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672)
672화. 그 부케는 제가 가져야겠어요!
늦었다!
옥상에 도착한 세준.
“이오나, 투명화 마법을 너랑 애들한테 걸어줘.”
“뀻귯뀻. 네. 마력의 힘이여···”
일행들에게 시선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이오나를 시켜 몸을 숨기게 했다.
그리고 서둘러 옥상에서 내려와 결혼식장에 도착하자
“신랑 입장!”
식은 이미 시작한 상태.
“일단 부조를···”
신랑 측 축의금을 내는 곳에 다가가던 세준이 멈칫했다.
아. 맞다! 나 현금 없지.
탑코인만 준비한 세준이 잠시 고민하다 봉투에 100탑코인 짜리 동전 10개를 넣어서 봉투 18개를 만들었다.
세준의 일행은 열여덟. 식권 열여덟 개를 받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축의금을 전달하고
“고맙습니다.”
흐흐흐. 뷔페는 오랜만이네.
식권 열여덟 개를 받은 세준이 이따 뷔페에 갈 생각을 하며 신나게 식장 안으로 향할 때
“아이고. 이게 누구야? 무단결근으로 짤린 박세준 아냐?”
그런 세준을 아까부터 지켜보던 남자가 거만한 목소리로 세준을 불렀다.
“응?”
누구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 세준.
자신을 부른 남자를 보자
“······”
곧 불쾌한 기억들이 떠오르며 표정이 굳어졌다,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세준을 부른 남자의 이름은 이하산.
세준이 다니던 회사의 사장 아들로, 낙하산으로 부장이 됐다. 그리고 평소 동갑으로 만만한 세준과 경철을 엄청 부려 먹었다.
후훗. 하지만 쿨한 남자인 나는 과거의 일 따위는 잊어버렸지.
그렇게 세준은 자신에게 쿨내가 풀풀 난다고 생각하며
“오. 반갑다. 하산아.”
이하산에게 아는 체를 해줬다.
하지만
‘뭐? 하산아?!’
흥! 회사 밖이면 내가 만만하다는 거냐?!
세준의 말에 인상을 팍 구기는 하산.
‘흐흐흐. 잘됐다. 여기서 이놈이나 눌러주고 가야지.’
조금 전 경철에게 인사를 했다가 개무시를 당한 하산은 그 설움을 세준에게 돈 자랑을 하며 풀 생각을 했다.
세준의 추레한 옷차림과 100원짜리(?) 동전 10개를 넣은 18장의 축의금 봉투.
세준이 자신의 먹잇감이라 확신했다.
하산은 세준과 탑농부 박세준을 전혀 연결 짓지 못했다.
세준의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보기관들이 일부러 가상의 탑농부 박세준을 만들어 언론에 퍼트렸기 때문이기도 했고
얘가?!
세준 특유의 만만해 보이는 분위기가 그런 생각을 못 하게 막았으니까.
그렇게 세준이 입은 추레한 옷들이 전부 지구에서는 구할 수도 없는, 엄청나게 비싼 SSS급 이상 아이템이라는 것과
축의금 봉투에 들은 게 탑코인이라는 걸 알지 못한 하산은 지구를 통째로 살 재력을 가진 세준 앞에서 돈 자랑을 시작했다.
“그래도 경철이랑 계속 연락은 했나 보네? 근데 친구 결혼식인데 옷차림이 그게 뭐냐?”
세준을 걱정해 주는 척 옷차림을 지적하며 슬쩍 오른발을 앞으로 뻗어 자신의 명품 구두와 벨트, 넥타이가 잘 보일 수 있게 했다.
“아. 내가 급하게 오느라 옷을 못 샀어.”
“그래? 요즘 바쁜가 보네?”
바쁘긴, 딱 봐도 자다가 나왔네.
속으로 세준을 비웃는 하산.
“근데 여기는 뭐 타고 왔어?
다음 자랑을 위한 빌드업에 들어갔다.
“나? 그냥 걸어왔지.”
세준은 날아왔다고 말할 수 없기에 걸어왔다고 거짓말을 했고
“그래? 편했겠다. 난 이번에 새로 뽑은 람보르기니 타고 왔는데, 차가 너무 막히더라.”
아무것도 모르는 하산은 세준의 대답에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은근슬쩍 차 키를 꺼내며 차 자랑을 했다.
사실 중고차였지만,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겉은 새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지. 서울은 차가 많이 막히니까···그러니까 너도 앞으로 걸어 다녀.”
세준은 하산의 차 키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성의 없이 대답하며 하산을 지나쳐 식장으로 향했다.
그때
“야. 너 저기 들어가려고?”
하산이 기가 찬다는 목소리로 세준에게 물었다.
“응.”
“푸흡. 아서라. 내가 여기 있고 싶어서 있겠냐? 급이 안 되면 못 들어가.”
세준의 대답에 비웃는 하산.
얘가 날 너무 무시하네.
자신을 비웃는 하산의 얼굴을 보며 슬슬 열이 오르는 세준. 쿨함이 사라져갔다.
그렇게 분노한 세준이 나서려 할 때
“하악! 우리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을 무시하지 말라냥! 우리 박 회장은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세준컴퍼니 회장이다냥!”
세준의 충신 테오가 참지 못하고 먼저 나서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고양이가 말을 해!”
“테 부회장이다!”
“테오다!”
결혼식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이 테오를 발견하며 소란이 일어났다.
“푸후훗. 인간들아, 반갑다냥! 이 몸은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오른팔 치명적인 용발톱 하이브리드···”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자, 테오가 우쭐해하며 자기소개를 하던 중
“세준 님, 어서 오십시오. 준비한 자리로 가시죠.”
“네.”
결혼식장 안내원으로 위장한 한국 각성자 협회 여직원이 세준을 안내했다.
그렇게 세준과 테오가 식장 안으로 들어가자
“어···”
뭐야?! 쟤가 뭔데?
어리벙벙한 표정을 짓는 하산.
[이하산]과거 박세준이 일하던 회사의 낙하산.
사장 아들로 동갑인 과거 박세준과 오경철이 회사를 다닐 대 갑질을 함.
박세준과의 관계 매우 나쁨.
그런 하산을 보며 정보부 요원들은 빠르게 리포트를 작성해 상부에 보고했다.
이 리포트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는 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위잉.
“여보세요?”
“야! 이하산, 너 어디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작전명 ‘해충 제거’가 시작되며 갑자기 회사에 세무 조사가 들어오고 모든 은행에서 대출 조기 상환을 재촉했으니까. 하산의 이름을 들먹이며.
그렇게 하산이 서둘러 회사로 불려 갈 때
“저 준비한 축가가 있는데요.”
세준이 안내원에게 말했다. 그사이 테오는 이오나의 마법으로 다시 모습을 숨겼다.
“아. 그럼 축가 마지막에 넣어드려도 괜찮을까요?”
“네.”
“근데 부르실 축가 제목이 어떻게 되나요?”
“차막사.”
“네?”
차를 막 사? 차 구매를 권장하는 노래인가?
처음 들어보는 이상한 노래 제목에 안내원이 축가에 적합한지 다급하게 검색을 했지만, 나올 리 없었다.
뱃뱃이가 만든 노래니까.
“아. 이거 자작곡이라 검색해도 안 나와요. 우리 뱃뱃이가 작사, 작곡했거든요.”
세준이 말하며 자신의 왼쪽 어깨를 쓰다듬었다.
“아. 그럼 노래 악보는 있으실까요? 반주를 해야 해서.”
비공식 지구 최강자 세준이 부르겠다는데 막을 수 없는 안내원이 포기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없어요. 우리 뱃뱃이가 악보를 볼 줄 몰라서. 하지만 천재죠.”
악보도 없었다. 아무래도 세준은 경철의 결혼식을 망치러 온 게 분명했다.
(배헤헤.)
자신을 천재라고 말하는 세준의 칭찬에 기뻐하는 뱃뱃이.
“······”
안내원은 갑자기 미성의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들리자, 잠깐 당황했지만
-뱃뱃이. 황금색 박쥐로 주먹 크기에 은신의 달인. 중국 하얼빈 대공습을 혼자 해결. 사용 기술은 뱃뱃폭풍권. 일뱃섬, 뱃뱃후.
뱃뱃이에 대한 정보를 떠올리며
“여기 앉으시면 됩니다.”
세준을 자리로 안내했다.
그리고
-세준 님이 축가를 준비했다고 하십니다. 마지막 순서로 넣어주세요. 노래 이름은···
사회자에게 쪽지를 건넸다. 세준이 제발 결혼식을 망치지 않길 바라며.
그렇게 세준이 안내된 자리에 앉자
“푸후훗.”
테오가 세준의 무릎 위에 올라가 앉았고 나머지 일행들도 각자 자리를 잡았다.
자리가 없는 유렌만 세준의 발등을 의자 삼아 앉았다. 덕분에 세준은 발등이 따뜻했다.
핥.핥.핥.
포요는 유렌의 불행이 발동하지 않도록 열심히 유렌을 핥았다.
그사이
주례가 태준 님이었구나.
세준은 주례를 보는 한태준과 눈을 마주치자, 가볍게 목례했다.
잠시 후.
“다음으로는 축가가 있겠습니다.”
축가를 부르는 순서가 됐고
“첫 번재 축가는 신부 최미나 양의 친구들이 준비했습니다.”
신부 측, 신랑 측 지인들이 축가를 교대로 불렀다.
그리고
“이번 축가는 신부 최미나 양의 동생이자, 여러분도 아시는 싱어송라이터 최유라 님의 축가가 있겠습니다. 노래 제목은 이터널 러브입니다. 많은 박수 부탁드립니다!”
축가를 부르는 다른 이들을 위한 배려로 원래는 마지막이었던 유명 가수 최미나의 축가가 시작됐다.
“당신의···”
유명 가수답게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청중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황홀한 목소리.
보통이라면 이다음 순서로 부르는 사람은 긴장을 하기 마련이지만
제수씨 동생이 최유라였구나.
세준은 아침, 저녁으로 연예인을 실물로 보는 게 신기할 뿐이었다.
자신이 부를 게 아니니까.
그렇게 노래가 끝나자
“와~!”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고
“다음은 신랑 오경철 군의 친구 박세준 군의 축가가 있겠습니다. 이름은···차막사라고 합니다. 많은 박수 부탁드립니다!”
최유라의 노래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세준이 축가를 준비했다.
일반인들이 많았기에 대부분 세준을 몰랐고, 노래 이름 덕분에 사람들 모두 기대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톡.톡.
마이크를 손가락으로 쳐 잘 되는지 확인한 세준.
세준아, 와줬구나.
경철아, 축하한다.
경철과 눈으로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뱃뱃아, 준비됐어?”
마이크를 자신의 왼쪽에 대며 뱃뱃이에게 물었고
(뱃뱃. 네.)
뱃뱃이가 노래를 시작했다.
(우리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났죠.)
그러자
“······”
순식간에 뱃뱃이의 목소리에 홀린 사람들이 숨을 죽이며 몰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의 만남 우연이 아닐지도 몰라요~)
(차원도 막을 수 없는 사랑~)
1절의 후렴구가 끝나자, 사람들은 노래 이름이 왜 차막사인지 알 수 있었다.
‘차원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의 줄임말이었다.
누가 이 아름다운 노래에 이름을 이따위로 지은 거야?
이름이 노래랑 너무 안 어울리잖아.
이름 때문에 노래에 집중이 안 돼.
동시에 하객들은 속으로 노래 이름을 이따위로 만든 사람을 욕했다.
(우리의 사랑은~차원도 막을 수 없어요~)
(멀리 있어도 알 수 있고 찾을 수 있어요~)
그사이 노래는 클라이막스에 접어들었고
세준의 작명으로 인한 효과가 발동했다.
잠시 후.
(차원도 막을 수 없는 사랑. 그게 우리죠.)
노래가 끝나자
“······”
모두가 조용히 노래의 여운을 즐겼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아. 에일린 보고 싶다.
세준도 여기 없는 에일린을 떠올리며 테오와 꾸엥이의 앞발을 잡았다.
“크흠. 그럼 다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운은 다행히 본분에 충실한 사회자 덕분에 끝이 났고 식이 다시 진행됐다.
그렇게 식이 전부 끝나고
“그럼 신랑과 신부의 직장동료, 친구의 사진 촬영이 있겠습니다.”
사진 촬영 순서가 되자
“세준아, 와줘서 정말 고맙다! 이쪽으로 와.”
경철이 먼저 다가와 세준을 자신의 옆으로 데려왔다. 세준의 옷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럼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사진기사의 사인과 함께 사진을 찍고
“그럼 부케 받을 신부 측 친구 나와주세요. 부케 받으면 6개월 안에 결혼해야 하는 거 아시죠?”
부케 던지기 순서가 됐다.
뀻뀻뀻. 저걸 받으면 6개월 안에 결혼해야 한다고요?!
사회자의 말을 들은 이오나도 조용히 신부의 뒤에 자리했다.
그리고
“하나, 둘, 셋”
그 부케는 제가 가져야겠어요!
이오나가 부케를 받기 직전
[검은 거탑 0층 체류 시간이 종료됐사옵니다.] [검은 거탑으로 돌아가겠사옵니다.]“경철아, 나 갈게. 결혼 진짜 축하한다.”
체류 시간이 끝난 세준이 서둘러 경철의 주머니에 대성장의 비약을 넣어주며 일행들과 사라졌다.
[검은 거탑 99층에 도착하셨사옵니다.]“뀽. 잡을 수 있었는데···
검은 거탑에 도착한 이오나가 바로 코앞에서 놓친 부케를 생각하며 우울해했고
“아. 뷔페···”
세준도 쓰지 못한 식권을 보며 우울해했다.
그리고
“푸후훗. 힘내라냥!”
테오가 둘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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