창고가 더 있어요. 거기도 보여드릴게요.”
“푸후훗. 좋다냥!”
유렌은 다른 보물창고로 일행들을 안내했다.
원래는 이런 보물창고가 20개 있었지만, 유렌의 호구짓으로 지금은 5개만 남아있었다.
그렇게 세준과 일행이 유렌의 보물창고를 3개 정도 털었을(?) 때
“유렌-! 우리 새끼 돼지 어디 있니?!”
멀리서 유렌을 애타게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쿵.쿵.
곧 엄청난 발소리가 들렸고 유렌보다 키가 머리 하나 더 큰, 아름다운 드레스와 보석으로 치장한 핑크 돼지 귀부인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유렌의 엄마, 하미에 데이몬이었다.
집사장 루이터와 동시에 유렌을 발견한 시녀 하나가 바로 하미에에게 달려가 알린 것.
“엄마~!”
“유렌~!”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둘.
“우리 새끼 돼지 밖에서 얼마나 못 먹었으면 마른 것 좀 봐!”
하미에는 앙상한(?) 유렌의 얼굴을 만져보며 눈물을 쏟았다.
유렌 어머니, 유렌 얼굴에 광택 나는 거 안 보이세요?
나름 유렌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고생한 세준은 뭔가 자신이 죄인이 된 것 같아 억울했다. 아무리 봐도 유렌은 살찐 돼지였으니까.
잠시 후.
“어머. 내가 손님들 앞에서 무슨 추태를···유렌, 이분들은 누구니?”
격해졌던 감정이 조금 진정된 하미에는 눈물을 닦으며 유렌에게 세준 일행의 소개를 부탁했다.
그때
쾅!쾅!
서둘러 달려오는 무거운 발소리.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 님, 어서 오십시오! 데이몬가의 가주 유토 데이몬입니다!”
깔끔한 콧수염에 중후한 느낌의 검은 턱시도를 걸친 유토가 달려와 세준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남편의 태도로 세준의 신분이 범상치 않다는 걸 깨달은 하미에도 서둘러 유토를 따라 고개를 숙였다.
유토는 평소 교류가 있던 세실리아에게 유렌을 돕는 세준에 대해 들어 알고 있었다.
황금탑의 관리자이자 위대한 황금용 아르테미스 율에게 직접 감사의 말을 들었고
감사의 대가로 황금용의 비늘과 이빨을 선물로 받았으며
위대한 황금용뿐만 아니라 다른 위대한 용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존재라고.
“아. 안녕하세요.”
너무도 과한 유토의 인사에 세준도 마주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유토로서는 당연히 과한 인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는 위대한 용과 말을 나눌 수 있고 위대한 용이 귀담아듣는 존재이니까.
“세준 님, 출출하실 텐데 일단 식사부터 하시죠.”
“네.”
유토의 안내를 받아 식당에 들어가자
“푸후훗.”
테오는 당연하다는 듯 상석에 앉아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내가 자리 맡았다냥!”
팡.팡.
앞발로 의자의 중심부를 두드리며 세준을 불렀다.
얌마! 내려와!
세준이 황급히 손을 움직이며 테오를 불렀지만
팡.팡.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은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야 한다냥!
의자를 두드리며 버티는 테오.
“하하하. 세준 님, 상석에 앉으시지요. 세준 님이 상석에 앉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게 저희도 편합니다. 앉아주십시오.”
“네.”
유토의 거듭된 권유에 세준은 상석에 앉았다.
세준이 앉자, 자연스럽게 세준의 오른쪽으로는 꾸엥이가 왼쪽으로는 삐욧이가 앉았고
세준의 맞은편에 유토가, 양옆으로는 하미에와 유렌이 앉았다.
“푸후훗.”
테오도 상석에 앉은 세준의 무릎에 올라가 기분 좋게 앉았지만
“내가 오랬지.”
꽈악.
“바케장, 왜 그러냥?! 난 자모탄 게 어따냥!”
음식이 나올 때까지 찹쌀떡 형을 받아야 했다. 테오의 볼을 늘리는 세준의 얼굴에는 작게 웃음이 걸려있었다.
잠시 후.
우르르르.
음식을 실은 카트들이 끝없이 식당으로 들어와 테이블을 음식으로 가득 채웠고
“세준 님, 드시지요.”
“네. 잘 먹을게요.”
식사가 시작됐다.
“푸후훗. 츄르를 달라냥!”
테오는 이 상황에서도 세준이 만든 츄르를 찾았다.
그렇게 식사를 하는 동안 세준의 배는 이미 꽉 찼지만
“왜 안 끝나···.”
하인들은 계속해서 빈 접시를 치우고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로 그 자리를 채웠다.
돼지들의 가문 아니랄까 봐 먹어도 먹어도 음식이 정말 끝도 없이 나왔다.
꾸헤헤헤.
우헤헤.
덕분에 신난 꾸엥이랑 유렌. 둘은 몇 달을 굶은 것처럼 맛있게 음식을 먹었다.
내가 굶긴 거였나?
세준은 정말 자신이 굶긴 건 아닌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때
낑!
[집사야! 이번엔 저거 줘!]까망이가 슬링백 안에서 처음 보는 음식을 세준에게 달라고 짖었다.
“알았어. 잠깐만.”
세준은 음식을 살펴보며 까망이가 먹어도 될 것만 골라서 줬다.
최근 까망이가 기존의 개과 동물과는 크게 다르다는 걸 깨닫고 있었지만
“조심해서 먹어. 이상하면 바로 뱉어야 해. 알았지?”
세준에게 까망이는 아직도 보살펴야 하는 슈퍼개복치였다.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은 초코도 이기고! 포도도 이기고! 다 이겨!
물론 개과 동물이 못 먹는 음식도 피지컬로 극복할 수 있는 까망이는 먹을 걸 마음대로 못 먹어 조금 답답했지만
히힛. 집사가 챙겨주니까 좋아!
세준의 챙김을 받는 게 더 좋았기에 가만히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세준이 입에 넣어주는 음식만 씹는 건 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식사가 시작된 지 2시간이 지났을 때
“가주님.”
집사장 루이터가 조용히 유토를 불렀다.
“무슨 일이냐? 오늘은 내가 중요한 손님을 모시니 찾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가.”
“죄송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알았다. 세준 님, 잠시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네. 편하게 일 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루이터의 말에 유토는 세준에게 허락을 구하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10분 후.
“하하하. 죄송합니다. 갑자기 탑 46층으로 향하는 상단이 도적에게 잡혔다는 보고를 받아서···.”
유토가 일을 처리하고 돌아왔다.
“그래요? 일은 잘 해결됐나요?”
“네. 돈을 주고 흥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유토가 자리에 앉자마자
“하미에 님.”
이번에는 시녀 하나가 조심히 하미에를 불렀고
“무슨 일이야? 오늘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라니까.”
“그게··· 가서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알았어. 세준 님, 죄송해요. 저도 잠시 실례할게요.”
“네.”
하미에도 자리를 비웠다.
20분 후.
“죄송해요. 오늘 납품할 물건에 갑자기 이상이 생겨서···.”
하미에가 돌아오며 세준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음식이 입에 맞으시는지 모르겠네요.”
“잘 못 드시던데 다른 음식을 가져오라고 할까요?”
둘은 자신들 때문에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시 잡아 보려 했지만
“유토 님···.”
곧 루이터가 다시 유토를 찾았고
“하미에 님···”
이어서 시녀가 하미에를 찾았다.
갑자기 사방에서 터지는 사건 사고들.
덕분엔 그들은 수시로 나가 일을 처리해야 했다.
그리고
역시 불행왕.
세준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유렌의 불행이 데이몬가를 향해 마수를 펼치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유렌의 행복감에 대한 반작용으로 불행은 더욱 강해져 데이몬가 전체를 집어삼키려 했다.
“우···.”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고 허겁지겁 음식을 먹던 유렌도 이상함을 느끼고는 슬픈 얼굴로 숟가락을 내려놨다.
자신도 깨달은 것이다.
아직은 집에 돌아올 때가 아니라는 걸.
“저희 돌아가요···.”
“그래.”
유렌의 말에 세준과 꾸엥이, 삐욧이는 조용히 일어났다. 어떤 위로의 말도 지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 테니까.
“푸후훗. 유렌, 남은 보물창고 2개는 들렸다 가자냥!”
눈치 없는 테오만이 마지막까지 할 말을 했다.
그러나
“우헤헤. 역시 테오 님이 최고에요!”
“푸후훗. 그렇다냥! 나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은 항상 최고다냥!”
테오가 보물창고에서 유렌의 불행을 제어할 실마리를 찾아내며 유렌에게 최고의 위로를 준 건 테오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