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p to Martial Arts RAW novel - Chapter 182
182화. 위기(1)
어쨌든 이번 임무에서도 특작대 대원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생환 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
세 번째 임무를 실패하기는 했지만, 다들 부상 없이 복귀하게 된 것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산을 벗어나자 긴장이 조금 풀린다.
“오빠, 좀 쉬었다 가자. 쉬지 않고 도주했더니 기력이 많이 빠졌잖아.”
구채구 근처의 한 마을에 도착하자 잠시 쉬었다 가자고 한다.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다.
두 긴장한 상태에서 임무를 수행한 다음에 거듭된 도주와 임무 실패로 맥이 빠진 상태.
게다가 어제 저녁부터 식사도 하지 못했다.
“응, 그러자.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서 좀 쉬도록 하자.”
“아미타불! 갈 때도 돈은 무비가 내는 거지?”
“물론이지. 비록 실패했지만 수고들 했잖아. 낙양 도착할 때까지는 마음껏 먹어.”
“아미타불! 역시 무비가 우리 동기 중에서는 최고 멋쟁이야.”
어째 운강 이 녀석도 점점 팽씨 남매를 닮아가는 것 같다.
먹을 것만 풍족하게 주면 행복해한다다.
어쨌든 실패든 성공이든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구채구 근처의 마을에서 반점을 찾아 식사 겸 반주를 마신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모두 우리만 쳐다본다.”
“안 그러겠냐. 큰 도시에서도 운강 너하고 비취가 같이 다니면 시선을 끄는데. 이런 지방 동네에서는 더구나 시선을 끌지. 외지인도 잘 오가지 않는 곳이라 외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쳐다보는 곳이야.”
구채구 근처의 이름도 모르는 마을.
동네 주민들만 사는 곳이라 그런지 우리가 마을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는 중이다.
“아미타불! 나는 흔한 승려라니까. 비취하고 연설이의 미모가 문제인 거지. 두 사람이 같이 다니는 것이 문제라고.”
“그래, 그렇긴 하지. 어딜 가든 비취의 미모 때문에 사람들 시선이 끌려.”
“자, 긴장도 풀 겸 한잔들 하자. 돈은 무비가 내는 거라고 하잖아.”
“좋지. 주인장, 여기 최고급 술로 한 병 내주시오.”
“운강아, 너는 승려인데 술을 마시려고?”
“어허, 곡식으로 빚은 곡차일 뿐이지. 밥도 쌀로 만들고, 곡차도 쌀로 만들어. 재료가 같잖아. 재료가 같은데 어찌 먹는 것에 차별을 둔단 말인가.”
“말은 청산유수네.”
– 쫄쫄쫄─ 쭈우욱─
“카, 좋다. 정말 좋다. 극락이 따로 없네.”
“어째 운강은 땡중이 될 기질이 높아 보인다.”
“아미타불! 땡중이면 어떻고 성승이면 어떠하리.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라 했으니 소승은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네.”
“술 마실 때만 최선을 다하는 것 같은데?”
“어허, 소림승을 어찌 보고.”
“푸훗, 운강은 하는 행동이 귀여워.”
“역시 비취는 나를 좋게 봐준다니까. 비취가 최고다.”
식사 겸 반주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목숨을 걸고 세 번째 임무를 마친 특작대는 서로가 서로의 목숨을 지켜주는 끈끈한 동료애가 형성된 까닭인지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주인장, 술 한 병 더 내주시오.”
“네네! 나갑니다.”
– 쫄쫄쫄─ 쭈우욱─
“크하! 좋다.”
“잠깐만!”
“왜?”
“술이 이상해.”
“응? 이상하다고?”
주인이 내온 술을 마시던 당비취의 미간이 찌푸려지면서 눈을 치켜뜬다.
– 쭈웁─ 퉤─
술잔의 술을 다시 입에 넣고 음미하던 당비취는 술을 바로 입 밖으로 뱉어낸다.
“독이 들었어. 모두 몸 안의 독기를 배출하도록 해.”
“아미타불! 독이 들었다고? 정말? 어어? 정말로 몸 안에 불순한 기운이.”
“다들 행공해서 독기를 제어해.”
“아미타불! 비취야, 제어가 안 되는데? 이게 보통 독이 아닌 것 같다.”
“나도 안 돼. 행공을 해서 확인해 보니 몸 안에서 독기가 느껴지기는 하는데, 제어가 안 되네. 내력이 안 올라와.”
손연설하고 교적풍의 안색이 변한다.
진기를 끌어올려 몸 안의 기운을 탐색해 보니 독기가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능력으로는 제어가 불가능한 독기.
당장 내력부터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평범한 지방의 작은 반점이라고 방심했어. 구채구에서 멀지 않은 곳이면 개천혈교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했어야 하는 건데. 반점 주인이 독을 쓸 줄이야.”
“오빠는 괜찮지?”
“응, 그래 나는 괜찮아. 내성이 있잖아.”
“그래, 오빠라도 무사해서 다행이네. 독을 쓴 반점 주인은?”
“크흣, 나를 찾는 거냐?”
비릿한 미소를 지으면서 주방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반점 주인.
그의 손에 서슬 퍼런 주방식칼이 들려있다.
“이런 곳에 있는 반점마저 개천혈교 패거리가 장악하고 있을 줄이야.”
“훗, 반점만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게 아니라는 거냐?”
“이 마을 전체가 교도들의 마을이지. 네놈들은 이 건물을 중심으로 포위된 상태고.”
“뭐라고?”
– 다다다─
비취가 얼른 반점 문 쪽으로 가서 바깥을 보더니 안색이 하얗게 질린다.
“오빠, 주인 말이 맞아. 주변을 동네사람들이 에워싸고 있어.”
“이 동네만이 아니지. 이 동네를 중심으로 겹겹이 포위망이 형성될 것이다. 네놈들이 우리의 포위망을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하지. 웅묘해 장원을 기습한 놈들이라기에 대단한 놈들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어린놈들일 줄이야. 예상 밖이군. 어쨌든 감히 본교의 위대한 업적을 방해하는 놈들은 살려 보낼 수는 없지.”
생각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너희들 무공은 쓸 수 있냐?”
“안 될 것 같아. 내력을 끌어 모을 수가 없어.”
“나도 안 돼.”
“빌어먹을, 그럼 무공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나하고 비취밖에 없다는 이야기잖아. 우리 둘은 어떻게 해서든 놈들과 싸울 수도 있고, 도주도 가능한데 너희들을 보호하면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 문제네.”
“무비야, 비취야! 적들이 많으니 우리를 포기하고 둘이라도 도주해. 우리 때문에 너희 둘까지 위험에 빠질 필요는 없어.”
손연설은 자신들을 포기하고 도주하라고 하지만 그럴 수야 없지.
“비취야, 입구 쪽을 막아. 독으로 아무도 못 들어오게.”
“응, 알았어.”
“크흣, 입구만 막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보는 거냐?”
반점 주인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피식 웃는다.
“네놈은 내가 상대하면 되니까.”
“어린놈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군.”
그건 네놈이고.
세상이 얼마나 기이한 일이 많은지 네놈은 모르지.
내가 수라검신의 빙의라는 사실도 모를 테고.
비취는 반점 입구를 독연으로 막는다.
당분간 마을사람들이 뚫고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반점주인부터 제압한다.
– 휘익─ 부웅붕─
식도를 휘두르면서 달려드는 반점 주인.
‘이것 봐라? 시골 마을의 반점주인이라고 무시할 실력이 아니잖아.’
놀랍게도 반점 주인의 실력은 절정에 도달한 것처럼 보였다.
어쩐지 놈이 자신감 충만하다 싶었다.
‘하지만 내가 더 뛰어나다는 것이 문제지. 나는 초절정이거든.’
일단 반점 주인과 싸움은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
날카로운 식도가 내 목을 노리고 들이닥칠 때 내 비밀무기인 묵철방패신환이 펼쳐진다.
놀라는 반점 주인의 눈동자.
하지만 이미 늦었다.
– 캉─ 서걱─
“크윽, 손목에 방패를 감추어 두었다니.”
주인의 한 팔이 잘려 나가면서 피가 사방으로 튄다.
이미 주인은 전투력을 잃은 상황. 왼팔을 잃은 주인이 비틀거리면서 뒤로 물러난다.
그 틈을 놓칠 내가 아니다.
– 쉬익─ 푹─
“끄윽, 바, 방심했…!”
– 콰당─
반점 주인은 설마 자신이 당할 것이라 생각조차 못 했는지 불신 가득한 눈빛으로 쓰러진다.
‘일단 내부의 적은 해치웠고. 여기를 탈출하는 일이 관건이네.’
비취가 만든 독벽은 입구를 까맣게 뒤덮으면서 사람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비취야, 얼마나 버틸 수 있지?”
“일 각 정도.”
“그 안에 무슨 방법을 찾아야 해. 대원들 해독이 가능할까?”
“무슨 독인지 확인해 보고.”
당비취는 술잔의 술을 다시 확인하면서 정신을 집중한다.
무슨 독인지 알아야 해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술잔의 술을 음미하듯 감상하다가 뱉기를 몇 번 반복하더니 인상을 찌푸린다.
“칠성독 계열이야. 독 자체의 위력이 강하지는 않아. 내가 가진 해독제로 독기는 어느 정도 중화시킬 수 있어. 하지만 산공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문제야. 한번 흩어진 내공은 해독제를 먹어도 반나절은 지나야 회복이 돼. 어차피 내공만 사라지면 놈들이 우리를 잡는 것은 여반장이니, 눈치 채기 쉬운 극독보다는 산공독 위주로 사용한 것 같아.”
“지금 해독제를 먹여도 반나절 정도는 내공을 쓸 수 없다는 이야기야?”
“응, 그렇지.”
“알았다. 일단 해독제부터 먹이도록 해. 지금이라도 먹여 놓아야 반나절 뒤에라도 움직일 수 있잖아.”
“알았어. 다들 내가 주는 해독제를 삼키도록 해.”
“아미타불! 역시 비취야. 비취 덕에 해독이 가능해서 다행이야.”
“하지만 반나절 동안 무공을 못 쓴다는 점이 큰 문제야. 적은 겹겹이 포위하고 있는데, 무공은 오빠하고 나 둘만 쓸 수 있잖아.”
그때 입구에서 들리는 소리들.
– 탁탁탁─
“크악, 독, 독이다. 입구에 독벽이 있다.”
“이런, 안에 독을 쓰는 놈들이 있는 것 같아. 어떡하지?”
안에 진입하려다가 독벽에 막힌 적들의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놈들이 얼마나 버티겠어. 버티기 힘들면 튀어나오겠지.”
“기다릴 필요가 없잖아. 반점에 불을 지르면 바로 튀어나올 거야.”
“그렇지, 그러면 되겠군.”
문 쪽에서 들리는 적들의 소리를 듣자 안색이 변하는 대원들.
“놈들이 불을 지를 모양이야. 그대로 있다가는 통구이 되겠는데?”
“하지만 무비랑 둘이서 놈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
세 사람은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다.
“당장 마을사람의 포위망을 벗어난다고 해도 계속해서 놈들의 천라지망이 펼쳐질 거야. 문제는 무공을 못 하는 세 사람을 데리고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거지.”
“아미타불! 기본 체력이 있잖아. 학관에서 체력 훈련을 얼마나 했는데. 달리기는 잘할 수 있어.”
“그래, 아무리 내공이 없다고 해도 기본 체력이 있잖아.”
“좋아, 그럼 포위망을 뚫을 준비를 하자.”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가만 여기는 일반 점포가 아니라 반점이잖아?’
반점은 식자재를 공급받아서 요리를 하는데, 손님이 드나드는 입구를 통해서 식자재를 나르는 경우가 별로 없다.
대개는 반점 뒤에 따로 만든 뒷문을 이용해서 나르기 마련이다.
– 휘릭─
주방으로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작은 뒷문이 있다.
뒷문을 열고 바깥을 확인해 본다. 좁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그 순간 느껴지는 매캐한 냄새들.
“무비야, 놈들이 반점에 불을 붙이고 있어.”
다시 반점으로 돌아가 손짓을 하자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는 일행들.
“식자재 운반용 뒷문이 있어. 놈들이 불을 지르고 우리가 튀어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만큼 벌 수 있어.”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면서 손짓을 하자 눈빛을 반짝이면서 우르르 몰려드는 대원들.
“내가 앞장서고, 비취가 뒤를 맡아. 비취는 중간중간 독을 풀면서 적의 추격을 차단하도록 해.”
“응, 알았어.”
“발걸음 소리 죽이고. 조용히 움직여야 해.”
“응!”
뒷문으로 나온 뒤에 내 뒤를 따라 움직이는 일행들.
그렇게 골목길로 이동하는데 튀어나오는 인영.
우리를 보더니 눈이 커지면서 뭔가 외치려고 한다.
– 쉭─ 푹─
“끅!”
지옥신환 효과를 톡톡히 본다.
지옥신환을 암기로 사용할 수 있어서 중간중간 마주치는 적들이 소리치기 전에 처리할 수 있다.
그렇게 중간중간 마주치는 적을 처리해 나가면서 마침내 골목을 벗어난다.
골목을 벗어나니 마을 끝자락이다.