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p to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136
136화. 편복독귀(3)
편복독귀는 자신이 훈련시킨 독편복을 보내 나를 공격했다.
일반 박쥐들 사이에 독편복이 섞여서 나를 공격했다.
– 부웅─ 서걱서걱- 후두둑─
– 텅─ 후둑─ 텅─ 털썩─
내가 독편복을 썰어가면서 접근하자 편복독귀의 두 눈은 당혹감으로 물든다.
“독편복 정도로는 나를 막을 수가 없지.”
놈이 날리는 독편복을 썰면서 놈에게 일 장까지 접근하자 놈이 다급한 표정으로 손연설 쪽을 바라본다.
“저 횃불이 문제로군.”
– 삐이익─ 삐리릭─
놈이 다시 소성을 내면서 손연설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도주한다.
그러자 갑자기 나를 향해 달려들던 박쥐떼들도 방향을 바꾸어 손연설을 향해 공격한다.
“까악! 이놈의 박쥐들이.”
역시 손연설은 칼을 든 적보다 쥐떼나 박쥐떼 같은 혐오동물들을 더 싫어하는 것 같다. 비명까지 지르면서 검을 휘두르는 손연설.
– 부웅─ 서걱서걱─ 후두둑─
손연설이 검을 휘둘러 박쥐를 공격하지만 그렇게 썰려 나가는 몇 마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백 수천 마리가 손연설을 덮치자 몸 전체가 쓸려버린다.
– 텅─ 텅─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손거울 효과 덕분에 손연설 박쥐 떼에게 물리거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박쥐들은 손연설을 향해 덮치다가도 중간에 목표물을 잃고 우왕좌왕하며 손연설의 몸에 달린 거울에 부딪치며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박쥐가 우왕좌왕 하면서 손연설을 감싸고 움직이다 보니 그 물결에 휩쓸리지 않을 수가 없다.
– 탁─
박쥐떼들이 우르르 손연설에게 몸통으로 박치기를 하자 그 충격에 의해 손연설의 손에 있던 횃불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것을 본 편복독귀는 재빨리 횃불 쪽으로 가더니 횃불을 밟아 불을 꺼버린다.
– 파박─ 파앗─
그러자 갑자기 어둠으로 바뀌는 동굴 안.
“아앗, 무비야. 횃불이 꺼져 버렸어.”
“흐흐, 이제 어둠 속에서 나와 박쥐를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 어둠 속에서도 박쥐는 너희들을 공격할 수 있지. 물론 나 역시 어둠 속에서 공격에 능하고.”
조금 전까지 내게 위협을 당하며 도주하기 바빴던 편복독귀는 횃불이 꺼지자 갑자기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나를 위협한다.
– 파라락─
– 휘릭─ 채앵─
“이런, 놈이 박쥐들 속에서 숨어서 공격하네. 연설아 조심해.”
편복독귀는 어둠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나를 공격했다.
기감을 통해 놈의 공격을 막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곤란하다.
그리고 시급한 문제는 손연설이다.
손연설이 놈에게 당해서 죽거나 부상을 당하면 손연설을 보호하면서 놈을 상대해야 하니 내게 불리해진다.
– 휘릭─ 부웅─ 채앵─
– 파다닥─ 텅─ 후둑─
그나마 거울 덕분에 박쥐들의 공격은 큰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
박쥐들은 거울 때문에 혼란을 느끼는지 나를 물지 못하고 있다.
– 휘익─
– 채앵─
편복독귀가 어둠 속에서 나를 공격하는데, 근처에 다가올 때까지 눈치를 채기 어려웠다.
수천 마리의 박쥐떼 속에서 같이 움직이니 접근을 눈치챌 수 없었다.
그나마 날카로운 금속성 기운을 감지하면서 놈의 공격을 겨우 막아낼 뿐이다.
“흐흐, 봤느냐? 동굴과 박쥐떼 속에서 나를 상대하는 것이 자살행위임을. 어둠 속에서 너희들은 박쥐의 공격을 받아가면서 죽는 것밖에 없을 것이다.”
편복독귀는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고, 그 소리는 동굴 기둥에 반사되면서 울려 퍼졌다.
“훗, 어둠 속에서는 너를 공격하기 어렵다는 것은 인정해. 하지만 어둠 속에서 네놈을 볼 수 있다면 달라지지.”
“크하하, 설마 꺼진 횃불을 되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이냐? 부싯돌로 언제 횃불을 다시 붙일 거냐? 내가 횃불을 붙일 시간을 줄 거라 생각한 것이냐?”
놈은 횃불을 다시 만들 시간을 줄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놈의 말대로 박쥐떼와 놈의 공격 속에서 횃불을 다시 만들 시간은 나오지 않는다.
이 시대에 불씨 하나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성냥을 켜서 단번에 불을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싯돌을 이용해 부싯깃에 불씨를 만드는 것조차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런 시간을 놈이 줄 리가 없다.
하나 내게는 비장의 수가 하나 있다.
“네놈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거든.”
“훗, 그것이 뭐냐?”
“네놈을 잡을 때 알려주지.”
“나를 잡아? 건방진 놈 같으니. 어디 나를 잡아보도록 하거라.”
동굴에 반사되어서 메아리로 울려 퍼지는 놈의 목소리.
그리고 나를 향해 움직이는 편복독귀.
물론 박쥐떼의 시끄러운 움직임 속에 가려서 귀나 기감으로는 박쥐인지 사람인지 판별이 어렵다.
– 파다닥─ 파라락─
어지러운 박쥐 날개 소리 속에서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리며 날카로운 예기가 내 몸을 향해 밀려든다.
– 부웅─
– 채앵─
놈이 공격을 하고, 내가 급히 방어하자 다시 박쥐 속으로 사라지려는 편복독귀.
그러나 그 순간 동굴 속을 밝히는 빛 하나. 그리고 그 빛을 통해서 발견한 편복독귀의 몸.
– 부웅─ 서걱─
– 철퍼덕─
“크악! 내, 내 다리가…?”
뒤로 물러서려는 놈의 다리를 자르자 놈이 바닥으로 뒹군다.
“다리를 잘랐으니 이제 도망칠 수가 없겠지.”
“크윽… 그, 그건…?”
놈의 시선이 내 손으로 향한다. 내 손에서 빛나는 반짝이는 물체.
“축광석이야. 내게 축광석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 네놈이 지금 내게 잡히는 이유다.”
“크흑, 서, 설마… 그 귀한 축광석을 가지고 있었다고?”
편복독귀는 고통 속에서도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내 손에 들린 축광석을 바라본다.
비록 매우 약한 빛이지만 빛이 들지 않는 깜깜한 동굴에서는 상대적으로 꽤나 밝게 보이는 물건.
무엇보다 빛이 하나도 없는 어둠 속에서 발광하는 축광석의 빛은 내공이 충만한 내게 주변의 사물을 분간시켜 줄 정도의 빛을 제공했다.
그리고 그 정도의 기능이면 충분하다. 결국 그 미약한 빛이 박쥐떼와 캄캄한 어둠을 이용해 몸을 감추었던 놈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었으니까.
– 쉭─ 퍽─
다리가 잘려 고통에 일그러진 놈의 혈도를 제압한다.
움직일 수 없으니 내 공격을 피할 수 없는 편복독귀는 그대로 혈도가 제압당한다.
“헉헉, 무비야 편복독귀를 잡은 거야?”
“응, 다리가 잘렸으니 도망칠 수가 없지.”
축광석을 통해 약간의 사물 분간이 되자 손연설이 지친 몸을 이끌고 내게 다가온다.
“아까 내가 말한 것처럼 제압을 했으니 신문을 해야지. 선택이 있다. 고문을 당하고 말할래. 아니면 그냥 말할래.”
내 반협박성 질문에 편복독귀는 내 눈치를 보며 살짝 고민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크흑, 그냥 말하겠다. 사형의 거취야 불어도 사형에게 큰 위해가 되지 않을 것이니. 사형은 나랑 다르다. 네놈 실력으로는 사형을 이길 수 없다.”
“그거야 내가 알아서 할 문제고. 너는 묻는 말에 대답만 잘하면 되는 거야. 첫 번째 질문. 염혼독귀가 지금 어디에 있지?”
“그건 나도 모른다. 떠도는 사람이라 한 곳에 거주하지 않는다.”
“그래? 니가 가장 마지막으로 만났던 장소는?”
“정주다.”
흠, 정주에 계속 있는 건가?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지? 그러니까 염혼독귀가 무슨 짓을 꾸미고 있냐 이 말이야.”
“나도 자세한 건 모른다. 다만 새로운 것을 제조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새로운 것이라면 독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일반적인 독은 아닐 것 같군.”
“맞다. 그것이 사람을 죽이는 독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사람을 흥분시키는 독이라고 들었다.”
“사람을 흥분시키는 독? 그게 뭐야?”
“나도 모른다.”
“정말 몰라?”
“크흡, 정말이다. 나도 모른다.”
편복독귀의 표정으로 봐서는 놈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짐작 가는 바가 있다.
‘광인들. 이성을 잃은 광인들에게 사용한 독일 가능성이 높아. 편복독귀 이놈이 박쥐들에게 독향을 흡입시키는 바람에 박쥐들이 제정신을 잃고 사람을 공격한 것처럼, 독을 이용해 사람들을 광인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지.’
무당파 제자를 납치한 이유가 광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광인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 독이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염혼독귀는 개천혈교와 가까운 사이니 광인 제조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염혼독귀의 행적으로 볼 때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어쨌든, 염혼독귀 그놈도 죽여야 한다는 소리네.’
염혼독귀와 관계도 전생에서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놈과의 관계도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이 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주에서 만났던 시기는 언제지?”
“1년 전쯤이다.”
1년 전? 그럼 계속 정주에 머물렀다는 이야기인가?
돌아다니는 놈이 한 곳에 꽤 오래 머무는 이유가 뭐지? 새로운 독을 제조하는 일과 관련이 있나?
새로운 독을 개발할 때는 설비 때문에 떠돌면서 만들 수는 없지. 그럼 아직도 정주에 있는 건가?
“정주에서 놈이 머무는 곳이 어디지?”
“나도 모른다. 그곳에서 머무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
잠시 망설이던 놈이 염혼독귀의 거주지는 모른다고 대답한다. 정주에서 만났으면서도 거주지를 모를 리가 없지.
“거짓말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 텐데?”
“정말 모른다. 정주에서 마지막으로 만났을 뿐이다.”
변명이라고 늘어놓는 내용이 가식적으로 보인다.
“쯧, 목진장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그 순간 몸을 움찔하면서 눈 주변이 파르르 떨리는 편복독귀.
“어, 어떻게…?”
“어떻게는 알고 있는 정보인 거지.”
“알고 있으면서도 내게 사형의 거처를 물은 거였나?”
“그렇지. 니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니까.”
“사형의 거처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사형은 사형제 외에는 알려주지 않는데?”
“그 사형제를 통해서 알아낸 거지.”
“다른 사형제라고? 그, 그럼… 네놈이 사령음혼귀를?”
“꼴에 눈치는 빠르네. 맞아. 사령음혼귀에게 알아냈지.”
“그렇다면 사령음혼귀는?”
“죽었지. 그 흉악한 놈을 살려둬 봐야 백성에게 피해만 끼칠 뿐이니까.”
“네, 네놈이 내 사제를 죽이다니.”
놈의 눈에 분노가 일기 시작한다. 제압당한 상태에서도 사형제의 죽음에는 분노하는 것이다.
“니 사제만 죽이는 것이 아니지.”
“또 누구를 죽였다는 거냐?”
“니 사형도 죽여야지. 물론 너도 죽여야 하고.”
– 쉬익─ 서걱─
“끅!”
단칼에 쓰러지는 편복독귀.
“어? 죽였네.”
갑자기 편복독귀를 죽이자 손연설이 깜짝 놀란다.
“더 들을 내용이 없으니까. 살려두어 봐야 백성에게 폐만 끼치는 놈이고.”
“더 캐낼 내용이 없었어?”
“응, 염혼독귀가 뭔가 꾸미고 있다는 것은 알아냈지. 어쩌면 놈이 만드는 독이 광인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지 몰라.”
“광인 제조에? 정말 그렇게 생각해?”
“가능성이 있어. 놈은 워낙 특이한 독을 잘 만드니까. 사람을 미치게 하는 독도 만들 수 있을 거야. 편복독귀 이놈도 박쥐를 미치게 해서 사람을 공격하게 만들었잖아.”
“맞아. 그렇기는 하지.”
“나가자. 편복독귀도 해치웠으니. 아, 아니다. 잠깐만.”
“왜?”
“전리품 챙겨야지.”
편복독귀의 품 안을 뒤진다.
사령음혼귀가 가지고 있는 독과 해독약도 당비취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니 편복독귀의 독도 도움이 될 것이다.
편복독귀의 품을 뒤져 독과 해독약 등을 뒤지는데 작은 책자도 하나 나온다.
“이건 무슨 책이지?”
일단 동굴 안에서는 어두워서 아무 것도 읽을 수 없으니 품에 챙긴다.
편복독귀 일은 그렇게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고 동굴을 빠져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